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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님의 서재입니다.

다시쓰는 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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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작품등록일 :
2021.05.12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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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1.25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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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혁신36

DUMMY

“무엇이든 말씀하십시오, 전하. 천황께서 양 국의 우호와 발전을 위해서라면 힘이 닿는 곳 까지 돕겠노라고 하셨습니다.”


“천황께서 이리 힘써주시니 양 국은 서로 힘을 합쳐 번영할 것입니다.”


“해서... 그 방안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감히 여쭈어도 되겠습니까?”


“사실... 우리 역시 자원이 모자란 상황입니다. 일본에 철을 팔기는커녕 우리가 쓸 것도 모자란 형국이지요.”


실제로 우리는 코크스 공급 문제로 제철소를 더 이상 확장하지 못하고 있으니 아주 틀린 말도 아니지. 지금 계속해서 탄광을 개발하고 있으니 조금 지나면 나아지기야 하겠지만.


“그럼 전하의 말씀은...”


“다행스럽게도 우리의 사신단 중 몇 명이 일본에 우리가 필요로 하던 자원이 있다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그 자원이 있으면 제철소를 확장하고 철의 공급을 늘릴 수 있겠지요. 그리하다면 일본에 강철 판매를 논의할 수 있습니다.”


“허면 그 자원을 구해오면 되는 것입니까?”


아니? 니들 땅에 제철에 관련된 자원이 있을 리가 없잖아.


아니, 있기는 있지. 근데 우리가 굳이 니들한테서 수입해야 할 정도는 아니야. 그거 개발하려면 개발비랑 운송비가 더 나오겠지.


“유감스러운 말이지만 우리의 철강사업은 그 모두가 국가기밀사항입니다. 이 정도는 이해해 주길 바랍니다.”


“허면...”


“해서 외신과 일본국에게 제안하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말씀하시지요.”


“우선 양 국의 거리가 너무 멀어 간단한 의사소통을 하는 데에도 너무나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하여 양 국의 수도에 일정 권한을 가진 외교관을 주둔시키는 것이 어떠합니까?”

“으음... 조정에서 논의를 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만약 이리된다면 양국간에 조금 더 많은 교류를 할 수 있는 것은 명확한 사실일 것입니다.”


“그렇지요? 자세한 내용은 서류에 적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돌아와서 철강 관련 문제인데...”


사실 가장 중요한 문제지. 일본이 가장 간절하게 원하는 것이니까.


“일본에 한국의 외교관이 관리하는 광산을 세우고 싶습니다.”


“광산... 말씀이십니까? 허나 그것은...”


“물론 아무 대가 없이 원하는 것은 아닙니다. 우선 광산 개발 지역은 오기칠도의 구니 2개 지역에 한정할 것입니다. 또한 광산의 채굴권을 받는 대가로 아국은 일본에 매년 강철 삼십 톤을 무상 지급하도록 하지요.”


“톤... 이면...”


“당나라 근으로 대략 사만 오천 근이 조금 넘습니다. 아국에게도 결코 적은 양이 아니지요.”


그리고 니들한테는 존나게 많은 양일 테고. 그것도 일반적인 철이 아니라 잘 제련된 강철인데.


“사만... 오천...”


“그리고 논의하기에 따라서 추가로 강철의 거래를 허용할 생각 역시 있습니다. 다만 그렇게 하려면 아국도 자원을 확보해야겠지요.”


“으음... 우선 천황께 아뢰어 보겠습니다.”


“부디 양 국의 발전을 위해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우리의 국고를 위해서지만 그래도 강철을 받아가니 괜찮은 거래 아닐까?


“강철 삼십 톤이라니... 괜찮으시겠습니까?”


국무총리 설차가 떨떠름한 목소리로 내게 물어왔으나 나는 이 거래가 얼마나 남는 장사인지 확신하고 있었다.


“삼심 톤이 아니라 백 톤을 주어도 이 거래는 손해가 아닐 겁니다.”


일본 최대의 금광인 사도 금광과 일본 최대의 은광인 이와미 광산. 이 두 지역의 채굴권을 고작 매년 강철 삼십 톤을 주는 것으로 얻는다? 이건 무조건 성사시켜야 한다.


일본이 아직 이 광산들을 발견하지 못 했을 때, 일본의 힘이 약할 때 우리가 뽕을 뽑아줘야 한다. 우리가 숙련된 광부들을 양성하는 이유 역시 여기에 있기도 하고.


물론 한반도에도 금광과 은광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금이나 은은 파다 보면 언젠간 고갈되기 마련. 그렇다면 당연히 남의 것 먼저 파서 써야 하는게 당연하지 않나?


한 편 지영이 건넨 제안은 일본 정부를 뒤흔들어 놓았다. 이 당시에는 없던 채굴권이라는 개념을 들고 나오며 거래를 제안했기 때문이다.


“어찌 아국의 영토를 외국에 내어준단 말이오! 한국이 우리의 영토를 넘보고 있는 게 틀림없소! 당장 방비를 해야 하오!”


“한국에 수군이 있기나 합니까? 그들은 그저 거래를 하고 싶을 뿐 입니다! 그리고 채굴권 역시 기간을 정해놓고 기간이 끝나면 연장하던가 반납하던가 하지 않소!”


“전체의 채굴권도 아니고 고작 두 개 구니의 채굴권이라 하지 않소! 그리고 한국의 발전을 살펴볼 때 한국과 우호를 유지해서 나쁠 것이 없소!”


야마노베는 머리를 꾹꾹 누르며 한국의 조약 전문을 살펴보았다. 조약의 내용은 실로 간단했는데 한국과 일본의 수도에 서로 외교관을 파견하여 주재시킬 것, 외교관이 머무는 관사는 해당 국가의 영토로 인정한다는 것.


거기에 200년간 두 개 구니의 채굴권과 이에 상응하는 대가로 년간 강철 삼십 톤을 무상 제공한다는 것과 상호 불가침을 맺으며 여러 가지 무역을 하자는 것 정도였다.


이 두 구니가 가지고 있는 광산이 어느 정도인지 안다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거절하였겠지만 한국은 이 두 개 구니가 어디인지 정확히 명시하지 않았다. 다만 일본의 대규모 철광이나 수도 인근은 제외한다고 못을 박았고 주재하는 보안 요원도 100명 이하로 유지하겠다고 했다.


이렇게 되니 철이 부족한 일본 입장에서는 굉장히 달콤한 제안이 아닐 수 없었다. 한국이 요구한 것은 영토가 아니라 광산이라는 것 역시 유효했다. 그저 땅만 파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어딘가 찜찜한 제안인 것은 틀림없었기에 야마노베는 그저 묵묵히 관료들의 아우성을 듣고만 있었다.


“아니 막말로 한국이 우리를 침공하려면 뭣 하러 갑주를 팔았겠소? 애초에 한국과 아국과의 전쟁은 성립할 수가 없소! 대체 그 많은 군대를 어떻게 이동시키고 어떻게 보급할 것이며 점령한 영토는 어떻게 관리할 것이오?”


“하지만 한국이 아국의 영토를 요구한 것은 사실이지 않습니까! 어찌 이 땅에 스스로 외세를 들이려는 거요?”


“외세가 아니라 동맹이지요! 땅이 아니라 그저 광산 두어개일 뿐이고! 이 조약이 체결되면 정식으로 한국과 일본이 동맹이 되오! 그리한다면 자연스럽게 고구려-한국-일본 삼국 동맹이 성립되어 아국은 더욱 발전할 수 있을 것이오!”


“그러니까 한국의 뭘 믿고 그런 거래를 한단 말인가!”


“한국이 당을 두려워하기 때문이오. 우리나 한국이나 서로 당에 사대하였으니 만일 한국이 우리를 침략한 경우에는 당이 개입할 것이오. 물론 한국이 아국을 침략한다 하여도 아국은 드넓은 바다와 폐하의 무사들이 격퇴할 것이지만 그와 별개로 한국으로서는 당의 개입 자체가 꺼려질 것이외다. 애당초 한국이 왜 고구려를 후원하며 동맹을 맺었겠소?”


가만히 듣고 있던 야마노베는 가만히 물었다.


“경들이 걱정하는 것은 신뢰의 문제인가 그렇지 않으면 실리의 문제인가?”


“그야 당연히 신뢰의 문제...”


“그리하다면 걱정할 것 없다. 한국엔 경들의 우려를 현실로 바꿀 힘은 없는 것 같으니. 짐이 허용할 수 있는 구니를 짚어줄테니 한국과의 조약을 체결하라.”


“허나...!”


“그리고 신뢰라면 짐에게도 생각이 있노라”







“하, 진짜 예산이 늘어나기는 했나 보네요.”


“어떤 것 때문에 그러십니까?”


비서실장의 물음에 나는 살며시 종이로 된 보고서를 흔들었다.


“예전 같았으면 이거 죽간으로 왔을걸요?”


“아... 확실히 그렇습니다.”


예전과는 다른 빳빳한 종이에 펜으로 쓰여진 보고서. 이게 얼마나 그리웠는지 모른다. 죽간은 공간을 너무 차지하고 써먹기도 어려웠거든.


물론 아직 죽간이 완전히 퇴출된 것은 아니다. 종이 제조 공정이 아직까지는 수작업이 많다 보니 모든 서류를 종이로 만들기는 무리가 있었다.


그러다보니 오래 볼 책은 한지로, 중요한 서류들은 대나무 종이로, 덜 중요한 서류들은 죽간을 사용하고 있었다.


특히나 한지가 책 만들 때 정말 좋았는데 내구성이나 변색에 강하고 심지어 습기에까지 강하니 오래 볼 책은 한지로 만드는 게 정말이지 가성비가 끝내주었기 때문.


“그래도 아직 대나무 종이로 대체하지 못한 죽간들... 그것들 빨리 대체해야죠.”


“과기부 연구원들이 종이 기술자들과 협력하고 있다고 하니 곧 좋은 소식이 들려올 겁니다.”


“활자는요?”


“그것도...”


인쇄기는? 이라고 물으면 그건 너무 양심이 없는 일이려나?


“이 실장”


“예, 전하”


“차기 수석비서와 차석비서는 선별했습니까?”


“예, 후보들을 추렸습니다. 곧 보고드리겠습니다.”


정보부장으로 두 명이 자리를 옮기게 되면서 수석, 차석비서 자리가 비게 되었는데 이 자리를 원하는 사람이 너무 많은지라 아직까지 뽑지 못하고 있었다.


수석, 차석비서면 잘만 한다면 비서실장을 노릴 수 있으니 그렇겠지. 비서실장이면 누가 뭐래도 권력의 최측근이니까.


“그 중 후계자로 뽑을 만한 인물은 있습니까?”


“... 후계자 말씀이십니까?”


“이 실장도 슬슬 후배들에게 자리를 물려줄 때도 되었지요. 이 실장 정도 되는 능력자를 계속 비서실장에 박아놓는 것도 아깝고.”


“으음...”


나도 이제 마흔에 이 실장도 마흔이 넘어간다. 현 시대 평균수명을 생각할 때 슬슬 후임자를 생각하는 것이 당연한 나이지.


나야 워낙 예외적인 경우니 그렇다고 쳐도 이 실장은 그게 아니니까.


“좀 매정하게 들릴지 몰라도 비서실장 이거 세습되는 자리 아닙니다. 슬슬 준비하셔야죠.”


“...후보들을 살피는 데 더 관심을 쏟도록 하겠습니다.”


그래도 비서실장씩이나 지냈는데 그대로 썩히는 것도 아깝지. 나는 그의 아쉬움도 풀어줄 겸 슬며시 이야기를 꺼냈다.


“곧 감찰부의 업무를 인계받아야 할 테니 빠르게 후임자를 만드는 것이 좋을 겁니다. 감찰부도 여간 바쁜게 아니니까요.”


“... 감찰부 말씀이십니까?”


“내가 계속 감찰부 장관을 겸하다 보니 다들 잊고 있나본데 감찰부도 엄연히 장관급 자리가 있습니다. 이제 슬슬 인계해야죠, 내가 언제까지 하나씩 다 하고 있습니까?”


감찰부면 절대로 꿇리지 않는 자리다. 비서실장이 국왕을 가장 가까이서 보좌하는 자리라면 감찰부는 전 관료를 감찰하는 역할. 당연하겠지만 일반 장관에 비해 적어도 반 품계는 더 높게 쳐주는 요직이다.


“감사합니다, 전하!”


근데 딱히 감사할 만한 일도 아니지 않나? 감찰부 장관이나 비서실장이나 그 파워나 품계도 거의 동일한데.


여튼... 좋아하니 다행이네.


작가의말

남의집 세간살이 탈탈 터는 훌륭한 인성의 주인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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