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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님의 서재입니다.

다시쓰는 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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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작품등록일 :
2021.05.12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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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9.15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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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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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제주도는 적법한 한국의 영토3

DUMMY

푸른 바탕에 해군 표시, 그 위에 고정되어 있는 초록빛 이삭.


평소대로라면 굉장히 기쁘고 자랑스러웠을 해군 소령 계급장이다. 아니, 지금도 기쁘긴 기쁘다.


다만...


“제가... 말씀이십니까?”


“음, 궁 소령의 능력이라면 충분히 가능하리라 보네만”


“무슨... 말도 안 됩니다! 겨우 소령이 함대장이라니요?”


“어차피 계급장 높아봐야 중령일세. 그리고 소령은 항해에 대한 경험과 점령지 운영, 그리고 보급에 대해서 경험이 꽤 있지 않은가?”


“아니... 아무리 그래도”


“뭐 어쩌겠나? 그렇다고 내가 직접 나가서 싸울 수는 없지 않나?”


궁복은 머리를 긁적였다.


자신이 아는 해군차관이라면 이미 국왕의 재가까지 받고 왔을 터였다. 그렇다는 건 굉장히 높은 확률로 자신은 1 함대장이라는 막중한 책임을 가진 자리를 맡게 되겠지.


“너무 부담스레 생각하지 말고 경험한다 치고 다녀오게나. 애초에 이번 원정에서 대대적인 해전이 벌어지기는 힘들어. 해봐야 자잘한 선박 몇 척과 교전하거나 그 이외에는 수송함 호위와 보급 관련된 일 정도일걸세.”


그리고 해군 장교 중에서는 자신이 보급에 관한 능력과 경험이 가장 뛰어나다, 그건 궁복도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씁... 그렇다고 해도 소령이 함대장을 맡기에는 부담이 되겠지?”


당연한 소리를 하십니까.


궁복은 쓰게 웃었다.


“그럴 줄 알고 내 준비해 온 것이 있네”


해군차관은 품 속에서 함을 꺼내더니 궁복의 견장을 만지작거렸다. 이내 할 일을 다 했다는 듯이 다시 함을 집어넣고서는 태연하게 말했다.


“이제부터 소령은 이번 전시 상황에 한해 대령일세.”


“... 예?”


궁복이 어처구니가 없어 되묻자 해군차관은 비실비실 웃기만 하며 견장을 가리켰다.


과연, 궁복의 견장에는 전시한정임을 의미하는 금빛 검이 밑에 깔려있는 금속제의 쌍매 견장이 빛을 반사하며 반짝이고 있었다.


“... 이게 맞습니까?”


“소령이 함대장을 맡는 것보다는 그래도 전시한정이지만 대령이 함대장을 맡는 게 좋지 않겠나? 대령이면 해군의 2 인자라고 할 수 있으니 면도 그리 상하지 않을 걸세.”


그 말대로 소령이 함대장을 맡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지만 대령이 함대장을 맡는 건 영 말도 안 되는 일은 아니었다.


비교하자면 ‘이게 맞아?’ 수준에서 ‘급하면 어쩔 수 없지, 뭐’ 수준으로 인식된다는 소리다.


“하하하! 이 친구 출세했구만! 이제 스물 하나? 둘 된 청년이 대령이라니! 하하하!”


“아... 예”


“거 참. 다른 사람들은 대령 계급장 하나 달아보려고 엄청 노력을 하는데... 에잉, 줘도 싫다 그러나. 뭐, 그건 됐고 전하께서 부르시네. 아무래도 새로운 1 함대장을 보고 싶은 모양이야.”


“아, 그럼 바로 가보겠습니다.”


“음, 빨리 가보시게나”


궁복에게는 불행하게도 지영의 반응 역시 비슷했다.


“이야~ 견장이 제법 잘 어울리는군”


“아... 하하... 감사합니다.”


“진심일세. 뭐, 그 밑에 깔린 검이나 좀 빼면...”


그 말에 궁복은 얼굴이 새하얗게 변해 견장을 양손으로 가렸다. 그 동작의 신속함이 마치 타짜의 그것과도 비슷했다.


“농일세, 농. 에잉, 젊은 사람이 이렇게 패기가 없어서야...”


지영은 말하던 도중 흠칫 놀라더니 더 말을 잇지 못했다. 궁복이 의아하게 바라보고 있자니 금새 원래대로 돌아온 척 했지만 안타깝게도 귀가 밝은 궁복에게는 지영이 ‘나도 이제 꼰머가 된 건가...’ 라는 푸념 소리를 들었다.


‘꼰머’가 무슨 뜻인지 몰라(알아도 별 차이는 없었겠지만) 입을 다물고는 있었으나 좋은 뜻은 아니라는 게 확실했다.


“미안하지만 이해 좀 해 주게. 알다시피 해군에 고위 장교가 얼마 없어. 특히나 자네처럼 풍부한 경험을 가진 젊은 장교는 거의 없지.”


말마따나 궁복은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해군 경력이 10년이 넘어가고 있었다.


“이번 기회를 통해 젊은 장교들을 대거 선발해야 하거든. 뭐 균형을 맞추기 위해 연륜 있는 부사관들이나 장교들도 배치하기는 했지만, 일단은 그래. 해군에게 있어 이건 대규모 실전 훈련인 셈이지. 뭐, 운이 좋다면 실전의 경험도 생기겠군. 그게 운이 좋다 해야 하는지는 모르겠다마는”


지영은 물을 한 모금 마시더니 궁복과 눈을 마주치고는 말을 이어나갔다.


“이번 출전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게 그거야. 대령이 제일 신경 써야 하는 부분도 바로 그거고. 대령이라면 영특하니 어련히 알아서 잘 하겠다마는 그래도 한 번 정도는 말을 해야지.”


총사령부의 뜻을 현지 사령부가 이해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일이다. 이게 제대로 되어야 전략적인 목표를 달성하기가 쉬워진다.


“명심하겠습니다.”


“음, 좋아. 할 말이 있으면 해도 좋네”


“... 없습니다.”


“그래? 그럼 그만 일 보게나”


궁복은 그 말에 조용히 경례를 하고 나왔다. 집무실에는 서류를 뒤적이는 소리만이 들릴 뿐이었다.







보통 알려진 한국의 서신은 타국에 비해 간결했다.


그건 한국의 국학이 지영을 필두로 한 ‘실학’을 위주로 나아가고 있었기 때문이었고 그 탓에 과도한 예의가 점차 사라지는 중이었다.


물론 그렇다고 싸가지가 없어지는 건 아니었지만 이 시대 기준으로 정말 상당히, 파격적일 정도로 간소화 되었다고 보는 편이 맞았다.


이 현상은 지영의 권력이 단단해지면서 더욱 가속화되었는데 굳이 지영으로서는 권력이 단단한데 허례허식이라고 생각되는 것들을 수행할 이유가 일절 없었기 때문이었다. 가뜩이나 할 일도 많고 빨리 끝내야 애들도 보고 그러는데 구태여 그런 곳에 시간을 쓸 정도로 한가하지는 않았다.


여튼 그런 한국이지만 이번 경우에는 조금 내용이 풍성한 편이었다.


그도 그럴게 한 국가의 왕에게 항복을 강요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였으니 당연하다면 당연했다.


“자네는 어찌 생각하는가?”


“전하께서는 어찌 생각하시는지 감히 여쭙고 싶습니다마는”


탐라의 왕, 고경직은 가만히 눈을 감았다.


한국의 소문을 들었을 때 항복하게 되면 끝이다. 이전과 같은 권세는 누리기 힘들 것이 분명했다.


무엇보다 자신의 자식에게 작위조차도 세습하지 못한다는 건 왕인 그에게 있어서는 한 번도 생각해 보지 못한 일이었다.


물론 선조가 작위를 가지게 되면 그 가문의 일원들에게 존중을 담아 그만한 예우를 해주고 귀족 가문이라는 타이틀도 달게 되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그 구성원들이 귀족이라는 건 아니었다.


선조가 정말 큰 공훈을 세워서 세습 작위를 어쩌다 얻거나 아니면 후손이 다시 작위를 따야 했다.


그것도 아니라면 왕족과 결혼을 해서 예우상의 작위를 받던가.


그만큼 한국에서 귀족 작위를 따기란 정말로 어려웠다. 그렇기에 선조 중에 귀족 작위를 가진 사람이 있으면 후손들도 귀족 가문으로 예우를 받게 되는 것이었다.


지금까지 한국에서 왕족을 제외한 귀족은 총 일곱 명에 불과했다.


내무총리를 맡은 백작 설차

육군 장관을 맡은 백작 사혁

기병 참모장을 맡은 자작 진하

과기부 장관을 맡은 자작 유현철

비서실장을 맡은 남작 이훈

중원정보부장을 맡은 남작 김진

국토부 장관을 맡은 남작 신후


말만 들어도 다들 굵직한 주요직에서 혁혁한 공훈이 있는 사람들이다.


지영과 함께 맨땅에서 육군장관 사혁과(육군부는 맨땅이라고 하기엔 뭐하지만) 빵꾸난 내정을 몸을 갈아가며 메운 내무총리 설차는 말할 것도 없었고 반란 진압부터 고구려 의용군, 연해도 복속 작업까지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진하와 지영의 말도 안 되는 강철에 대한 집착을 어떻게든 현실로 만든 유현철, 근 6년간 지영의 뒷바라지를 하며 곁에서 큰 도움을 준 이훈이나 중원에서 여러 소식을 전해주며 중원에 대한 정책 결정에 큰 기여를 한 김진, 거의 초창기 때부터 국토개발 사업에 계속해서 준수한 성과를 내고있는 신후까지.


조금 과장하자면 이들 일곱 명 중 한 명이라도 없었다면 한국의 발전은 몇 년에서 길게는 몇 십년, 몇 백년까지도 늦어졌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물론 고경직이 이러한 사실까지는 알 리 없었지만 이들이 모두 권력의 중심축에 선 공신임은 알고 있었고 그렇기에 아들이 자신과 같은 권세를 누리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생각되었다.


고경직 자신은 아무런 문제가 없으리라


어쨌건 한국으로서도 인마가 상하지 않고 탐라라는 나름 중요한 땅을 꿀꺽 한대다가 현지 사정에 능통한 자신이야 좋은 대접을 받으리라. 소국이어도 일국의 왕이었던 점을 감안한다면 작위 역시 무리없이 수여받으리라.


하지만 그렇다 한들 어찌 조상 대대로 물려온 가업을 싸우지도 않고 바칠 수 있단 말인가. 아들도 아들이지만 자존심 상 용납하기 힘든 일이었다.


무려 43대다. 아무리 공물을 바쳐왔다지만 이번에 온 것은 완전한 복속의 요구.


탐라 고씨 왕가는 자신의 대로 문을 닫게 되는 것이었다.


역사와 전통깊은 왕가의 일원으로서, 국왕으로서는 차마 받아들이기가 힘들었다. 그렇기에 고경직은 입술을 꾹 깨물다가 자신의 총신에게 물었다.


“싸우면... 이길 수 있소? 아니, 이기기란 바라지도 않소. 적을 포기하게 만들 수 있소?”


두어번만 버티면 탐라국은 자신의 왕국을 지켜낼 수 있었다. 한국 입장에서도 두어번 원정 했는데도 안되면 더 피를 흘리기란 아까운 땅이었으니까.


어차피 지리적으로도 가까우니 시간을 느긋이 한다면 함락시킬 방법은 차고 넘쳤고 탐라국은 그만큼 시간을 버는 것이었다.


그러니 버티기만 하면 전략적인 목표는 달성할 수 있었다. 탐라국도 당연히 눈 뜬 병신은 아니었던지라 한국의 대함대 훈련이 있고 나서는 조금이나마 배도 만들고 성곽도 보수했다.


그러니 이길 수는 없어도 버텨서 스스로 물러나게 하는 정도라면, 그 정도라면 가능하지 않을까. 고경직은 그렇게 믿고 싶었다.


“황송하나 감히 말씀드릴 수가 없나이다. 한국 해군의 함대 훈련을 접한지는 이제 이 년 가까이 됩니다만 그들의 숙련도가 도저히 어느 정도인지 감을 잡을 수 없나이다.”


“으음...”


“허나 그렇다 한들 천 척에 달하는 대함대와 정면으로 부딪힌다면 아무리 탐라의 용사들이어도 역부족일 터이니 적을 내륙으로 끌어들이시고 해류에 능한 자를 수군도독으로 삼으시어 저들의 보급선을 끊으면서 버틴다면 한 번 싸움을 벌여볼만 할 것으로 생각되옵니다.”


“다른 의견이 있는 자가 있는가?”


하고 물으니 별 다른 의견이 나오질 않았던지라 고경식은 어떻게든 두려움을 떨치고선 외쳤다.


“조상 대대로 물려준 가업을 포기할 수는 없다. 탐라국은 결코 굴하지 않을 것이야!”


작가의말

오늘은 재난지원금을 수령했습니다.
어떻게 쓸 지가 좀 고민이네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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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4 평화를 끝낼 준비4 +2 23.09.26 138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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