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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님의 서재입니다.

다시쓰는 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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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작품등록일 :
2021.05.12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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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26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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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7.26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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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건함 계획11

DUMMY

“예... 검사 끝났습니다.”


진하는 옷을 주섬주섬 입으며 물었다.


“아직까지는 별 문제 없습니까?”


“어... 우선 육안으로 보기에는 문제가 크게 없어 보이기는 합니다만... 사실, 육안으로 눈치챌 정도가 되었다는 건 이미 사태가 꽤 진행되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제일 좋은 것은 검사를 할 때마다 째서 직접 확인을 해 보는 것인데...”


그건 좀 그렇죠, 라며 의사는 머리를 흔들었다.


“그래도 장군께서 주의사항을 잘 지키고 있으신 것 같으니 참으로 다행입니다. 뭐, 그 주의사항을 지킨다고 솔직히 얼마만큼의 효과가 있을지는 의문입니다마는”


“어... 예?”


“그도 그렇지 않습니까? 저희가 알려드린 방법은 그나마 몸속의 독소를 빠르게 배출하는 방법과 최대한 몸 안에 미세한 금속이 쌓이지 않게 금속제를 멀리하라는 것뿐이지 내부에서 쌓이는 것을 막을 순 없습니다.”


안 되는 건 안 되는 것이라며 의사는 쓰게 웃었다.


“하기사... 쇳덩이 넣어서 팔 쓸 수 있게 해주신 것만 해도 어딥니까?”


“... 쇳덩이요?”


“쇳덩이 아닙니까? 뭐, 금속세공사들도 달라붙었다고 하던데”


의사는 어이가 없어 진하에게 물었다.


“아니... 무슨, 사람 몸에 쇳덩이를 그냥 집어넣습니까? 사람 죽을라고”


“... 쇳덩이 아닙니까?”


“아니... 아닙니다. 구성원 뼈대는 강철이기는 한데 도금을 했습니다. 저희가 가장 순수하게 제련해낼 수 있는 금으로 말이죠. 장군이 지금까지 무사히 살아있는 이유도 그것 때문입니다.”


생각보다 금, 그 중에서도 순수하게 제련해낸 순금에 가까운 금이나 순금은 그나마 인체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아니, 정확히는 고체 상태의 금은 인체의 어떤 물질과도 반응하지 않는다. 물론 지영이 그걸 알고 한 것은 아니었지만 금니 시술을 했던 것을 떠올린 것이 진하에게는 그나마 다행이었다.


금속 알러지가 있는 사람들이 악세서리를 24k금, 은 악세서리 위주로 끼면 어지간해서는 괜찮아지는 이유도 그것이다.


거기다 내구성도 좋아서 어지간해서는 파괴되지 않고 제련해내기도 상대적으로 쉬운 편이다.


금 자체가 굉장히 세밀하게 가공이 가능하다보니 도금을 하는 데도 그렇게 많은 양의 금이 소모되지 않는 것도 한몫했다.


여튼... 그래서 진실만 놓고 보면 진하의 팔은 상당히 안전한, 정확히는 일정량 이상의 충격이 전해져 도금에 균열이 간다던지 하는 불운한 상황이 아니면 상당히 안정된 상태였다.


안타깝게도 지영이나 진하나 그리고 그것을 시술한 의사들이나 모두 그걸 몰랐기에 이렇게 전전긍긍하고 있었지만.


“... 금이요?”


“예”


“나중에 떼다 팔아도 됩니까?”


“... 그거 나중에 회수할 겁니다. 물론 회수하지 않는 편이 가장 좋겠지마는...”


앞일은 장담할 수 없는 법.


“하아... 뭐 알겠습니다. 전 금수저는 평생 못 쓰겠군요.”


“아... 그러고 보니 전하께서는 이 말씀을 하셨습니다.”


“뭘 말입니까?”


“금 쳐먹는 거 별로 좋은 거 아니다... 이런 말씀 하셨습니다.”


“... 요즘 조금 산다 하는 사람들 금수저가 유행이지 않습니까?”


“... 그거 아무짝에도 쓸모 없습니다. 차라리 은수저를 쓰는 게 좋을 겁니다마는 장군께는 해당 사항 없습니다. 금속제 식기를 쓸 생각도 마세요.”


“허... 알겠습니다.”


“뭐, 장군께서 지금까지 잘 관리 해오셨고 앞으로도 잘 관리 하시리라 믿습니다. 재수술은 없었으면 좋겠군요.”


“저 역시 마찬가집니다.”


의사가 정중하게 목례하고 나가자 진하는 자신의 팔을 들어올렸다.


“허... 진짜 보물이었구만, 이 팔이”







“흐음... 좀 애매하게 되었군. 돌궐놈들... 당이랑 사돈 관계를 맺을 줄이야.”


“당분간 돌궐과의 연합은 어렵게 되었습니다. 거기에 아국의 혈맹인 한국은 굉장히 소극적인데다 당의 황제가 내부를 안정시키고 있으니 지금은 마땅히 지켜야 할 때라고 사료됩니다.”


고연후는 굉장히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이 혀를 찼다.


분명 한국은 좋은 동맹이다. 하지만 한국은 북방에 대해서는 수세적인 움직임만을 취할 뿐 먼저 공격할 생각은 크게 없어 보였다.


지난번의 친서 역시 언젠간 분열할 것이라는 내용일 뿐 언제쯤 분열할지는 알 수 없었고 거기에 지금 당은 조금씩이지만 안정되어가고 있었다.


거기에 돌궐과의 전쟁도 어느 정도 마무리가 되면서 외부의 혼란도 어느정도는 가신 모양새였다. 여기서 고구려 혼자 당을 공격하기란 아무래도 역부족이었다.


한국과의 군사동맹은 어디까지나 방위동맹이었고 한국의 특성상 절대로 공격전쟁에 병사를 내어주지 않을 것은 안 봐도 뻔한 이야기였다.


“후우... 우리 선조들의 땅을 찾아야 하거늘...”


“그래도 태왕께오서 멀리 내다보시고 여러 지역을 개발하고 있사오니 아국의 곳간은 넉넉하고 병장기는 쌓이며 병사들은 날로 굳세어지고 있으니 당을 칠 날도 머지않을 것입니다.”


“그래... 그러면 참으로 좋겠군”


고연후로서는 한국의 지원을 어떻게든 끌어내고 싶었으나 원래 한국의 특성과 현재 자신의 여동생이 임신을 한 상황이랑 맞물려 더더욱 불가능에 가까워졌다.


만일 한국의 협력을 이끌어냈다면 바로 당을 쳐들어갔으리라.


“그래도 공주께서 잉태하셨으니 어쩌면 다음 한국의 국왕은 우리 고구려에 더 우호적일지 모릅니다. 그렇다면 중원을 도모하는 것도 아주 불가능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래... 실로 그리했으면 좋겠군”


물론 그것은 지영의 수명이 사실상 무한대인 이상 불가능한 꿈이었지만... 뭐, 꿈은 불가능한 것도 꿈꿀 수 있어 꿈이 아니던가.

‘그건 그렇고 연이 녀석이 또 사고만 안 쳤으면 좋겠는데...’


고서연이 임신했다는 소식을 듣고 고연은 그야말로 발작을 하며 한국에 가고싶어 했다.


최대한 막고 막고 막아봤지만 이악물고 깽판을 치는 그녀는 고구려의 태왕인 그로서도 막기가 참 어려웠다.


그리고 명분도 참 그럴 듯 하지 않은가.


‘고향에 대한 그리움도 덜어줄 겸, 귀한 양국의 왕손이 임신했으니 고구려에서도 왕족을 보내 위로해주겠다...’


말만 들으면 참 아름다웠다, 그 대상이 고연만 아니었다면.


‘내 지난번에 사돈한테서 친서가 왔을 때 얼마나 낯부끄러웠는지...’


아무리 사돈간이라지만 우선은 한 나라의 왕이다.


그렇다고 두 나라간의 국력이 심각하게 차이나는 것도 아니라 사실상 대등하다고 보아도 좋은 관계다.


그러니만큼 적어도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별 말이 없다면 우선 왕에게의 예의를 갖추는 게 옳았다.


하지만 모두가 알다시피 고연은 거기서 무례를 저질렀고 지영은 그에 대해 개인적으로 고연후에게 ‘처형이 좀 예민한 것 같다’는 내용으로 투덜대는 편지를 슬쩍 전했다.


“후우... 마음대로 되는 게 하나 없군”


그나마 만주 개발은 아주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어 많은 양의 농지와 자원을 왕실의 자산으로 확보해 왕권이 상당히 강력해지고 있다는 점이 유일한 위안이었다.







“아... 처형...”


음... 별로 좋은 기억이 없는지라 그리 환한 미소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웃으려고 애썼다.


언니가 동생 임신되서 챙기러 왔다는데 내가 무슨 말을 할까.


그게 국가적으로, 개인적으로 이상한 일은 전혀 아니지 않은가.


그냥 나를 좀 피곤하게 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었다.


“아... 그... 지난번엔 정말 미안했어요. 내가 좀 서연이를 많이 아껴서...”


“아니... 뭐, 그럴 수도 있지요. 여튼 늦었지만 한국에 온 걸 환영합니다, 처형. 편히 쉬다가 가세요. 기왕이면 서연이랑 좀 자주 놀아주면 좋겠고”


내가 서연이와 붙어있을 수 있는 시간은 명백히 한계가 있었다.


어찌 되었건 나는 한국의 정부 수반이자 대표였고 그에 따르는 업무 역시 상당한 양이었다.


그러니 아침, 점심, 저녁 식사시간 이외에는 퇴근 이후 시간만을 내줄 수 있는데 그마저도 자기관리 시간을 제하면 얼마 남는 게 없었다.


거기에 요즘 아사하라에게 쪽쪽 빨리고 있는 것도 한몫했고.


그런 의미에서 지난번의 기억만 없다면 그녀가 와서 서연이 곁에 있어주는 것도 참으로 좋은 선택이었다.


“헌데, 처형. 가정은 어찌하고 이곳까지 온 겁니까? 오고가는 길이 하루이틀도 아닌데”


“아... 그래서 가족들이랑 다같이 유람 왔어요.”


“... 예?”


아니, 그럼 그걸 먼저 말해야지?


“아... 저희 가족은 신경 쓸 필요 없어요. 이런저런 패물을 좀 가져왔으니 폐 끼치는 일 없이 유람만 할 테니까요.”


“후... 그래도 처형의 가족들인데 외부에 머물게 할 수는 없지요. 고구려 대사관에 상주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여러모로요.”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바로 외교 사고다.


그리고 나는 지금 무슨 일이 추가로 일어나는 것을 절대로 원치 않았다.


“아, 그렇다면 감사히 머물게요.”


“호위병력도 꼭 챙기세요. 치안이 안정되어있다고는 하나 혹시나 모르는 일이니...”


“훌륭한 이들로만 꾸려왔으니 너무 걱정 마세요. 그러면 저는 먼저 서연이에게 가 볼게요”


“예, 그럼 이따 뵙시다.”


다행스럽게도 고연은 이번에는 별 탈 없이 지나가는 것 같았다.


참... 다행이야, 안 그래도 예산 문제 때문에 이리저리 예민한지라 만약에 그녀까지 날 거슬리게 했다면 참... 그랬을 뻔 했다.


그래도 가족인데 괜히 얼굴 붉힐 일 없잖아?


... 가족이라.


문득, 원래 세상의 시간은 흐르고 있을지


만약 흐른다면 누군가가 나를 애타게 찾고 있을지


아니면 이미 사망처리되어 슬퍼해주었을지


... 이런 거 다 별 의미 없는 가정이지.


어차피 내가 돌아가게 되면 과거로 가게 될 텐데, 물론 그 여신이라는 년의 말을 100% 신뢰한다면 말이지만.


그나마 다행인 것은 그녀에게 능력적인 문제는 없어 보였다는 것이겠지


그건 이미 나를 이곳으로 보낸 시점부터, 아니 죽은 나를 살린건지 뭐한건지 모르겠지만 불러낸 시점부터 입증된 사실이다.


남은 건 나 하기 달렸지


됐다.


저런 생각 할 시간에 움직여야지.


안 그래도 할 일도 많은데.


당장 벌여놓은 일은 많은데 이런식으로 벼 농사에 타격을 입으니 예산안의 조정이 굉장히 어려웠다.


좀... 균형있게 줄이고 싶은데 그게 쉽지가 않다는 느낌?


사실상 지금 시행하는 건 모두 필요한 것들이고 우선순위가 높단 말이야.


... 어디서 쌀 좀 안 떨어지려나?


작가의말

진짜 보물 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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