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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작품등록일 :
2021.05.12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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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0.12 0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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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혁신4

DUMMY

“내가 지금 잘 못 보고 있는 건 아니겠지?”


진하는 끓어오르는 화를 가까스로 참고 전령에게 되물었다. 만일 국왕이 보낸 전령이 아니었다면 허리춤에 매달리 검으로 바로 목을 쳐줬으리라.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그는 태연히 답했다.


“보시는 그대로입니다, 진하 소장님.”


“어떻게, 어떻게 이럴 수 있나! 어떻게!”


그 두꺼운 원목 책상이 우지끈 하는 소리와 함께 반쯤 금이 갔지만 그는 흔들림 없는 눈길로 진하를 응시하며 말했다.


“그건 소장님께서 판단하실 부분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상부에서 소장님께서 생각하신 것 정도는 고려하셨을 겁니다.”


“내가 이곳의 지휘관이다! 내가! 내가 판단하지 않으면 누가 판단한다는 거냐!”


“그야 당연히 전하시죠. 소장님, 잊으신 것입니까 아니면 알고도 그러는 것입니까?”


전령의 말에 진하는 이를 갈며 그를 노려보았다.


“소장님의 마음은 십분 이해하나 상부의 생각은 다릅니다. 지금 아국의 사정이 어떤지 아예 모르시지는 않을 테지요.”


“······.”


그의 말에 진하는 침묵했다. 확실히 정보에 따르면 아국은 현재 팽창을 할 사정이 아니라고 했었던 기억이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새로 얻은 영토의 관리까지 포기하려 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지만.


“소장님, 더 늦기 전에 명령을 받들어 철군하십시오. 더 늦어지면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겁니다.”


들려오는 전령의 말에 진하는 가만히 눈을 감았다. 솔직히 말해서 이번 일로 실망이 큰 건 사실이었다. 분명 그는 강한 나라와 군대를 만들겠다고 했었다. 하지만 냉정히 말해서 지금의 한국이 이전보다 더 강한 나라이며 강한 군대를 지녔는지에 대해 생각하면 의문이 들었다.


‘만일 세력을 일으킨다면···’


지금 남은 병력은 대략 7천 후반에 이른다. 만약 자신과 남연해주 현지와 협력해 세력을 일으킨다면··· 불가능 할 것 같지도 않았다. 문제는 이 7, 8천에 달하는 병력이 자신의 손을 들어 줄지를 생각하면 그건 의문이었다.


집도 가족도 모두 한국에 있는 그들이 진하의 손을 들어준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으니까.


진하는 끓어오르는 속을 꾹꾹 눌러참고서는 전령에게 답했다.


“··· 그러도록 하지.”


“현명하십니다, 소장님. 그럼 전 이만 물러나 보겠습니다, 충성”


“··· 그래, 충성”


전령이 나가자 진하는 의자에 등을 기대고 눕다시피 했다.


“이게 잘한 일인지 모르겠군···”










“그래요, 진하 소장이 후퇴를 하겠다 했다고요.”


내 말에 그는 고개를 숙이며 답했다.


“그렇습니다, 전하. 아무래도 괜한 걱정이었던 것 같습니다.”


나는 조용히 젓가락을 들어 치킨을 한 조각 입에 넣었다. 치킨이 입에 들어오자 바삭바삭하고 촉촉한게 기분이 살짝 나아졌다.


“그대도 닭튀김을 좋아하나요?”


“그렇습니다, 전하. 한 달에 두 번 정도는 먹고 있지요. 먹을 때마다 늘 전하의 은혜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아부를 살짝 섞어 말하는 그의 모습에 나는 쓰게 웃으며 되물었다.


“그럼 식은 닭튀김은 어떤가요? 다 식어서 눅눅하고 고기에선 누린내가 나는 그런 닭튀김. 당연히 싫겠죠? 사람에 따라 버리고 새로 사고 싶은 사람도 있을 거에요.”


내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알아챘는지 그의 표정이 살짝 굳어졌다.


“고의 조치는 그 갈등 사이에서 살짝 무게추를 얹어 주었을 뿐이랍니다. 만일 그리하지 않았더라면 최악의 경우가 일어났을 수도 있겠지요.”


남연해주를 방치하는 것과 남연해주가 반란을 일으키는 것은 엄연히 다른 문제다. 지금 상황에선 반란을 진압할 여력도 만들기 힘든데다 그 반란에 고구려가 개입한다거나 하면 문제는 더더욱 골치아파진다.


“그래서 친위대를 호위로 붙여 주신 것입니까?”


“예, 존재만으로도 압박이 될 테니까요. 물론 그에 대한 반발도 있겠지만··· 그 정도는 감수해야지요.”


내가 신도 아니고 모든 것을 얻을 순 없다. 하나를 얻으면 하나는 포기할 줄 알아야지. 아니, 생각해 보니 신이라는 사람도 모든 것을 원하는 대로 얻을 수 있는 건 아니었다. 대표적인 예로 디아나가 그랬지. 그녀처럼 무궁한 능력을 가진 존재도 그런데 하물며 나는 오죽할까. 제 주제 파악은 해야지.


“다행이군요, 그들이 나설 일이 없어서.”


“그들이 나설 상황까지 만들만큼 그는 멍청하진 않을 테니까요.”


그가 반란을 일으키면 굉장히 골치 아픈 상황이 발생하는 것은 맞지만 딱 거기까지가 한계다. 남연해주 땅만 가지고는 백날 노력해봐야 한반도의 생산량을 넘어가지 못 할 테니까.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체급 자체가 다른 것이다.


“음, 수고하셨습니다. 먼 길 오고 가느라 힘드셨을 텐데 이제 가 보셔도 좋아요. 조금 쉬고 가족도 만나야지요?”


내 말에 그의 표정이 확 밝아지며 미소가 만개했다. 직접 여행이란 걸 해보니 아직은 여행 자체가 상당히 불편하다는 것을 몸이 깨닫게 되었다. 분명 그도 마찬가지였겠지.


“배려에 감사드립니다, 전하. 그럼 이만 물러나겠습니다.”


그가 휴식을 취하러 간 후 나도 곧바로 겉옷을 입고 집무실에서 나왔다. 어느새 한낮이 된 것인지 태양이 쨍 하니 내리쬐고 있었다. 그 따사로운 빛이 기분 좋아서 잠시 일광욕을 즐기고 있으니 유현철이 다가왔다.


“청장, 잠시만. 한 10 분만 기다려 주실까요?”


하지만 모처럼 딱 기분 좋을 정도의 햇빛에 매료된 나는 지금 당장 움직이고 싶지가 않았다. 잠시 이대로 여유를 즐기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았다.


충분할 정도로 즐긴 후 나는 그를 따라서 공방으로 향했다. 공방의 근처만 갔을 뿐인데 금새 후끈해지는 것을 느낀 나는 겉옷을 벗어 친위대에게 맡기고 손수건으로 입과 코를 감쌌다.


솔직히 이것이 어느 정도로 효과가 있을지는 모르겠다마는 적어도 아무런 조치 없이 들어가는 것보다는 나으리라.


“전하께서 전로를 실제로 보는 것은 처음이지요?”


“아··· 그렇군요. 돌아올 때도 제철소는 방문하질 못 했으니.”


어떻게 보면 내가 가장 사활을 건 사업 두 가지 중 하나였다. 적어도 제철소 건설 현장은 좀 방문했어야 했는데 갑자기 후회되었다.


“걱정하실 것 없습니다. 그곳에 설치되는 전로와 이곳의 전로는 완전히 똑 같은 물건이니까요. 자··· 이곳을 보시면···”


그의 설명을 들어보니 철의 생산과정은 대강 이러했다. 우선 고로에서 철을 뽑아낸 다음 그 쇳물이 길을 따라 전로까지 흘러간다. 그러면 전로에서 다시 제련한 다음 괴 형태로 만들어 필요한 곳으로 보내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것이 생산된 강철로 만든 검입니다. 새로 만들 병사들의 군검 제작과정과 똑 같은 과정을 거쳤지요. 철 자체가 품질이 워낙에 뛰어나다 보니 기존의 철로 만드는 것보다 훨씬 뛰어나고 제작 시간도 적게 걸립니다. 자, 여기에 기존의 군검이 있으니 한 번 비교해 보시지요.”


나는 두 자루의 검을 받아들었다. 확실히 같은 제품이다 보니 무게중심이나 그립감은 그다지 차이나는 것 같지는 않았다. 이 강철검으로 기존의 철 검을 내리치면 확실히 드러날려나? 그 전에 정보를 비교하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았다.


[아이템 정보]

철제 군검(일반)

<철로 제작한 한국의 병사용 군검. 개량 작업을 거쳐서 더욱 편안하게 손에 쥘 수 있게 되었다.>

공격력+7


[아이템 정보]

강철 군검(일반)

<강철로 제작한 한국의 병사용 군검. 질 좋은 강철로 제작하여 기존의 군검에 비해 내구성과 절삭력 모두 상향되었다.>

공격력+12


놀랍게도 강철 군검은 철제 군검에 비해 공격력이 무려 5나 높았다. 5라고 하면 작아보일 수도 있겠으나 퍼센트로 따지면 대략 70% 이상은 높은 것이었으니 절대로 무시할 수치가 아니었다. 그리고 전장에서는 더더욱 그렇겠지.


“자 여기 철판이 있으니 한 번 시험해 보십시오.”


나는 사양하지 않고 철판에 검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한 수십 번 휘두르니 두 검의 차이가 확실하게 드러났는데 우선은 강철제 검으로 시험한 철판의 상태가 더 심하게 망가져 있었다. 반대로 철제 검은 날이 상한 부분이 꽤 있었지만 강철제 검은 상대적으로 그런 부분이 덜하였다.


확실히 내구성이나 절삭력에 있어서 강철제 검이 우위에 있었다. 직접 전장에서 싸우는 병사들에게는 분명 생사를 가르는 차이일 것이다.


“훌륭하군요.”


“감사합니다, 전하. 이 강철으로 얼마나 많은 일을 할 지 기대가 되는군요.”


나는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당장 해야 할 일만 해도 새로운 무장을 만드는 일부터 강철제 농기구, 마차철도의 철로가 있었다. 하나하나 다 굵직한 일인만큼 제철소가 제대로 굴러간다면 하나 더 추가건설 할 생각까지 하고 있었다.


설계 당시에 한 번 가동시킬 때 대략 1톤의 강철을 얻게 설계했다고 한다. 하루에 한 번 내지 두 번이 한계일 테니 생산량은 많이 쳐줘도 700톤 내외겠지. 그걸로 수요를 모두 감당할 수 있을지는 솔직히 조금 의문이었다. 물론 철로 건설이 완성되면 그 문제는 해결되겠지만 철로 건설이 1, 2년 걸리는 것도 아니고 하나만 건설할 것도 아니니까.


내가 보기엔 못해도 최소 15년은 걸릴 사업이었다. 그리고 제철소 하나로는 그 15년동안 철 부족에 허덕이며 살 것이 분명했고. 너무 많이는 필요 없고 살짝 여유분이 남는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주요 전략 자원으로서 비싸게 수출도 해서 돈도 좀 땡기고 비축분도 남겨놓고 그래야지.


“앞으로도 힘써 주세요. 이 강철이 끝이 아니라 시작이 되리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물론입니다, 전하. 신이 온 힘을 다해 이 나라의 철강 산업을 발전시키겠습니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계속해서 공방을 둘러보았다. 후끈한 공기 속에서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대장장이들은 망치를 비롯한 도구를 결코 놓지 않으며 일을 계속하고 있었다. 물끄러미 그들을 바라보던 나는 품 속에서 작은 주머니를 꺼내 유현철에게 내밀었다.


“이건···?”


“다들 고생하는데 오늘 업무 끝나고 회식이라도 하세요. 주머니 안에 있는 거 다 써도 되니까 비용 걱정은 마시고.”


주머니 안에는 은이 가득 들어있을 테니 이만한 사람들이 먹고 마시며 즐기기엔 무리가 전혀 없겠지. 남은 건 보너스 개념으로 나눠가지면 될 테고. 솔직히 홧김에 내밀기는 했지만 후회는 하지 않았다. 나라를 위해 저렇게 구슬땀을 흘리는 이들에게는 그만한 대우를 해 주어야 하니까. 그리고 주머니 꺼내서 은 나누고 있는 것도 모양 빠지는 일이고 말이다.


“감사합니다, 전하. 다들 기뻐하겠군요.”


“그러면 다행이고요.”


작가의말

않이 가난한데 저렇게 돈을 팡팡 쓰면 어떡합니까... 국왕님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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