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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님의 서재입니다.

다시쓰는 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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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작품등록일 :
2021.05.12 19:01
최근연재일 :
2024.03.26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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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448,262

작성
22.10.11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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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글자
11쪽

제주도는 적법한 한국의 영토11

DUMMY

“하악... 후우...”


박병구 중사는 숨을 몰아쉬며 전장을 살폈다.


든든하던 중(重) 방패도 어느새 걸레 짝이 되어 너덜거리고 있었고 팔은 부르르 떨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래도 전황이 크게 바뀌지 않고 있었다. 후방 소대가 진입해야 하는데 후방 소대가 파고들 만한 공간이 도무지 나오질 않았다.


그렇다고 무작정 후퇴했다가는 기껏 마련한 교두보를 잃어버리게 생겼다.


“흐아아악!”


외마디 비명과 함께 등에서 둔탁한 타격이 느껴졌다. 그리고 이어 들리는 살갗을 찢고 무언가가 쓰러지는 소리


“괜찮...수?”


박병구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신형 갑옷이 아니었으면 여기서 생을 마감할 뻔했다. 몸을 두 동강 낼 정도는 아니어도 충분한 치명상을 입힐 수 있었던 참격이 갑옷 덕분에 둔탁한 타격으로 변했다. 그래도 있는 힘껏 휘두른 참격이라 몸이 욱신거리기는 했지만 적어도 생명에 지장은 없었다.


“우리 조진 것 같은데”


몇몇 분대원들이 바뀌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유지할 수 있는 정도에 불과했지 전황을 호전시킬 정도는 아니었다.


박병구는 어디선가 날아온 화살을 방패로 막아내며 침음성을 흘렸다. 점점 팔에 가해지는 충격량이 더 많아지는 것만 같았다. 분명 전투 초기에는 나름 공격도 흘려냈지만, 지금은 도저히 시도조차 할 수 없었다.


박병구는 결단을 내렸다.


후퇴해야 한다.


전투는 하루 이틀 만에 끝나는 게 절대로 아니다, 특히나 공성전은 더더욱.


충분한 경험을 갖춘 병력을 무의미하게 소모시킬 수는 없었다.


무엇보다 살고 싶었다.


박병구가 후퇴 신호를 보내려 할 때 전장에 징소리가 울렸다.


“후퇴, 후퇴!!”


지휘부에서 무슨 판단을 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후퇴 명령이 내려왔다. 내심 바라던 명령인 만큼 박병구는 재빨리 분대원들을 인솔했다.


그래도 몇 년씩 훈련을 반복해서인지 분대원들은 빠르게 병구 주위로 모여 방패를 앞세워 방진을 형성하고 천천히 뒤로 물러났다.


진입하기 전보다 몇몇 자리가 비는 것 같았지만, 굳이 확인하려 들지 않았다.


......


...


“생각보다 단단한 것 같군”


아사달은 성벽 위를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나름 정예를 정면으로 앞세워 공세를 퍼붓기는 했으나 큰 재미는 보지 못했다.


“그래도 아예 뚫지 못할 정도는 아닙니다.”


“그렇습니다, 계속 치면 뚫릴 것 같기는 합니다. 적과 아군이 대등하게 싸웠다는 점부터 희망이 있다 할 수 있습니다.”


“... 참모장, 몇 개 대대면 뚫을 수 있겠나?”


“최소 3개에서 4개 대대 정도는...”


3~4개 대대면 군단 총 전력의 1할에 달하는 전력이었기에 아사달은 표정은 어두웠다.


물론 공성전에서 저 정도의 희생으로 성을 먹는 것은 굉장히 싼 값이라 할 수 있기는 했지만, 성문까지 뚫어놓고 저 정도의 희생이 나오는 것은 그다지 싼 값은 아니었으니까.


“아무래도 방향을 바꿔야겠군. 예전에 귀관들이 말해주었던 방안을 채택하는 것도 좋아 보이는데”


“음... 확실히 일리가 있습니다. 지금 적들은 엄연히 갇힌 상태. 포위에 굳이 4개 여단이나 박아 둘 필요는 없지요.”


“함대장”


“예, 군단장님”


“한 발 더 나가죠. 어차피 탐라에 군항 필요할 것 아닙니까?”


궁복은 떨떠름하게 답했다.


“지금 그걸 지으실 생각이십니까?”


“못할 것도 없지요. 들으신 대로 적들의 주력과 행정력은 모두 저 진성 안에 갇힌 상태입니다. 어차피 점령하고 영토로 삼아야 할 섬이라면 지금 해도 늦지 않다 이거지요. 아니, 오히려 지금 하는 게 빠를 수도 있습니다.”


이 시대의 중앙 집권은 그리 강하지 않았다. 그나마 이제 강한 나라가 대숙청으로 인구의 3%를 날려버린 한국, 태왕을 중심으로 일어선 고구려 정도가 강한 축에 속했으니까.


중앙과 완벽하게 단절된 지금은 흩어진 탐라의 세력을 흡수하기에 최적의 기회였다. 그리고 그들 중 일부는 애초에 중앙과 연결된 적이 없을지도 모르고.


“그리고 함대장도 알겠지만 아국은 이곳을 기점 삼아서 더 멀리 나아가려 합니다. 우선적으로 이곳에 사용 가능한 안전한 항구를 만들어서 유지하면 대전략에는 문제가 없는 셈이지요.”


“확실히... 유구라는 곳에 가려면... 이곳이 필요하죠.”


어차피 북해도는 굳이 이곳에서 가지 않아도 다른 가까운 항구들도 있어서 괜찮았지만 이지영이 지시한 유구라는 곳은 탐라에서 출발하는 편이 압도적으로 가까웠다.


실제로도 직선거리로 100km 정도가 가까웠고 이 정도의 거리는 결코 전근대의, 그것도 초기에 속한다고 할 수 있는 범선의 항해에서는 무시할 수 있는 거리가 아니었다.


“음, 한 번 진지하게 논의해 보지. 병사들 목숨을 걸고 공성전을 하는 것보다야 우리가 머리 좀 더 쓰면 좋지 않겠나?”









“가공육 말씀이십니까? 헌데 그건 이미 보급되고 있는 게...?”


“그 말 해군들 앞에서 할 수 있겠나?”


이지영의 말에 사휴는 입을 다물었다.


“자네도 알다시피 고기가 원래 살코기는 7할에서 8할 정도밖에 되지 않지 않나?”


“그야... 그렇지요?”


“해군들이 무거운 것을 많이 실어나르기는 힘들지... 육군에 비해. 공간의 문제도 있고 무게의문제도 있고”


거기서 이지영이 떠올린 것은 바로 스팸이었다.


스팸.


과장 한 숟갈 보태자면 2차대전과 그 후를 책임진 육류라고 할 수 있겠다.


미국은 엄청난 양의 스팸을 연합국과 소련에 뿌렸고 연합국과 소련은 얼씨구나 하며 스팸을 받아먹었다.


오죽하면 소련군이 ‘우리는 스팸이 없었다면 고기를 먹지 못했을 것이다’라는 말까지 나올까.


스팸은 정말이지 전투식량에 걸맞는 조건을 가지고 있었다.


긴 유통기간, 보관하기 쉬운 보관조건, 수송하기 좋은 직사각형 통, 고열량, 조리의 간편함 등등... 써먹지 않을 이유가 없을 정도로 말이다.


심지어 스팸 먹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어지간히 맛도 있다. 물론 그것만 두 세달 동안 먹으라고 하면 이야기가 달라지겠지만 뭐 다른 전투식량은 스팸보다 더 맛없는 것도 허다하니 이건 어쩔 수 없는 노릇이고.


물론 여기서 스팸을 만들 수는 없는 노릇이긴 하다.


하지만 비슷하게나마 흉내 내는 것은 가능했다.


발골육을 분쇄해서 훈제 햄으로 만들어 통조림으로 만든다면 나름대로 괜찮은 물건이 나올 것이 분명했다. 특히 해군들에게는 더더욱


“어차피 곡식은 안 썩어. 어지간하면. 거기에 모든 배에 철로 도배한 식량 보관고가 있지 않나? 처음 식량을 적재할 때 쥐가 있는지를 확인하면 큰 문제는 없을 거다. 그리고 주식류 전투식량도 따로 개발할 예정이고...”


현재의 건빵은 너무나도 딱딱해서 물에 불려서 먹지 않는 한은 이 나가기 참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었다.


해서 이지영은 파운드 케이크 통조림을 비롯한 이것저것 생각을 하고 있었다. 밥처럼 수분기가 많은 음식은 아무래도 조금 불안했으니까. 솔직히 통조림이 품질 관리가 얼마나 될지는 의심스러우니까.


“과연... 그렇게 하면 되겠군요.”


“과연, 그렇게 하면 되지”


그 말에 사휴는 무언가 이상함을 감지하고 되물었다.


“... 저 말입니까?”


“그럼 누가 하나? 통조림 만든 건 자네인데”


“... 저 교육은?”


“누가 교육받지 말라 했나? 겸사겸사 들려서 조언도 좀 하고 과정도 보고 그러라는 거지”


“제가 모자라서...”


“충분한 성과급이라면 자네의 능력을 올리기 참 좋다네”


사휴의 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이지영은 어깨를 으쓱이며 말을 이었다.


“뭐 좋지 않은가? 성과급은 성과급대로 받고 기술비도 기술비대로 받을 텐데. 그리고 이건 보급계의 역사를 새로 쓰는 일이야, 설마 이대로 포기할 텐가?”


“아니... 그 포기가 아니라...”


“난 자네를 그리 약하게 키운 적 없네”


‘절 키운 건 아버님과 어머님이십니다만...’


사휴는 목 끝까지 올라온 말을 겨우 눌러 삼켰다.


“뭐, 말은 그리해도 어려울 건 없을 거다. 이미 기초적인 구상은 내가 해 놓았으니 자네는 말 그대로 겸사겸사 들려서 어떻게 돼가는지 좀 보고 통조림 창시자로서 이런저런 조언 정도면 충분해”


“으음...”


사휴는 미심쩍은 눈길로 이지영을 바라보다 이내 고개를 숙였다. 자신의 상관인 이 국왕은 묘하게 사람을 잘 굴리는 능력이 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렇다 해서 거절은 불가능해 보였다.


뭐, 매일 들리는 것도 아니고 겸사겸사 라면 어떻게 가능하지 않을까 싶기도 했고


“알겠습니다.”


“음, 역시 자네는 시원시원해서 좋아. 그럼 매일 다섯 시쯤 자네가 방문한다고 내 일러놓지”


이지영은 상쾌하게 내뱉고는 자연스럽게 그 자리를 떠났고 사휴는 한발 늦게 ‘매일’이라는 단어를 눈치채고 소리 없이 절규했다.


......


...


“어이-민이!”


“왜 그러나?”


남자는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당구나 치러 가지 않겠나? 마침 교수님이 공강이시라는데”


“유감스럽게도 우리 교수님은 공강이 아니실 것 같네만”


설민의 작은 한탄에 남자는 하하 웃으면서 받았다.


“어떤 수업이길래?”


“맛있는 과자 집 짓기”


“... 뭔데, 그 수업 이름”


설민은 어깨를 으쓱했다.


“교수님이 조금 유쾌하신 분이신 것 같더군. 난 수업을 들을 때마다 그분의 웃음소리를 매번 듣는다네”


“으음... 역시 건축 쪽이란...”


설민은 이건 건축이 문제가 아니라 그 교수님 자체가 유쾌한 분이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꾹 참았다. 잘못하면 교수님 뒷담을 하는 것처럼 보일 테니까.


“에잉, 아쉽구먼. 오후가 싹 비어서 신나게 놀려 그랬더니만”


“당구를 오후까지 칠 셈인가?”


설민의 말에 그는 은이 담긴 주머니를 짤랑이며 음흉하게 웃었다.


“설마 그러겠나? 이번에 들어온 아가씨가 참으로... 마음씨가 곱다더군 흐흐...”


“즐기는 건 좋은데, 적당히 하세나. 뼈 삭네”


“에이, 이 친구야. 젊을 때 즐기지 언제 즐기나? 걱정하지 말게, 주에 한 번 이상은 가지 않고 있으니”


아가씨를 만날 생각에 신이 난 그는 휘파람을 휘휘 불어댔다.


“식사나 하러 가겠나? 밥은 먹어야지”


“아, 그러지. 오늘은 좀 두둑히 먹어야겠어”


“어디로 갈 텐가? 지난번에 그 소머리 국밥집으로...?”


“민이, 제발 국밥 좀 그만 먹게”


설민은 근엄한 표정으로 답했다.


“국밥은 정말 완벽한 식품일세”


“매일같이 국밥을 먹는 건 조금 아니지 않나... 내 괜찮은 국수집을 하나 알고 있으니 그곳이나 가세”


설민은 국수면 나쁘지 않다고 고개를 끄덕이며 그를 따라 나섰다.


작가의말

국밥은 완벽한 식품! 인가...?



제가 오늘부로 시험기간에 들어섰습니다.

해서 평소보다 연재가 조금 늦어질지도 모릅니다...ㅠ(그래도 학점은 챙겨야...)

이 점 양해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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