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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님의 서재입니다.

다시쓰는 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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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작품등록일 :
2021.05.12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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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26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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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6.06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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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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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농업혁신70

DUMMY

“뭘 그리 보십니까?”


사휴의 말에 진하는 시큰둥하게 답했다.


“보병을 대하는 기병의 스물네 가지 자세”


“... 그게 뭔 병...”


“그거 전하랑 참모부랑 머리 짜개지게 고민하면서 썼다던데”


사휴는 자신의 모가지에서 내뱉은 말이 자신의 모가지를 날릴 뻔했음을 깨닫고 곧바로 입을 다물었다.


“하긴... 장군께서는 예전부터 기병에 관심이 많으셨지요?”


“누가 뭐라 해도 전장의 지배자는 기병이야”


압도적인 충격력, 기동력, 수송능력 등 여러 부분에서 기병은 보병보다 강력하며 전술, 전략적으로 유연한 움직임을 보여줄 수 있었다.


“열심히 경험 쌓으면서 공부해야지. 그래야 더 위로 가지”


“더 위로 가실 곳이 얼마 안 남으시지 않았습니까?”


“아예 안 남은 건 아니잖아. 육군장관까지는 무리여도... 씁, 그건 좀 아깝네.”


사혁의 나이 역시 젊은 탓에 진하에게 육군장관이 갈 확률은 적었다.


그리고 진하가 생각했을 때 차기 육군장관은 정규 교육과정이나 혹은 그 비슷한 것을 거친 장교 중 한 명으로 임명될 가능성이 높았다.


물론... 사혁이 빠르게 갈(?) 경우엔 확률이 없는 건 아니었으나...


‘내가 그 정도까지 미친놈은 아니라서...’


그렇다고 사혁이 국방총리가 될 가능성도 낮아보였다.


‘해군에 대해 조금이라도 알아야 하던지 말던지 하지?’


그러니 진하로서는 마땅한 선택지가 없는 것이다.


“그...으... 렇기는 한데...”


“한데, 뭐?”


“궁기병쪽하고 겹치지 않겠습니까?”


“흠... 그도 그런가? 근데 이번에 남연해주 복속시키고 나면 기병 자원 좀 늘어날 것 같은데...”


“이쪽 동네 사람들 대부분 궁기병 아닙니까? 뭐, 그냥 기병으로 싸우라면 싸우기야 하겠는데 굳이 좋은 화살 두고...”


“그 화살 우리 갑옷이랑 방패에 씹혔잖어”


“아... 그렇긴 한데 우리 적국엔 이렇게 좋은 장비가 없잖습니까?”


“그... 렇기는 하지?”


진하는 답을 하고선 인상을 찌푸리더니 이내 좋은 생각이 났다는 듯이 미소지었다.


“그냥 둘 다 공부하면 되지. 어차피 어지간하게는 알긴 해야 하니까”


“허... 머릿속에 다 들어가십니까?”


“난 니 보급하는 거 머릿속에 다 들어가는지가 신기하던데”


한국군의 보급체계는 굉장히 잘 짜여져 있는 편이었지만 그만큼 지급하는 보급품들이 많았다.


지영의 전폭적인 투자로 인한 결과였다. 그리고 그 말은 아무것도 모르는 똥멍청이들은 보급관련 병과를 하기가 굉장히 빡세다는 말과 비슷했다.


“하하...”


“여튼, 왜 왔는데?”


“공세 하실 겁니까?”


“어”


“조금만 미뤄주십사 합니다.”


“이유는?”


“눈이 지랄맞게 많이 왔습니다. 대본부 보급소의 물건을 가져올 방법이 없습니다.”


“낙타에다가 실어가지고 오면... 부족하겠지?”


사휴는 당연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식량이나 무기, 둘 중 하나 없는 상태로 싸우실 거 아니면 미뤄야 합니다.”


낙타가 아무리 짐을 많이 실어나를 수 있다고 해도 수레에다가 실어나르는 양에 비할 순 없었다.


“쯧, 무슨 삼월에 이렇게 눈이 많이 와...”


“대신 적들도 그만큼 힘들겠지요, 그쪽은 더 북쪽이니”


“... 빨리 집 가고 싶은데”


진하의 푸념에 사휴도 공감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야... 이게, 그 종이?”


시험용 기계를 사용해 만든 종이를 팔락거렸다.


사실 내게 종이는 그다지 귀한 물건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이제는 정말 맘 편히 종이를 쓸 수 있다는 사실이 감격스러울 지경이었다.


아직까지 몇몇 중요치 않은 서류들은 죽간으로 보관되어 있었거든


“한 번 써봐도 되겠죠?”


“물론입니다, 전하.”


나는 깃펜을 들고 종이 위에 글자를 휘갈기기 시작했다.


내 대학교 생활... 그곳에서 내가 최고였던 부분을 살펴보자면 바로... 누구보다 빠르게 자필 레포트를 낸다는 것이었지.


타이핑도 느린 건 아니었지만 자필 레포트는 학과에서 나를 따라올 사람이 없다시피 했다.


솔직한 말로 학교 내에서 나보다 자필 레포트 빠르게 쓰는 사람 없었을 걸?


간만에 그 때의 기억을 되살리며 마음껏 종이 위에 펜을 놀렸다.


“흠... 괜찮네요? 무난히 쓰기 좋을 것 같은데?”


물론 현대 종이의 질감과는 비교할 수 없었지만, 종이 본연의 목적은 충분히 달성했다.


“다행입니다, 하하”


“이대로 만들면 되겠네요. 가 봐도 좋아요.”


“예, 전하.”


나는 조금 더 글씨를 쓰다가 이내 펜을 다시 내려놓았다.


암만 그래도 계속 쓸 이유는 없으니까.


“그러고보면 육군장관?”


“예, 전하”


“그 일 군단 병사들 슬슬 한 번 교대할 때 된 거 같은데?”


“곧 공세가 시작될 예정이라고 해서 잠시 미뤘습니다. 공세가 끝나고 잠잠해지면 그 때 부분적으로 병력을 교대하여 휴식을 취하게 할 생각입니다.”


“흠, 그래요? 군단장이 생각보다 공격적으로 나가는데...”


“멈추라 합니까?”


“뭘요, 공격적으로 나갈 수도 있는 거지. 실제로 성과도 좀 있잖아요?”


“그야 그렇습니다만... 아무래도 유목민족과의 전쟁이니 조금 걱정이 됩니다.”


“걱정도 많아, 통일된 것도 아닌데 뭘. 그리고 그런 위험성은 우리보다는 현장에서 더 빨리 알아챌 겁니다.”


그곳에서 이곳까지 빠르게 소식을 전해도 최소 이 주는 걸릴 거다.


왜냐면 교통망이 안 깔려 있으니까.


왔다 갔다 하면 한 달인데 그런 바보짓을 해야 할 필요성을 모르겠다.


그럴 바엔 현지 사령부에 위임해야지.


“그런데 정말로 군단장을 그곳에 남겨두실 겁니까?”


“아니, 그러면 복속이 말 타고 달려가서 칼 휘두르면 끝이랍니까? 무력 시위도 좀 하고 기어나오는 반란군도 좀 잡고 그래야지, 알 만한 사람이...”


더구나 내 기억상 진하의 능력치에 분명 반란 진압 특성이 붙어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러면 일을 해야지, 어딜 놀고 먹으려고?


내가 왕일 땐 내 밑의 사람이 놀고 먹는 건 절대 못 본다.


어림도 없지, 암. 아아아아아암!!!


“그리고 진 군단장도 경험 좀 쌓아 봐야죠. 반란 진압 해본 적 없을 텐데”


“그거야... 그렇지요.”


군단장 쯤 되면 담당하는 범위가 넓기 때문에 지역 관리도 최소한은 해야 한다.


적어도 현지 치안 관련 부서랑 협업해서 일 처리 정도는 해야지.


뭐, 어지간히 잘 하겠지만 그래도 경험을 쌓는다는 건 중요한 거니까.


경험을 쌓고 그것을 체계화해 바로 후임들에게 물려준다.


이건 굉장히 중요한 작업이다.


군대가 승리하기 위해서는 보급도 중요하지만 그만큼 병사들의 훈련상태나 경험도 중요하니까.


우리가 아무리 노력을 해도 맨날 싸우지 않는 이상은 경험을 쌓지 못한 부대가 나오게 된다.


그럴 때 실전과 같은 훈련은 조금이나마 그 격차를 메꿔 줄 수 있겠지.


“아, 맞다. 넷째 축하합니다?”


“아... 감사합니다.”


육군장관, 사혁. 그는 벌써 네 명의 아버지가 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생각해 보면 나랑 그렇게 차이도 안 나는데 벌써 네 아이의 아버지가 될 준비를 하다니...


흠... 내가 네 아이의 아버지가 되려면 몇 년은 필요할 텐데


... 아니구나? 생각해 보니 난 아내가 두 명이었어.


남들이 최소 사 년이 걸릴 거, 난 이 년이면 충분하다! 하핫!


... 내가 생각하고도 참으로 ㅈ 같은 부분이 가득해 그 생각을 떨쳐내고는 물었다.


“음... 궁금해서 그러는데”


“말씀하십시오.”


“아버지가 된 기분은 어떻습니까?”


이건 진심으로 궁금하다.


내 인생도 존나게 드라마틱 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경험해보지 못한 몇 가지가 있다면 부모가 된다는 것이었으니까.


“허헛, 전하께서도 빨리 왕손을 보셔야 할 터인데...”


“내 아내들이야 젊고 나도 쌩쌩하니 그런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내 아내들 이제 이십 대 초반이다.


나? 나는 이십 대 후반이고.


... 마흔 아니다, 이십 대 후반이다. 진짜로.


최선을 다해 양심이라는 기관을 거세한 나는 그의 대답을 기다렸다.


“글쎄요... 한 여자와 함께하기로 한 거랑 비슷하면서 다르긴 한데... 좀 식상하지만 그냥 열심히 살아가야 하는 이유가 생긴다고 해야 할까요?”


“흠?”


“슬픈 일이 있어도, 힘든 일이 있어도 애들만 보면 힘이 납니다. 그리고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생각하죠, 애들을 위해”


“음... 알 것 같습니다.”


조금 다른 이유이긴 하지만 나 역시 그런 기분은 충분히 알고 있었다.


나 역시 과거의 일을 생각하면 열심히 살아야 할 이유를 다시 찾고는 하니까


힘이 나는지는 모르겠지만...


“하하, 전하께서도 빨리 아버지가 되고 싶으신가 봅니다.”


아버지?


내가?


흠... 한 번도 상상해본 적이 없다.


언제나 내 몸 간수하기 바빴던 나였다.


현대에서도, 그리고 여기에서도.


그나마 현대에서는 조금의 책임감도 견디지 못하고 무너지지 않았나.


내가 과연 좋은 아버지가 될 수 있을지는 조금, 아니 솔직히 많이 의심스러웠다.


... 뭐, 그건 부모가 되어봐야 알겠지만.


“여튼 축하합니다. 출산 예정일 즘이 되면 알려 주세요. 왕실 의사들을 파견해 줄 테니”


“아닙니다, 그 정도로 폐를 끼칠 생각은...”


“뭘, 창업공신을 위해 위사 몇 명 정도 파견하는 걸로 무슨 폡니까.”


육군장관 사혁, 내무총리 설차.


이 둘은 이 나라에 와서 내가 제일 힘들 때 같이 고생하며 이 정부를 같이 이끌어나간 사람들이다.


그리고 난 그런 사람들을 절대로 모른 척할 생각이 없었다.


내 단호한 태도에 사혁은 너털웃음을 터뜨리며 받아들였다.


“하하하, 전하께서 그리 말씀하시니 그 은혜를 받지 않을 수 없겠군요.”


“음, 잘 생각하셨습니다.”


아무래도 이 시대에는 여러 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시대니까.


조선시대까지만 해도 유아들에게 이름을 지어주지 않았다.


왜냐하면 언제 죽을지 모르니까.


심지어 왕실의 아이들도 마찬가지였고.


내가 와서 위생과 외과적인 수술법, 인체 해부 등 많은 진전이 이루어지기야 했으나 그래도 내가 보기에는 아직도 멀었다.


솔직히 내가 의학에 대해 알면 얼마나 안다고?


내 지식은 거진 여기서 끝이다.


그리고 왕실 의사들은 이 시대 사람들 중에서 현대 (야매)의학을 가장 잘 받아들인 사람들이기도 하고.


적어도 이들이라도 보내주지 않으면 마음이 놓이질 않는다는 말이지.


작가의말

집 못감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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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 평화를 끝낼 준비 +2 23.09.11 169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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