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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님의 서재입니다.

다시쓰는 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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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작품등록일 :
2021.05.12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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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4.16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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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농업혁신58

DUMMY

내가 여기 와서 가장 많이 들었던 말 중 하나.


“전하, 돈이 없습니다.”


바로 저 말이다. 농담 안 하고 진짜 일 년에 한 번씩은 꼬박꼬박 듣는 것 같다.


“예상보다 식량 소모가 빠릅니다. 이런 식으로 가다간 겨울을 넘기기 힘들 겁니다. 추가적인 대책이 필요합니다.”


“식량이 땅 파면 나오는 것도 아니고...”


“땅 파면 나오긴 하잖습니까?”


“그렇긴 하지요... 아니, 제 말은 그게 아니잖습니까?”


그냥 다 사라졌으면 좋겠다.


“흠흠... 농은 나중에 하고 우선 어찌할지 대책을 논의해야 하지 않겠나?”


대책... 대책이라...


“재무부 장관의 말이 틀린것도 아니고... 식량이 그냥 막 생기는 게 아닌데 그렇다고 지금 진행중인 사업 중에서 축소할 만한 사업도 없지 않습니까?”


이제 진행될 큰 사업은 전라도 개발, 남연해주 원정, 모내기법 시험 이 세 갠데... 셋 다 축소를 하기엔 무리가 있다. 아니, 정확히는 축소할 수 없는 사업들이다.


“그... 렇기는 합니다만. 그렇다면 예산을 확대해야 합니다.”


“다행히 이번 액비를 사용한 농사는 나름 잘 되어가고 있으니 추가적인 수확량의 증대를 기대해 볼 수도 있습니다.”


그거 뭐 얼마나 뿌렸다고 그런 말을 하냐.


“외교부 장관”


“예, 전하.”


“방곡령, 때립시다.”


“...예?”


나도 안다. 이렇게 하면 주변국들이 안 좋아한다는 건. 특히 식량의 상당 부분을 우리에게 의존하는 고구려는 좋다 싫다의 문제가 아니겠지.


근데 뭐 어떡해. 방곡령 안 때리면 남연해주로 이주한 우리 국민들 다 굶어 죽게 생겼는데. 우리 먹을 것도 없는데 누구한테 팔고 자빠졌냐고.


“그럼 뭐, 방도라도 있습니까? 없으면 우선 식량 유출부터 막아야죠. 공사들에게는 내가 직접 전하겠습니다. 그럼 조금이라도 낫겠죠.”


“차라리 채권을 발행해서 식량을 조금이나마 확충하는 편이 어떻겠습니까?”


“채권 발행해도 어차피 식량 유출되면 그게 그겁니다. 무턱대고 백만 석 단위의 채권을 또 발행할 생각은 없거든요.”


이건 어디까지나 긴급 추경 같은 느낌이다. 딱 불 끌 정도만 채권 발행해야지.


“나머지 식량 말고 뭐, 시멘트나 이런 건 안 모자라답니까? 지난번 보고 때는 큰 이상 없던 것 같던데”


“예, 전하. 식량 이외에는 문제 없습니다.”


“좋아요. 총리랑 육군장관, 재무장관은 계속 보급품 상태 주시해 주세요. 모자라서 괜히 이주민들이나 투항민들 굶겨 죽이면 안 됩니다. 그리고 국토장관, 연해주 토지 측량은 얼추 끝났습니까?”


“예, 우선 점령한 지역까지는 얼추 끝났습니다만 조금 더 확인해야 합니다. 그래도 올해 농사는 건너갔으니 내년 농사 시작 전까지는 충분히 보고드릴 수 있습니다.”


“음, 그래도 서둘러 주세요. 적어도 1월 전에는 보고가 들어와야 다른 부서들이 일을 진행할 수 있을 테니까요.”


“알겠습니다, 전하.”


씁... 이거 이주민을 오천 명 정도만 보낼 걸 그랬나? 아니, 그래도 땅덩이가 좀 넓으니까 적어도 일만 정도는 보내야 초기에 좀 개척 속도가 빨라지겠지? 특히나 우리는 저 땅을 털고 오는 게 목적이 아니라 눌러앉는 게 목적이기 때문에 적정량의 이주민은 필수적이다. 우리가 눌러앉고 농사를 지어야 우리 땅이 되는거거든 이게.


그래서 유감스럽게도 고구려 공사와 일본 공사를 불러 방곡령이 선포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었다. 최대한 진심을 전하려고 노력한 덕분일까? 고구려 공사의 반응은 침착했다.


“음... 알겠습니다. 태왕께 보고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미안합니다. 사정이 워낙 안 좋아서...”


빨리 느그들도 만주 개발해서 먹고 살아라 좀. 만주 평야 좋은 거 냅두고 왜 안 써먹냐고 진짜.








“전하!”


아, 시끄러.


“드디어 도착했답니다!”


“... 뭐가요?”


“그... 노마? 로마? 의 상인입니다!”


노마라... 음... 로마인이 들으면 기겁하겠는걸. 여튼 오랫동안 기다린 사람들이 드디어 왔구만!


“지금 어디랍니까?”


“인천항에서 서울로 오는 기차 탑승했답니다.”


“그럼 곧 도착하겠군요.”


온 건 좋은데 내년에 왔으면 더 좋았을 텐데. 지금은 추가 예산같은 거 편성하기 빡세단 말야.


“맞이할 준비를 하겠습니다.”

오랜만에 한국으로 돌아온 그들의 몰골은 정말... 고생을 많이 한 것 같았다. 분명 후덕했던 인상으로 기억하고 있었던... 누구였더라? 아무튼 우리 측 대표는 살이 홀쭉한데다 온 몸에 근육이 붙고 선탠을 한 것 같았으며 그 외의 인물들도 조금 더 거칠어진 느낌이 강했다.


“다들 고생 많았습니다.”


“아닙니다, 전하. 전하와 나라를 위해서라면...”


“한 번 더 여행을 떠나보시겠어요?”


“살려주십시오.”


음... 그 정도로 힘들었나? 힘들다는 건 알고 있는데 정확히 얼마나 힘든지는 내가 모른단 말이지. 그래도 대충 간접적으로 알 것 같기는 했다.


“고생했습니다, 시마. 아, 통역관을...”


“아뉩니다, 전하. 저, 할 수 있습니다. 한쿡말. 나름 능슉합니다.”


오, 발음 좋은데? 그럼 님들은...?


“아, 저도 그... 구리스어...? 라틴어 조금 배웠습니다. 이를테면...”


음... 뭐라 하는데 솔직히 못 알아듣겠다. 그래도 옆에서 시마가 흐뭇하게 바라보는 걸 보니 발음이 그렇게 나쁘지 않은가벼?


“음, 좋군요. 기술자들과 대화를 나누는 데 큰 도움이 되겠습니다.”


“전하, 걱정 하지 않숩니다. 기슐자들, 잘 한다, 한쿡어. 나보다”


“오, 그렇습니까? 하하, 이것 참 기대되는군요.”


“아, 그리고. 완성된 샤전을 봐칩니다. 열씸히 만들었숩니다.”


나는 두툼한 유럽 느낌 나는 사전을 받아들었다. 왕한테 바칠 사전이라 그런지 고급 양장본으로 되어 있는... 마치 비싸고 잘 보지도 않아서 책꽃이에 장식용으로 박아놓은 전공책 같은 비주얼인걸?


“샤전, 여러 개 있숩니다. 한 개만 우선 가져왔숩니다.”


“만드느라 정말 고생 많았습니다. 아예 다른 언어라 힘들었을 텐데...”


배우면서 만든 거 아냐, 이거. 진짜 대단한거다 이건.


“과챤? 과찬이십니다. 보람챠고 죻았습니다.”


나는 책장을 넘기며 감탄했다. 나름 한국어와 라틴, 그리스어 일 것으로 추정되는 문자로 설명이 상세히 되어있었다. 나도 할 거 없을 때 이걸로 라틴어, 그리스어나 좀 배울까? 나중에 한국 가면 좀 편해질 수도 있잖아. 그냥 고대 외국 문서는 좌르륵 읽으면서 잘난 척 좀 하면...


“기술자, 오래 기다리셨스니다, 전하.”


“아아, 기술자들. 어서 보고 싶군요.”


“기대 하십시오. 있다, 옛날 왕실 기슐자 가문”


어? 왕실 기술자였던 사람도 있다고? 이야... 진짜 기대되는데


시마가 뭐라 뭐라 하자 얼마 지나지 않아 두 명의 사람이 내 앞에 나타났다. 한 명은 피부나 복장으로 봐서는 유럽 쪽 사람이고... 한 명은... 아마 아랍, 중동 쪽 사람인 듯?


“쿡왕 전하를 뵙나이다. 시미온 네스레스쿠(Simion Negrescu) 입니다. 저는 다양한 졍밀기계를 주로 다루었습니다. 쿡왕 전하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다 감히 자부합니다.”


“쿸왕 전하를 뵙나이다, 저는 이나 하미드(Ehan Hamd) 라고 합니다. 주로 수차와 공장에 대한 업무를 봤었습니다. 반드시 만족할 만한 작품을 만들겠습니다.”


... 한국어 잘하는데? 배 위에서 그것만 공부해서 그런지 발음이 진짜 너무 좋다. 시마도 꽤 능숙하다는 느낌이 있었는데 얘네들은 엑센트만 조금 제외하면 진짜 한국인이라고 해도 믿을 수 있을 정도다.


“환영합니다, 시미온 네스레스쿠, 이나 하미드. 먼 길 오느라 정말 고생 많았습니다. 두 명 모두 힘든 결정을 내린 만큼 그 결정을 후회하지 않게 해 드리겠습니다. 음... 자세한 건 한 잔 걸치면서 말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군요.”


“좋은 생각이십니다, 시마. 어떻습니까?”


“좋다입니다.”

“좋아요, 그럼 피로도 풀고 서로 친해지는 시간을 가져봅시다.”


무슨 이유가 있건간에 먼 길을 오기로 결정한 사람들이다. 내가 항상 챙겨줄 순 없어도 그래도 최대한 챙겨줘야지.


여행의 피로를 고려한 작은 파티가 있고 난 후 다음 날 나는 한 명씩 인사를 나누었다. 대충 5~ 60명 되는 인원이었는데 이들 모두가 고급 인력이라는 걸 생각하면 정말이지 기쁜 날이 아닐 수 없었다.


“전하, 한 말씀 하시지요.”


아, 부담스럽게. 나는 목을 축이며 앞으로 나섰다.


“다시 한 번, 한국에 온 걸 환영합니다. 여러분이 이곳에 온 것이 호기심일 수도, 돈 때문일 수도, 혹은 쫓겨서일 수도 있습니다. 아마 각자 다른 이유를 가지고 있을 테지만 내가 원하는 것은 여러분 모두가 이곳에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고 행복한 삶을 영위하는 것입니다.


누군가는 어리석은 결정이라 비웃을 수 있지만 여러분이야말로 동, 서양 교류의 살아있는 상징이며 당연하게도 한국은 그 영광스러움에 비견할 만한 보상을 준비하였습니다. 여러분께서 재능을 펼칠 수 있는 기반 역시 최대한 준비했다고 자부합니다.”


최대한 짧게 끝내야지, 모두가 한국어를 시미온이나 하미드처럼 능숙하지 않을 수도 있으니까.


“그러니 여러분의 능력을 마음껏 펼치시길 바랍니다. 그리한다면 여러분은 한국에서 귀족의 작위, 막대한 부, 행복한 가정을 이룰 수 있으리라는 것을 보장합니다. 한국은 여러분의 고향이 될 준비가 되었습니다.”


음... 나쁘지 않았나? 그랬길 빈다. 생각할 틈도 없이 그냥 되는 대로 내뱉은 말들이니까.


그 후엔 시마에게 잔금을 치르고 시마는 물건을 적재했다.


“다음에 또 올 겁니까?”


“음... 모룹니다, 하지만 허락한다면, 오고 싶슴니다. 한쿡, 좋은 곳”


“그렇다니 다행입니다, 그럼 무사히 항해하고 나중에 또 봅시다.”


“전하께서도, 만수뮤광? 먄수무강? 하시길 바랍니다.”


음, 그가 교역을 계속 한다면 언젠가는 한 두 번 정도는 만날 기회가 있겠지. 적어도 강철의 반응이 좋다면 그와 연관된 인물과 만날 기회 정도는 있을 거다. 알다시피 나는 영생에 가까운 삶을 살 테니.


“비서실장, 과기부 장관이랑 과기부 관료들 호출하세요. 본격적으로 일에 들어가 봅시다.”


너희들을 위한 보상과 맷돌은 준비되어 있다, 공돌이들아. 이젠 갈릴 시간이다!


작가의말

시험기간이라... 연재가 좀 늦었습니다 ㅠㅠ

당장 다음주부터 시험이라 아마 다음 화는 빨라야 다음주 토,일 이나 올라올 예정입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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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 평화를 끝낼 준비 +2 23.09.11 169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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