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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님의 서재입니다.

다시쓰는 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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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작품등록일 :
2021.05.12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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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3.13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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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농업혁신50

DUMMY

“다행히 신무기의 성능은 좋답니다. 일선에서도 병사들의 호평이 자자합니다.”


“쓰기에 복잡한 것도 아니니 당연하겠죠.”


쓰기 전에 활에 결속시켜야 한다는 약간의 단점이 있지만 그로 인해 얻는 성능은 엄청난 수준이라서 솔직히 이걸 단점으로 치부해야 하는지도 의문이다.


“또한 방어구의 성능과 의무지원대가 서로 상승효과를 이루어내면서 사상자가 확실하게 줄었다는 보고도 들어왔습니다.”


“적어도 회전을 하지 않는 이상에야 전투력으로 문제가 될 만한 건 없겠군요.”


“제 생각도 같습니다. 굳건히 거점을 지키며 야금야금 영역을 확장하면 될 것 같습니다.”


정말 다행스럽게도 우리가 얻으려는 땅은 한 무제가 흉노 원정을 떠난 그 광활한 땅이 아니었다. 그러니 거점을 세우면서 나아가는 거지. 만약에 그걸 몽골 고원에서 했다고 생각하면... 끔찍한데?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저들을 얼마나 우리에게 끌어들이냐가 관건입니다. 그리고 보급망을 유지하는 것 역시 중요하지요. 잘 관리하실 것이라 믿습니다.”


“예, 전하.”


땅만 얻어서는 솔직히 이런 원정을 떠날 이유가 없다. 남연해주가 나름 지하자원도 있는 것 같고 여러 자원들이 있는 것 같기는 하지만 엄밀히 말해서 지금 당장 써먹을 수 있는 건 땅덩어리와 바다, 그리고 약간의 인력에 불과하다.


그런 의미에서 진짜 실속은 바로 남연해주에 사는 우리 원주민들이라 할 수 있지. 땅만 넓다고 좋은 게 아니다. 그 땅을 어떻게 채우느냐가 중요한 거지.


“전하”


“무슨 일입니까, 수석비서?”


“왕비님께서 찾아오셨습니다.”


왕비? 누구지?


“하하, 금슬이 좋으신 것을 보니 그야말로 왕실의 복이라 할 수 있습니다. 마침 점심때니 왕비 전하와 함께 식사라도 하고 오시지요. 회의야 조금 늦어져도 괜찮지 않겠습니까?”

“흠... 그러도록 하죠.”


회의실을 나서자 서연이와 아사하라가 담소를 나누고 있는 것이 보였다. 사이가 나쁠까 걱정했는데 생각 이상으로 잘 지내는 것 같단 말이지.


물론 서연이가 일방적으로 떠드는 것 같기야 하다만 그거까지 내가 어찌해줄 수는 없는 부분이고. 아무래도 성격이 너무 다르니까 그런 것 같다. 하루는 서연이가 아사하라를 데리고 사냥을 떠나려 했고 아사하라는 기겁하며 어떻게든 말에 안 타려고 버틴 적이 있었지.


“아, 전하.”


“오빠 왔어? 회의 빨리 끝났네?”


“아, 지금 점심시간이라서. 밥이나 같이 먹으러 갈래?”


“예, 전하.”


“응, 우리도 밥 먹으러 온 거라.”


오늘 밥은 뭘까?


이건 어떻게 된게 급식-짬밥-학식-수라상으로 이어져도 변하지 않냐? 새삼 그대로인 것도 있어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래도 이제 예전의 나와는 상당히 달라졌으니까.


... 참치마요 먹고 싶다.




“그래서 둘이 애는 언제쯤 낳을 거야?”


“푸웁!”


나는 내가 생각해도 놀라운 반사신경으로 이쪽으로 날아오는 정체를 알고 싶지 않은 무언가를 피한 다음에 답했다.


“글세? 아사하라나 나나 아직 젊어서”

“오빤 안 젊잖아.”


... 그건 맞지.


하지만 겉모습이 젊으면 젊은 게 아닐까?


“응? 언니?”


얼굴이 곧 터질 것 같은데


“응? 부끄러워하지 말고. 어차피 할 거 다 했잖아.”


약간... 그 연애 처음 하는 모범생 놀리는 장난스러운 친구 같은 느낌인데 이거? 아사하라는 한 번의 분출물 사출 이후에 빨개진 얼굴로 접시만 쳐다보고 있었다.


아사하라는 이상하게 저렇게 부끄러워 하는 게 엄청 예쁘더라. 그래선지 더 괴롭히고 싶어.


오늘도 최선을 다해서 그녀를 괴롭혀야겠다.


헤으응...






“젠장, 지긋지긋한 놈들 같으니!”


“오대기! 움직여!”


보급이 잘 된다, 신무기의 성능이 뛰어나다. 이런 요소와는 별개로 유목 기병의 히트 앤드 런은 한국군을 엄청나게 괴롭혔다.


“기상! 기상!”


“궁수들 성벽으로!”


하사관들을 재빨리 자신들의 분대원들을 챙겨서 성벽 위로 올리고 있었고 의무지원대를 비롯한 지원부대들은 전투부대를 지원하기 위해 움직였다.


“젠장 불침번은 뭘 한 건가!”


“오늘 새벽은 안개가 껴서 제대로 시야 확보가 되지 않았습니다!”

진하는 질렸다는 듯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안개가 짙게 깔린 모습을 보았다. 그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빡센 작전이 되고 있었다. 지난번 고구려에서 겪었던 당나라와의 전투와는 완전히 다른 성격의 전투였다.


저들은 결코 대회전을 벌이지 않았다. 진하네 군단이 쉬는 틈을 정확히 노리고 들어오는 공격이 대다수였고 군단 전체가 전투준비를 마칠 때 쯤이면 이미 저들은 활의 사거리 너머로 후퇴하고 있었다.


지형, 자연지물, 기동성 등 거의 모든 요소를 저들은 자유자재로 활용하고 있었다. 신무기와 의무대가 도움이 되지 않는 건 아니었지만 어찌 되었건 손실은 진하네 군단이 더 입고 있는 건 확실했다.


“적이 물러나고 있습니다!”


한 차례의 난리를 피운 후 적들은 물러났고 진하는 그때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사상자 수습하고 오대기로 전투태세 유지해. 그리고 나머지 병력은 장구류 해제하지 않고 휴식한다.”


“예, 군단장님.”


이는 당연한 조치였다. 언제 다시 올지도 모르니 한동안 경계태세를 유지하는 것이 맞았다. 문제라면 피로는 천천히, 그리고 확실히 누적되어가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 근처에 석조 요새는 없겠지?”


“있을 리가 없지요.”


만일 석조 요새가 있다면 이렇게 모든 병력이 전투준비를 할 필요는 없었다. 목재 요새는 어찌되었건 화재에 취약하니 처음부터 화재가 나지 않게 철저히 방비해야 하지만 석재 요새는 그런 위험성이 없으니까.


‘이대로는 답이 없다... 어떻게든 탈출구를 마련해야...’


밤과 함께 진하의 고민도 깊어져만 갔다.






“이분들이 가장 손재주가 뛰어난 기술자들이라고요?”


“예, 전하. 기계과학청에서 가장 뛰어난 기술자들을 모았습니다. 헌데 어떤 일로...”


“이분들이랑 같이 진행할 일이 있거든요.”


이 사람들이면 전국에서 손재주가 가장 뛰어난 기술 인력일 테니 어쩌면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사람들이 흔히 착각하는 게 바로 고대에는 기술이 모자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틀린 말은 아니긴 한데... 완전히 맞는 말도 아니긴 하다. 정확히 말하자면 대다수의 상용화된 기술이 모자란 것 뿐이지 일부 유물들을 보면 ‘와, 이 시대에 어떻게 이런 걸 만들었지?’ 라는 의문이 드는 발명품이나 건축물들이 있지 않은가?


예를 들자면 피라미드, 스핑크스, 콜로세움, 성 소피아 성당, 만리장성, 금동대향로, 석굴암 등등... 특히나 내가 이곳에 와서 본 이들의 세공 실력과 금속 가공 실력은 뛰어났다. 괜히 기계과학청을 만들고 거기에 지속적인 투자를 하고 있는 게 아니라는 말이지.


“아...! 기억 났습니다. 시계를 만든다 하셨지요. 헌데 이미 물시계가 있지 않습니까? 모래시계도 있고요,”


“불편하지 않습니까?”


물시계가 그나마 24시간 돌아가는 것이긴 한데 그것도 솔직히 말해서 수동식 물시계에 가까웠다. 당연하게도 부정확했고 심지어는 마을별로 시차가 다른 웃기지도 않은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까놓고 말해서 자격루 정도의 정밀한 물시계가 아니면 어쩔 수 없는 일이기는 한데... 다행스럽게도 나는 세계에서 가장 정확한 시계가 무엇인지, 그 원리가 어떤 원리인지 알고 있었다. 솔직히 제작 난이도만 놓고 보면 자격루보다도 쉬울 걸? 미래에는 이거 어린이용 키트로 만들어서 팔 정도니까.


근데 그렇게 초롱초롱한 눈길로 바라보니 좀 부담되긴 한다야. 이럴 때마다 기술직들에게 내 인기를 실감하게 된다. 하긴 나처럼 이렇게 챙겨주고 대우해준 사람이 지금까지는 없긴 해?


“시간이라는 건 굉장히 중요합니다. 일상적으로도, 과학적으로도, 군사적으로도, 항해적으로도 말이죠. 헌데 유감스럽게도 지금의 시계는 그 필요성을 충족시켜주지 못 하고 있습니다. 당장 서울만 봐도 구역별로 시차가 조금씩 있는 편이죠. 그걸 없애고자 합니다.”


“그... 전하, 혹시 묘책이라도 있으십니까? 저희 연구원들 역시 물시계와 해시계를 만들며 정확한 시계를 만들려고 애써보았지만 신통치 않았습니다.”


“아, 예. 아예 원리가 다를 겁니다. 잠시 이걸 보실까요?”


정말 간단한 장치다. 그냥 봉에다가 추를 묶어놓은 것에 지나지 않지. 하지만 이런 간단하디 간단한 장치가 세계에서 가장 정확한 시계를 만들어냈고 수 많은 과학적인 발견과 연결되어 있겠지. 물론 난 문과라서 잘 모르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기초적인 건 알고 있다.


“움직이는 걸 잘 보세요.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그리고 다시 왼쪽으로 움직이는 속도가 같을 겁니다.”


이걸 진자의 등시성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 원리를 이용하면 전자 시계가 나오기 전까지는 가장 정교한 시계를 만들 수 있다.


물론 진자 시계에도 재료나 부품의 차이에 따라 시간의 정확도는 차이가 있으나 지금 만들 수 있는 기계식 시계, 물시계, 해시계 따위랑은 비교조차 불가능할 정도로 정확성을 보장하리라는 것은 확실하지.


애초에 진자 시계 자체가 천 육백년대에 나온 발명품이고 우리는 무려 팔백 년을 넘어선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정말 엄청난 거지.


“오오... 정말 똑같습니다! 이걸 이용하면 정밀한 시계를 만들 수 있을 겁니다!”


“실로 그렇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이런 것을 아셨는지...!”


내가 기억하기론 중학교 과학시간엔가 배웠던 건데... 이렇게 말하면 안 되겠지? 그래서 나는 별 것 아니라는 듯 답해주었다.


“뭐... 그냥 답답한 마음에 사색을 하다 우연히 본 게 떠올랐을 뿐입니다.”


“역시... 전하께서는 모든 기술자들의 우상이십니다!”


“정말 위대합니다, 전하!”


“““와아아아아아!!!”””


고맙소, 고맙소 동무들!


“여튼 이걸 이용해서 시계를 만들 겁니다. 그래서 여러분들의 정교한 손기술과 그동안 연구한 기계식 장치들의 연구 성과가 필요한 것이고요.”


무려 십 년을 투자한 결과물을 이제 살짝 까 볼 시간이다. 목표는 그저 진자 시계를 만들어내기만 하면 된다. 무려 십 년이라지만 바꿔 말하면 고작 십 년이기도 하니까.


“자, 우리 함께 힘내서 정확한 시계를 만들어 봅시다.”


“““예, 전하!”””


작가의말

이게 문과의 과학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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