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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님의 서재입니다.

다시쓰는 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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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작품등록일 :
2021.05.12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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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1.07.22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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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만주의 난4

DUMMY

784년 5월 7일 한국, 지영의 집무실


"전하, 고구려에서 서신이 도착했습니다."


듣지 않아도 대충 무슨 내용인지는 알 것 같았다.


"고구려에서 원군을 요청했습니다. 아무래도 빠르게 만주를 장악하려는 것 같습니다."


만주만 먹으면 고구려의 국력과 인구가 비약적으로 증가한다. 그 뒤에서 우리가 슬쩍 지원해준다면 빠르게 원래의 세력을 되찾을 수 있겠지.


"흐음... 보급로를 끊고 빠르게 포위섬멸을 하겠다 이건가요?"


"그렇습니다. 아무래도 연이 약해진 지금이 만주의 연계를 끊어낼 때라고 본 것 같습니다."


"...그렇군요."


나는 눈을 지그시 감았다.


이 결정이 도대체 어떤 결과를 가져올 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바라는 것이 한 가지 있다면


최대한 많이 살아돌아와주기를


"육군장관에게 전하세요. 출정합니다."


이제, 돌이킬 수 없다.








"전군, 진군 정지. 여기에서 매복하자."


풀과 나무가 무성히 자란 골짜기. 분명 매복하기엔 최적의 지형이었다.


거기에 연나라군은 이곳에 한국군이 온다는 것을 모른다.


애초에 한국이 침략하려 한다는 사실 자체도 연나라는 전혀 몰랐다.


국경에 배치한 8천의 병력, 건설중인 방어선. 누가 보더라도 훌륭한 방어태세의 모습이었으니까.


지영이 이것까지 예측하고 방어선의 건설을 명한 것은 아니었지만 상황이 어쩌다 보니 딱 알맞게 떨어지게 되었다.


"명심하라, 우리의 목표는 수송부대다. 수송부대를 치고 나선 곧바로 적의 보급기지를 친다."


이 전쟁에서 연나라는 지키는 쪽, 하지만 이전 전쟁에서 연나라는 '공격하는 쪽' 이었다.


'그 많은 물자를 한꺼번에 다 옮길 순 없었겠지. 옮길 필요도 못 느꼈을 테고'


지금 만주의 상황은 꽤나 복잡했다.


첫번째로 만주를 나눈 네 나라끼리의 전쟁

두번째로 연나라 1, 2 왕자파의 전쟁

세번째로 고구려와 만주의 전쟁

네번째로 한국과 만주의 전쟁


네 가지의 전쟁이 만주를 휩쓸고 있었다.


아군인 듯, 적군인 듯.


까놓고 말해서 아주 훌륭한 개판이었다.


이런 상황이니 당연히 일반적인 방어전쟁처럼 도시를 보급기지로 삼기가 굉장히 애매해진 것이다.


까딱했다 공세로 전환했다간 보급선이 질질 늘어질 테니까.


그리고 그 이전에 연나라는 이미 분열되며 통일을 위한 공격을 시작했었고.


'이번 전쟁은 기회다.'


앞으로 군대의 중요성은 높아질 것이다.


한국왕 지영이 직접 그렇게 공언했고


나날히 경제는 발전하고 있다.


그리고 위로 올라가기 위한 경쟁도, 그를 위해 마련된 자리도 많아질 것이다.


지금의 한국은 좋게 말하면 임기응변으로, 나쁘게 말하면 주먹구구식으로 돌아가고 있었으니


'신분 상승의 기회는 열려있다.'


잘만 하면 육군장관이 되는 것도 꿈은 아니다.


진하는 조용히 화살을 빼어들어 활 시위에 걸었다.


자신은 이미 그 영광된 자리를 노릴 수 있는 자리에 있지 않은가.


그러니 실패는 용서되지 않는다.


투웅! 묵직한 소리와 함께 화살은 활 시위를 떠났다.






"전하! 아군의 대승입니다!'


"아아... 들었습니다, 장관. 아주 훌륭한 성과라더군요."


몇 백대가 넘는 수레에 실린 보급품.


당연하게도 연나라 입장에서는 피같은 보급품일 터다.


만주 전체를 지배했었을때 남겨놓았던 부는 있을지 몰라도 지금은 다 쪼그라들었을 테니까.


까놓고 말해 지금의 연나라는 '약소국'인 한국과 붙여놓아야 할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인구는 한국이 훨씬 많지.


"원정군 사령관의 말에 따르면 원정군은 이제 연나라의 보급기지와 남은 보급로를 끊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합니다."


"아아... 그리고 고구려도 거센 공세를 시작했지요."


만약 연나라가 전투를 포기하고 전선을 뒤로 뺀 다음에 우리 원정군을 족쳐버리면 우리의 군은 전멸하겠지.


그걸 위한 고구려군의 대공세였다. 일부라도 병력을 돌리면 결코 가만두지 않겠다는 의지가 담긴.


실제로도 효과가 보이고 있었다. 연나라 전선이 서서히 무너지고 있었으니.


"전하, 차라리 지금 만주의 일부를 차지하시는 것이 어떻습니까? 남은 만주삼국... 아니, 이제는 만주 이국이 무너지는 것도 정말 얼마남지 않았습니다. 국토를 넓힐 기회는 바로 지금입니다."


육군장관이 그렇게 서두를 떼자 일부 관료들이 그에 동의하기 시작했다.


"전하, 육군장관의 말이 옳습니다. 지금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마십시오."


"만주의 일부라도 더 얻을 수 있다면 엄청난 땅덩이를 얻을 수 있습니다."


... 이렇게들 말하는 것도 이해가 가긴 하지만...


"전하, 고구려와의 약조를 기억하십시오. 만일 고구려가 승리한다면 우리는 또 한번 만주를 적으로 돌릴 것입니다."


"그 말이 실로 옳습니다. 이미 약조받은 영토만으로도 충분합니다."


또 시작인가.


각 부서들 중 가장 강한 권력을 가진 두 부서.


육군부와 재무부.


서로 너무나도 다른 성향의 두 거두가 맞붙는다.


물론 지금이야 서로 건전한 선 안에서 국익을 위해 논의하고 있지만...


과연 저 '선'을 도대체 언제까지 지킬는지는 난 알 수가 없었다.


"...어째 두 장관의 의견이 일치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군요"


내 한탄에 두 장관은 언쟁을 멈추고 나를 쳐다보았다.


"아국은 땅도, 재물도, 인구도 없습니다. 그러니만큼 서로 뭉쳐서 하나되어 나아가야 하는데 매번 싸우는군요."


서로 입장차이가 극명하니 이해야 간다지만... 아무리 그래도 매번 의견이 다른건 조금 너무하지 않은가.


"...두 장관은 이 궁정에 파벌을 만들 생각입니까?"


내가 생각해도 무미건조한 말이 툭 하고 나와버렸다.


하지만 저 두 장관이 잘 기억해 두었으면 한다.


내가... 나의 방해물을 어떻게 처리했는지를.


"... 신의 죄를 용서하여 주시옵소서, 전하"


"신이 감정이 격해지니 실언을 했습니다, 전하. 부디 너그럽게 보아주십시오."


"...두 장관이 나라를 위해 힘쓰는 것은 잘 알고 있습니다. 그 충성심과 능력 역시 잘 알고 있지요. 그런 두 분이기에 나쁜 선례를 만들면 안 되지 않겠습니까?"


이미 몇번이나 보았다. 감정이 격해져 이미 주제에서 벗어난 언쟁을 여럿 하는 것을.


물론 위에 선 입장으로서 신료들이 서로 싸워 서로의 힘을 깎으면 편한 것은 맞겠지.


괜히 환국 정치가 있었던 게 아닐 테니까.


근데 그건 어느정도 살 만할 때의 이야기이고 한 줌도 안 되는 사람들 사이에서 편가르고 싸우면 할 것도 못 한다.


"흐음... 어찌되었건 아군은 계속해서 승리를 거두고 있습니다만... 좋지 않은 소식이 있습니다."


내 말에 각 관료들의 안색이 급격하게 어두워진다.


그래, 어린아이라도 내 입에서 나올 말이 무엇인지 알겠지.


"대륙... 당에서 연에 원군을 파병했습니다."


간략하게 들은 소식이지만 당은 서쪽과 큰 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원군을 파병하다니 대륙의 저력은 정말 끝이 없다는 것을 몸소 느끼고 있었다.


"허어... 그런..."


"첩보에 따르면 대략 10만 이하의 군세라고 하더군요."


"10만 이하..."


"그래도 당이 3만, 4만명 이렇게 파병했을리는 없으니 대강 따져보아도 7만 이상은 보냈을 것입니다. 그 때문에 고구려도 공세를 강화시킨 것이고요."


이미 고구려도 소모가 그다지 적지 않은 수준일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당의 원군은 고구려에게도 큰 부담. 그러니 애초에 진입 거점을 막으려는 것이다.


어줍잖게 진입 거점을 내어주면 연나라와도 힘을 합쳐버릴 것이고 그렇게 되면 고구려로서는 힘든 전쟁이 된다.


아니, 애초에 연나라가 남아있는 한 진입거점은 열려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러니 연나라를 완전히 멸해야만 했다.


"다행히도 아국이 이렇게까지 개입한 것은 다들 모르는 것 같더군요."


그래, 우리는 원군을 파견한 것이 아닌 일종의 '의용군'을 파견한 것이니까.


공식적으로 보면 고구려와 동맹을 맺은 것도, 군사원조를 해준것도 아니다.


"아국은 절대로 이 전쟁에 개입하지 않습니다, 각 관료 여러분은 모두 명심해 주세요."


"그렇게도 두려운 존재입니까, 당이? 그들은 이전에도 이곳에서 패하고 물러났습니다."


나는 도발하는 듯한 육군장관의 말을 받아쳤다.


"그건 그 때 당이 삼면전쟁을 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선조의 분투를 무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경, 어린아이가 목검을 바들바들 들며 덤빈다고 하여 경을 이겨낼 수 있습니까?"


생산력이나 인구나 수십배나 차이나는 대국이다.


지형과 보급의 어려움이 그 수십배를 아슬아슬하게 메꿔주고 있기는 하지만 계속 소모전으로 들어가면 패배하는 것은 우리다.


이미 고구려라는 훌륭한 선례가 있지 않나


그러니 이쪽까지 적국으로 몰리는 것은 사양이다.


지금 한국과 당의 관계는 단절된 국교가 아직 회복되지 않은 것이지 서로간에 적대적인 관계는 아니었으니까.


지난날 당은 이 반도에서 패하고 물러났고 그 후로는 서로간에 칼날을 겨눈 적은 없었다.


그러니, 고구려.


너희가 우리의 방패이자 검이다.


정말로 유감스럽지만...


그 깃발이 모두 스러질 때까지 싸워주기를.








전쟁은 시시각각 고구려에 유리해지고 있었다.


이미 연나라는 수도만 남겨놓은 상태였고 남쪽의 인국도 이미 땅 몇 뙈기를 제외하면 전부 고구려에게 빼앗긴 상태였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고구려가 그 땅 전부를 활용하느냐 하면 그건 또 아니었다.


아까도 말했지만 고구려의 귀환을 환영하는 사람은 끽해야 절반이다.


반대로 말하자면 만주의 반은 고구려의 귀환을 그리 반기지 않거나 반대하는 사람들이라는 뜻이다.


반동분자의 사보타주를 막고 치안을 유지할 병력에... 전쟁으로 힘들어진 그들을 구원할 양식에... 덩치는 커졌지만 소화는 제대로 하지 못하는, 그게 지금의 고구려였다.


고구려나 우리나 장기전으로 끌고가면 불리했다. 전력은 이쪽이 우위지만 기반은 이쪽이 열세다.


"전하, 일본에서 서신입니다."


조심스레 펼쳐본 그 죽간에는 일본에서의 공작이 조금씩이지만 효과를 보이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어쩌면 당연한 것이 당이라는 제국의 확산을 이미 한 번 겪어본 사람들이 아니던가.


그리고 무섭게도 지금의 상황은 약 100년 전의 상황과 대략적이지만 비슷한 구석이 많았다.


이런 상황이니만큼 계속 옆에서 꼬득이면 조금이지만 넘어왔겠지.


그건 그렇고... 이 공작을 계속할 의미가 있나?


이미 이 전쟁은 우리의 승리로 마무리 지은 것 같은데...


나는 취소 명령을 내리려다가 이내 고개를 저었다.


그래도, 대륙을 옥죌 올가미는 하나라도 더 있는 것이 좋으니


작가의말

아직 한국은 약합니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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