퀵바

몽쉘오리진 님의 서재입니다.

다시쓰는 세계사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몽쉘오리진
작품등록일 :
2021.05.12 19:01
최근연재일 :
2024.03.26 23:55
연재수 :
291 회
조회수 :
156,164
추천수 :
2,570
글자수 :
1,448,262

작성
22.03.17 13:29
조회
489
추천
12
글자
11쪽

농업혁신51

DUMMY

이과는 갈려나가기 시작했고 문과는 우아하게 차를 마시기 시작했다.


이야~ 이래서 문과가 좋다니까? 내가 이과로 여기 있었어봐. 나도 저러고 있었을걸?


... 아닌가? 이과를 갔으면 더 빠르게 발전할 수 있었지 않을까? 뭐가 되었건 간에 저 공돌이들은 우리들의 미래를 위해 굴러야만 하는 사람들이고 그 대가로 돈을 두둑히 받아가겠지. 그러면 된 게 아닐까 싶다.


사랑합니다, 이공계. 제가 하기 싫은 일을 대신 해 주셔서.


“당나라 황제가 바뀌었다면서요?”


“예, 전하. 토번이 강제로 폐위시킨 것으로 압니다.”


약간 현대로 따지면 미국 대통령 강제로 바꿔버린 느낌이다.


“그럼 우리는 마땅히 신하국으로서 ‘예의’를 표해야겠죠?”


그리고 공짜는 없다. ‘예의’에는 마땅한 ‘은혜’가 되돌아와야지. 저들이 멍청이가 아니라면 내 뜻을 이해할 것이라 믿는다.


“물론입니다, 전하. 그토록 경사스러운 일을 축하해야 마땅하겠죠.”


나는 고개를 돌려 내 비서실장이 될 예정인 수석비서 이융을 바라보았다.


“왜 그러시는지요?”


“아뇨, 훌륭한 인격을 갖춘 비서실장이 나를 보좌할 것이란 생각을 하니 굉장히 기쁘네요.”


아주 올바른 인성을 함양한 친구다. 전 비서실장이 보는 눈이 있었구만?


“칭찬, 감사드립니다.”


통일 중국의 속을 박박 긁고 재물도 박박 긁어올 절호의 기회다. 크흐... 생각만 해도 벌써 군침이 싹 도는구만...


“그럼 우리 우리의 황제 폐하께서 기뻐하실만한 명문을 한 번 써봅시다.”


요는 선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너무 기쁜 나머지 길길이 날뛰면 이쪽도 곤란하단 말이지. 그저 은은하게 기뻐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제 딴에는 고급스럽게 꾸민 친서가 부르르 떨렸다.


‘이런 개자식들이...!’


한국이 새 황제의 즉위를 축하하며 보낸 사절단은 정말이지 미운 짓만 쏙 골라서 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크게 예의에 어긋난 것이 없어서 그는 무어라 말하지도 못하고 속만 썩이는 중이었다.


거기다 겉으로 보기에는 휘황찬란하지 않은가. 지난번에 묘사된 입조 사절단보다 더 크고 화려한 듯 싶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백성들이 보면 이런 위기에서도 예를 더 극진하게 차리는 충신을 보는 듯 할 것이다.


당의 황제는 씰룩이는 입꼬리를 어떻게든 억눌러놓고 겨우 담담한 척 답할 수 있었다.


“오, 짐이 충실한 신하인 한국왕이 짐의 즉위를 이토록 기뻐하니 짐 역시 매우 기쁘도다.”


평소라면 더 길고 장황하게 말을 늘어놓았을 그였지만 그는 그렇게 짧게만 답했다.


지금 동북의 상황은 심상치 않았다. 당나라도 눈이 있고 귀가 있는지라 고구려가 군을 일으키려는 움직임을 보인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한국은 활동하기 어려워 많은 눈과 귀가 있지는 않지만 군을 움직일 것 같다는 첩보를 입수해 있었다.


이 화려한 사절단은 경고의 표시다.


‘우리는 이만한 재력, 그 이상을 가지고 있다.’


언제든지 군을 일으킬만한 준비도, 돈도 갖추었다는 모종의 메시지였다. 여기선 돈으로 평화를 사는 것 밖에는 답이 없었다. 지금 이 상황에 동부 전선까지 열려버리면 나라가 어떤 꼬라지가 될지 모르는 사람은 없었으니까.


“본래라면 짐이 한국의 사절단을 더 대접해야 하나 불행히도 여러 오랑캐 때문에 짐의 심기가 어지럽도다. 부디 그대들은 이후의 법규에 따라 움직이라.”


그리고 한국의 사절단 역시 굳이 황제와 더 얼굴을 맞댈 필요는 없었다. 어차피 돈 뜯으러 온 것이고 돈은 누가 줘도 돈이었으니까.


“그래도 아주 멍청하지는 않아 보였습니다. 생각하고 인내할 줄 알더군요.”


“그러게, 차라리 임명할 거면 똥멍청이를 임명하던가. 토번은 뭐 일처리를 이렇게 하나?”


아쉬운 점이라면 바로 그것이었다. 나라가 이 꼬라지만 아니었어도 새로운 당의 황제는 그냥저냥 나라를 잘 이끌어갈만한 인물이었다는 것. 이 꼬라지였어도 조금씩 회복세에 올려놓을 수도 있는 인물이었다. 적어도 사절단은 그렇게 판단하고 있었다.


차라리 멍청이를 올려놓고 분열을 가속화 하던가? 굳이 이래야 할 필요가 있나 싶었다.


“듣자 하니 당이 토번에 공주를 바쳤더군요.”


“쯧, 뭐만 하면 팔려나가는 게 공주님들의 역할인가?”


한국의 관료들은 기본적으로 승진을 할 때 기본적인 교육을 받게 된다. 그 교육은 급수가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기본 교육을 받지 않을수록 더욱 양이 많아지게 된다.


여튼 꽤나 높은 자리까지 올라온 그는 기본적인 역사 지식은 꿰고 있었다. 한국에서 국어, 수학만큼이나 강조하는 기초적인 과목이 바로 역사였기 때문.


“어쩔 수 없는 일이잖습니까? 힘이 약하면 당하는 수밖에요...”


“그래서 토번이 당나라의 숨을 붙여준 모양이군.”


어차피 토번의 체급으로 당나라를 다 삼킨다는 건 불가능하다. 그러니 돈이니 쌀이니 사람이니 잔뜩 뜯고 공주를 인질로 잡아 그걸 명분으로 당나라한테 삥을 잔뜩 뜯을 생각이겠지. 사실 대부분 이민족들의 생각이기도 했고.


“아예 망하면 오히려 손해라고 생각했을 테니까요.”


“쯧, 통일 중원이 얼마나 무서운지는 우리보다 더 아는 사람들이 저러나”


그는 빠르게 발전하는 자신의 고국을 떠올렸다. 자신의 고국의 발전속도는 분명 대단했고 그 성과 역시 나타나는 중이었지만 승진 교육 때 당나라가 얼마나 강대한 나라인지는 수치상으로도, 피부로도 확실히 체감했다.


토번이 지금 앞서는 것은 어디까지나 일시적일 뿐이다. 당나라가 중원의 힘을 제대로 뽑아내는 순간 그들의 목은 서서히, 그리고 확실하게 죄여질 것이라는 것은 누구라도 알 법 했다.


“뭐, 토번도 도리가 없잖습니까?”


“없길 뭐 없나. 최소한 파촉지방은 먹었어야지.”


그러면 천혜의 요새를 방패 삼아서 완충지대로 만들 수 있었을 텐데. 물론 토번의 본거지 역시 험한 요새기는 하지만 전쟁을 적국에서 하는 것이랑 완충지대에서 하는 것이랑 본국에서 하는 것이랑은 받는 피해 자체가 달랐다. 토번의 기반은 명백히 당에 열세, 그러니만큼 토번은 자신의 기반에 어떠한 피해도 입으면 안 된다는 마음가짐으로 싸워야 한다.


“어쩝니까,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돈 뜯기밖에 없는데”


“그것도 중요한 임무지. 우리는 금은이 아주 많이 필요하니까 말이야.”







한국에 와서 두 대사가 들은 이야기들 중에 꼭 들어있는 이야기가 있었다.


‘한국인들은 돈을 좋아한다.’


‘한국왕은 돈을 엄청 좋아한다.’


‘한국은 돈에 미친 나라다!’


다른 이야기들은 각자 본 대로 차이가 조금씩 있었지만 이 이야기만큼은 정말이지 빠지지 않고 들어 있었다.


그래서 갑자기 과거의 이야기가 왜 나왔냐 하면...


“삼국... 무역이라 하셨습니까?”


“뭐, 간단한 겁니다. 우리 삼국은 어찌보면 서로 연결되어 있는 사이지요. 그러니 조금씩 더 힘을 합쳐서 잘 살아보자 이겁니다.”


같이 돈도 좀 벌고, 돈도 좀 벌고, 돈을 좀 번다던가 하는 거 말이지.


“그리고 이젠 다들 알지 않습니까? 얼마 전 고구려 식량 부족에 아국까지 식량에 여유가 없었던 일 말입니다. 세 나라가 서로 물자를 주고받으면 그런 일은 없겠지요. 딱히 어려운 일도 아닙니다. 한국과 일본, 한국과 고구려는 이미 교역을 하고 있으니 일본과 고구려를 서로 연결한 다음 세 나라를 하나로 묶는 조약을 새로 체결하면 되지요. 물론 이전의 조약은 효력을 정지하고요.”


그 정도는 대사들끼리 모여서 결정 할 수 있잖아? 그리고 애초에 본국에서 대사 발령 받을 때부터 이 정도는 예상했을 텐데.


“좋은 생각인 것 같습니다, 전하.”


“저 역시 찬성입니다. 이로써 삼국의 우애는 더욱 깊어지겠지요.”


“좋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실무진들을 불러서 따로 논의하도록 하지요. 아, 그리고 일본국 대사께서는 잠시 남아계시겠습니까?”


“예, 전하.”


고구려 대사가 문을 열고 나가고 나는 그에게 말했다.


“대사”


“예, 전하.”


“씁... 이게 좀... 문제가 생겼습니다. 어찌 보면 큰 문제는 아니긴 한데...”


“무슨 일이십니까?”


“아국 조선소가 잠시 시설 정비로 인해서 지금 가용 가능한 수송선이 한 대도 없는 상황입니다. 본래라면 아국 역시 일본국에 강철을 수송하는 수송선단에 수송선을 지원했습니다만... 현 상황에서는 도무지 불가능한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해서 혹시 일본국에서 수송선 지원이 가능한지요?”


“어... 아국도 배를 끌어올려면 시간이...”


하긴, 그것도 그렇겠지.


“우선 수송할 수 있는 만큼만 수송선에 적재해 드리지요. 물론 아측의 사정으로 배송이 늦어지는 것이니 약간의 보상금만큼의 강철도 추후에 전해 드리겠습니다.”


“아... 감사합니다, 전하.”


“혹시 강철이 늦어진다고 심각한 문제가 생기거나 그런 일은...”


“아, 괜찮습니다. 한 두달 정도야 뭐 뱃길 가다 보면 늦어질 수도 있고 그런 거지요. 하하하”


...


난 택배 하루 이틀만 늦어도 배송조회 미친 듯이 새로고침 했는데. 갑자기 과거의 내가 부끄러워지지 않는다. 라떼는 택배는 늦어도 이틀 안에 오는게 국룰이었다,,, 이,,, 말이야!


여튼 새삼 시간의 기준이 참으로 다르다는 걸 다시 한 번 깨달았다.


“그렇다면 다행입니다.”


강철 조금 더 주는 게 아깝긴 한데... 이 정도는 어쩔 수 없지 뭐.


사실 저 정도 규모의 조선소를 만드는 것도 처음인데 그것도 드라이 독으로 삐까번쩍하게 만드는 건 정말이지 어려운 일이었다. 지금도 자잘자잘한 문제가 나오면서 그걸 피드백 하는 중이고.


그나마 큰 문제는 터지지 않는다는 점이 참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아, 전하. 그 천황께서 친서를 보내셨습니다.”


“사돈께서요?”


편지의 내용은 그냥 단순한 안부인사였다. 부부사이는 원만한지, 그녀는 잘 적응하고 있는지 등등... 시시콜콜한 내용이 전부였다.


“흠... 답서는 금방 써서 바로 드리지요.”


“예, 전하. 허면 외신은 이만 물러나 보겠습니다.”


“예, 일 보세요.”


자... 이 친서를 일본어로 적을까 한국어로 적을까...?


내가 여기에 와서 느낀 건데 의외로 작은 부분들이 굉장히 많은 의미를 가진다는 것이었다. 우리나라 내부의 일이라면 내가 짱이니 큰 상관은 없었지만 그게 이제 대등한 동맹국이 되면 조금은 신경을 써 줘야 한다는 거지. 특히나 대상이 나와 같은 위치의 군주라면.


......


그냥... 둘 다 써서 줘야겠다.


작가의말

삥뜯는데 머리 잘 굴러가는 주인공




김댕댕이//어차피 문과,이과 중 어느 하나는 굴러야 하잖아요 ㅋㅋㅋㅋㅋ 생각해보면 문과도 토지개발 사업 때문에 머리 터져나가는 중...ㅠ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다시쓰는 세계사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75 백색의 가루11 22.12.05 288 7 11쪽
174 백색의 가루10 22.12.02 311 7 11쪽
173 백색의 가루9 22.11.30 297 7 11쪽
172 백색의 가루8 22.11.28 302 7 12쪽
171 백색의 가루7 22.11.24 294 7 11쪽
170 백색의 가루6 22.11.21 309 7 11쪽
169 백색의 가루5 22.11.18 323 6 11쪽
168 백색의 가루4 22.11.16 320 6 11쪽
167 백색의 가루3 22.11.14 314 6 11쪽
166 백색의 가루2 22.11.11 345 7 11쪽
165 백색의 가루 22.11.09 349 6 11쪽
164 제주도는 적법한 한국의 영토16 22.11.07 374 5 11쪽
163 제주도는 적법한 한국의 영토15 +2 22.11.05 305 3 11쪽
162 제주도는 적법한 한국의 영토14 +2 22.11.03 301 5 11쪽
161 제주도는 적법한 한국의 영토13 22.10.31 309 5 11쪽
160 중간고사로 인한 휴재 공지 22.10.19 301 3 12쪽
159 제주도는 적법한 한국의 영토12 22.10.15 348 6 11쪽
158 제주도는 적법한 한국의 영토11 22.10.11 315 5 11쪽
157 제주도는 적법한 한국의 영토10 22.10.07 330 7 11쪽
156 제주도는 적법한 한국의 영토9 22.10.04 332 7 11쪽
155 제주도는 적법한 한국의 영토8 22.10.01 336 7 11쪽
154 제주도는 적법한 한국의 영토7 22.09.28 364 7 11쪽
153 제주도는 적법한 한국의 영토6 +2 22.09.24 344 7 11쪽
152 제주도는 적법한 한국의 영토5 22.09.21 347 7 11쪽
151 제주도는 적법한 한국의 영토4 +2 22.09.18 370 7 11쪽
150 제주도는 적법한 한국의 영토3 22.09.15 351 6 11쪽
149 추석(추석 아님)기념 국가정보 +4 22.09.12 391 8 18쪽
148 제주도는 적법한 한국의 영토2 +2 22.09.12 382 9 11쪽
147 제주도는 적법한 한국의 영토 22.09.09 401 9 11쪽
146 건함 계획24 22.09.06 385 8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