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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쓰는 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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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작품등록일 :
2021.05.12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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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1.23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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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농업혁신16

DUMMY

고연후는 묘한 표정으로 한국왕 이지영이 보낸 친서를 뒤적거렸다. 내용인즉슨 당나라에 사대할 예정이나 고구려와의 동맹은 변치 않을 것과 그토록 아끼던 동생의 소식 역시 실려있었다.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군···”


그토록 백성들에게 당나라에 대한 적개심을 심었으면서 이제와서 사대를 한다고 하니 그럴만도 했다.


“실리 외교를 하려는 것이 아닐지요.”


“선조의 방안을 그대로 답습하겠다는 건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고구려의 실리외교가 성공적이었던 대는 두 가지 이유가 있었다.


첫 번째로 고구려가 그 당시 만주의 유일무이한 지배자였고 강국이었기 때문이다. 한반도의 반 가까이 차지하며 약간이나마 인구 밀집 지역과 따뜻한 남부 지역을 차지할 수 있었고 만주지역의 지배권 역시 지금과는 비교하지도 못할 만큼 굳건했다.


두 번째 이유는 그 당시 중원이 분열되어있었기 때문이다. 5호 16국으로 시작된 그들의 분열은 몇 백년을 이어져 내려왔고 하나 된 중원이라면 모를까 나뉘어진 중원이라면 고구려의 힘을 결코 당해내기 쉽지 않았다.


결국 고구려는 그들에게 있어서 강력한 이웃이자 유능한 파트너였기에 이런 실리외교가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지금의 한국은···’


군사력이 그리 강한 것도, 그만한 생산력을 갖춘 것도 아니다. 물론 이전의 쪼개져 있던 시절에 비하면 괄목할 만한 성장이었지만 냉정하게 말해서 저 거대한 중원에서 굳이 신경 쓸 가치조차도 없었다.


그러한 고연후의 상념은 이어진 남자의 말에 말끔하게 걷혀졌다.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군요.”


“무슨 소리인가?”


“신이 생각컨데 이번 전쟁에서 한국의 얻은 수익 중 하나는 존재의 과시라고 생각됩니다. 그들은 이번 전쟁을 통해 당나라에 과시한 겁니다. ‘우리를 영원한 적으로 돌리면 너희의 뒤는 영원히 시끄러우리라’ 라고 말입니다. 물론 소신의 생각에 지나지 않지만···”


“··· 그렇게 볼 수도 있겠군”


‘··· 물론 우연에 의한 결과겠지만···’


그는 만주의 분열을 꾀하던 세력이 있었음을 대충은 예상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세력은 높은 확률로 한국이었다. 일이 중간에 이상하게 돌아가다보니 자신들이 고구려를 세워 만주를 통일하고 우호 관계를 맺는 방향으로 진행되었지만 말이다. 그런 점에서 미루어볼 때 이러한 존재감의 과시는 절대로 계획일 수가 없었다.


“쯧··· 그렇다고는 하나 조금 곤란하게 되었어. 이 일을 계기로 분명 한국과 불화를 빚으려는 족속들이 나올 것인데···”


“언제라도 나올 족속들이었습니다. 너무 심려치 마시지요.”


지금 한국의 힘으로는 고구려를 배신한다고 해도 얻을 만한 것이 없다. 아니, 오히려 역으로 잃을 것만 가득하다.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굳이 이런 친서까지 보낸 이유는 불필요한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해서이리라.


“그야 그렇지. 헌데··· 이 일로 얼마나 짧아질 것 같은가?”


“그리 큰 효과는 없을 것입니다. 저들은 아국이 단독행동을 할 가능성을 아예 배제할 수는 없으니까요. 설마··· 북방과 연대하실 생각이십니까?”


“글쎄··· 아직은 두고 봐야겠지.”






“이 일로 고구려의 여론이 갈리겠지요?”


“그렇습니다. 물론 그 여론이 극렬하게 갈리지야 않겠지만···”


한국정보부장, 한익철은 떨떠름한 기색으로 말을 받았다.


“사실 저는 아직도 의문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굳이 사대라는 번거로운 수단을 취해야 했는지···”


“그럴 필요는 충분했죠. 얻게 되는 기술적, 경제적 이익이 얼만데요?”


“허나 우방국의 여론이 분열되는 것은···”


“그걸 그리 신경써야 하는지 모르겠군요.”


어차피 이 일이 아니더라도 다른 꼬투리를 잡아 일어날 사람들이다. 오히려 일찍 일어나서 고구려 측에서 정리할 여유를 주는 것이 낫다.


오히려 나라를 다시 세워 왕권이 강한 지금이야말로 정적들을 쓸어버리기에 딱 좋은 때 아닌가? 아님 말고···


“일부러 친서까지 보내면서 알려줬는데 고깝다면 어쩔 수 없죠.”


“그야···”


솔직히 이마저도 안 보내려고 했는데 안 보내면 너무 이런저런 말이 많을 것 같아서 보내준 것이다.


“뭐, 그건 중요한 일이 아니지요. 정작 중요한 일은 따로 있지 않습니까?”


이미 한국 정보부는 이 한반도 내에 깊게 뿌리를 내린지 오래다. 그리고 그것으로 인한 데이터는 이미 차곡차곡 쌓여서 각종 정책 수립에 큰 도움을 주는 중이고. 그리고 이번에 데이터를 쓸 만한 것은 다름아닌 상단의 창설이었다.


“예, 전하. 전하께서 명령하신 대로 국내의 대형 상단을 비롯하여 각종 상단의 정보와 일반 신민들의 생활 수준 및 자주 구매하는 물건 등을 모두 조사하였습니다. 다만 전하께서 최근 진행하시는 사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어찌 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건 굉장히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니 괜찮습니다. 우선은 경기도 쪽 자료부터 보도록 하지요.”


상단의 창설, 솔직히 지금 상단을 창설하는 이유는 화폐 때문이라기보다는 여론전의 색이 짙었다. 솔직히 화폐를 제대로 굴리기 위해서는 누구라도 ‘아 쌀로 거래하니 불편하구나’ 정도의 느낌은 들어야 한다. 헌데 일반 신민들이 쌀로 거래를 할 일이 얼마나 있을까? 물건은 한 번 사면 부러질 때까지 쓰고 옷이나 그런 것은 만들어서 입는다. 먹을 것은 그냥 자체적으로 농사를 지어다 먹고 어쩌다 한 번 고기를 사 먹을 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화폐의 유용함에 대해서 백날 떠들어봐야 아무런 의미가 없다. 물론 이 상단 창설이 화폐 개혁의 밑걸음이 되겠지만··· 그건 좀 나중의 이야기.


내 상단이 널리 퍼진다는 건 그 만큼 소문을 내줄 인력이 국토 구석구석에 퍼진다는 말이 된다. 물론 지방 관공서에서도 벽보를 붙인다던지 할 테지만 딱 그 정도 노력밖에는 할 수 없겠지. 할 일도 많은 그들한테 이런 짐을 떠넘길 생각도 없기는 하지만.


나는 여기서 반 영구적인 삶을 살아가야 한다. 정확히 몇 년이 될 지는 모르겠지만 현대에서의 인생이 30년을 넘지 않았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내게는 반 영구적인 삶이 맞는 셈이지. 그리고 그 반 영구적인 삶 중에서 거의 대부분을 이 옥좌에 앉아서 보낼 거다.


당연한 말이지만 그만큼 탄탄한 지지기반을 갖추어 놔야 한다. 믿을 만한 사람 한 두명, 믿을 만한 가문 한 두개 정도로는 턱도 없이 부족하다.


하지만 ‘대중’을 내 편으로 삼는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 누가 내 자리를 노리려거든 수백, 수천만의 대중을 뚫고 들어와야 할 테니까. 물론 강제적인 방법으로 내 자리를 취할 순 있겠지만 그랬다가는 온 신민들이 모두 일어날 가능성까지 생각해 두어야 한다.


그 이외에도 내가 펼치는 정책이 수월하게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대중이 나와 함께 움직여주는 편이 훨씬 편하다. 여러모로 이런 수고를 들일 가치는 차고 넘친다는 것이다.


여튼 나는 이런 상단 창설을 위해 나름 차근차근 준비해 나가고 있었다. 이 상단은 나중에 기업이 될 것이고 내 또 다른 지지기반이자 힘이 될 테니까.


“의외로 수도권은 생활 수준이 높군요?”


다른 지방은 아까 내가 말한 것이 대부분일 텐데 그래도 한 나라의 수도와 그 인근지방이라 그런건지 수도권에서는 나름 경제활동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었다. 어디까지나 상대적인 것에 불과하지만 한 지방이라도 경제활동다운 경제활동이 일어나는 것 자체가 고무적이었다.


솔직히 지금 보았을 때 가장 만만한 것은 바로 섬유사업이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대규모 목화 재배와 현대처럼 사이즈에 맞는 옷을 파는 사업이랄까···


문제라면 지금 목화가 없다는 점. 목화 대신 삼베나 기타 등등의 섬유를 이용해서 짜 볼까도 생각중이다. 이렇게 하면 천 자체가 아닌 천으로 옷을 가공하여 파는 것이기 때문에 일반 가정에서 가내수공업을 하는 이들의 경제에도 급격한 충격을 주지 않고 진행할 수 있지 않을까? 까놓고 말해서 일정 품질 이상의 삼베 원단을 위탁생산하는 식으로 구매해버리면 일반 신민들에게는 엄청난 부담까지는 아니지 않을까 싶다.


그 이외에도 강철을 이용한 여러가지 도구 및 비누나 화장품, 초 등등··· 수 많은 일상용품을 생각하고 있었다. 물론 가장 먼저 시행할 것은 바로 의류 사업이었지만


그나마 수도권의 생활 수준이 높아서 이러한 물건들이 어느정도는 팔리겠다는 계산이 섰다. 아무리 좋은 물건을 싸게 공급하려고 해도 이 시대의 대량생산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었다. 즉, 신민들의 생활수준이 최소까지는 받쳐주어야 한다는 것이었고 그나마 서울을 비롯한 경기도 일대는 이에 부합했다.


“그 이외에도 부산, 전주, 평양 일대가 나름 생활수준이 높군요.”


“그렇습니다. 그 외의 다른 지역은 대동소이하나 이들 지역은 유의미한 생활 수준을 갖추고 있습니다.”


“좋군요. 우선 수도권부터 시작해서 차츰 퍼트려 나가야겠어요.”


이미 정보부의 예산중 2할은 상단 창설에 투입되고 있었다. 물론 그것으로는 택도 없이 모잘랐지만 그럼에도 이미 상당 부분이 진행된 상태였다.


“여러 상인들의 준비는 모두 끝났나요?”


“예, 전하. 이미 유능하지만 신세를 망친 자부터 시작해서 전하께 절대적인 충성을 바치는 자들 위주로 구성하였고 이미 이들이 전국을 돌아다니며 조사를 하고 있습니다. 지금 전하께서 보시는 자료들도 이들의 도움이 아주 컸습니다.”


“역시 상인들이라 그런지 아주 눈이 좋네요. 기대가 되는데요?”


“허나 기존 상단과의 마찰은 어찌하실 생각이십니까?”


그로서는 당연한 걱정이었으나 나는 크게 걱정되지는 않았다. 애초에 내가 팔고자 하는 품목들이 대부분 기존의 상단과 겹치지 않는 것도 있었지만 만일 겹친다고 하면 압도적인 자본력과 권력으로 찍어 누를 수 있었다. 아니, 애초에 그게 아니고서라도 나는 그들과 경쟁하여 이길 자신이 충분히 있었다.


만일 그들이 망하게 생겼으면 휘하로 받아들여버리면 된다. 어차피 상단주와 그 일부만 쳐내면 나머지 상단의 인원들이야 그대로 흡수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 그들 상단을 내가 적당히 봐주면서 각자 일부 산업에 특화된 상단으로 키워버리면 그만이었다.


오히려 경제를 내 입맛대로 주무르려면 그들이 내 영향력을 강하게 받아야 하니까 이게 나을지도 모르겠다.


“너무 걱정 마세요, 정보부장. 설마 그 정도도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요?”


나는 항상 그럴싸한 계획을 가지고 있다.


··· 이렇게 말하니까 뭔가 불길한데?


작가의말

10만원 짜리 주식 1000만원으로 불려봐야 회사에서는 신경도 안 쓰는 그런 상황...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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