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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님의 서재입니다.

다시쓰는 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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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작품등록일 :
2021.05.12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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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6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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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4.06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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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혁신56

DUMMY

올해는 굉장히 중요한 해다. 어쩌다 중요한 일이 이렇게 겹쳐서 일어났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아무튼 그랬다.


우선 남연해주 정벌 계획. 한국의 적법한(?) 영토인 남연해주를 안정시키기 위해 무려 4개 여단이라는 대병력을 동원한 정벌이 지금 착착 진행중이었다. 1군단에서 오는 보고들을 종합하면 아직까지는 그린라이트인 상황. 하지만 유목민족과의 전투가 늘상 그랬듯이 방심하면 그대로 조질 가능성은 차고도 넘쳤기에 계속 주시할 필요가 있었다.


그 다음은 경기도, 충청도에서 액비가 시범 사용되고 있었다. 이미 충분한 실험을 거치고 시범 사용에 들어간 거라 아직까지 큰 문제는 터지지 않고 있었다. 만일 이번 시범 사용이 잘 되어서 재개발된 지역 위주로 사용이 된다면 아마 우리의 생산력은 엄청나게 증대될 가능성이 높았다.


이에 탄력을 받은 국토장관은 내년에 모내기법도 재개발된 지역 위주로 도입하자는 의견을 내놓았지만 그건 기각. 모내기법은 우리가 재개발을 했다고는 하지만 위험 부담이 큰 농사법이다. 당연하겠지만 실패 했을 때의 대비책으로 예비 식량을 좀 꿍쳐놔야 한다. 적어도 액비로 생산량을 증대시키고 어느정도 비축량이 쌓여야 가능하다는 이야기.


그리고 재개발을 했다 해서 수자원을 어느 정도 확보했을지도 솔직히 의문스럽다. 물론 처참했던 과거에 비하면 정말 눈부시게 발전한 건 맞지만... 워낙에 자연환경이 극성이어서 조금 걱정이 된다고 해야 할까...


여튼 경기 충청권의 국토 개발 사업은 마무리에 들어가고 있지만 지속적으로 수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추가적인 저수지 건설과 수로 보강에 들어갔다. 아마 2~3년 정도 지난 후에나 모내기법을 실행하려 하고는 있는데... 잘 되면 말이지.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국-고구려-일본으로 이어지는 삼국 연대를 만들기 위해 외교부의 인원들은 열심히 두 나라 사이를 주선하고 있었다. 다행히 경제 협력 조약은 통과를 했으니 동맹 조약까지도 얼마 안 남았다.


사실 한국과 고구려, 한국과 일본이 서로 동맹인 상황인지라 그다지 어려운 상황은 아니었다. 세 나라 다 당나라와의 관계가 씹창난터라 서로 교류하며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동맹이 필요했고 일본 입장에서도 어찌 되었건 유목민족과의 교류는 필요한 부분이었다.


여튼 이렇게 중요한 일을 하느라 화약에 대해서는 뒷전이었다. 아니, 정정하자면 일부러 화약에 대해서는 건들지도 않았다고 하는 게 맞을지도 모르겠다.


사실 화약의 이점은 확실하다. 우선 열병기로 모든 장병들의 무장을 통일할 수 있고 내가 아는 현대적인 군 체계의 효과를 제대로 볼 수 있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전투력의 상승이 이루어진다. 거기에 해전과 공성전에서 큰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과 대 기병 전투력이 엄청나게 상승한다는 것은 정말이지 포기하기 어려운 이점이긴 하다.


근데... 화약을 생산하려면 돈이 든다. 정말 엄청나게 든다는 게 맞을 거다. 그런데 그걸 지금 이 나라 형편에 하면? 음... 제대로 훈련이나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지금 당장 할 일도 많은데 방법도 애매하게 알고 있는 똥오줌 모아서 초석 농장 만들자고? 그 똥 오줌이면 든든한 액비 한 사발... 아, 이거 아닌가?


여튼 지금은 경제와 위생이 먼저다. 액비 만들 소변 모으기도 힘든데 화약 만들 소변을 모을 수 있을 리가 없잖아.


그리고 비누 만드는 게 좀 더럽게 비싸야지? 식물성이고 동물성이고 이 시대에 ‘기름’은 꽤나 비싼 고가품이다. 지금 서울에서 ‘닭튀김’으로 불리는 치킨이 비싼 이유가 뭔데?


국물 요리로 하면 msg 좀 섞어서 삼사일은 먹을 수 있는 닭을 튀김옷 입혀서 비싼 기름을 잔뜩 붓고 튀겨서 그 자리에서 뚝딱하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 사는 집 아니면 먹을 엄두조차 못내는 거다. 나야 왕이니까 이것 저것 먹고 다닌다지마는.


그나마 쌀겨가 싸게 기름을 생산할 수 있는 수단인데... 농민들이 이 쌀겨를 비료나 사료로 쓰고 있다는 사실을 최근에서야 알게 되었다. 원래는 사료로 쓰고 있었는데 비료로 쓰면 좋다는 소식이 알음알음 퍼져나간 모양. 심지어 좀 없이 사는 집은 이걸로 죽 같은거 해먹는다나


근데 그걸 거둬가지고 비누를 만들 순 없잖아. 별 다른 이유도 없이 그러면 내 지지율이 뚝 떨어지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거다.


“우리 당나라 친구들이 호구라서 참 다행입니다. 그렇지요, 장관?”


“아, 예... 정말 다행스럽게도 이번에 얻은 수익도 참 짭짤합니다.”


새롭게 재무장관이 된 김경신은 나름 열심히 일하며 재무부를 이끌고는 있었지만 초임 장관이라 그런지 아직은 미숙한 모습이 많이 보였다. 아니면 설차가 워낙 잘해서 내 눈이 높아졌던가. 여튼 그 예산에 몇 번 정도 빵꾸가 났는데 즉위를 핑계로 보낸 축하 사절단에서 한몫 잡는 바람에 어찌어찌 메꿨다.


“내년부터는 이런 일이 없을 겁니다.”

왜냐면 당나라가 지금 씹창나있어서 더 이상 보내기도 뭣하다. 새 천자의 즉위 정도의 엄청난 무언가가 있지 않는 이상은 보내봐야 득 될 일도 없겠지.


그리고 지금 일본에 금광, 은광 털러가서 돈이 꽤 많이 들고 있다는 걸 생각하면 그 같은 초임 장관에게는 조금 가혹한 일이긴 하겠지. 이래서 체계적인 인재 육성이 중요한 건데...


원래대로라면 1~2년 정도는 행정에 대한 교육이수를 시켰을 테지만 지금은 사람이 없어서... 시스템상의 수치로 ‘대숙청’의 여파는 사라졌지만 나는 아직도 몸으로 느끼고 있었다. 아직 그 여운은 다 가시지 않았다는 걸.


“주의하도록 하겠습니다.”


“아아, 그런 의도로 말한 건 아닙니다. 초임이지만 정말 잘 해주고 있어요, 장관”


이건 진짜다. 항상 재무부는 업무량이 많은데다 신경 쓸 것도 많아 권력은 있지만 그만큼 빡센 부서였으니까. 그런 부서를 초임 장관이 이끌면서 문제가 거의 없었다는 건 충분한 능력을 갖추었다는 것이다.


“감사합니다. 아, 지난번에 전하께서 명령하신 요약본입니다.”


내가 받은 서류에는 ‘전 국민 생활수준에 대한 개요’라고 적혀 있었다.


“고생했어요, 장관.”


말이 요약본이지 그 많은 서류에서 중요한 포인트만 뽑아내는 것도 일이었을 거다.


“하지만 아직 장관의 도움이 필요할 것 같은데... 시간 좀 빌려주실 수 있나요?”


“저는 전하의 신하입니다, 무엇이든 명령만 주십시오.”


“고맙네요, 비서실장. 종이와 연필을 좀 가져다 주시겠어요?”


종이와 연필이 잔뜩 도착한 후 나는 장관과 함께 계산을 시작했다.


“흠... 각 지역별로 생활 수준에 차이가 좀 큰 편이군요.”


“예, 아직 타 지역의 개발이 완료되지 않은 것도 있고... 도로망이 아직 완전히 닦인 게 아니지 않습니까?”


“흠... 하지만 지금의 조세 제도를 개량할 필요는 있어요. 당연하겠지만 조세를 쌀로 거두니 가뜩이나 불편한 교통 때문에 운송비가 많이 들지요. 보관비는 오죽 하나요?”


“지난번에 말씀하셨던 화폐 말씀이십니까?”


“부분적으로 조금 도입을 해볼까 생각중입니다. 오늘 장관을 부른 이유도 그래서고요. 경기, 충청, 평안도 일부 지역에서 우선적으로 도입을 해볼까 합니다만...”


“... 그건 별로 좋은 생각은 아닌 듯 싶습니다. 그렇게 했다간 도입한 지역과 아닌 지역의 차이로 인해 서로간의 교류가 어려워질 겁니다. 아니면 화폐를 아예 쓰지 않을 수도 있지요. 차라리 미르를 통해서 도입하시지요? 미르가 요즘 시장에 많이 침투했다 들었습니다.”


“아직까지 시장에 큰 영향력을 끼치기는 어렵습니다.”


“헌데, 전하. 전하께서는 화폐의 도입은 조금 미루시려는 게 아니었습니까?”


“그러려고 했는데 도입을 미룸으로써 쓸데없이 나가는 돈이 있어서요.”


세금 낭비는 못 참지, 크르르.


“그래서 최대한 빠르게 도입하려고 합니다.”


“어... 알겠습니다. 그럼 재무부 직원 일부를 불러와도 괜찮겠습니까? 기왕 하는거 본격적으로 논의하려 합니다.”


“... 입이 무거운 자들로 부탁드리죠.”


우리가 날이 지나도록 논의한 결과는 간단했다.


1. 화폐의 도입은 지금 당장은 이루어질 수 없다. 다만 차후 10년정도 뒤라면 대부분의 상인들이 필요성을 느낄 것이다.

2. 만일 도입이 된다면 전 국가적으로 도입해야 한다. 모든 세금을 화폐로 거두어야 하며 국가에서 하는 모든 경제적인 활동은 화폐를 기준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3. 일상 생활에 화폐가 녹아들 수 있도록 모든 영향력이 있는 기업과 논의하여 이루어져야 한다. 그들의 협조 없이는 화폐를 도입해 일상 생활에 녹이는 것은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4. 화폐 도입을 위해 조금 더 채권을 발행하고 상환하는 것을 반복할 필요가 있다. 단기적으로는 손해를 보겠지만 화폐를 도입한 후에는 오히려 득으로 작동할 것이다.

5. 현재 화폐를 도입하면 경기권과 부산권 이외에는 제대로 유통되지 않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흠... 돈 나가는 거 아까운데... 10년이라...


참아야지 뭐. 이들로 말하자면 우리나라에서 경제에 관해 가장 전문가들이다. 물론 이 나라에서는 나 역시도 경제에 관한 전문가 수준으로 분류되는 걸 보아 그 ‘전문가’가 사실은 ‘ㅈ문가’ 가 아닐까 합리적인 의심이 들기는 하지만 도토리 키 재기라도 결국엔 조금이라도 더 큰 도토리가 좋지 않을까?


그리고 결정적으로 화폐 도입도 돈과 시설이 필요한 시설이다. 거기에 위조를 막기 위해서는 기술력까지 필요하지. 괜히 예전 동전들 보면 은화나 금화 같은 게 유통되었던게 아니다. 어떻게든 위조가 되니까 아예 화폐 자체가 실질적인 가치를 띠게 한 건데...


우리가 그 많은 금과 은을 도대체 어디서 구해? 유감스럽게도 우리가 일본의 제일가는 금은광을 슬쩍 하긴 했어도 금은본위제를 할 만큼의 양은 나오지 않는다. 그거 하려면 남미로 가야 할거다.


돈을 아끼기 위해 돈을 써야 한다니... 가난한 국왕이란 참으로 할 게 못된다는 걸 여러번 느낀다.


“모두들 고생 하셨어요. 오늘 오전은 푹 쉬시고 오후에나 출근 하세요. 아니면 반차 보태서 그냥 하루 휴가 내셔도 좋고요.”


“... 저도요?”


“장관은 안 되죠.”


장난하냐? 뭘 시무룩 하고 있는데?


작가의말

화약은 비싸서...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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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4 평화를 끝낼 준비4 +2 23.09.26 138 2 11쪽
243 평화를 끝낼 준비3 +2 23.09.22 142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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