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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님의 서재입니다.

다시쓰는 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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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작품등록일 :
2021.05.12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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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2.23 0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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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농업혁신25

DUMMY

우시노하마 모리토모는 가만히 생각했다.


자신의 검도 나쁜 검은 아니었다. 아니, 직위가 직위고 혹시 모를 일에 대비해 괜찮은 품질의 검을 소지했다. 하지만 그런 검을 거의 완벽에 가깝게 막아내는 두 갑옷은 그만큼 충격적이었다.


만일··· 만일 저 갑옷을 입은 일만의 병사가 있다면 에미시 토벌은 쉬운 일이리라. 저들의 열악한 무구로는 이 갑옷을 입은 자를 해치기 어려울 테니까. 만일 그렇게 하여 자신의 공을 인정받는다면··· 더 높은 자리도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 잠시만.


그런데 한국은 이걸 이렇게나 많이 만들 수 있는건가?


모리토모는 확신했다.1만 벌이라는 어마무시한 수량을 제시한 것을 보면 한국은 이걸 대량으로 생산할 만한 여력이 있다고 보는게 맞았다.


“외신?”


“앗···. 아, 이런 추태를···”


“괜찮습니다. 그래서··· 어떻습니까? 이런 방어구가 있다면 에미시 정도야 문제없겠지요?”


“실로 그렇습니다. 하오나 가격이···”


“아아··· 그게 걱정이었습니까? 고가 특별히 양국의 우의를 생각하여 한 벌에 30석 만 받고 드리겠습니다. 고급품은 한 벌에 50석을 받지요.”


··· 양아치라고? 아냐. 내가 말했지만 두정갑이 16석이라니까? 근데 이 시대에 이 정도 갑옷이면 이 가격 받아도 되.


그도 그걸 알기에 저렇게 고민중이겠지.


“30석··· 벌당 30석이면··· 으음···”


“고가 장담하건데 어디 가서 이 만한 갑옷을 찾을 수 없을 겁니다. 특히나 이 정도로 유지보수가 쉬운 갑옷은 더더욱 없지요. 괘갑을 써 보았다면 알 겁니다. 유지보수가 얼마나 불편한지. 그리고 이 정도의 철은 구하기도 쉽지 않지요.”


‘한 벌에 쌀 30석··· 하지만 이만한 고급품이라면 살 만한 가치가 있다. 그런데 이들이 정말 1만 벌을 바로 지급할 수 있나?’


“··· 1만 벌을 바로 주실 수 있으십니까?”


에이, 우리 공정이 그 정도로 크고 숙달되지는 않았지.


“아무리 그래도 그건 무리지요. 다만 1년에 걸쳐 거래할 생각입니다만. 아, 물론 대금의 납부도 1년에 걸쳐 지급해도 됩니다. 이곳에서 물건을 확인한 후 그만큼의 대금을 지불하는 식으로요. 아무리 그래도 국왕의 상단이 우방국을 상대로 거래하는 건데 거짓을 말하겠습니까? 하하”


“이 일은 보고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좋습니다. 당연히 그리해야죠. 기왕 단죠쇼히츠를 만났으니 고도 선물을 하나 주도록 하지요.”


정확힌 하나가 아니라 두 개지만.


내 호위가 내민 상자에는 말끔한 검 한 자루와 작은 철괴가 들어있었다.


“한국에서 생산하는 강철과 그 철로 만든 검입니다. 이걸 얻은 건 외국인으로서는 처음이겠군요.”


정확히는 두 번째다. 물론 알려줄 생각은 추호도 없지만.


그걸 당연히 모르는 그로서는 감격한 눈길로 나와 그 검을 번갈아 쳐다보았다. 으음···괜히 미안해지는데?


“미르라니··· 도대체 언제부터 그런 상단이 있었습니까, 전하?”


“방금 전부터 있었죠?”


무혁은 어이가 없다는 듯이 나를 쳐다보았다.


“분명 중요한 거래라고···”


“중요한 거래니까 미르라는 이름을 쓴 겁니다. 앞으로도 이곳저곳에서 활약할 기업··· 아니, 상단인데 이름을 퍼뜨려 두어야죠.”


메이커값이 그렇게 쉽게 생기는 게 아니란 말이다. 거래를 하던 말던 미르라는 이름은 알려졌겠지. 자랑이 아니라 저런 수준의 물건을 만들고 판매할 수 있는 건 한국의 미르밖에 없으니까. 그것도 저렇게 대량으로.


아니러니하게도 손쉽게 만들 수 있는 물건이 아닌 고급품이 되어버리는지라 오히려 가격을 올려 대량구매를 유도해도


‘어? 이만큼이나 구매하는데 이렇게 비싸게 판다고?’ 라는 반응보다는


‘어? 이 정도의 물건을 이렇게나 많이 팔아준다고? 이건 돈 주고도 못 사!’ 의 느낌이 더 강해진다. 물론 사람이나 환경 따라 다르긴 하겠지만··· 일본의 제철 품질이나 효율성은 눈물이 나오는 지경인지라··· 이게 먹힌다는 것.


아마 고구려였다면 이런 가격이 먹히지 않았을 거다. 물론 이제는 일본이 선례가 되어서 강철을 비싸게 팔아먹을 수 있겠지만··· 글쎄? 고구려 철의 품질이 그다지 나쁘지 않은지라 우리의 미끼를 물 지가 의문이기는 한데.


“으음··· 전하의 생각은 알다가도 모르겠습니다.”


“그게 정상일걸요? 고도 고 이해하는 사람 많이 못 봤어요.”


특히 여기와서는 손에 꼽을 정도다. 아니? 애초에 생각하면 나를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깊게 인연을 맺은 사람이 손발에 꼽을 정도구나. 이러니까 아싸 같은걸.


“과연 일본이 몇 벌이나 사 줄지···”


“십만 석 정도만 투자해주면 좋겠네요.”


10분의 1이라지만 없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 애초에 그들도 백만 석에 달하는 수입을 확보할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도 않을 거고. 솔직히 조금 오바해서 말한 거지. 그 정도는 서류를 뒤적거리면 대충 알 수 있다.


1년 상환분을 미루었으니 적어도 상환분을 갚기 위해서는 최소 오십만 석이라는 세수가 필요하다. 물론 백만 석이라는 막대한 금액보다야 허들이 많이 낮아지기는 했지만 그럼에도 부담스러운 금액이라는 건 부정할 수 없다.


이거... 수송선 개발 계획을 좀 늦춰야 하나? 아니, 그래도 기틀은 잡아놔야 비잔틴 상인에 딸려보낸 사람들이 들고 온 지식으로 개량을 하던지 말던지 하지.


아 씨, 새로운 무역 판로가 필요하다. 어떻게··· 토번이나 위구르쪽하고 연결될 방법이 없나? 나름 실크로드 끼고 있는 사람들인지라 돈도 좀 있을거고··· 전쟁도 많이 하니까 질 좋은 갑옷도 수요가 일본보다는 많을 텐데···


그렇다고 이런 물건을 당나라에 팔아? 그건 정말 미친 짓이나 다름없다. 그거야말로 제 무덤 파는 거지 뭐···


“외교장관을 불러오도록 하세요.”


“예, 전하.”


작은 노크 소리가 두 번 정도 들리고 나서 외교장관 이은이 내 앞에 나타났다.


“전하를 뵙습니다.”


“음, 앉아서 이야기할까요, 장관?”


“예, 전하”


그가 자리에 앉자 나는 슬며시 운을 떼었다.


“장관, 요즘 외교부가 좀 한가했지요?”


그럴 수밖에 없는 게 당나라랑은 거의 외교 단절 수준이었다가 이제 막 복구한 수준이고 고구려, 일본과만 접점이 있었으니 상대적으로 외교부는 할 일이 없었다. 그만큼 투자도 덜 했었던 것 같고.


“크흠···”


“하지만 이제부턴 조금 달라질 것 같습니다. 장관도 우리의 상황을 알지요?”


“세수가 모자라다고 들었습니다만.”


그렇지. 그리고 그 세수가 쉽게 늘어나냐? 이것도 아니다. 지금 하고 있는 국토개발사업은 비료농법이나 모내기법과 연계되어야 효과가 있는 것이지 그 자체로는 세수의 증가에 별 도움이 되지 못 한다.


도로 역시 마찬가지. 지금은 유지비용하고 건설비용만 나간다. 물론 물자의 이동에는 좋겠지만···


세수는 점진적으로 천천히 늘어난다. 당장 할 일이 많은 우리로서는 세수의 증가만 기다리고 있을 순 없지.


“그렇지요. 안타깝게도 세수가 모자랍니다. 그렇다고 이 이상 예산을 감축하거나 사업을 접기에는 무리가 있지요. 이미 대부분의 사업이 궤도에 올라섰고 멈추면 문제가 될 겁니다. 그대로 진행해야 해요.”


“저 역시 동의합니다만··· 외교부에서 무슨 일을 할 수 있을지···”


“국내에서 돈 벌 구석이 없다면 국외에서 끌어와야겠지요. 지금 우리와 교류하고 있는 일본, 당, 고구려를 제외하고도 새로운 나라와 관계를 맺고 무역을 해야 합니다.”


“그래서 저를···”


“그렇지요. 이미 일본에는 말을 해 두었고 계약이 어찌 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요는 이겁니다. 최대한 수출 판로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 이 말이지요.”


“헌데 전하··· 팔 물건이 있습니까?”


아, 뼈 맞았다.


사실 내가 이곳에 온 뒤 지금까지 청자, 백자, 홍삼 등의 특산품을 개발하려 노력중이지만 다들 시원치 않았다. 청자나 백자를 개발하게 되며 도자기의 수준은 많이 끌어올려 졌지만 아직 이걸 특산품이랍시고 팔아치우기에는 모자랐으며 홍삼은 저번에도 말했듯이 이제 재배에 시작한 수준이었다.


만약 이걸 홍삼으로 팔려면 산삼을 캐다가 홍삼으로 만들어서 팔아야 할 지경이다. 즉, 미리 마케팅을 하는 정도 이외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


그리고 현대의 지식을 살려서 화장품이나 향수, 비누 등을 만들고 있는데··· 그냥 그렇다고. 내가 그걸 뚝딱 만들어낼 정도의 사람이고 싶었으면 이과를 갔었어야 했는데. 뭐, 이과를 갔어도 이걸 뚝딱 만드리라는 보장은 없었겠지만··· 문과보다는 낫지?


아니, 정정하면 비누는 이미 만들었다. 어떻게 만드는지는 잘 몰랐지만 왜 있잖아, 어릴 때 엄마가 폐식용유 가지고 비누 만드는 거. 책에서나 동영상에서나 한 번쯤 봤던 그거. 그 지식이 있으니 그냥저냥 쓸 만한 수준의 비누가 나오긴 하더라고. 근데 이건 판매용 아니다.


비누를 팔려면 고급품을 만들거나 아예 저가형 보급품을 만들어야 하는데 저가형 보급품은 팔아봐야 단가도 안 나오고 고급품의 품질은 아직 재현하지 못했다. 그렇다고 비누를 살 정도로 생활수준이 높은 것도 아니고··· 생활수준이 높아진다는 건 즉 세수가 증가한다는 것. 일반형을 굳이 지금 만들 이유가 없지.


이건 미리 만들었다가 나중에 위생 정책의 일환으로 싸게 싸게 뿌릴 거다. 그 만드는 와중에 고급품이 나오면 좀 좋겠고.


화장품에 대한 단서도 조금 잡기는 잡았다. 비누 만들다가 나온 촉촉한 물질. 만드는 방법을 잘 모르니 이것저것 때려박다가 우연히 나왔는데 소거법으로 하나씩 빼다 보니 잿물에 기름, 거기에 소금 좀 넣으니 되더라.


이걸 이제 화장품화 하는 거지. 이 정도면 비누나 화장품 다 만든 거 아니냐고?


이걸 대량생산 할 수 있느냐 없느냐는 또 다른 문제다. 그리고 이걸 고급품으로 만드는 것 역시 좀 다른 문제고. 그래도··· 대충 1~2년 정도 더 투자하면 쓸만한 게 나올 것 같기는 한데··· 지금 당장 팔아치우기에는 문제가 있다. 그리고 이거 만드는데도 돈 들어가잖아.


“음··· 열심히 만들고 있지요. 그리고 누가 뭐래도 우리의 강철은 천하제일이 아닙니까?”


가장 강력하고 경쟁력 있으면서도 효과적인 물건, 그게 바로 강철이다. 우리는 전로법을 사용할 뿐만 아니라 석회 등을 이용한 탈탄 작업까지 하고 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대규모의 수력 풀무가 없어서 자잘한 것을 여러 개 만든다! 라는 방식으로 좀 비효율 적인 부분이 있다는 것이지만··· 그럼에도 한국의 철은 세계제이이이일! 이라 해도 무리는 없겠지.


“흠··· 문제가 되지 않을까요?”


“돈 되는건 팔아야죠. 뭐 엄청나게 많이 팔 생각도 없고··· 가격을 좀 많이 올려서 팔 것이니까요.”


작가의말

미리 메리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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