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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님의 서재입니다.

다시쓰는 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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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작품등록일 :
2021.05.12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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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9.24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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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제주도는 적법한 한국의 영토6

DUMMY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대부분의 전쟁 관련 서적에서 빠지지 않고 나오는 문구가 있다.


바로 공성전은 하지 말라는 내용이다.


대부분의 전투는 공격자와 방어자가 나름의 이점을 가지고 있지만, 대부분의 전쟁사에서 요새를 끼고 싸우는 쪽은 압도적인 우위를 자랑했다.


대포가 나오기 전에는 높고 견고한 성벽을 넘을 만한 확실한 무기가 없었고 대포가 나오자 성벽은 성형 요새로 탈바꿈해 더욱 화포에 대항하기 위한 벽과 참호, 더욱 치밀해진 사선으로 맞섰다.


그리고 어느새 총과 화기가 후미 장전식으로 변하였을 때는 기관총과 참호, 철조망이 무려 천만이 넘는 생명을 삽시간에 앗아갔다.


요새를 공격한다는 것은 준비된 적을 상대하는 것과 더불어 공격자에게 주어진 ‘전장을 선택할 수 있는 이점’을 포기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하여튼 공성전은 공격자가 방어자보다 압도적인 손실을 입을 수밖에 없는 전투이다. 그리고 정말 유감스럽게도 신생 한국군은 제대로 된 공성전 교리가 거의 없다시피 했다.


당연하다면 당연한 것이 신생 한국군이 치른 전투라고는 연해도에서 주구장창 치른 야전과 산을 끼고 게릴라를 소탕하는 반군 진압, 고구려 원정군이 약간 경험한 수성전이 전부라고 할 수 있었다.


자연스럽게 공성전에는 약해질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아니 전투를 치러야 그걸 바탕으로 교리를 발달시키고 전수하고 무기를 개발하고 훈련을 반복할 게 아닌가. 물론 남아있는 자료들로 기본적인 훈련을 하고 공병대 같은 경우는 공성전을 상정한 여러 훈련을 하긴 했으나 상대적으로 모자란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더욱이 상대가 너무나도 좋지 않았다. 탐라국의 진성은 양쪽에 하천을 끼고 바로 뒤에는 바다까지 끼고 있어 공격이 굉장히 까다로웠다.


거기에 현무암이라고 해도 다 같은 현무암이 아니었다. 탐라국의 성벽은 현무암 중에서도 견고하고 단단한 암석을 깎아서 사용했고 한국군의 투석기는 제주도에 흔히 굴러다니는 구멍 송송 뚫린 현무암의 대명사 같은 것을 사용하고 있었다.


당연하게도 같은 현무암이면 탐라국의 성벽 쪽이 그 강도가 훨씬 강력했고 투석기의 공격력은 그만큼 반감될 수밖에 없었다.


거기에 지형상 땅굴을 파기에도 굉장히 애매한 환경이었다. 해자라면 해자를 메워버리고 땅굴을 팔 텐데 유감스럽게도 하천이 천연 해자의 역할을 하고 있으니 추후에 이곳을 영토로 삼아야 하는 한국으로서는 하천을 메우기도 좀 뭣했다.


거기에 하천도 상류의 그것이 아닌 바닷가 근처의 하류, 나름 널찍한 그것인데 도대체 언제, 어떻게 메꾼단 말인가.


“... 사다리차, 조립합니까?”


“... 아니.”


아사달은 한숨을 푹푹 내쉰 뒤 구진현을 바라보았다.


“부장님”


“예, 군단장님”


“옹성만 부수면 성문은 그 ‘예의’라는 것으로 부술 수 있으십니까?”


“허, 저희 연구소 쇠뇌 연구부의 자존심을 걸고 말씀드리건대 저 아이가 부수지 못할 성문은 없습니다.”


그 말에 아사달은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그 무식한 크기면 어지간한 성문은 버티지도 못하고 스러지리라.


“좋습니다. 공병대장, 앞으로 모든 공격은 옹성에 집중시키도록. 밤낮 가릴 것 없이 두들겨, 수리할 틈도 주지 말고 옹성만 부수면 성문이야... 금방이겠지.”


“알겠습니다.”


대강의 공격 방침을 정한 아사달은 탐라국의 성벽 쪽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시발 누가 더 잘 버티나 한번 해 보자”







“... 잘 하고 있는 것 같은데?”


“저도 동감합니다.”


아사달이 속이 터지든 말든 지영과 사혁은 보고서를 보고 피식피식 웃고 있었다.


“공성전이 뭐 하루 이틀 해서 되던가. 최소 달 단위는 잡아야 뭐라도 나오지”


“그래서 수송선도 그 정도로 찍어냈으니까요.”


“다행히 군단장도 그걸 알기에 저렇게 이만 부득부득 갈고 있는 거겠지.”


“추가 병력은...”


“굳이 해야 하나?”


시큰둥한 지영의 반응에 사혁은 조금 더 강하게 주장했다.


“차라리 기병 여단을 파병하셔서 탐라국 각지에 있는 무리를 복속시키시는 게 어떻습니까? 그들을 하나하나 복속시켜서 탐라국 본성을 흔든다면 그들도 오래 버티지 못할 것입니다.”


“기반을 빼앗자 이건가?”


“다스릴 신민이 없다면 그들이 거기에서 버텨보아야 무엇 하겠습니까?”


지영이 가만 생각해 보니 그것도 나름 괜찮은 방법이라고 생각되기는 했다. 다만...


“군단이 출발한 지 얼마나 지났다고 그러나? 우선 우리 군단장의 솜씨 좀 봐야지.”


“음... 알겠습니다.”


공성전의 결과를 까기에는 아직 너무 이른 시간이었기에 사혁도 지영의 말에 순순히 동의했다.


“거, 투석기 부품이나 항상 여유 있게 쟁여두라 해.”


“모자람 없이 조치해 놓도록 하겠습니다.”


“그래, 아 그건 그렇고 경도 슬슬 후임자를 생각해 두어야지?”


“후임자 말씀이십니까...?”


“그래, 후임자. 경 나이가 벌써 쉰을 넘었네. 슬슬 육군 차관 정도는 생각해 두어야 하지 않냐는 말이야.”


“음...”


“급한 건 아니라지만 이번 원정이 끝나고 개각이 예정되어 있네. 그전까지는 준비를 해두어야지”


“알겠습니다.”


“아, 그리고 경.”


“예?”


“슬슬 해군 쪽 공부도 좀 해 두게나”


육군장관에게, 그것도 개국공신이나 다름없는 육군장관에게 해군 쪽 공부를 하라는 것의 의미는 하나였다.


‘방위성 총리’


국왕을 제외한다면 한국의 육·해군을 통솔할 수 있는 최고의 명령권자. 지영은 그 자리에 내심 사혁이 앉기를 바라고 있는 것이었다.


그 시기가 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조만간일 거라고, 어쩌면 다음 개각 때 자신의 신분증을 새로 발급받을 때가 올지도 모르겠다고 사혁은 그리 생각했다.







“으음...”


세상에서 가장 강대한 제국 중 하나인 당나라의 황제, 이괄은 무거운 눈꺼풀을 어떻게든 움직여 눈을 떴다. 주위에서 무어라 외치는 시끌시끌한 소리가 들렸지만 이괄은 그것에 신경 쓰지 않고 누구에게랄 것 없이 조용히 물었다.


“얼마나... 지났느냐”


“이틀이... 지났습니다.”


최근 들어 몸이 급격하게 나빠지고 있다는 것 정도는 눈치챘었다. 하지만 지금 자신이 쓰러졌다가는 당나라는 급격히 쓰러지리라는 것 정도는 이괄도 알 수 있었다.


“그럼 정무가 밀렸겠구나”


“폐하, 옥체를 먼저 추스르시지요.”


그 말에 이괄은 피식 웃었다.


“경들은 짐을 치료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오?”


“폐하, 어찌 그런 참담한 말씀을 하시옵니까!”


“천하의 명의가 천자를 돌보거늘 어찌...”


“그 천하의 명의가 짐을 돌보았다면 차도가 있어야 할 것 아닌가. 명의들조차도 짐의 병을 어쩔 수 없음이야”


이괄은 주위의 만류를 모두 뿌리치고 일어났다.


지금 자신에게 이렇게 쉴 시간은 허락되지 않았다. 지금의 당은 모래알을 겨우 움켜쥔 형세와 같아서 만약 빈틈을 조금이라도 풀었다간 예전 오호십육국의 시대가 도래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조금이라도 결속력을, 정 안된다면 난세가 다시 도래하더라도 균형을 잡을 만한 기반을 만들어 놓아야 했다.


그리고 지금의 당나라는 원 역사의 당나라보다 상태가 더 좋지 못했다.


현 수도인 장안은 점차 토번의 국경과 가까워져 왔으며 위구르는 당과 연합전선을 탔으나 토번에 연신 밀리고 있었다.


한국과 고구려는 아주 공격적으로 병력을 가려 뽑아 두 나라의 병력은 어느새 이십만 명을 바라보고 있었으며 일본은 당과의 관계를 단절하고 한국, 고구려 양국과 관계를 지속해서 개선하며 점점 사이가 가까워지고 있었다.


저 남쪽의 남조국은 지금까지는 크게 문제가 없었으나 당나라가 흔들린다면 언제라도 벗어날 수 있는 나라였다.


동아시아 전체를 호령하던 중화의 제국치고는 지금 주위에 믿을만한 동맹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안타까운 현실이 바로 지금의 당나라였다.


멀쩡했으면 괜찮다. 당나라가 멀쩡한 상태였다면 한국이고 토번이고 나발이고 압도적인 물량과 자연국경으로 저지할 수 있다. 아니, 오히려 압도할 가능성도 충분했다. 당나라의 천자는 천가한을 겸임하고 있으니까.


하지만 지금의 당 황제가 천가한임을 표명해도 그걸 누가 인정해줄까. 이름이야 지금까지는 남아있으나 이미 쓸모가 없어진지 오래였다.


명분이 될 수는 있으나... 글쎄? 힘도, 맹방도 없는데 명분을 가져서 무엇 한단 말인가.


그리고 이괄에게는 정말 유감스럽게도 자신의 후계자, 이송은 몸이 약한 편이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능력이 좋고 과감하다는 것이었지만 그 장점을 약한 몸 하나로 모두 씹어먹었다.


이괄이 생각하기론 지금의 당 황제는 강해야 했다. 조금 모자랄지라도 모두의 구심점이 되어 당의 흩어진 힘을 어떻게든 모아야 했다. 하지만 그 구심점이 불안불안하고 약하다면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가 힘들었다.


그렇기에 지금 이괄은 자기 몸을 깎아가며 최대한 기반을 만들어놓고 있었다.








“아빠아~”


지영은 도도도 달려오는 딸아이를 얼른 안았다.


“아이쿠, 우리 공주님이 왜 이리 신이 났을까?”


“오빠가 일찍 퇴근해서?”


“나?”


고서연은 픽 웃으면서 말했다.


“서하 완전 오빠 바라기잖아”


그 말에 지영은 자신의 품 안에 안긴 딸을 바라보았고 서하는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고사리 같은 손으로 지영의 옷을 꾸욱 잡고서는 마치 나무에 붙은 매미처럼 딱 붙어있었다.


“아이구 우리 공주님 아빠가 그리 좋아요?”


“응!”


“얼마만큼?”


“이~따만큼!”


서하는 두 팔을 벌려 팔을 열심히 허우적대며 ‘이~따만큼’ 크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했으나 지영이나 고서연이 보기에는 그저 귀여울 따름이었다.


지영이 세상 흐뭇하게 웃으며 서하의 작은 이마에 입을 맞추자 서하는 배시시 웃더니 힘차게 외쳤다.


“더!”




“더!”


쪽쪽


“왕창 마니!”


지영은 기쁘게 웃으며 그 자리에서 몇 분간 서하의 이마에 ‘쪽’을 해 주었다.


서하는 어지간히 기분 좋았는지(그래도 품속에서 떨어지지는 않았다) 배시시 웃으면서 작은 몸을 들썩였다.


두 부녀가 그렇게 걷고 있자니 자신의 옷을 슬며시 잡는 손길에 지영이 뒤를 바라보았다.


“나는”


“...?”


고서연은 얼굴을 살짝 붉히고서 작게 중얼거렸다.


“나도 해 줘”


지영은 허허 웃으면서 고서연과 입을 맞추면서 생각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서하는 서연이를 닮은 게 맞다고.


작가의말

엄마 닮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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