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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님의 서재입니다.

다시쓰는 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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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작품등록일 :
2021.05.12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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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2.17 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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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혁신43

DUMMY

“정말 유감스럽게도 귀국의 요청사항에는 응할 수 없을 것 같군요.”


“...예?”


뭘 그리 놀란 눈으로 쳐다봐. 거절이라고, 거절. 설마 우리가 ‘좋아요!’라며 응할 줄 알았던 건 아니지?


“크흠... 그, 전하. 이번 기회는 정말로 좋은 기회입니다. 이런 기회가 앞으로 또 올지는 알 수 없습니다.”


내 예상에는 분명히 또 온다. 지금 이건 시작일 뿐이고 당나라가 망하면 본격적으로 혼란의 시대인 오대십국시대가 오니까.


분명 역사의 흐름은 어느정도 뒤틀어졌다지만 그렇다고 해서 인과관계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니까. 이미 절도사의 힘은 비대해졌고 주변의 강력한 이민족, 토번과 위구르는 건재하다. 당나라가 약해지면 그 살점을 뜯기 위해 시체에 달려드는 하이에나처럼 달려들겠지...


“정말 좋은 기회라 생각하십니까?”


“물론입니다, 전하! 외신이 이곳에 오며 들은 소식인데 당의 수도 장안이 함락되었다고 합니다! 이만한 좋은 기회는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것입니다!”


그 말에 우리 관료들까지 흥분된 기색으로 나를 바라봤다. 하긴, 당의 장안 함락은 나와 일부만 알고 있던 사실이었으니...


“외신”


“예, 전하!”


“우리 동맹의 힘이 저 첸산산맥과 진흙탕을 넘고 산해관을 넘어 중원 대륙에까지 미칠 수 있습니까? 진실로 우리 동맹의 힘이 그 정도나 강력하고 당의 힘이 그 정도까지 약화되었다고 믿습니까?”


“그건...”


너도 장담 못 하겠지? 냉정하게 말해서 우리 한국과 고구려의 힘을 합쳐봐야 당나라의 한 개 행정구역 정도에 불과하다. 조금 후하게 쳐주면 한 개 반 정도? 그런 우리가 당나라의 침입을 막아낼 수 있었던 것은 요동 지방의 뻘밭과 드높은 첸산산맥, 그리고 그 첸산산맥을 철통같이 만든 고구려의 산성 덕분이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우리가 당나라를 치기 위해서는 그 첸산산맥과 뻘밭을 뚫고 산해관을 넘어야 하며 또한 보급로 역시 당나라의 수많은 해군을 뚫고 수운으로 운송하던지 혹은 그 지형 더러운 곳을 통해서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원래 공성이 수성보다 어렵고 원정이 방어보다 배 이상은 어려운 법이다. 심지어 수비측과의 힘의 차이가 현격하게 열세라면 더더욱 말이지.


하지만 단 한 순간, 단 한 세대에는 그 상황이 뒤집히리라. 적어도 중원의 일부를 노리거든 그 때를 노려야 하겠지...


“이 정도면 답변이 되었으리라 믿습니다. 사돈의 기대에 미치지 못해 정말 유감이군요.”


나는 부드럽지만 단호하게 거절의 의사를 밝혔고 저 고구려의 사신 역시 눈치가 없는 자가 아니었던지 더 따지고 들지 않고 순응했다.


“아닙니다, 전하. 전쟁도 좋지만 내정 역시 중요하지요. 고구려와 태왕께서는 전하의 판단을 존중할 것입니다.”


전쟁은 딱히 좋은 게 아니다만 굳이 여기서 그걸 걸고 넘어질 이유는 없겠지.


“이해해주니 다행이군요.”


“아, 그리고 전하. 주한공사에 대해서 말입니다만...”


“아, 고구려측의 인사가 정해졌습니까?”


“그렇습니다. 미욱하나마 외신이 고구려와 한국의 사이를 잇는 주한국 공사로 임명되었습니다.”


아, 아예 편지도 전할 겸 축하도 할 겸 공사를 보낸 거야? 어쩐지 사신 치고는 사절단이 좀 번쩍거린다 싶더라니.


“아, 그렇습니까? 환영합니다, 공사. 앞으로 양 국간의 관계를 잘 부탁드리지요.”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전하.”







“이곳이 한국... 이군요.”


아사하라는 반짝거리는 눈동자로 한국의 가장 거대한 항구도시, 부산의 모습을 훑어보았다. 자신의 물건을 파느라 정신없이 외치는 상인들과 흥정을 하기 위해 있는 말 없는 말 다 꺼내는 사람들, 이곳저곳으로 오고 가는 수레와 배들은 부산이 번창한 항구도시라는 사실을 명확하게 깨닫게 해 주었다.


무슨 말이 오가는지는 한국어를 익힌 지 얼마 안 되는 아사하라로서는 자세히 알아들을 수는 없었지만 이국적인 풍경과 활기참은 저절로 그녀를 기쁘게 만들었다. 그도 그럴게 까놓고 말하자면 수도권 이외에 가장 정비가 잘 된 곳이 부산이니 그녀가 그런 느낌을 받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기도 했다.


“마음에 드십니까, 전하?”


“예에... 정말로 활기차 보이는 곳이네요.”


그 말에 주위에서 듣고 있던 치부경은 내심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다들 아사하라 내친왕을 용모단정하고 정갈하며 순종적인 황족으로 아는 사람이 많다. 대부분은 사실이 맞지만 그들이 모르는 점은 아사하라 내친왕이 그냥 곱게 자란 황족 1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녀의 모친인 사카히토 내친왕은 이런저런 정치적인 이슈에 꽤나 엮여 있었던 사람이며 과정이야 그도 잘 모르지만 어찌 되었건간에 지금까지 버텨낸 사람이다.


그런 그녀의 딸인 아사하라 내친왕도 상당히 강단이 있는데다가 예상 외로 정치적인 판단력이 뛰어났다. 그리고 그가 보기에도 아사하라 내친왕의 판단은 상당히 좋았다. 아무리 그녀가 정치적 판단력이 뛰어난 편이라고는 해도 딱 거기까지에 불과하다. 더 나아가면 그녀가 가진 것은 그 판단력과 황족이라는 지위, 외모가 끝이다.


천황가가 상당히 오래되었고 또한 이번에 천도를 하며 얽힌 여러 가지 이슈가 합쳐진 문제를 그녀가 이겨낼 방법은 없다고 봐도 무방했다. 반면 한국의 왕가는 정치적으로 얽힌 문제가 사실상 없다시피 하니 아예 피난처로 삼아버리는 것이 오히려 좋은 판단같았다. 아사하라 내친왕이 여기까지 생각했는지 어쨌는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그가 보았을 때는 그랬다.


“마음에 드신다니 다행입니다, 전하. 신이 한국의 수도, 서울에도 방문한 바 있는데 좋은 도시였습니다. 분명 전하께서도 만족하시겠지요.”


그녀는 작게 고개를 끄덕이고서는 배에서 내리기 시작한 행렬을 바라보았다. 그러던 중 문득 이질적인 행렬이 보였다.


“치부경, 저 군대는...?”


“군...대 말씀이십니까?”


그는 화들짝 놀라 서둘러 그녀가 말하는 ‘군대’를 살펴보았다. 그리고 이내 놀란 표정은 웃음으로 변하였다.


“저건 한국 국왕 전하의 근위대라는 병사들입니다. 아무래도 전하를 마중하러 나온 것 같습니다.”


“아... 그런가요?”


“예, 위험한 자들은 아니니 안심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설마 국혼을 맺자고 해놓고 군대를 보내겠습니까?”


그는 지난번에 한국군의 인사 방법을 들어두었고 본 적도 있는지라 그녀에게 슬며시 귀띔했다.


“아마 저들이 내친왕 전하께 경례를 올릴 겁니다. 그러면 그냥 적당히 받아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경례...? 그게 뭐죠?”


“한국군의 풍습인데... 그냥 군인의 인사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한국인들이 들었으면 되게 어색하게 받아들였을 것 같지만... 유감스럽게도 그녀는 서책과 몇 가지 말을 들은게 한국에 대한 전부였으므로 그냥 그런갑다 하고 넘어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를 포함한 행렬과 예물이 모두 배에서 내리자 근위여단은 그녀에게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군문은 잘 모르는 그녀가 보아도 확실히 정예병에 장비도 좋다는 것이 느껴질 정도였다.


“부대, 차렷!!!”


그의 한 마디에 부대가 한 몸처럼 움직이는 것은 누가 보아도 장관이었다.


“내친왕 전하께 대하여, 받을어 창!!!”


“”“”“충!!!성!!!!!”“”“”


“충!!성!!”


그리고 지금 그녀는 미리 일러준 치부경에게 마음속으로 깊이 감사를 표했다. 미리 언질을 듣지 않았다면 상당히 민망한 광경이 펼쳐졌을 것이 아닌가.


그녀는 한국에 처음 와본 사람치고는 굉장히 능숙하게 경례를 받아주었다.


“세워 창!!!!”


경례가 끝나고 근위여단장 오형우는 그녀에게 다가갔다.


“한국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내친왕 전하. 소장은 한국군 근위여단장 오형우라고 합니다. 내친왕 전하를 서울까지 무사히 호위할 것을 국왕 전하께 명 받았습니다.”


“반가워요, 근위여단장. 이토록 정예로운 군대의 호위를 받다니 정말 마음이 든든해지네요. 전하께 어떤 감사를 드려야 할지 모르겠어요.”


그녀에게는 정말 다행스럽게도 한국어는 익히기 쉬운 문자 중 하나였다. 그래서 답례 역시 느리고 발음 또한 약간은 부정확하지만 확실히 한국어로 답례를 해줄 수 있었다.


답례를 한국어로 받아서인지 오형우 근위여단장은 아까보다 기분이 조금이나마 좋아 보였다.


“아닙니다, 내친왕 전하께서는 당연히 저희 근위여단의 호위를 받을 권리가 있으십니다. 혹시라도 서울까지의 행찻길에 무언가 문제라던지 궁금한 것이 있으시다면 언제든지 불러 주십시오.”


“고마워요, 근위여단장. 그럼 말 나온 김에 뭣 좀 물어도 될까요?”


그렇다고 바로 질문이 나올 줄은 몰랐던지 그도 약간은 당황하다가 이내 정신을 차리고 답했다.


“물론입니다, 내친왕 전하.”


“음... 저는 한국을 최대한 많이 둘러보고 싶어요. 어려서부터 궁 밖의 삶이 궁금했거든요. 그래서 말인데... 모든 도시는 아니더라도 큰 도시에서는 조금 가마 밖을 돌아다니고 싶어요.”


이 순간 오형우는 한 가지를 확신했다.


‘아, 이 양반도 전하나 왕비 전하와 같이 바깥으로 싸돌아다니실 분이시구나.’


상당히 불경한 생각이었으나 지금 모시고 있는 국왕인 이지영의 성격과 조합한다면 미래에 상당히 근접했다고도 볼 수 있었다.


“물론 저는 한국의 근위여단장으로서 내친왕 전하의 명령을 기쁘게 이행하겠으나... 일본국 측과도 논의가 된 사항입니까?”


그로서는 당연하게 물어야 할 질문이었지만 그녀의 간단한 답변에 그는 꿀 먹은 벙어리처럼 입을 다물 수 밖에 없었다.


“이 사절단에서 가장 직위가 높은 일본국의 사람은 저 아닌가요?”


“......”


“그렇죠?”


“그리하다면... 알겠습니다. 하지만 호위 병력은 필히 대동하셔야 합니다.”


“너무 많지만 않으면 좋겠네요.”


그렇게 상당히 불안불안 한 아사하라 내친왕의 행렬은 전라도를 거쳐 수도 서울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과연 한국에는 신기한 것들이 많았다. 부산이라는 도시에서도 그것을 느꼈지만 이들이 충청도권이라고 말하는 곳부터는 더더욱 그랬다. 가장 신기했던 것은 역시나 이들이 철도라고 불렀던 길이었다.


몇 대나 되는 수레를 처음 보는 혹 난 짐승이 끌고 가는데 그 속도가 결코 수레에 뒤지지 않았다. 거기에 자신이 왕실 전용 기차라는 것을 타고 가는데 가마와는 비교할 수 없지만 마차에 비해 탑승감이 확실히 좋았다. 물론 지영은 이것조차도 불편하다면서(현대인이니 당연하다) 푹신한 깃털쿠션을 잔뜩 깔아놓았지만 그 덕분에 그녀는 ‘기차는 참으로 편하구나‘ 라는 잘못된 인식이 박혀버렸다.


아직 충청권의 초입이었지만... 그녀는 한국이 살기 좋겠구나라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작가의말

뉴스: 아사하라 내친왕 방한




김댕댕이//중국의 최대 장점은 땅덩이가 커서 수도 함락되도 바로 끝나지 않는다는... 그런고로 아직 개발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아마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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