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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님의 서재입니다.

다시쓰는 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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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작품등록일 :
2021.05.12 19:01
최근연재일 :
2024.04.19 00:05
연재수 :
297 회
조회수 :
158,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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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77
글자수 :
1,477,459

작성
21.05.24 19:20
조회
1,747
추천
20
글자
11쪽

나는 코딱지를 파기 싫었다.7

DUMMY

상좌평의 늙은 몸은 그대로 기울었다.


"이게... 뭔..."


... 뭘까


일부러... 도대체 왜? 그냥 날 혼란시키기 위한 말이었을까.


"그랬으면 독을 물고 왔을리는 없을테고..."


나는 잠시 더 생각해 본 후 일이 이렇게 된 이유를 대강 짐작할 수 있었다.


"일부러... 방해자가 누구인지 파악하기 쉬우라고..."


... 나라가 무엇이길래 자신의 한 목숨을 바치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후우..."


"폐하, 병관좌평이옵니다. 들어가도 되겠사옵니까?"


"하아... 들어오게"


그 역시도 쓰러진 상좌평을 보고 눈을 휘둥그레 떴다.


"...이건 무슨..."


"자결했습니다. 아무래도... 개혁을 도우려 이 소동을 벌인 듯 한데... 하아..."


"허어..."


"곱게 잘 장례지내 주세요. 그 외는 계획대로 하면 될 것입니다. 고는 피곤하니 잠시 쉬어야겠습니다."


"하아... 알겠습니다, 전하."


병관좌평이 물러가자마자 나는 가까운 의자에 몸을 걸쳤다.


피곤하다.


그리고 미안했다.


나에겐 그저 수단일 뿐인 '한국'을 위해 목숨까지 걸다니...


어찌되었건 이곳도 명백한 행성이고 그 또한 살아 숨쉬는 사람인데.


"앞으로도 이런 모습을 많이 봐야 하겠지..."


의문이 들었다.


도대체 내 소원을 위하여 얼마나 많은 생명이 소모되어야 하는걸까?


과연 내 소원 하나를 위해 수많은 생명을 희생시킬 자격이 나에게는 있는 걸까?


차라리 이곳이 과거의 한국이었으면 그나마 나았으리라. 조상님들의 아픈 과거를 지우고 잘사는 한국을 만들기 위함이라는 이유라도 있을 테니까.


하지만... 이곳은 지구와 닮은 곳일 뿐 절대로 지구가 아니었다.


...모르겠다.


".......하!"


".........."


"....ㅈ.....하!"


".........."


".......전하!"


"어? 아..."


"병관좌평이 이미 준비를 마치었다고 전해왔사옵니다."


준비...


이 일을 하면 나는 강을 넘는 거겠지. 다시는... 되돌아갈 수 없을 것이다.


그들은 욕심은 있을지언정 죄는 없는 사람들... 저 수많은 사람들을 내 '욕심'으로 해쳐도 되는 것일까?


"전하"


"아... 박 내관"


"수만의 백성들이 전하만을 기다리고 있사옵니다."


"..."


"무엇을 망설이시나이까, 전하."


겨우 내 소원 하나를 위해 한 사람이 사라졌는데 망설이지 않으면 이상한 일이리라.


그것도 이 나라의 충신이라고 판단되는 신하가 거짓된 왕을 위해 귀하디 귀한 목숨을 바치고 떠났다.


정작 그 사람에게는 그럴만한 가치가 없음에도.


그 사람의 소원은 지극히 개인적이고 이기적인 것임에도.


"전하, 망설이시지 마시옵소서. 소신 비록 내관의 신분이라고는 하나 두 임금을 모신 몸이옵니다. 소신이 감히 지존에 대해 왈가왈부 할 수는 없사오나... 딱 한 가지만큼은 말씀드릴 수 있사옵니다."


"... 무엇입니까."


"전하께서 지금 두려워하시고 망설이시는 것, 그것이 바로 왕의 책무이옵니다."


두 임금을 모신 늙은 내관, 어쩌면 그 누구보다 왕에 대해 잘 알려줄 수 있는 인물.


"만일 전하께서 두려워하시어 지금에 와서 일을 그르치시는 것이야말로 전하께서 진정으로 두려워하셔야 할 것이옵니다."


그의 말이 옳았다.


조금만 생각해 보면 그녀의 제안이 어떤 무게를 지닌 것인지 알았을 터다.


아니, 이미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나의 욕심을 위해 받아들였다.


그렇다면 나는 당연히 그에 대한 책임을 져야 했다.


"자신을 둘러보고 주위를 둘러보고 천하를 둘러보시옵소서, 그리고 왕관의 책무를 다하소서. 소신이 생각키로 선대왕께서는 그리하셨나이다."


이제야 조금 앞이 보이는 것 같았다.


그리고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이토록 현명한 조언자가 내 옆에 있었구나.


"전하, 나아가시옵소서."


나는 그의 말을 들으며 걸음을 옮겼다.


이 걸음 끝에 내가 책임져야 할 한국이 강성해지기를


내 주변 사람들과 내가 행복해지기를


그리고... 언젠간 가족의 품에서 웃을 수 있기를






나는 수만의 민중 앞에 섰다.


호기심, 두려움, 경외심, 희망 수많은 감정이 뒤섞인 시선들이 날 향했다.


나도 모르게 손이 부르르 떨려왔다. 목이 바싹바싹 마른다.


이거 실수라도 했다가는 답도 없겠는걸...


나는 내가 준비한 죽간과 확성기를 들었다.


"고의 아들 딸들이여... 그동안 고생하셨습니다. 지난날의 전쟁으로 희생되고 괴로웠던 모든 백성 여러분께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내가 존댓말로 서두를 떼자 순식간에 광장은 소음으로 가득차기 시작했다. 친위병에 의해 그 소란이 가라앉기를 기다린 후에야 나는 그 다음 말을 이어갈 수 있었다.


"드디어 우리는 하나가 될 수 있었습니다. 동족간의 오랜 분쟁은 드디어 끝이 났고 우리는 평화의 시대를 맞이했습니다. 아니, 적어도 잠시간은 그렇게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남부지방에서는 아직도 반란군이 여러분의 목숨, 가족, 재산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고 심지어는 고를 왕위에서 끌어내리기 위해 여기 보이는 전 중앙 관료들과 모반을 획책하기도 했습니다."


날 왕위에서 끌어내리려고 했다는 소리에 순식간에 민중들 사이에서 성난 음색들이 튀어나왔다. 전근대 시대에서 왕의 권위란 이토록 무서운 것이었구나. 책으로만 보던 것을 몸소 실감할 수 있었다.


"그리고 저들이 고를 끌어내리려던 이유를 알고 나서야 고는 분노하였습니다. 저들은 고의 계획이, 개혁이 두려웠던 것입니다. 고의 아들딸들이여, 그대들이 한 해 농사를 짓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그저 하루 세 끼 굶지 않기를, 내일도 오늘처럼 무사하기를! 적어도!! 자신의 아들딸은 자신보다 나은 환경에서 살아가기를!!!! 그저, 그 작은 소망만을 위하여 괭이를 들고 호미를 들어 땅을 파왔던 것입니다.


그런 그대들의 정당한 노력이 귀족 지주들에 의해 무시받고 핍박받았습니다. 그들은 자신의 손에 흙 한번 묻히지 않고 그저 귀족이라는 이유만으로 그대들의 노력의 산물을 갈취하고 그렇게 불린 재산으로 그대들의 삶을 궁지로 몰며 자신의 탐욕을 채웁니다!!


고는 이 연쇄를 단호히 끊기로 결심하였습니다. 하여 그대들 앞에서 선언하겠습니다. 앞으로 한국의 모든 백성은 농사지을 땅을 국가에서 무료로 소작을 내어주겠습니다!!!! 적어도 그대들의 한 해의 노력을 정당한 대가로 보장받게 하겠습니다!!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만들 수 있게 노력하겠습니다!!! 고의 아들딸들이여, 고와 함께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갑시다!!!"


""""와아아아아아아아아!!!!!""""


숨이 가빠오고 얼굴에선 땀방울이 주륵주륵 떨어진다. 하지만 저 민중들의 환호성은 이 모든 것을 잊게 했다.


사실 저들이 어디까지나 내 말을 이해했는지 나는 모른다. 하지만 이것 만은 이해했겠지. 국가에서 무료로 소작을 내어준다는 이 말 한마디를.


"처형을 집행하세요."


"망나니는 무엇 하는가? 어서 반역자의 목을 쳐라!!!"


이미 안대와 재갈로 눈과 입을 막아놓았기에 그들이 무어라 하는지, 무슨 표정을 짓는지는 알 수 없었다.


""""""와아아아아아!!!!!""""""


""""""한국 만세! 만세!!!!""""""


"""""국왕 전하 만세!!!!!""""''


[국가 특성이 추가됩니다.]


대숙청

<중간에 짓던 탑을 허물고 새로이 탑을 짓는 것은 굉장히 어리석은 일입니다. 차라리 지금 당장 힘들더라도 터를 버리고 새로운 터를 단단하게 다지는 것이 옳을 것입니다. 당신은 과감히 국가의 중추에 손을 대었고 이로 인해 한시적으로 행정이 마비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종국에는 당신의 결정이 옳았음이 증명될 것입니다.>

업무 효율-50%

인재 등용확률-50%

내분-90%


[사건 발생-백성에게 백성들의 땅을]

<당신은 수만의 백성 앞에서 그들 모두에게 농사지을 땅을 주겠노라고 약속하였습니다. 이는 역사상 그 어느 왕조보다 파격적인 제안이며 개혁입니다. 이 소식은 입소문을 타고 순식간에 반도 내에 퍼질 것이며 당신의 인기는 최고조에 달할 것입니다.


하지만 명심하십시오. 높은 곳에서 떨어지면 더 아픈 법, 만약 당신의 약조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면 그에 따른 실망 또한 클 것입니다.>

지지도+30%

주간 지지도(52주간)+0.5%

52주내로 약속이 지켜지지 않을 시 지지도-60%


하하... 이거... 자칫하다간... 나락이다.


지지도 -60%? 이건 절망적이다. 어찌저찌 100%를 채워도 순식간에 40%로 감소한다는 뜻이니까.


"내두좌평"


"예, 전하"


"보셨죠. 올해 겨울간 전국의 국토를 조사한 후 분배 계획을 세우세요. 할 수 있겠습니까?"


"저... 소신의 휘하 관료들도 6할 이상이 숙청된지라..."


"내법좌평과 내신좌평 휘하에 있던 관료들도 모두 임시로 내두좌평 밑으로 배치해드리겠습니다. 무조건 하셔야 합니다."


"아..."


"대규모 시험도 봐서 새로운 관리들도 등용하겠습니다. 어떻게든 해 주세요. 뭣하면 궐에 방이라도 내드립니까?"


"아, 아닙니다. 무조건 해내겠습니다."


나는 쓰게 웃으며 내두좌평의 등을 팡팡 두드렸다.


"올해만 힘내 주세요. 고도 이렇게 일이 급히 흘러갈줄은 몰랐으니..."


상좌평님... 그냥 그대로 계셨어도 괜찮았어요... 진짜로.


이래서는 안 되는 거지만 괜스레 그가 미워졌다.


하지만 이걸로 깨끗한 땅이 마련되었으니 내 입장에선 그리 나쁜 일은 아니었다. 덕분에 지방관들은 죽어나고 있지만.



***



"허어... 이렇게 모두가 같이 잔다는 말씀이십니까"


나는 내두좌평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간단한 냉방도 됩니다. 물론 이걸로 불이 날 일은 없지요. 비록 부대껴 잔다는 게 조금 불편하기도 하지만... 남여 구역을 나누어 놓았고 화장실과 탈의실, 조리실 구분도 다 해놓았으니 이번 겨울만이라면 어떻게든 버틸 수 있을겁니다..."


솔직히 편리성은 최악이다. 내가 군생활할때 산불이 나서 체육관에 모두 쳐박힌 적이 있었는데 그것만큼이나 따닥따닥 붙어 잤어야 했으니까.


만약 조선 후기가 배경이었으면 말도 안 되는 반발에 부딪혔겠지만 지금은 후삼국시대 그쯤이 배경인 것 같으니 좀 덜하겠지... 아마.


"허어.. 이러면 확실히 많은 인원을 수용할 수 있고 빠르게 완공이 가능합니다."


"내두좌평은 그저 자재의 분배만 신경써주면 될 겁니다. 이미 안내서에 다 나와 있으니..."


"하하... 알겠습니다, 전하."


작가의말

따뜻한 소련식 정치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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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 제주도는 적법한 한국의 영토12 22.10.15 353 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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