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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님의 서재입니다.

다시쓰는 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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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작품등록일 :
2021.05.12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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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1.09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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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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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농업혁신31

DUMMY

“하··· 약아빠진 새끼···”


술기운이 어느정도 가시고 나서야 나는 어젯밤의 일을 정확히 떠올릴 수 있었다.


일본의 목적, 그것은 갑옷의 수입도, 철기의 수입도 있었지만 무엇보다도 강철 제련법에 목말라 하고 있었다.


나 역시도 그걸 짐작하고 있었지만 이렇게 대놓고 달라 할 줄도 몰랐지.


아무래도 제철소에 호위 병력을 더 붙일 필요가 있을 것 같았다. 또한 기술자들을 묶어 놓는 것 역시 필요하겠고···


“비서실장”


“예, 전하.”


“한국정보부장과 근위여단장을 불러오세요.”


“누구를 먼저 만나시겠습니까?”


“두 명 다 이 집무실로 불러오세요.”


내 말에 그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으나 이내 고개를 숙이고선 방을 나갔다.



근위여단장 오형우, 한국정보부장 한익철. 두 사람이 국왕의 최측근 중 한 사람이라는 것은 누구도 모르는 사람이 없다.


음으로, 양으로 한국을 수호하는 자들. 그들 자신도 그런 부분을 알고는 있었으나 서로 마주할 일은 없으리라고 생각했다. 하는 일이 너무나 달랐으니까. 실제로 마주한 적이 없기도 했고.


그렇기에 국왕의 부름을 받고 집무실에 도착했을 때 못 보던 사람이 자신과 있는 것에 놀람을 감추지 못했다.


결코 낮은 위치가 아닌 만큼 자신과 함께 집무실에 들어올 수 있는 자라면 그 얼굴을 모를 리가 없었던 것. 적어도 오형우에게는 그리했다.


“이거··· 그림으로만 보다가 실제로 뵙는 건 처음입니다.”


“저를 아시는지···?”


한익철은 살짝 웃으면서 말했다.


“아니, 한국의 근위여단장을 몰라서야 되겠습니까?”


“어··· 죄송하지만 저는 귀공을 본 적이 없습니다. 혹시 실례가 안 된다면···”


“아차차··· 저는 한국정보부장 한익철이라고 합니다.”


“예? 정보부장?”


오형우는 진심으로 놀랐다.


국가정보성이 어느 곳인가, 그 어떠한 곳보다 비밀이 많은 곳이다.


‘우리 근위여단도 국왕 전하에 대한 충성으로 가득하지만 이들은 그 정도가 다르다. 마치 광신도들···’


국가정보성에 대한 괴담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었다. 매 예산 회의 때 마다 막대한 금액을 지원받는 부서.


드러나 있는 것보다 드러나 있지 않은 곳이 더 많은 부서.


한국과 국왕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지 하는 피 냄새 가득한 부서.


실제로도 스파이 색출, 정보 수집을 제외하고도 요인 암살, 파괴 공작 등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으니 오형우의 꺼림직함에도 근거가 아예 없던 것은 아닌 것이다.


“아, 죄송합니다. 정보부장과 제가 이렇게 한 자리에 모일 것이라고는 예상치 못해서···”


“저도 그렇습니다. 근위여단장님과 한 자리에서 전하의 지령을 받게 될 줄은···”


두 사람이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던 도중 이지영이 방문을 열고 들어왔다.


“아, 미안합니다. 잠시 침실에 서류를 두고 온 것이 생각나···”


“”전하를 뵙습니다.””


그는 두 사람을 살펴보며 살짝 미소지었다.


“두 사람이 이렇게 보는 것은 처음이지요?”


“그렇습니다. 매번 그림으로만 봐왔지요.”


“전 아예 처음입니다.”


이지영은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은 맡은 바 임무가 완전히 달랐으니 처음 보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겠지.


“사실은 고도 이렇게 두 사람을 함께 부를 일이 있으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이지영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후··· 둘 다 바쁜 분이니 본론부터 들어가지요. 일본국이 우리의 제철기술을 탐내고 있습니다.”


“이미 제철소 근처에는 경비병력이 있지 않습니까?”


“그거로는 모자랍니다, 근위여단장. 물론 그들을 신뢰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나··· 일본이 국가 단위로 공작에 나설 가능성 역시 열어두어야지요. 시설부터 사람까지 확실히 장악해야 합니다.”


“과연··· 국내의 방첩망 일부를 제철소와 기술자 쪽으로 돌려 더욱 엄중히 감시하겠습니다.”


“그러세요. 어차피 그렇게 돌려도 국내의 방첩망에는 이상이 없을 테니···”


“허면··· 저희 근위여단은 무엇을···?”


“병력 일부를 돌려 제철소의 경비담당자로 임명할 생각입니다. 그것만으로도 허튼 짓을 하는 사람들이 확실히 줄겠지요. 병력 일부라고 할 것도 없군요, 많아봐야 중대 규모를 넘지 않을 테니···”


“음··· 알겠습니다. 인원을 추려보도록 하겠습니다.”


“좋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제철 기술을 노리는 자들은 앞으로도 늘어날 것입니다. 물산도, 인구도 모자란 우리가 타국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질적으로 앞서야 합니다. 이 제철소는 그 첫 발걸음이고요. 두 분이라면 무슨 말인지 알 것이라 믿겠습니다.”


이지영의 계속된 당부에 그들은 방비를 튼튼하게 하겠다고 한 후에야 집무실을 나올 수 있었다.









“아··· 진짜 더럽게 춥네”


군사고문단장 노진 대령은 옷을 몇 겹이고 껴입고는 덜덜 떨었다. 당장 지금이라도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만 가득했다.


“대령님··· 제 옷이라도 좀 빌려드립니까?”


“야이··· 그런 짓 하면 내 부하들이 날 뭘로 보겠냐?”


그는 살짝 웃으면서 말했다.


“거짓말하지 마십시오.”


“니 옷은 너무··· 작아!”


그는 노진을 한심한 눈길로 바라보며 웃었다.


“그러니까 누가 살 찌우고 오라 했습니까?”


“아니, 살 찌면 덜 춥다면서?”


“적어도 전 그런 말 한 적 없습니다.”


노진 대령은 몸을 바르르 떨었으나 몸을 떠는 것 말고는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었다. 기껏해야 입이 쉬지 않고 움직이는 것 정도?


“아, 그런데 대령님. 그거 아십니까?”


“뭘”


“추운 곳에 있으면 살 금방 빠진답니다.”


“이런··· 미친! 넌 내 손에 잡히면 징계다 임마!”


“살쪄서 못잡으실 겁니다, 대령님”


눈 내린 날의 강아지들처럼 뛰어다니는 둘을 보며 연개소문은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저들에게서 배우라고···? 뭘···?”


저 활기참을 배우라는 말인가? 그런 부분이라면 그냥 유쾌한 사람 아무나 붙잡고 배우면 충분했을 텐데.


그는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부정적인 생각을 겨우 떨쳐냈다. 그래도 한 나라에서 대표랍시고 보내준 인물인데 당연히 그만한 실력은 있겠지. 그는 진심으로 그렇게 믿고 싶었다.



“나보고 사단 지휘를 하라고···?”


“사단은 아니고 만 이천 명···”


노진은 어이가 없다는 듯이 되물었다.


“우리 사단 편제가 딱 그 정도 되지 않냐?”


정확히는 사단 편제보다 더 많은 숫자였다.


한국의 정규 사단 편제는 4개 전투연대에 지원병과 5개가 모두 대대급으로 붙는다고 쳐도 만 오백 명에 지나지 않는다.


“나 이전에 분명 부여단장 아니었냐?”


“축하합니다, 출세하셨습니다.”


부관의 장난어린 말에도 노진의 얼굴은 펴질 줄을 몰랐다.


“돌겠네··· 뭔 3계급 특진이다냐···”


“모두가 꿈꾸는 것 아닙니까?”


“밥값 못하면 나가리인거 알고 있지?”


“에이, 그래도 고구려에서 어느정도 훈련된 병력을 주었겠죠.”


기껏 부관의 희망찬 말에 살짝 얼굴이 펴질 뻔했으나 막사에 들어온 한 장군의 말에 그 희망은 휴지조각이 되어버렸다.


“새로 징집한 병력입니다, 장군”


“···전 장군이 아닙니다만”


이번 일이 잘 풀려야 장군을 하겠지. 노진은 속으로만 투덜거렸다.


“그러고보니··· 귀관이 바로 연개소문 장군입니까?”


“그렇습니다, 태왕께서 장군을 보좌하라 하셨습니다.”


노진은 추위에 얼어붙은 머리를 열심히 굴렸다. 대충 들어보니 저 연개소문이라는 작자는 무조건 자신보다 상급자임에 틀림없었다.


“크흠··· 우선 정정하고 싶은 것이 몇 가지 있습니다만···”


“말씀하시지요.”


“전 아직 장군이 아닙니다. 그러니 그냥 노진 대령이라고 불러주십시오. 오히려 장군께서 저보다 상급자 아닙니까?”


“장군이 아니란 말입니까···?”


“장군 바로 밑 계급인 대령입니다. 하긴··· 아직 장군께서는 한국의 군 계급에 대해 잘 모르실 수도 있겠습니다.”


연개소문은 한숨을 푹 쉬었다.


“후··· 아무리 그렇더라도 장··· 아니, 노진 대령께서 지금 저를 이끄시는 위치에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하아··· 그렇다면 상호 존대하는 것으로 하지요. 저도 상급자에게 반말을 하자니 영 입에 안 붙어서 말입니다.”


“··· 알겠습니다, 대령께서 원하시는 대로 하시지요.”


“좋습니다. 헌데··· 저들이 모두 신병이라고요?”


“그렇습니다. 새로 모집한 병사들이지요. 기왕 한국의 도움을 받을 것이라면 제대로 받는 게 좋다고 태왕께서 그러셨습니다.”


그 말에 노진은 아무런 대답도 할 수 없었다. 한국 역시도 궁기병과 기병의 육성에 있어서 정말 도움을 제대로 받고 있었으니까.


‘전하께서는 모든 것을 다 전하지는 말라고 하셨지만···’


일이 이렇게 되면 상황이 조금 달라진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다 가르칠 여건도 되지 않는다.


“음··· 알겠습니다. 야, 가서 우리 단원들 싹 다 불러와라.”


“알겠습니다.”


부사관부터 영관급부터 다양한 계급장을 단 인원 150명이 들어서자 노진은 씨익 웃으면서 말했다.


“모두들 특진을 축하한다.”


“···예?”


“모두가 최소 중대장은 달겠지. 이 얼마나 기쁘냐?”


그들 대부분이 대화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었지만 노진에게는 아무래도 상관없는 이야기였다. 어차피 본론은 그 뒤였으니까.


“지금 우리에게는 우리의 손길을 애타게 기다리는 만 이천명의 신병이 있다.”


그 말에 단원들의 얼굴이 서서히 굳어졌다.


“그리고 그 놈들을 사람새끼 만드는 게 우리의 임무지.”


이 정도까지 말 하자 모두가 직감했다.


‘ㅈ대따!’


“하지만 정말 유감스럽게도 우리에게 인원은 이게 전부다. 해서 120명의 중대장과 24명의 대대장, 6명의 연대장이 편성될 예정이다. 불행 중 다행스럽게도 여기에 위치한 나와 부관까지 포함하면 아슬아슬하게 사단장 및 보좌관까지 편성을 할 수 있겠어.”


그들도 중대장, 대대장, 연대장에 욕심이 안 난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이건 너무 갑작스러웠다.


“하지만··· 대령님, 아무리 저희가 중대장을 맡는다지만 소대장하고 분대장은 어떻게 합니까?”


“그건 훈련 중 우수자에게 맡길 예정이다. 그러니까 싹수 보이는 놈은 미리미리 잘 키워놓으라고. 고생 덜 하고 싶으면”


노진은 얼굴이 구겨진 그들은 신경조차 쓰지 않은 채 연개소문에게 말했다.


“장군, 보다시피 우리의 인원은 모자랍니다. 고구려의 전폭적인 협조가 필요합니다. 가능합니까?”


“그렇습니다. 태왕께서 저를 보낸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그거 다행이군요. 우선 고구려군의 무기를 보고 싶습니다.”


“알겠습니다”


노진은 협력을 얻어내자 다시금 단원들에게 말했다.


“해서 오늘 우리들의 재편성을 먼저 마친다. 적어도 공적인 자리에서는 기존의 직급이 아닌 임시 재편성된 직급으로 부르도록. 그리고 내일부터 일주일간 훈련병들의 편성을 실시하겠다. 이의는 받지 않겠다. 쉬고 싶으면 빨리빨리 움직여라, 이상!”


작가의말

와! 대령이 사단장! 출세했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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