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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님의 서재입니다.

다시쓰는 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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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작품등록일 :
2021.05.12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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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5.25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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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농업혁신67

DUMMY

“조금 조사를 해 봤는데 전적이 나름 화려하시더군요.”


나이는 이제 이십대 초반인 것에 비해 실전 경험이 굉장히 많았다. 마을을 약탈한 적도, 소규모 교전을 치른 횟수도 다른 부족에 비해 압도적일 정도였다. 하긴, 교역품을 노리는 승냥이 떼들이 많았을 테니 이렇게 많은 실전 경험이 강제될 수 밖에 없긴 하겠지. 무엇보다 지난 십 년간 남연해주는 주인 없는 땅이나 마찬가지였으니까.


“그런 의미에서 아호작 공자와 부친께서 흔쾌히 귀순해주셔서 참 다행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땅 주인이 온다는데 어찌 반대하겠습니까? 오히려 일찍 귀의하지 못한 것이 죄스러울 뿐입니다.”


“아닙니다, 일찍 귀순해주셔서 불필요한 희생을 줄일 수 있었지요. 여튼 나는 공자의 능력을 썩히기 아깝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대의 측근들과 함께 수도로 호출한 것도 그런 의미가 있지요.”


물론 약간은 인질의 의미 역시 있지만 그보다는 인재 등용의 의미가 크다.


“그래, 공자가 본 서울은 어떠합니까?”


“어릴 적 와보았던 한성이라고는 도저히 믿어지지 않더군요.”


“그렇습니까? 십 년간 고생한 것이 헛된 것이 아니라니 참으로 다행이군요. 앞으로도 계속 발전해 나갈 겁니다. 그리고 그 사이에는 공자와 함께 귀순한 부족원들도 있겠죠. 이제는 한국 신민으로 불리겠지만 말입니다.”


“실로 과분한 영광입니다.”


“능력이 있고 공훈이 있다면 당연히 받아야 하는 것이지요.”


특히나 기병, 거기에 마상 사격이 가능한 궁기병 같은 고급 병종은 어딜가나 환영을 받는다. 더군다나 그는 말을 기르는 데도 일가견이 있으니 우리로서는 크게 환영할 수 밖에


“여튼... 공자의 자리를 조금 고민해 보았습니다만”


내가 생각한 것은 두 가지였다.


“첫째는 소령으로 임관해 단기 교육을 받은 후 기병 장교가 되는 것입니다. 그리 되면 빠르게 대대장으로 진급할 수 있겠죠.”


그가 분명 많은 실전경험을 가진 것은 사실이나 그래봐야 그 규모는 이 삼백 명 정도에 지나지 않았다. 그렇게 생각해보면 오백 명을 지휘하는 대대장이라는 위치는 결코 박하게 대접하는 게 아니라는 소리지.


“둘째는 기병훈련소의 장교로 임관하는 것입니다. 우리 역시도 기병 양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숙달된 고참 장교의 수가 모자란 실정입니다.”


말 좀 탄다 싶은 놈들은 궁기병여단이나 이미 각 여단으로 배속된 지 오래다. 추가적으로 양성하기는 조금 빡세다는 말. 그나마 고구려 군사고문단이 틈틈이 봐주고는 있었지만 언제까지고 계속할 수는 없지 않나.


화약이 나오고 주력이 보병으로 이루어져도 기병의 존재는 여전히 필요하다. 애초에 자동차가 나와도 군마는 한동안 존재했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자체적으로 우수한 말을 길러내는 능력은 상당히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저는...”







“폐하, 슬슬 침소에 드시지요.”


“되었다.”


덕종 이괄은 미간을 꾹꾹 누르며 내관의 간절한 요청을 쳐냈다.


당연하겠지만 이괄 역시도 당장 이 일거리를 내던지고 달콤한 잠에 빠져들고 싶었으나 아무래도 일은 전혀 줄어들지 않았다.


땅덩이가 워낙 넓어 원체 일이 많기도 하지만 현재 당의 중앙정부도 완전히 수복되지 못 했을뿐더러 지금 당의 상태가 워낙 개판이라서 일을 하는데도 일이 계속 쌓이는 기적같은 현상이 일어나고 있었다.


덕종 이괄은 선대 황제들중 성군이라 불리는 사람들이 빨리 죽은 이유를 조금이나마 짐작할 수 있었다.


불행 중 다행히도 현재 당을 노리는 외부의 세력은 없었다. 어찌 되었건 고구려는 혼자서는 당과 공격전쟁을 할 만한 체급이 안 되고 고구려가 공격전쟁을 수행 가능하게 할 한국은 듣기로는 공격전쟁보다는 내치에 전념하고 있었다. 물론 최근에 북방 영토에 군사활동을 하고 있다는 소리가 있었지만 일단은 그 북방 영토라는 것도 원칙상으로는 고구려가 한국에 할양한 영토였으므로 엄밀히 말하면 공격전쟁이라기엔 애매했다.


남조국도 불안불안 하기는 했으나 아직은 천명을 따라오고 있었고 토번과는 굴욕적인 평화 협상을 하기는 했지만 어찌 되었건 당분간은 쳐들어오지는 않을 것이었다. 당연하다면 당연한 것이 공주까지 반강제로 끌고 가 결혼을 해 놓고 쳐들어오는 것은 정말이지 미친놈이 아닌 이상 할 리가 없으니까.


일본은 애시당초 거리가 있는지라 대상에서 논외였고 북쪽의 위구르와는 우호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불행이라면 만약 외부의 위협이 있다 하더라도 당은 거기에 대응할 능력을 거의 상실했다는 것이었다. 자의든 타의든 신경 쓸 여력이 되지를 않았다.


‘어떻게든 재원을 확보를 해야 하는데...’


당의 시급한 과제는 민생 안정이었다. 그리고 당연한 이야기지만 민생 안정을 위해서는 재원이 필요했다. 적어도 각지에서 날뛰는 도적들은 국가에 정리를 해 줘야 농민들이 안심하고 정착해 농사를 짓던, 황무지를 다시 개간하던 할 것 아닌가.


‘조공을 줄여야겠군’


조공, 일종의 돈을 주고 위신을 사는 행위였다. 하지만 지금에 와서는 위신이고 뭐고 챙길 여력이 되질 않았고 이괄은 깔끔하게 위신을 포기했다. 애초에 지금 당의 민심이 개판인터라 위신을 챙기는 것보다 그 재원으로 도적을 잡고 세금을 감면해주는 게 더 유리할 상황이었다.


‘도움 안 되는 신하들도 지난번 토번 사태와 엮어서 묻어버리고... 그러면 그 재산을 확보할 수 있겠지’


이런 저런 계획을 짜던 이괄은 문득 헛웃음을 흘렸다.


‘한국인들이 황금에 미치는 이유를 조금이나마 알 것 같도다’







“흠, 누가 우리 흉을 보는 것 같은데요?”


“에이, 누가 감히 전하의 흉을 보겠습니까?”


... 의외로 많을 것 같은데


여튼 나는 기묘한 감각을 떨쳐내며 말했다.


“앞으로 당나라와는 협력하는 게 어려울 겁니다.”


“음... 애초에 협력이라기보다는 강탈...”


“씁”


“아...예”


강탈이라니,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거지. 당은 위신을, 우리는 실리를. 참으로 합리적인 거래가 아닐 수 없었는데


“그럼 조공 관계는...”


“유지는 해야죠. 당이 조공을 완전히 버리진 않을 겁니다. 그리고 지금 당장 족쇄를 부술 힘도 없고요, 그럴 여유도 없으니까”


당이 병신이 된 건 맞는데 그래도 우리가 넘볼 나라는 아니었다. 병신 된 ufc 선수랑 초등학생이랑 싸우면 그래도 초등학생이 지잖어. 그거랑 똑같은 거다.


“대신 다른 나라를 흔들 준비를 해 봅시다.”


“다른 나라라면... 위구르나 남조국, 둘 중 어디를 흔듭니까?”


“남조국을 흔듭시다. 위구르는 뭐... 비단길이라는 공통된 주제가 있으니 당이 진정으로 망하기 전까지는 어지간하면 협력을 유지하는 게 이득일 테니 흔들어봐야 의미가 없지요. 그리고 위구르가 친당 노선 탄 지가 얼마나 됐다고 벌써 편을 갈겠습니까? 흔들려면 남조국이 낫지요.”


애초에 남조국이 차지한 영토는 이 시점에서는 중국의 영토라고 하기도 뭣했다. 물론 당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건 맞지만 적어도 문화권에서는 확실한 차이가 있었고 무엇보다 당과 우호관계를 유지할 만한 끈이 위구르만큼 강하지도 않다.


당이 흔들리는 이 때 슬며시 양념을 쳐 놓고 후에 효과를 기대해야지. 잘만 풀리면 당의 시선을 한동안은 다른 곳으로 돌려줄 수 있는 아주 좋은 미끼가 될 것이다.


“예, 그럼 남조국에 손을 뻗어보겠습니다.”







“형님”


“뭐냐?”


사혁은 술잔을 한잔 더 비우며 물었다.


“오늘따라 술을 왜 이렇게 찔끔 찔끔 마시쇼?”


“쯧, 너도 나이 먹어 봐라. 술이 들어가나?”


“에이, 오십이면 한창이지”


설차는 혀를 쯧 차며 말했다.


“오십이면 슬슬 관짝 목재 준비해야 할 시간인거 모르냐?”


“에이, 총리 되셨는데 몇 년은 더 해먹으셔야 하지 않겠소?”


“늙으면 애나 봐야지, 뭘 더 하겠다고. 한 삼 사년 더 해먹다가 은퇴할 거다.”


“그거, 전하께서 절대 안 받아 주신다는데 손목 하나 걸겠소”


설차는 가만히 생각하다가 문득 지영이면 정말로 그럴 것 같아 몸을 부르르 떨었다. 자신이 생각해 봐도 지금 당장 내무총리로 마땅한 후임감이 정말로 없던 탓이었다.


“음... 그너저나 넌 총리 자리 안 노리나? 국방성 총리 자리 남아 있을텐데?”


“땅개가 해군에 대해 뭘 안다고 국방성 총리 노릇을 하겠소? 아마 한동안 국방성 총리 자리는 공석일 거요. 공훈 세우면 작위나 올려주는 거나 기대해야지. 이래서 너무 빨리 출세하는 것도 안 좋다니까? 그렇지 않소, 형님?”


설차는 재수없다는 눈빛으로 사혁을 바라보았지만 그렇다고 그 사실을 부정하지는 않았다. 원채도 지위가 높았지만 숙청 이후엔 백작이자 육군장관으로 정부 서열 1, 2위를 다투던 그였고 그 때 나이라고 해봐야 삼십대 초중반이었으니까.


적어도 그는 그럴 말을 할 자격이 있는 사람이었다.


“여튼, 은퇴하고 싶으시면 잔이나 비우쇼”


“은퇴하고 잔 비우는 것하고 무슨 상관이 있기에?”


“술병나서 손 부르르 떨면서 출근하면 측은해서라도 은퇴시켜 주지 않겠수?”


“에라이, 망할놈아”


“푸흐흐... 말이 그렇단 거지, 말이. 설마 전하께서 사람을 죽을 때까지 굴려먹겠소?”


설차가 생각해봐도 설마 개국공신에게까지 그렇게 할까 싶어 웃으며 잔을 비웠다. 물론 지영의 정부 구상도에는 적어도 설차가 칠십까지는 내무성 총리로 되어 있었지만 설차가 그걸 알 리는 없었다.


“전하께서도 더 능숙해지시면 알아서 놓아주시겠지. 평범한 분은 아니지 않느냐”


“거야... 그렇지. 평범하신 분은 절대 아니시지”


국방, 과학, 문학, 모든 분야에서 바라보는 시각이 다른 사람, 그게 지영이었다. 현대인이니 당연한 사실이었지만 세상 모든 사과가 노란색인데 홀로 붉은색이면 그건 당연한 사실이 아니게 된다.


물론 설차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그런 종류의 것이 아니었다.


“아니, 그런 뜻이 아니다. 눈치채지 못 했느냐?”


“뭘?”


“전하께선... 늙지 않으셨다.”


“에이, 뭔. 그냥 동안이신갑지. 그런 사람이 없는 것도 아니잖소?”


“십이 년 동안 얼굴이 변하지 않는 동안도 있더냐?”


“착각한 거 아니오? 맨날 보는 얼굴이니 조금씩 변하면 모를 수도 있지?”


특히나 이곳에 사진과 같은 정확한 매체가 없으니 사혁의 의심은 합당한 것이었다.


“그리고, 밑엣 사람은 그런 거 생각하는 거 아니오. 그냥 우리야 우리 일만 잘 하면 된 거지. 전하께선 상벌에 대해선 공정하시니”


“세상 참 편히 사는구나”


“형님이 너무 복잡하게 사는 거겠지. 자 잔이나 비웁시다”


설차는 복잡미묘했던 표정을 풀고 잔을 비웠다. 어찌 되었건 지금은 동생과의 술자리였으니.


작가의말

주인공 흠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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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 평화를 끝낼 준비 +2 23.09.11 169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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