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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님의 서재입니다.

다시쓰는 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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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작품등록일 :
2021.05.12 19:01
최근연재일 :
2024.03.26 23:55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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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448,262

작성
21.12.26 07:46
조회
606
추천
13
글자
11쪽

농업혁신26

DUMMY

뱃사람은 대부분 거칠다.


아무리 항해기술이 발달했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 반 이상은 목숨을 내놓고 타는 곳이다.


심지어 바다는 그 변화를 감히 짐작할 수도 없어서 도중에 어떤 재난이 일어날지도 모른다.


거기에 기본적으로 생활 환경이 썩 좋지는 않다. 배라는 한정된 공간 안에서 최소 한 달 이상은 살아야 한다. 당연히 처음에야 공간이 좀 비좁고 그런 문제만 있는 것 같지만 나중 가면 식재료라고는 보존식밖에는 없게 된다.


당연하게도 보존식이 맛을 위해서 만들어진 음식이 아니다 보니 자연스럽게 음식의 퀄리티는 나날이 떨어지고 한정된 물자 안에서 살아야 한다.


거기다 뱃일도 상당히 거칠어서 힘도 많이 필요하다. 힘들 수밖에 없는 요소들을 모아놓은 것이 바로 이 시대의 뱃사람들이다.


“하··· 아무리 우리가 손님이고 그렇다지만 어린아이까지 같이 태우면 어떻게 하나?”


“어린아이라고 하지만 꽤 똘망똘망 합니다. 제대로 키우면 큰 사람이 될 거에요.”


태연하게 답하는 청년의 말에 책임자로 보이는 중년 남성은 머리를 긁적였다.


“아무리 그래도, 사람아. 미리 언질이라도 주었어야지. 어떻게 이런 중요한 것을 혼자 결정하나? 내 얼마나 당황했는지···”


“하하··· 미리 말씀을 못 드려서 죄송합니다. 사실은 저 녀석이 혼자 몰래 탄 거라···”


중년 남성이 어이가 없다는 듯이 되물었다.


“혼자? 몰래? 저 어린 아이가?”


“그렇다니깐요. 저도 얼마나 놀랐는지 모릅니다. 저에게 계속 말하다 안 되니까 밀항한 모양입니다.”


“허, 꼬마놈 주제에 깡이 좋군”


그들이 뭐라 하건 간에 그 소년은 이곳 저곳 바쁘게 돌아다녔다. 힘이 부치면 잔일이라도 도우며 지내자 처음엔 고깝게 보던 뱃사람들도 이제는 나름대로 귀엽게 봐주며 일을 알려주는 모양이었다.


“보십쇼. 혼자 알아서 잘 살아남을 녀석입니다. 벌써 이들의 인정을 받아냈지 않습니까?”


“원래 아는 사람이었다고?”


“예, 조상이 신라인인데 나라가 망하면서 가문도 같이 망했답니다. 어쩌다 눈에 띄어서 잘 거두어 주고 있기는 한데···”


“부모는?”


젊은 사내는 고개를 살며시 저었다.


“그럼 제가 거둘 일도 없었겠죠.”


“전쟁인가?”


한국이 이 땅을 지배하고 난 뒤로 적어도 아사자는 없어졌다. 아무리 배를 곯아도 하루에 한 끼 정도는 먹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물론 병사, 사고사 등 다양한 원인들도 있겠지만 보통 사람들이 아사 다음에는 전쟁사를 떠올렸으니 그가 이렇게 떠올린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아뇨, 살해당했답니다.”


“··· 살해?”


“음··· 생각하시는 그런 사건은 아닙니다. 술 쳐먹고 우발적으로 발생한 일이지요.”


“하긴··· 그런 문제들 때문에 전하께서도 치안 유지를 위한 조직을 고민하신다고 하셨지.”


어지간한 규모의 도시들은 그냥 저냥 안정된 치안을 가지고 있다. 성에 주둔군이 있으니까. 하지만 새로 점령했던 장소, 작은 마을까지 치안유지군이 있을 리가 없었다. 그나마 최근이야 군수니 뭐니 하는 작자들이 내려가면서 관사 호위병이야 생겼지만··· 이들이 있다 해도 모든 사람들을 감시하는 것이 아니지 않은가.


특히 술집에서 그런 일이 일어나리라고 생각지도 못한 것도 있고··· 아니 설령 예상했더라도 술집 앞에 군인들이 얼쩡거리면 술맛이 떨어지지 않을까?


“여튼 가문이 망한데다 애 혼자 남아버리니··· 어쩌겠습니까? 애 혼자 농사를 지을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래서 거둬들였구만?”


“그래도 애가 활 하나는 곧잘 쏩니다. 그래서 산에서 이것저것 사냥해서 제 밥벌이는 다 하지요. 저는 그저 공부나 시켜주고 보살필 뿐이지요.”


“허··· 그렇게 똑똑하면 이번에 연 학교에 보내지 그랬나?”


젊은 사내는 머리가 인상을 찌푸리며 답했다.


“이미 보내 봤지요.”


“··· 어?”


“그리고 이 소식 듣고 자퇴했답니다. 어이구, 내 속아”


앞으로 10년 정도만 지나면 학교에 들어간다는 건 곧 신분 상승을 의미할 터였다. 아니, 정확히는 지금도 그런 풍조가 강했다. 학교에 가서 졸업만 무사히 해도 관료가 될 가능성이 상당했으니까. 그런데 이런 황금 밧줄을 스스로 걷어찬 것이 못내 아쉬웠다. 아니, 아쉬운 정도가 아니라 그 날 처음으로 회초리를 들었었다.


“허··· 참.”


중년 남성은 이해가 안 간다는 듯이 고개를 저었다. 그러다 문득 생각난 듯이 젊은 사내에게 말했다.


“아, 그러고 보면 저 놈··· 이름이 뭔가?”


“원래는 이름이 없었는데 저 놈이 활을 워낙 잘 쏴서 궁복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었습니다. 쩝··· 저 녀석이면 사관학교를 가도 성공할 것 같았는데···”








“정말 견고한 갑옷이로다···”


한 번 만지고 입어보는 것 만으로도 무인이라면 대충 알 수 있었다. 이 갑옷들은 자신들, 일본의 갑옷보다 월등히 뛰어나다는 것을.


물론 최고위 갑옷끼리 비교하면 그렇게 큰 차이가 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물론 더 발전된 방식을 한국이 가지고 있으니 밀리기야 하겠다만 그렇다고 해서 일본의 갑옷이 아주 뒤떨어진다고 하기에는 뭐했다.


문제는 한국이 이 갑옷을 ‘보급형’ 이라고 소개했다는 점이다. 보급형··· 이름만 들어도 그렇게 고급은 아니겠구나. 많이 생산해서 많은 사람들이 입게 하겠다는 그런 뜻이 딱 봐도 느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지간한 일본의 갑옷들에 뒤지지 않는 우수한 방어력이었다. 결코 일반 병사들에게까지 나눠 줄 만한 품질의 갑옷은 아니었다.


“탄정소필, 정말로 이 갑옷을 판다고 했다고?”


“그렇습니다, 이 소식을 먼저 병부경께 전해 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로서는 당연한 선택이었다. 눈 앞의 남자, 오시무라 아키타카(押村 哲尭)는 무려 병부성의 최고 자리인 병부경을 차지하고 있었으니까. 그 혼자 이 갑옷의 유용함을 역설하는 것보다는 해당 분야의 최고 권위자인 병부경을 끌어들이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


“이 갑옷이 30석··· 저것은 50 석이라···”


물론 저것은 고급형을 말하는 것이었다. 물론 이 고급형이라고 불리는 것 조차도 한국에서는 위관급에게 주어지는 것을 살짝 개량했다고 하면 무슨 반응이 나올지는 모르겠으나 어찌되었건 보급형에 비해 고급지기는 했다.


“이걸 무려 만 벌이나 팔겠다고 했다고?”


“그렇습니다. 저야 무관이 아니니 잘 모르지마는··· 이 갑옷을 입으면 사상자의 수가 크게 줄어들 겁니다.”


병부경은 고개를 가만히 끄덕이며 긍정했다. 확실히 이 방어구를 병사들이 착용한다면 희생자가 크게 줄 것은 당연했다. 기존의 방어구가 죽을 공격을 빈사상태로 만들어 준다면 이 방어구는 죽을 공격을 중상으로 만드는 정도였다. 사소한 것 하나에도 승패가 갈리는 전장에서 장비는 좋으면 좋을수록 좋았다.


“그야 그렇지···”


“물론··· 가격이 조금 비싼 것 같기는 합니다만···”


“그다지 비싼 것도 아니다. 저들이 말한 것과 같이 이 정도 품질의 갑옷과 철을 이 정도로 만들 수 있는 것은 저들 밖에 없을 테니···”


“일부러 가격을···!”


“아니지, 반대로 생각해라, 모리토모. 저들만 이 정도 수량으로 팔 수 있다. 저들 입장에서는 가격을 더 올렸어도 무리가 없었다. 오히려 우방국이라 이 정도 가격을 매긴 거다. 나름 합리적인 가격이지. 물론 천황 폐하와 나머지 대신들께서 어찌 생각하실지는 모르겠다만.”


“그거야···”


“물론 이들의 철은 놀랍다. 솔직히 말해서 이 만한 철을 만들어내려면 명인이 얼마만큼의 수고를 들여야 할 지 상상도 가지 않는군”


“그렇습니다!”


“그리고 그만한 값을 지불해야 한다는 것도 당연히 알겠지. 솔직히 나야 당연히 수락하고 싶긴 하지만··· 으음, 이건 내가 대신들과 천황께 잘 말씀드리겠네. 물론 자네의 공 역시 빼놓지 않고 다 고할 생각이야.”


“하하하, 제가 어찌 그런 것을 생각했겠습니까? 청렴하기 그지없는 병부경께서 그저 이것의 유용함을 알아 주십사 하고 이야기를 꺼낸 것뿐입니다.”


“쯧, 벌써부터 짠돌이들을 상대할 생각에 머리가 아파지는군···”








“저··· 정말 이것이 될 것이라 생각하십니까, 전하?”


충분히 될 것 같은데.


과학부의 연구원, 장인들은 하나같이 얼굴을 찌푸렸다.


“이게 그렇게 못할 일입니까?”


“하··· 아니, 솔직히 하려면 합니다. 아마 시간도 년 단위로 걸리고 돈도 최소 백만 석 이상 퍼부어야 하기는 하겠지만 할 수야 있겠죠. 그런데··· 정말 무례한 질문일 수도 있습니다만··· 도대체 이걸 왜 합니까? 이 계획에 들 철이면 그냥 마차철도 건축하는 것 그냥 더 빠르게 할 수 있습니다. 아니면 재무장 사업에 큰 도움이 될 거고요. 더구나 철은 녹슬지 않습니까? 그 거대한 시설을 어떻게 관리하실 생각이십니까?”


“철이 아닌 다른 금속이 필요하겠죠?”


“어떤 금속 말씀이십니까? 아무래도 철을 대체하면서도 수량이 그나마 있는 광석으로는 구리나 동 같은 것이 있겠군요. 하지만 전하께서 계획하시는 일에도 구리나 동이 많이 필요하지 않습니까?”


그야··· 그렇지. 동전이나 이런 거 만드려면.


“솔직히··· 저희 과기부의 연구원이나 장인들은 모두 전하를 존경하고 있습니다. 그 누구도 생각하지 않았던 길을 제시하시며 모두의 생활을 윤택하게 하는 성과를 내고 있으니까요. 그런 전하이신만큼 분명 이번에도 저희가 보지 못하는 무언가를 보고 계신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이건··· 지금으로서는 도저히 생각하기 힘든 사업입니다. 정 시행해야 한다면 탑만 세우면 될 것 같습니다만···”


음, 그건 안 되지. 내가 박쥐 때문에 고생을 좀 하다 와서 말이야···


이거 괜찮은 계획이라 생각했는데···.


솔직히 그렇잖아. 이 땅에서 초석을 얻기 위해서는 인도 쪽 수입 라인을 뚫던지 아니면 중국 쪽 초석 산지를 얻던지 그도 아니면 오키나와 남쪽에 있는 인광석 나는 섬으로 가던지 아니면 직접 생산하던지.


근데··· 두 번째는 논외로 치면 1, 2, 4번이 남는데··· 1, 4번은 항해 기술이 워낙에 발전해야 한다. 그걸 제외하고도 조금 정도는 이 땅에서 직접 생산을 해야 좀 안정적이지.


그래서 생각한 게 박쥐탑이다. 초석밭도 생각 안 한건 아닌데··· 우리나라는 장마가 너무 와서···


여튼 박쥐탑을 생각했는데 이게 바이러스 문제가 좀 있잖아? 그렇다고 좁아터진 곳에 가두기엔··· 좀 그렇고.


그래서 내 생각은 서해에 섬 하나 잡아서 그걸 통째로 새장으로 만들면 될 것 같았는데···


음··· 이건 아닌가 보다.


하지만 그래도 초석을 포기할 순 없는데··· 우리나라에서 할 만한 건 효율 더럽게 안 나올 초석밭하고 조류 탑 밖에는 없으니까.


작가의말

주인공... 도대체 무엇을 꿈꾸었던 것일까?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 작성자
    Lv.55 [탈퇴계정]
    작성일
    21.12.26 12:38
    No. 1

    거 몰살당하려고
    석궁이나 연노나 자동발사나 우선 그걸로 대안을 삼아야지
    백신도 없는데 몰살테크 당하려고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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