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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님의 서재입니다.

다시쓰는 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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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작품등록일 :
2021.05.12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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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0.05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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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농업혁신

DUMMY

“이것이 정녕 사실이란 말인가?”


고구려 국왕 고연후의 음색에는 의아함이 가득했다.


비록 두 국가가 연합했다고는 하나 상황은 당에게 유리했다. 수비적으로 가면 모를까 굳이 고개를 숙여가며 강화를 맺을 이유는 없으니까.


“토번과의 전쟁이 잘 풀리지 않는 모양입니다.”


“흠··· 그렇다고는 하나 아국과 한국이 역공을 가할 가능성이 없다는 것 정도는 알 터··· 토번과의 전황이 심각한가 보구나, 그대들은 어찌 생각하는가?”


“그 전에 태왕께 여쭙고 싶습니다. 태왕께서는 어찌하시고 싶으십니까? 만일 거절한다면 예전의 국경을 회복하기는 쉬우나 그 뒷감당이 힘들 것입니다. 하지만 수락한다면 착실하게 힘을 기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허나 고구려의 옛 땅을 되찾자는 충의지사들을 실망시키겠지요.”


“흐음···”


고연후는 자신의 수염을 살짝 쓰다듬었다. 확실히 고구려에게는 양쪽 다 애매했다.


‘다시 고구려인의 나라를 세우자! 당의 압제를 철폐하자!’


라는 기치로 일어선 그들이었다. 그렇기에 예전 국경의 백성들을 포기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그 만큼 내부적으로 흔들릴 것은 분명했다. 그렇다고 거절하기엔 그 뒷감당을 하기가 두려웠다.


“외신, 한국은 어찌하기로 하였소?”


“아국 국왕께서는 아마 승낙하실 듯 합니다. 그리하기에 태왕께 이리 친서를 쓰신 것이지요.”


이미 짐작하고 있는 사실이었지만 직접 들으니 그는 머리가 지끈거리는 것을 느꼈다. 분명 이대로 전쟁을 지속한다면 한국은 아마 발을 뺄 확률이 높았다.


이미 한국에서는 막대한 원조를 해 주었고 거기에 지금 새로이 할양한 동부지역의 안정화에 애를 먹고 있기 때문이었다.


“우선 외신은 물러나시오. 대신들과 조금 더 검토하고 다시 부르리다.”


좋은 말로 한국의 사신을 돌려보낸 그는 좌우의 대신들에게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 일을 어찌하면 좋소? 전쟁을 더 하기도, 멈추기도 난처한 상황이구려.”


“차라리 당과 교섭하여 일부 영토를 할양받는 것은 어떠합니까? 당이 수그릴 정도라면 한 번 해볼만도 할 것입니다.”


“저 잘난 맛에 사는 놈들이 그걸 해 주겠소? 사실 이것도 기적 같은 상황이오만.”


그 말에 고연후는 무심코 고개를 끄덕였다.


그도 그럴 것이 당나라는 자신들만이 유일하게 천명을 받은 황제라고 하지 않던가. 그것만 봐도 자존심이 하늘을 찌르는 것을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


“아국의 영토는 기존 고구려에 비해 작고 더 거친 전쟁을 거쳤습니다. 바라건데 태왕께서는 강화를 맺으십시오.”


“이보게, 개소문이!!! 당적에게서 잃어버린 땅을 모두 되찾아야 한다고 노래를 부른 게 바로 자네 아니었나! 자네만은 이러면 안 되지!”


흰 수염을 파르르 떨며 일갈하는 노장의 모습에 연개소문은 한숨을 내쉬었다.


“하아··· 그걸 누가 모릅니까. 하지만 더 전쟁을 했다가는 내부부터 곪아터질 겁니다. 그리고 기존의 남방 영토도 이미 상실한 지 오래 아닙니까. 더 했다가는 위험합니다.”


“이래 패기가 없는 줄은 미처 몰랐으이! 죽더라도 싸워야지!”


“이미 철통같던 요동방어선은 회복했습니다. 사람이 항상 달릴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둘의 언쟁을 조용히 지켜보던 고연후는 가만히 입을 열었다.


“내 누이의 친서에는 한국왕은 이미 전쟁의 종결을 확정지은 모양이구려. 이미 한국에서는 내부정비에 들어간 모양이오. 그러니 그대들에게 묻겠소. 한국 없이 우리가 공세하여 예전의 영토를 되찾을 수 있소? 정녕 우리가 한국의 우호를 내팽개칠 정도의 힘을 가졌소?”


그 말에 연개소문도, 만주를 수복해야 한다고 떠들던 강이식도 입을 다물었다.


고구려는 강하다.


그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고구려의 기병은 감히 자부하건데 천하제일이라고 할 수 있었고 그 중심이던 개마무사도 무려 삼천이나 복구했다.


그 뿐만이 아니라 지금 전쟁으로 다져진 병력과 활로 유명하던 고구려답게 궁병의 질 또한 월등했다.


싸우면 이길 수야 있으리라, 적어도 지금은.


하지만 그 후는?


아니, 그 후까지 갈 필요도 없었다. 내부 기반이 반파되듯이 한 고구려가 과연 장기전을 견딜 여력이 되는가?


거기에 한반도 북부 지방은 이미 한국이 가져갔다. 안 그래도 적었던 인구가 팍팍 줄어들어 버렸다.


분명 고구려는 강하다. 하지만 그것이 예전의 명성에 비할 만 한가? 그 질문에 감히 그렇다고 말할 멍청이는 이 곳에 없다.


당장 한국까지 원조를 끊는다면 전쟁에서 이겨도 그 후를 재정비하기엔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릴 것임에는 틀림없었다.


“감히 생각컨데··· 지금은 설움을 견뎌내야 하오.”







“전하, 고구려에서 아국의 제안을 승낙하였나이다.”


“고생하셨습니다. 그래, 고구려의 분위기는 어떻던가요?”


“분해하는 이들이 많았습니다. 특히 강이식이라고 하는 노장의 울분은 마치 나라를 잃은 그것과 같더군요.”


나는 피식 웃으면서 고구려왕의 친서를 읽었다. 확실히 그곳에는 관대한 제안에 감사하여 당과의 친선을 기쁘게 받아들이겠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다행히도 현명한 선택을 했군요. 아니, 그렇다기보다는 답이 하나뿐인 선택지였지만요.”


이걸 거절하면 고구려의 재건은 못해도 10년은 늦어진다. 별 가치도 없는 땅을 먹기 위해 그 쇼를 할 일이 없다는 것.


“그건 아닐 겁니다. 저들에게 고구려의 재건이란 각별한 의미를 지녔으니까요. 선택하기 어려웠을 겁니다.”


그런가? 그 의미 때문에 무리한 선택을 한다고?


내 표정을 읽은 것인지는 몰라도 그는 쓰게 웃으며 말했다.


“그것이 명분의 힘입니다. 강한 검이지만 반대로 견고한 족쇄이기도 하지요. 이미 아국도 경험하고 있지 않습니까?”


“··· 남연해주 문제”


내 말에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남연해주 문제, 실로 골치아픈 문제지.


“맞습니다, 전하. 아국은 삼한의 후예라는 명분을 가지고 있지요. 그 힘은 아국 신민들의 힘을 하나로 결집하기에 아주 좋습니다. 허나 이렇게 이민족이 섞이면 이민족뿐만 아니라 우리 한국 신민들 쪽에서도 밀어낸다는 것이지요.”


하긴, 단일민족국가는 분명 페널티 역시 존재했다. 그것이 아니더라도 실 역사에서 백정이 어찌 취급받았는지를 생각하면 더욱 확실해지지.


“우선은 당과의 관계가 재정립되었으니 외교부에서 이 일을 맡아서 하도록 하세요.”


“예, 전하”


그가 물러가고 난 후 난 곧바로 육군장관을 소환했다.


“찾으셨습니까, 전하?”


“앉으세요, 장관”


“감사합니다.”


찻잔을 반쯤 비웠을 때 나는 말을 꺼냈다.


“장관, 이번에 당과 강화를 한다는 것 정도는 아실 겁니다.”


“그렇습니다, 전하.”


“마땅히 이것이 거짓일 가능성 역시 염두해 두셔야 하고요.”


솔직히 여기서 당이 뒤통수 치고 우리를 멸망시킨다 해도 우리는 할 말이 없었다. 그냥 순진하게 믿은 우 리 잘못이지 뭐.


“우선 부대 재배정이 있기 전까지 지금의 해안방어 및 주요거점 수비는 그대로 진행하세요.”


“그렇다면 남연해주에 추가증원은 없습니까?”


“당과 강화를 하면 예산 중 일부를 남연해주로 돌릴 여력은 나올 겁니다. 우선 물질로서 그들의 환심부터 사지요. 이건 고가 만주정보부에 지침을 따로 하달하도록 하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전하. 아, 그리고 병사들의 신형 무장에 대한 서류를 과기부에 제출하였습니다. 아마 곧 과기부에서 보고가 올라갈 것입니다.”


“음, 나중에 확인하도록 하지요. 조건이야 장관이 잘 맞추었을 것이라고는 생각합니다만”


내 말에 그는 기분좋게 웃으며 답했다.


“하하, 그렇다곤 하나 전하께서도 확인하셔야 하지 않습니까? 조만간 시제품이 완성되면 정식으로 보고토록 하겠습니다.”


“기대하고 있지요, 장관.”


“그리고 제 보고대로 되었을 때의 군 재편안입니다.”


나는 두툼한 서류를 받아들었다. 이 많은 것을 했다니 조금 미안하긴 하네.


이 두툼한 서류의 내용을 아주 간략하게 요약하면 다음과 같았다.


1개의 근위사단과 6개의 상비여단을 갖춘다는 것이 바로 그의 계획이었다. 총 병력은 대략 4만 명 정도. 추후 10개의 상비여단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적혀 있었다.


또한 병과에 대해서도 나누어 놓았는데

미늘창과 가벼운 방패를 맨 보병

무거운 중갑과 사각방패, 장창을 든 장갑병

활을 들고 사격하는 궁병

신형 십자궁을 들고 사격할 십자궁병

마지막으로 전장을 지배할 기병


아군의 눈을 책임질 수색지원대

아군의 주둔지 건설을 책임질 공병지원대

아군의 공성병기와 기계장비를 운용할 전투공병대

아군의 보급을 전문적으로 할 보급수송대

부상당한 아군을 구조할 의무지원대


이렇게 전투병과5개와 지원병과 5개 총 10개로 이루어져 있었다.


“음, 이대로라면 문제 없겠군요.”


“육군부에서 머리를 맞대고 준비한 결과입니다, 전하.”


“훌륭합니다. 전투병과와 지원병과를 확실히 나누어 놓고 편성하는 것은 아군의 비기가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이미 현대에서 입증받은 결과 아닌가. 의심할 가치조차도 없었다. 거기에 현지인들이 이곳에 맞게 조정하였으니 더더욱이.


“허나 신은 이 병과에서 하나를 더 추가하고 싶습니다.”


“말씀하세요, 장관”


그는 품에서 죽간을 하나 꺼내더니 앞에 주르륵 펼쳐놓았다.


“장관, 이건 무엇이죠?”


“지난날 고구려에서의 보고입니다. 육군부에서 진지하게 토의한 결과 충분히 실행할 만한 가치가 있기에 이렇게 전하께 보고드립니다.


지난날 전쟁에서 서진하 장군은 고구려 기병의 막강함을 확실하게 깨닫게 되었습니다. 하여 아국도 그런 강한 기병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해서 신의 생각으로는 궁기병 혹은 개마무사를 아국 역시 양성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마침 고구려와의 조약으로 군사고문단을 파견 요청할 수 있지 않습니까? 둘 중 하나만 가져도 전술과 전략의 폭이 확연하게 넓어집니다.”


“그게 아니더라도 전체적인 기병의 질이 확 올라가겠죠. 아국이 아무리 날고 기어봐야 고구려의 기마술을 따라갈 순 없을 테니까요. 허나, 장관. 이 두 부대를 동시에 양성하는 것은 아무래도 무리가 있습니다. 우선은 한 병종만 양성하도록 하지요. 장관, 둘 중 어느 병과를 양성하고 싶으십니까?”


솔직히 어려운 질문이다. 하지만 내 생각으로는 궁기병이 더 낫다 싶었다.


우선 개마무사를 양성하게 되면 말의 필요량이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가게 된다. 이것부터가 이미 한국의 상황과는 맞지 않다. 또한 개마무사의 훈련 난이도는 상당히 높다. 당연하게도 대규모 양성이 굉장히 힘들어진다.


고구려의 군사고문단이 뭐 몇 십년 있을 것도 아닌 이상 상대적으로 훈련 난이도가 낮고 (물론 이쪽도 빡세기는 마찬가지지만) 말의 요구량이 적은 궁기병이 조금 더 현명한 선택이 아닐까?


물론 개마무사 쪽이 뽕이 가득 차오르기야 하겠다만···


작가의말

전쟁이 드디어 끝났군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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