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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쓰는 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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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작품등록일 :
2021.05.12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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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9.20 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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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남북동맹13

DUMMY

댕~댕~댕~


“비상! 비상! 비상! 대기조는 즉시 성벽방어에 나서!!!”


나름 평화롭던 주둔지에 종소리와 함께 욕설 섞인 고성이 난무하자 진하는 지긋지긋 해 하면서도 투구와 갑옷을 갖춰입었다.


“상황 보고해”


“근무 중 서북 방면에서 병력의 이동을 확인했습니다. 적 병력은 대략 천 명 정도이며 보시다시피 목표는 아군 주둔지인 것 같습니다.”


“후우···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군. 방어태세를 갖추고 맞이해라”


“알겠습니다!”


이 곳에 온 지도 벌써 몇 달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그리고 진하의 예상과 전혀 다르게 이곳은 ‘한적한 후방’ 이 절대로 아니었다.


이민족 경기병, 궁기병이 시도때도 없이 공격해오는 이곳이 어딜 봐서 한적한 후방이라 할 수 있을까.


얼마 되지 않아 이민족 기병들은 알 수 없는 고함소리와 함께 주둔지를 맹렬하게 공격하기 시작했다.


특별한 공성병기, 사다리? 이들에게는 그런 것이 필요 없었다. 그저 멀리서 화살이나 불화살만 쏴도 한국의 입장에서는 대항할 만한 수단이 없다시피 했으니까.


‘이대로면 먼저 지쳐 떨어지는 것은 이쪽인데···’


하루에도 수십의 사상자가 나오고 있다. 반면 적들은? 모르기는 몰라도 한국군보다는 적은 사상자가 나오고 있겠지.


“적 불화살 식별! 소화조는 당장 모래와 물을 준비해!!!”


“방패 들어!!!!”

특히나 한국군에게 가장 무서운 것은 바로 사정없이 날아오는 불화살이었다. 일반 화살과는 다르게 주둔지에 화재가 날 가능성이 있는 무기였기에 일반 화살과는 그 위험성의 격이 다르다고 할 수 있었다.


정식적으로 쌓은 성벽도 아니고 목책과 천막이 전부인 주둔지인지라 화재에 너무나 취약한 탓이었다.


“소장님, 이대로라면 얼마 버티지 못합니다. 이곳은 적의 영토입니다. 벌써 사상자가 일천에 가까이 이르고 있습니다. 무언가 대책이 필요합니다.”


“그렇다고 후퇴할 셈입니까? 상부에서는 절대로 용납하지 않을 것입니다.”


진하의 그 말에 참모는 답답하다는 듯이 가슴을 두드렸다.


“유감스럽지만 아군에는 더 이상의 여력이 없습니다! 아시지 않습니까!”


“목소리가 너무 큽니다. 병사가 들으면 어쩌려 그러십니까”


참모, 정일 소령은 진하의 말에 목소리를 낮추고 다시 말했다.


“마땅한 해결책이 없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보급품 수송조차 어려워질 겁니다. 보급로조차 유지되지 않는 이곳을 계속해서 지킬 순 없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상성에서 너무나 뒤쳐진다는 점이었다. 상대는 경기병과 궁기병으로 이루어진, 기동력과 원거리 화력을 모두 갖춘 군대였고 이쪽은 보병에 궁병, 그리고 낮은 목책이 전부였다.


적들은 갑자기 와서 한 두발 정도만 살을 쏘아붙이고 가는지라 한국의 궁병이 전투준비를 갖추고 대응하려 할 때 쯤이면 이미 적은 사정거리 밖으로 물러나 있었다. 이런식의 전투가 계속되다보니 한국군의 사기는 말이 아니었다.


“이미 상부에는 보고를 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달라지지 않을 것 같은데···”


“그렇다고 상부에서 추가증원을 할 가능성은 없지 않습니까?”


진하는 어두운 기색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이전의 연설문은 진하도 받아 읽어보았다. 그리고 당나라와 본격적으로 적대관계가 되었고 한국의 주요병력은 이미 주요 해안 상륙거점을 틀어막기 위해 움직였다는 것을.


이런 와중에 추가적인 병력을 파견할 여유? 진하가 알기에는 없었다. 거기다가 불확실한 정보지만 지금 한국은 돈을 빌린 채무자 아닌가. 안 그래도 없는 살림에 이자까지 나가고 있는데 이곳까지 신경 쓸 수 있을지는 의문이었다.


“우선은 더 사수합시다. 이 땅이 어떤 땅인지는 잘 알지 않습니까.”


“그야···”


“이 정도 희생은 치를 만한 가치가 있는 땅일 겁니다.”








“육군장관”


“예, 전하”


“이거··· 원군을 보내는 것이 맞습니까?”


나는 답답함을 감추지 못하고 그에게 물었다. 그 땅이 어떤 땅인지는 안다. 수많은 물자와 인명이 희생해서 얻어낸 땅이다. 그 밑에 묻힌 지하자원도 대단한 가치를 가지고 있을 것이고 당장 농사만 지어도 넓은 경작지를 만들 수 있겠지.


“어차피 우리의 땅 아닙니까? 그런데 굳이 추가적인 군을 파견하자고요? 장관, 우리의 사정을 잘 이해하고 있다 생각했는데 고의 착각이었습니까?”


“잘 이해하고 있습니다. 아국이 어떤 상황인지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추가적인 증원군을 파견하자는 의견은 도대체 어떻게 도출된 겁니까?”

“전하께서 말씀하신 중재안은 저 역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 만으로는 힘들다고 판단했습니다. 최소한의 힘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그래야 남연해주를 효과적으로 안정시킬 수 있습니다.”


“그 최소한의 힘을 보여줄 여력이 있다고 판단합니까, 장관. 당은 우리의 적이고 우리는 당의 상륙에 저항할 만한 해군이 없습니다. 지금 당장 필요 없는 남연해주에서 소모할 병력은 더더욱 없는 것 같고요.”


그 역시도 답답했는지 머리를 벅벅 긁었다. 하긴, 나도 지금 이걸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답답하니 그도 마찬가지겠지.


일이 이런 식으로 흘러가리라고는 솔직히 예상하지 못했다. 그렇다고 이 넓은 땅덩이를 거절하기엔 너무 아까웠다.


“솔직히 말해서 고는 지금 주둔군 철수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전하!”


“어차피 우리 땅입니다. 고구려 역시 동맹을 깨고 싶은 것이 아니라면 남연해주에 눈독들이지 않을 겁니다. 몇 년 정도 방치한다고 솔직히 달라지는 것은 없지 않습니까?”


“저들의 생각은 다르지 않겠습니까? 분명 아국을 만만히 보고 더 저항할 수도 있습니다. 차라리 지금 조금 손해가 있더라도 해결하고 가는 것이 낫습니다.”


나는 가만히 재정현황을 살펴보았다. 이미 결과는 알고 있지만 혹시라도 남아있는 여력이 있을까 해서였다. 결과는 역시나 말할 것도 없이 더 이상의 여유는 없었다.


“안 됩니다. 더 이상 군을 움직일 여력은 없습니다. 지금 있는 자원으로만 어떻게든 해결을 해야 합니다.”


“최소한의 기병이라도 파견을 해 주셔야 합니다.”


“그들이 간다고 궁기병에 맞설 수 있습니까?”


“그야···”


“불가능 하겠지요? 적어도 제대로 된 군을 파견해야 합니다. 찔끔찔끔 보내봐야 의미 없어요.”


내 말의 의미를 알고 있는지 그의 고개가 푹 수그러졌다. 그도 알고 있겠지, 우리에게 더 이상의 힘을 낼 여유 따위는 전혀 없다는 걸. 그럼에도 주장한 것은 그가 육군을 대표하는 육군장관 이기 때문이다.


적어도 말은 꺼내야 밑의 혈기왕성한 부하들에게 체면치레는 할 수 있을 테니까. 나 역시도 그 정도는 알기에 크게 반대하거나 그러지 않은 것이고.


“너무 걱정 마세요, 장관. 앞으로 몇 년 정도 있으면 충분한 여력이 될 겁니다.”


적어도 5개년 계획이 일부 지역에서 완료가 되면 그 때부터 모내기법 도입에 들어갈 생각이다. 경기, 충남, 평안 이 세 지역만 모내기법을 실시해도 생산량은 이전의 몇 배로 뛸 테니까. 그렇게 되면 남연해주를 안정화시킬 힘은 충분히 생긴다.


“그 전 까지만 참으면 될 겁니다. 이전에 고가 말했었지요? 강병 이전에 부국이 선행되야 한다고. 부국 없는 강병은 오래가지 못합니다. 얼마 가지도 못하고 파멸을 맞이할 바엔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나가야지요.”


“물론 알고 있습니다, 전하.”


“그래요, 장관이 고의 뜻을 이해한다면 그걸로 괜찮습니다. 아, 그리고 장관”


“예, 전하”


“다음 계획은 효율적인 전투를 위한 병과 분리와 장비의 통일입니다, 물론 알고 계시겠지만··· 이젠 슬슬 준비하셔야 할 겁니다.”


지금처럼 일반 보병이 아무렇게나 주둔지를 구축하고 경계하고··· 이런 것은 효율적이지 못하다. 장비 역시 마찬가지. 우리는 전투를 하려는 것이지 적 앞에서 무술을 뽐내려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적 앞에서 개인의 무술을 뽐내는 것은 어느정도 경지를 넘어선 지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일반병이 무술을 배워야 솔직히 얼마나 적을 사살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일반병에게 요구되는 것은 흩어지지 않는 조직력과 최소한의 실력이다. 그 이상은 필요하지 않다. 우리가 필요한 것은 군인이지 무술가나 전사가 아니니까.

장비가 제각각이면 보수하기도 어렵고 궁병 같은 경우는 일정한 화망을 형성하기도 어렵다. 그리고 모두가 같은 장비를 쓴다면 합을 맞추기도 쉬울 테지. 무혁에게서 검을 배워본 입장에서 말해보면 냉병기 역시 굉장히 세심한 무기였다.


아주 미세하게 차이나는 무기의 길이, 두께 등 아주 세세한 부분 역시도 신경써야 한다. 그런데 일반병이 전장에서 아군 무기의 특성을 일일히 계산하면서 협력하기란 굉장히 어렵겠지. 반면 모든 무기가 동일하다면? 일일히 계산하거나 파악할 필요가 없어진다.


그리고 가장 결정적으로··· 보급이 용이하다는 굉장한 장점이 있다. 명품 1개보다는 양품 100개가 필요한 군대가 바로 지금의 한국군이니까.


“장관께서 지금의 장관 자리에 벌써 7년 정도나 있지 않았습니까? 슬슬 준비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육군부와 토의한 후에 보고드리겠습니다.”


“철강청이랑도 협업해서 진행하세요. 필요한 편의는 봐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전하”


육군장관의 보고가 끝난 후 나는 정원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뜬금없이 왠 정원이냐고 할 수도 있지만 아무리 그래도 내 아내 될 사람과 시간을 보내며 서로에 대해 알아가는 것도 굉장히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했으니까.


그리고 솔직히 말해서 내가 아니면 누가 챙길까? 나 때문에 온 사람인데 최선을 다해 챙겨주고 아껴주는 것이 최소한의 예의라고 생각했다.


“어머, 정말로 매일 오시는군요, 전하”


“하루 한 끼, 한 두시간 정도는 공주와 시간을 같이 보내고 싶었습니다. 혹시나 방해가 되었던 걸까요?”


내 말에 그녀는 살며시 웃으며 답했다.


“그럴 리가 있나요? 전하께서 이리 아껴주시는데.”


“그리 생각해주니 다행입니다, 공주. 오늘은 무얼 하고 지냈습니까?”


“오늘은 궁녀들이랑 조금 떠들었더니 벌써 날이 이렇게 되었네요.”


“시녀들이 마음에 드시는가 보군요. 다행이네요.”


“다들 착한 아이들인걸요. 아, 혼약 날짜는 잡혔나요?”


혼약··· 그 단어가 살짝 무겁게 다가왔지만 나는 내색하지 않고 답했다.


“다음달 8일에 있을 예정입니다. 이미 준비는 차근차근 하고 있으니 너무 걱정 마세요, 공주”


“어머, 그런가요? 오늘부터는 양산을 쓰고 다녀야 하나··· 전하께서도 뽀얀 새색시가 좋으시겠죠?”


“지금도 아름답습니다, 공주”


솔직히 공주는 누가 봐도 활기찬 미인이었다. 그리고 이미 그녀의 피부는 충분히 하얗기도 했고. 이런 직접적인 말이 의외였는지 그녀의 볼이 살짝 붉어지는게 조금 귀여웠다. 뭐랄까··· 눈요기가 된달까.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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