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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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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작품등록일 :
2021.05.12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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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1.13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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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백색의 가루21

DUMMY

한국의 주요 정책은 누가 뭐라고 해도 신항로 정책이다.


국토개발사업이나 화폐 등의 사업 역시 국가에 있어 중요한 정책이기는 하나 애초에 그 사업들은 신항로 정책에 앞서서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시행된 정책에 가깝다.


우선 나라가 좀 먹고살 만하고 재료도 빠르게 구해와야 시간이 오래 걸리는 바닷길을 개척할 것 아닌가. 원래 사람이건 나라건 먹고살 만해야 다른 것에 눈이 돌아가는 법이다.


얼마 전의 탐라 원정 역시 신항로 정책을 하기 위한 중간다리에 지나지 않는다. 굵직한 사업 몇 개가 선행되어야 하는 사업인 만큼 신항로 정책은 한국의 주요 사업이자 정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아... 더워”


궁복은 걸치고 있던 모피 망토를 훌렁 벗어 던졌다. 북방이라 추울 것으로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선선하니 딱 좋은 공기였던 탓이다.


“그런데 괜찮으십니까?”


“어떤 걸 말씀하시는지?”


“이제 함대장님 아니십니까. 그런 것 치고는 동원한 배의 숫자가...”


부관의 말에 궁복은 고개를 저었다. 분명 함대장이 동원하는 배들이라고 보기에는 숫자가 적었으나 실상은 그렇지도 않았다.


연해시(블라디보스토크)에서 출발한 북방항로개척함대는 전투함 열 척에 호위함 스무 척, 그리고 13년형 수송함이 무려 칠십 척에 이르는 대함대였다.


물론 원래의 1함대가 전투함과 호위함을 합쳐서 80척에 이르렀던 것을 생각한다면 적어 보일 수도 있지만 궁복은 그러려니 했다.


항로 개척 중에 무슨 일이 있을 줄 알고 함대를 통째로 동원한단 말인가. 할 수 있다면 최소한의 전투함만 파견하는 게 맞았다.


한국으로서는 수송함은 소모시켜도 무방한 자원이었다.


물론 아깝기야 하다. 어쨌건 수송함을 건조하는데도 돈이 들어가니까. 하지만 현재 한국에 있는 신, 구형 수송함을 다 합치면 대략 천 척 정도 되었다. 그리고 이 수송함들은 조세, 수운을 통한 물자 이동, 군용 등의 목적에 모두 사용하고도 남아나는 게 현실이었다.


요약하자면 수송함을 유지하는데 드는 비용만큼 뽑아내지를 못하고 있는 것이었다. 탐라 원정에서 막대한 물자를 수송하며 대규모 해외 원정과 그에 따른 대규모 물자 수송을 하기는 했으나 반대로 생각하자면 그만한 수송을 또 언제 하겠는가.


모르긴 몰라도 그때가 되면 더 좋은 수송함이 쑥쑥 나와 있으리라고 궁복은 확신할 수 있었다. 지금도 국방과학연구소 조선부에서는 이미 신형 수송함의 뼈대가 완성되었다고 하는 판이었다.


“함대장님께서 그러시다면야... 그런데 신항로 사업이 하나 더 진행 중이지 않습니까?”


“남방항로정책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한국의 신항로 정책은 총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었다.


첫째는 연해시나 한반도 동부에서 출발해서 북해도로 향하는 북방항로정책


둘째는 제주시에서 출발해 유구로 향하는 남방항로정책


셋째는 여수와 목포 등, 남서해안에서 출발해 대만 섬으로 향하는 서부항로정책


여기서 세 번째인 서부항로정책은 사실상 무기한 연기되었다. 앞선 두 사업도 마무리하지 못했는데 굳이 당나라의 경계심을 살 필요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거기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바닷길 아닌가. 지영이 아는 것은 선진적인 배의 아주 대략적인 설계나 개념, 그리고 대략적인 지구의 모습과 간단히 별 보는 법정도였다. 항로를 기억하거나 바람을 기억하거나 하지는 못한다는 말이다.


그럼 그 얕은 지식과 엉성한 나침반 가지고 항해를 해야 한다는 건데 그러다 실패하면 어떻게 되겠는가?


배야 소모해도 다시 건조하면 되지만 능숙한 선원은 키우는데 최소 십 년 이상은 걸린다. 가진 힘 다 털어서 세 항로를 모두 개척하려고 했다간 잘못하다가 죽도 밥도 안 되는 수가 있었다. 선원이 썩어나지 않는 한은 분산투자는 필수였다.


그리고 신항로 개척이라는 게 짧아도 한두 푼 드는 사업도 아니다. 거기에 지영같은 경우는 궁극적으로 북해도와 유구를 완전히 본토화 시킬 생각을 하고 있는지라 초기에 나갈 비용을 생각해 보면 세 항로 정책을 한다는 건 지나친 도박수나 마찬가지였다.


“예, 어디 남쪽 섬 점령하러 간다고...”


“유구 섬 일 겁니다. 사실 점령이라기보다는 개척에 가깝다 하는군요. 사람도 얼마 없고 섬 크기도 큰 섬이 아니라 들었으니까요.”


사실 난이도만 따지자면 남방항로 정책이 훨씬 쉽다. 우선 점령해야 하는 섬의 크기도 극히 작았고 만약에 원주민이 적대한다고 해도 함대 자체의 무력으로 쉽게 제압할 수도 있었다. 성과 내기가 훨씬 쉬운 곳이 바로 남방항로 정책이다.


...물론 궁복은 그걸 전혀 부러워하지 않았다. 분명 북방항로 정책은 동계에 진행할 수 없을지도 모르는 문제가 있었고 섬도 크며 자칫 잘못하면 원주민들에게 공격을 받을 수 있었지만, 최소한 이쪽에는 연해도에 살던 길잡이가 있었다.


반면 남방항로 정책은 어설픈 지도와 나침반에만 의지해야 해서 반쯤은 운에 가까웠다. 그리고 그 섬을 왜 점령해야 하는지도 의문이었다.


하다못해 북해도는 크기라도 하지 유구 섬은 적어도 이들에게는 별 쓸모없는 섬처럼 보였으니까.


물론 지영이 북해도와 유구 섬은 한국의 이익권을 수호하는 매의 양 날개가 될 것이라고 주장하며 남방 무역을 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얻어야 하는 섬임을 강조해서 그런갑다 하지만 정작 그 남방 누구와 무역을 하는지는 아무도 몰랐다. 심지어 지영조차도 동남아의 어느 국가와 무역을 터야 하는지 계획하고 있지 않았으니 다른 사람들이 알 턱이 있나.


궁복은 바다를 바라보다 이내 자신들이 준비한 선물 목록을 살펴보았다. 부디 원주민들이 좋아해야 할 텐데.







“당 황제가 선위를 했다라...”


지영이 알고 있는 역사대로라면 당 헌종은 당나라를 다시 일으킨 위대한 군주 중 한 명이다. 물론 말년에 태자가 죽어 이래저래 똥을 싸지르다 환관들에게 살해되기는 하지만 반대로 이야기하자면 태자가 죽기 전까지는 훌륭한 군주라고 할 수 있었다.


거기다 덕종 이괄이 직접 선위를 했다고 하니 아마 다른 권력에 의지할 확률도 낮았다. 요약하자면 최상의 형태로 최상의 인물이 자리를 물려받은 것이다.


“총리”


“예, 전하.”


“당은 분명 절도사들을 쳐서 복속시킬 것이네.”


그 말에 신후가 동의를 표하자 지영은 잘 되었다는 듯이 말했다.


“그렇다면 우리가 당에 충성도 할 겸 전임 총리의 정책을 이어야지 않겠나?”


“...예?”


얼굴이 새하얘진 신후가 되물었지만 지영은 참으로 뻔뻔한 낯짝으로 지껄였다.


“아니, 그렇잖나. 천자를 위해 탐관오리를 벌하고 반역도의 힘을 약화시키며 탄압받는 신민들을 살기 좋게 해주는 게 제후국으로서 해야 할 올바른 일이 아니냐 이 말이야.”


확실히 당나라가 절도사를 복속시키고 중앙에서 관리하면 더는 활빈당과 같은 일을 하기에는 위험부담이 너무 컸다.


“우리가 아무리 노력해도 중원이 너무 크니 한 번으로는 안 되는 것 아니겠나? 나는 이게 우리가 가야 할 길이라고 믿네. 어떻게... 가능하겠나?”


사실 불가능할 것도 없다. 아직 중국의 변방은 혼란하고 해안선은 더럽게 넓어서 지난번에 갔던 곳만 피해서 돌아다니면 그만이긴 하다.


거기에 당의 황제가 바뀌고 중앙에서 이것저것 개혁을 하기 시작하면 당연히 지방에는 더 소홀해질 터. 어쩌면 지금이 유일한 기회일지도 모르는 일이긴 했다.


“예... 가능합니다.”


“좋군! 우리가 충심을 다할 수 있으니 얼마나 기쁜 일인가? 천자께서도 탐관오리들이 사라지니 좋을 것이고 당의 신민들도 고통 속에서 벗어나 산 좋고 공기 좋은 한국에서 살 기회를 얻으니 좋을 것이니. 세상이 참으로 아름답구나”


“...전하? 그 말씀은 당의 신민을 납치-”


“어허! 그게 무슨 소린가? 우리도 당의 신하 아닌가. 살 곳이 없어진 유민들을 받아들이는 게 그리 잘못된 일인가?”


신후는 입을 떡 하니 벌렸다. 아니, 그 살 곳 없애는 사람이 우리 아닌가. 그럼 우리가 유민을 만들고 유민을 구제한다는 명목으로 납치해오라는 소리랑 뭐가 다른가. 분명 듣기로는 이 비슷한 계획을 지난번 지영이 거절했다고 들었던 신후의 입장에서는 어처구니가 없는 소리였다.


그렇다고 지영이 그렇게 생각했느냐, 하면 그건 또 아니었다. 어차피 중국에서 난리가 일어날 것은 확정이고 지방이 부패해서 살기가 안 좋은 것 역시 사실이다.


그러니 이건 더 좋은 삶을 신민들에게 제공하기 위한 제후국의 충심에서 비롯된 행동이다. 그리고 억울하게 노예가 되어 노예의 삶을 사는 것보다는 그래도 말은 좀 안 통해도 인심 좋고 물과 산이 아름다운 한국에서 사는 게 낫지 않겠는가? 구해줬는데 고향까지 데려다 달라는 것은 물에 빠진 사람 구했더니 보따리 내놓으라는 격이나 다를 바 없었다.


지영은 이를 잘 풀어 풀어 설명했다.


“아... 전 또 신민들 납치하라는 줄 알고 놀랐잖습니까?”


“내 그 정도로 포악한 사람은 아니라네. 집도 밭도 없이 떠돌고 누군가의 노예로 사느니 차라리 여기서 사는 게 낫지 않겠는가?”


지영은 아직 그 정도로 인성을 내다버리진 않았다. 아니, 전쟁 중인 것도 아니고 남의 나라 사람을 왜 납치한단 말인가. 이건 그저 떠돌이와 노예를 구제하기 위한 일종의 사회복지 사업이었다. 물론 한국 내에서 벌어지는 것은 아니었지만 원래 이런 문제는 국제적으로 다루어야 했다.


“실로 그렇습니다. 한국에 오면 집이야 몰라도 농사지을 땅은 임대해 주니 먹고사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겁니다.”


“좋군. 총리 뜻대로 한번 진행해보게”


“예, 전하.”


신후가 나가자 김양순은 조용히 물었다.


“전하, 설마 진짜 일본을 방문하실 겁니까?”


“글세... 마음 같아서는 한번 방문하고는 싶지만...”


빠르게 왕복하면 보름 내에도 왕복이 가능한 고구려와는 다르게 일본은 반년 이상도 바라봐야 할 수도 있기에 지영에겐 큰 부담이 되었다. 안 그래도 내외로 벌여놓은 일도 많아서 장기간 궁을 비우기 어려웠다.


“전하의 마음은 이해가 가기는 합니다만...”


“나도 아네. 그래서 이리 망설이고 있지 않나.”

아사하라도 말은 안 했지만 내심 기대하는 기색이 은근히 비쳐서 더욱 어려웠다. 지금까지 크게 무언가를 바란 적이 없던 그녀였기에 어지간하면 이뤄주고 싶기는 했다. 가능하다면 말이다.


작가의말

수요일날 올린줄 알았는데... 아니었네요.

뭐 사람이 그럴수도 있죠...

죄송함다 ㅠ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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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5 남북전쟁27 +2 24.01.10 85 2 11쪽
274 남북전쟁26 +2 24.01.04 82 2 11쪽
273 남북전쟁25 +2 24.01.01 88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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