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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님의 서재입니다.

다시쓰는 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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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작품등록일 :
2021.05.12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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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1.20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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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농업혁신15

DUMMY

“과연, 그리 한다면 확실하게 생산량의 증대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입니다. 거기에 아국이 이제 질 좋은 강철을 생산하지 않습니까? 우수한 강철 농기구를 보급한다면 더욱 좋을 것입니다.”


그 말에 제강청장의 얼굴이 거무죽죽하게 죽어갔다. 이미 제철소는 한계에 가깝게 돌리고 있었고 제2 제철소가 건립된다고는 해도 마차철도의 보급, 신규 병장기의 제작 등으로 향후 1~2년 가까이는 여유분을 만들 생산력이 되지 못했다.


인력과 시설을 한계까지 끌어내고 있다고 봐도 좋을 제강청에 또 다른 일거리를 주려 하는 셈이니 저런 반응이 이해가 되었다.


“그 계획은 향후 몇 년간은 무리입니다, 차관. 이미 정해진 강철의 쓰임새만 해도 공급량이 부족하니까요. 그렇지요, 청장?”


“그, 그렇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만··· 제2 제철소가 건립되고 인력을 최대로 활용한다고 한들 1년에 800톤의 생산량을 넘길 수 없습니다. 더군다나 이미 실험을 하기는 했지만 실제 생산에 들어가는 것은 처음이라 공정의 숙련도 문제도 있습니다. 여러 장, 차관님들의 요구를 모두 수용할 만한 생산량을 만들어내는 것은 무리가 있습니다.”


“그것이 문제라면 제 3 제철소를 건설하면 되는 문제 아닙니까?”


··· 너 돈 많아?


솔직히 끝까지 쥐어짜면 제철소 하나 정도는 더 세울 돈은 될 거다. 근데 굳이 그렇게까지 해야 할 필요성은 없다. 이미 대부분이 그냥저냥 쓸 만한 정도의 철제 농기구를 관공서에서 대여받아 사용하고 있는 만큼 굳이 1순위에 올려놓을 필요성이 없기 때문이다.


“여러가지 문제로 그건 허용할 수가 없군요. 여튼 농업에 관한 부분은 수차의 개발과, 비료 및 모종법의 개발로 방향을 잡겠습니다. 만일 비료 및 모종법이 자리잡는다면 모내기법 도입은 조금 여유롭게 진행해도 됩니다.”


비료하고 모종만 해도 지금 생산력의 4할은 끌어올릴 수 있다. 거기다 비료를 사용하게 되면 굳이 휴경이라는 비효율적인 방식을 취할 필요가 전혀 없어진다. 쉽게 말해서 똑같이 1년 농사를 지으면 1.4 배의 증대가 있겠지만 2년차가 넘어가면 양 측의 생산력은 못해도 두 세 배 정도는 차이가 나게 된다.


아니면 기초적인 생산력이 늘어나니 국토 일부를 상품 농업으로 전환해도 되는 일이고··· 여튼 도입만 되면 여러모로 기존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것임에는 분명했다.


국토부의 보고가 끝나고 그 다음으로 외교부의 보고가 이어졌다.


“현재 아국은 고구려와 굳건한 동맹을 맺었고 열도와도 역시 우호관계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또한 당나라와도 정전협약을 맺었고 그 외의 나라들과도 큰 마찰을 일으키지 않고 있습니다. 현재 아국의 외부는 안정된 상황이라고 감히 보고드릴 수 있습니다.”


“그건 다행이군요. 내치에 전념할 시간을 벌었으니까요.”


“실로 그렇습니다. 고구려와의 동맹은 못해도 100년은 갈 것이고 당나라 역시 서부전선에 군을 집중하느라 적어도 10년 동안은 다시금 동부를 바라볼 여력은 없을 것입니다.”


“그렇겠지요. 당이 거대하다고는 하나 뽑아낼 수 있는 물자는 무한이 아닙니다. 거기다 상대하는 이들도 하나같이 거대한 제국들 아닙니까. 고구려와의 동맹 역시 부인이 살아있을 때 까지는 문제가 없을 가능성이 높으니까요.”


내 말에 이은은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멈추어 설 수는 없습니다. 아국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계속해서 움직여야지요.”


“방안이 있습니까?”


그래도 우리나라에서 외교능력이 가장 좋은 이은이었기에 내심 좋은 방안이 나올 것을 기대하고 물었다. 그리고 그 답변은 그 누구도 생각지도 못한 것이었다.


“전하께서 기술과 효율에 지속하여 관심을 주시는 이유는 물자도, 인구도 모자란 아국이 저 강력한 고구려나 거대한 당을 맞상대하기 위해서는 최대의 힘을 이끌어내야 하기 때문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그 말에 나는 내 옆의 그녀를 살짝 바라보았다. 이런 주제가 나올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한 탓인지 그녀의 얼굴은 흔들리고 있었다.


“틀린 말은 아니지요. 적이 하나로 하나의 힘을 낼 때 우리는 하나로 못해도 다섯의 힘은 내어야 합니다. 그래야 계속해서 버티며 적을 물러서게 할 수 있지요.”


중요한 것은 버티며 물러서게 하는 정도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냉정하게 판단해서 우리가 한반도의 개발을 모두 끝낸다고 하여도 당에 대한 공격전쟁은 사실상 불가능, 최하책에 가까웠다.


“그걸 위해 전하께서는 능력만을 보시고 인재를 뽑으시며 체계적인 교육을 통하여 인재를 기르시고 여러 기술의 발전에 몰두하고 계십니다. 허나, 왜 앞장선 기술을 받아들일 생각은 하지 않으십니까? 아국 내부에서 이리 힘내고 외부에서 선진 기술을 받아들인다면 아국은 더욱 빠르게 강성해질 수 있을 것입니다.”


“선진 기술이라면 당나라 입니까?”


내 말에 이은은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그렇습니다. 그 누구도 감히 당의 기술이 가장 앞선 것이라는 것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비록 전하께서 즉위하시어 여러 기술의 발전에 힘써 몇몇 기술은 당을 넘어섰으나 아직 전체적인 기술력을 본다면 아국은 당에 뒤떨어집니다.”


“허면 어찌하면 좋겠습니까?”


“간단합니다. 당에 사대하고 유학생들을 보내어 그들의 앞선 기술을 모조리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의 말이 끝나자 회의실은 잠시 정적에 휩싸였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고성이 튀어나왔다.


“말도 안 됩니다, 전하! 아국은 험난한 산맥지형이고 북방 만주의 강력한 기마병이 우리의 가장 든든한 아군인데 어찌 적국에 고개를 숙인단 말입니까!”


“저 역시 그리 생각합니다. 당에 사대한다는 사실이 알려진다면 민심이 흔들릴 수도 있습니다. 차라리 지금의 형세를 유지하는 것이 옳습니다.”


화를 못 이겨 버럭 소리를 지른 것은 육군장관 사혁이었고 그나마 온건하게 말을 꺼낸 것은 재무장관 설차였다. 나를 제외한 한국의 1, 2인자가 모두 반대를 한 것이다. 그리고 그 외 대부분 장, 차관들의 안색이 별로 좋지 않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은은 꿋꿋하게 말을 이어나갔다.


“우리의 힘이 강했더라면 오히려 전선을 유지하며 역으로 중원을 치고 들어갔겠지만 그러하지 않았습니다. 왜 입니까? 바로 우리가 약하기 때문입니다. 약자가 강자에게 고개를 숙이는 것은 당연한 이치입니다. 오히려 그렇게 고개를 숙이고 강자를 배운다면 지금 당장은 무리여도 우리의 후손들은 그 강자를 뛰어넘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모자란 소신의 생각입니다만··· 감히 여쭙겠습니다. 사실 전하께서는 당에 사대할 생각이 있으셨지 않습니까?”


꽤 눈치가 좋았다. 맞다. 나는 당에 사대하는 것 역시 하나의 계획으로 세워두고 있었다. 사혁이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나를 쳐다보았지만 나는 그저 씨익 웃기만 했다.


“전하··· 정말이십니까?”


내 곁의 그녀 역시 당황한 듯이 나를 바라보았다. 나를 바라보는 그 눈동자는 전에 없이 흔들리고 있었으나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분명 생각은 해 두고 있었지요. 그리하여 굳이 고구려가 태왕을 칭하고 폐하를 칭할 때 고는 그저 국왕으로 남아있던 이유입니다. 지금 상황에서 굳이 칭제를 할 필요는 전혀 없으니까요. 그리고 아국이 고구려와 혼인동맹이고 한 차례의 전쟁에서 판정승을 거두었으니 만일 우리가 사대한다고 해도 당의 간섭은 전혀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무릇 사람이란 어려울 때 손 뻗어준 자를 기억하는 법. 우리가 사대한다면 당은 못해도 10만의 군대를 서부전선으로 돌릴 수 있게 됩니다. 그런다면 전쟁은 더욱 격화되겠지요.”


애초에 사대관계 자체가 형식적인 것에 지나지 않는다. 오히려 무역을 통해 우리쪽으로 이득을 끌어온다면 안 할 이유도 없었다.


물론 그런 내 속을 알 리가 없으니 내 옆의 아리따우신 부인은 눈동자가 사정없이 흔들리고 있었지만. 나는 조용히 그 손을 꼭 쥐어주었다. 설마 내가 글러먹었다고 해도 신혼인데 처가에 전쟁이라도 걸겠냐고.


“그래도 고구려에 연락 정도는 해야겠군요. 불필요한 오해는 사고 싶지 않으니까요.”


“전하! 정녕 그들과 손을 잡으실 생각이십니까!”


“손을 잡는다기보다는 피를 빤다는 표현이 정확하겠군요.”


인구는 못 해도 열 배 차이, 땅 역시 그에 비슷하게 차이가 나리라. 그런 그들과 동일선상에 서는 것 자체만으로도 우리에게는 큰 무리다. 소위 말해서 우리가 못난 게 아니라 저쪽이 너무 잘난 것 이라는 말이 맞아 떨어지는 것이다.


“중원이 있는 한 편안한 날은 없을 겁니다. 그들을 갈기갈기 찢어 놓아야지요···.”


하나 된 중국은 그 자체로 재앙이다. 마치 거인의 발걸음에 주위의 땅이 진동치는 것처럼 우리에게는 중국의 행동으로 인한 영향력이 엄청났다. 과거에서도, 현대에서도 그랬다. 우리가 무엇을 하더라도 절대로 하나 된 중국만은 절대로 존재해서는 안 된다.


“이 쯤하면 고의 뜻은 대충 알아들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외교장관은 이 일을 맡아서 수행하면 될 것 같군요. 그리고 하는 김에 대 중원 정보망을 조금이라도 강화하면 좋을 것 같구요.”


“예, 전하. 반드시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내겠습니다.”


“믿음직 하군요. 헌데 유학생의 선별은 어찌 할 생각입니까?”


이 유학생이라는 것은 양날의 검이다. 잘만 하면 앞선 문물을 빠르게 받아들일 수 있는 기회이나 잘못 쓰면 국가의 주요 인재들에 친중파, 친러파 등 외부 세력의 인사를 심게 되는 꼴이 나게 되니까.


물론 우리가 구한말처럼 극단적인 계획이 필요한 상황이면 이런 문제점은 그다지 중요한 것이 아니었으나 까놓고 말해서 우리와 당의 기술력은 그렇게까지 크지 않다. 앞서 말했듯이 일부 기술은 오히려 우리가 앞서 있으니까.


“본래는 학교의 유망한 학생들로만 구성하려고 하였으나 너무 어린 것이 문제가 될 것 같아 아국에 굳은 충성심을 보이는 관료와 유망한 학생들을 섞어 구성할 생각입니다.”


“과연··· 관료들로 하여금 어린 학생들이 무분별하게 중원을 숭상하는 것을 막겠다는 뜻이군요?”


음··· 그게 딱 딱 맞아떨어지면 참 좋을 텐데 말이지. 그거야 뭐 저들이 잘 해 놓겠지. 나는 최후 검토만 하면 된다.


“장관이 잘 하리라 믿지요.”


“감사합니다, 전하.”


그너저나 사대라··· 이건 또 어떻게 약을 팔아서 써먹어야 하려나? 이젠 무작정 ‘당나라가 나빠요! 우리 힘을 모아요!’ 는 통하지 않는다. 그렇게 적대적인 여론이 형성되고 그게 당에 알려지면 오히려 역효과만 나니까.


작가의말

본격적으로 기술 카짓...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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