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몽쉘오리진 님의 서재입니다.

다시쓰는 세계사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몽쉘오리진
작품등록일 :
2021.05.12 19:01
최근연재일 :
2024.04.22 13:25
연재수 :
298 회
조회수 :
158,790
추천수 :
2,578
글자수 :
1,482,298

작성
23.01.06 02:20
조회
262
추천
6
글자
11쪽

백색의 가루19

DUMMY

다음날, 사혁과 최명호는 곧장 지영을 찾아갔다. 아무리 생각해도 어제의 이야기는 결코 가벼이 넘길만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어디까지 생각하고 계십니까?”


“최선부터 최악까지, 전부다.”


“제일 유력한 가능성은요?”


“고구려가 실질적으로 우리를 적국으로 돌릴 가능성은 작소. 우리 역시 마찬가지지. 하지만 고구려가 우리 말을 듣지 않고 저 지옥 같은 산맥과 강을 넘은 뒤에 주력군을 소모할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보오.”


그 말에 두 장관은 모두 고개를 주억거렸다. 아무리 생각해도 두 나라가 먼저 서로를 적국으로 돌려서 좋을 게 없던 탓이었다.


한국은 신항로 개척을 위해 이미 해군을 이곳저곳으로 뿌리고 있으며 한동안은 남방 정책을 밀고 나갈 생각이었고 고구려는 굳이 한국을 적으로 돌려 오래전의 실수를 되풀이할 생각은 없을 것이었다.


“그렇다면 가장 좋은 방법은 육군으로서는 한 개 군단을 서북 방어지대를 방어하게 해야겠군요. 행동력과 상황파악이 빠른 군단장을 임명하시어 북방 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게 하면 될 것 같습니다.”


“그런 자가 있나?”


“흠... 아사달-”


“그놈은 안 되네. 시키는 건 잘 해도 능동적으로 움직이기엔 모자라. 다른 사람 없나?”


사혁은 난처하다는 얼굴으로 답했다.


“군 장성 중에 전하의 요구를 만족시키는 인물이 없습니다.”


지영은 잠시 생각하다가 이내 한 사람을 떠올리곤 한숨을 내쉬었다.


“어쩔 수 없지. 그 인선은 내가 직접 고르겠네. 생각해놓은 사람이 있으니 내가 직접 설득해야겠구만”


“혹시 누구인지...”


“거 왜 있잖나. 호랑이한테 팔 물리고 참모 쪽에 처박혀 있는 놈. 진 대장이라면 고구려에 가본 경험도 있고 같이 싸운 경험도 있고 군단장으로서 알아서 움직여본 경험도 있으니 어지간히 잘 대처할 걸세. 팔 하나 못 쓰는 게 흠이긴 하다만 우리 한국군에 그놈 대신해서 힘 써줄 사람이야 하나 없겠나?”


“확실히 적격인 인물이기는 합니다만... 무력을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은 좋은 영향을 주기는 힘들겁니다.”


“감수해야지. 여튼 우선 본인의 의사를 듣고 결정하도록 하겠네. 해군은 어떤가?”


최명호는 고개를 푹 숙이고는 말했다.


“만일 저들이 상륙이나 보급 수송을 시도한다면 그걸 차단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한 개 함대와 두 개의 전단이 있어야 합니다. 그러고도 제해권을 잡을 수 있을지는... 확신하지 못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지영은 머리가 아파오는 걸 느꼈다. 저 말은 한국의 가용 해군 중 75%를 넣어도 승리할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른다는 것이었다. 그것도 상륙이나 보급 수송의 방해 임무로. 제대로 해전을 치른다면... 아마 질 가능성이 농후했다.


“아닐세. 미안할 게 뭐 있나. 해군이 제대로 전투함 받아서 훈련하고 실전 치른 지 얼마나 되었다고. 아무래도 해군을 증강해야 하나...”


“저희 사정에... 괜찮습니까?”


“그럼 현재 해군이 가진 자원만으로 전력을 더 강화할 방법이 있나?”


아무리 훈련을 열심히 해도, 아무리 좋은 배를 탄다고 해도 결국에는 지금의 해전이라는 것은 백병전과 충각이 주 전술이고 전부였다.


물론 부차적으로 기름 항아리를 던지거나 불화살을 쏘거나 하는 방법이 있기야 했지만 그거야 어디까지나 부차적인 것. 거기에 이런 화공은 바람의 영향을 굉장히 심하게 탔다.


그렇다고 효과가 좋으냐 하면... 글쎄? 무슨 삼국지 적벽대전처럼 상대방이 사슬로 배를 다 이어서 오는 게 아니지 않은가. 기껏해야 몇 척, 전술과 상황이 맞아 떨어지면 어쩌면 열 몇 척 정도야 불태울 수 있겠지만 한국으로서도 그 정도 손실은 예비 함선을 꺼내다 충분히 보충할 수 있는 손실이었다.


무슨 화공 한 번에 적 함대를 몰살시킨다는 그런 상황은 당나라 해군이 어지간히 똥을 싸지 않는 이상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렇다고 사격? 헛소리다. 화살이 아무리 좋고 연노가 아무리 좋은 무기라 하지만 이것만으로 적 병력을 다 꺾을 순 없다. 애초에 해상이라서 명중률도 급감할 것이 뻔하고 나무 널빤지 하나만 들고 있어도 화살 정도야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 그리고 목조 함선이지 않은가, 나무 널빤지 정도야 보수 목적으로라도 흔할 게 뻔했다.


지영은 잠시 생각하다가 이내 하나의 병기를 생각해내고서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니... 있... 기는 하군. 우선 배부터 만들어야 하겠지만”


“그런 게 있습니까?”


“어디까지나 가능성일세. 우선 이건 국방과학연구소를 한번 굴려봐야겠군”


아무렇지도 않게 그들의 삶에 또 다른 야근을 선고하는 지영의 모습에 두 장관은 조용히 연구원들의 명복을 빌어 주었다.


그리고 그 날 국방과학연구소 일동은 사업계획서 세 장을 받았다.


......


...


불행인지 다행인지 당 천자 이괄은 다시 깨어났다.


“... 그래, 그렇구나”


이괄은 조용히 그동안의 이야기를 들었다.


한국과 고구려의 동맹이 더욱 끈끈해졌다는 이야기부터 국내 절도사들의 동향, 토번과 북방 유목민족의 움직임 등등


그 이야기를 들은 이괄은 정말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


“짐은 이만 선위할까 하노라”


“폐하!!! 그 무슨 황망한 말씀이십니까!”


“부디 거두어 주시옵소서!!!”


이괄은 조용히 고개를 저었다. 죽을 고비를 넘기고 나니 몸이 영 좋지 못했다. 생각도 예전처럼 빠르게 돌아가는 것이 아니었고 손에는 붓 하나, 옥새 하나 들 힘조차 없는 듯 했다.


“그만. 짐의 나이가 이미 이순이 넘은 데다 이리 병까지 들지 않았는가? 이리 어려운 상황에서 이런 몸으로 국정을 봐야 좋을 것이 없다. 하여, 태자 순에게 이만 양위할 것이니 다들 그리 알라”


어리다고는 하나 총명한 아이라 덕종 이괄은 많은 기대를 하고 있었다. 꼭 병으로 먼저 간 자신의 장남 송을 많이 닮은 아이였다. 저 아이라면 분명 당을 다시 일으켜 세울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직 환관들이 날뛰고 있었다. 잡는다고 잡는다고 그리 노력했는데도 아직 곳곳에 그 이빨을 도사리고 있었다. 환관이란 황제의 바로 옆에 있는 자들. 권력을 차지하기도, 나라를 좀먹기도 참으로 편한 자리였다. 그러니 절대로 환관의 뜻에 따라 권력이 넘어가서는 안 되었다. 지금 이대로 선위를 해버리면 자신의 손자는 환관의 눈치를 덜 보고 일을 진행할 수 있으리라.


그렇게 황위에 오른 이순은 곧바로 개혁 준비에 착수했다. 그리고 그 첫 타자는 다름 아닌 환관들이었다.


황제가 죽었다 깨어나고 그 뒤에 선위해서 황위에 오르기까지 말 그대로 번갯불에 콩 볶는 것처럼 순식간에 일어난 것이다.


형장에서 ‘폐하 억울하옵니다~’ 등의 소리가 들려왔지만, 이순은 들은 체도 하지 않았다. 애초에 원 역사에서처럼 환관들에 의한 즉위도 아니었거니와 절도사 통제는 들어가지도 않았고 도교에 심취하지도 않았으니 그 칼바람이 매서운 거야 굳이 말할 필요도 없어 보였다.


그러고 나서 새로 임명한 재상, 두황상을 필두로 모인 신하들에게 당찬 포부를 밝혔다.


“최근 국외의 오랑캐가 시끄럽다고는 하나 자세히 보면 별 볼 일 없는 것들이오. 저 동쪽의 동이들은 먼저 공격할 생각이 없는 놈들이고 북방은 비단길에서 떨어지는 콩고물에 만족하고 있소. 남방은 아직 우리에게 충성을 바치고 있으며 서방은 우리의 공주를 아내로 맞이한 지 얼마 되지 않았으니 근시일 내에 쳐들어오지는 않을 것이오.


하여, 내부의 무리들을 휘몰아 잡고 민심을 안정시키고 도로를 정비하여 막힌 혈을 뚫듯 물자가 다닐 길을 뚫어 황도와 연결하게 하여 강군을 기르고 어진 인재를 등용한다면 여러 오랑캐는 그 위엄에 알아서 짓눌릴 것이외다.”







“... 검은 토끼?”


토끼는 귀를 마구 쫑긋거리며 진하가 쓰다듬으면 쓰다듬는 대로 가만히 있었다.


“예, 왠지 모르게 드려야 할 것 같아서”


“...?”


“귀엽지 않습니까?”


“귀... 엽기는 한데”


“이 녀석이 나름 영물입니다. 말도 좀 알아듣는 것 같고”


“이리 와”


그리고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내 말은 못 알아먹는데”


“에이, 정 좀 붙이고 하면 괜찮을 겁니다.”


지영은 괜찮다는 듯이 손을 내저었다.


“뭘 경 기르던 걸 주나. 경 말대로 정 붙였으면 그냥 끝까지 잘 키우게나. 귀엽기는 하구만”


그 말에 진하는 조용히 토끼를 자신의 무릎 위에 올려놓았다.


“그런데 어째서 저를...?”


“아아... 그거야, 아 그런데 팔은 좀 괜찮은가?”


진하는 팔을 슬며시 움직였다.


“이 정도는 괜찮습니다. 무기야 못 써도 그냥저냥 밥 먹고 하는 데는 문제 없습니다.”


“그래, 지휘하는 데 문제는 없겠군”


“... 예?”


“사실은 이번에 1군단을 창설하려 하네”


“아... 예. 그런데 그건 원래도 있지 않았습니까?”


“그건 전시 때 임시로 만든 것이지 진짜로 있던 게 아니잖나. 아예 영구적으로 창설하려고 해.”


진하는 더욱 이해가 안 된다는 듯이 물었다.


“아니, 그런데 왜 접니까? 이번에 아사달이 녀석도 경험 쌓았고 그 외에도 군단장으로 쓸 만한 여단장이나 장군 하나둘 정도는 있지 않습니까?”


“...아, 그렇군. 내가 아침부터 불러서 장군은 아직 설명을 듣지 못했나 보군. 그럼 내 좀 직접적으로 말함세”


“이번 1군단의 창설 목적은 평안도, 황해도의 요새화 및 방위와 방위조약에 따라 신속하게 고구려에 병력을 파견하는 역할일세. 대외적으론”


“...설마. 아니라고 해 주십시오.”


“그리고 혹시 모를 가능성에 대비하여 만주 영토 확보를 위해 신속하게 군을 움직일 수 있어야 하네. 아사달 중장이 못난 장성은 아니네만... 1군단의 창설 목적을 생각하면 역시 자네만한 인물이 없어”


“그게 무슨! 고구려는 제1 우방국이자 왕비님의...”


“언제까지 고구려와 우리의 목표가 같으리라 생각하나? 이미 태왕을 만나 우리의 최종적인 목표가 다르다는 것을 확인하고 왔네. 우리도 준비는 해야지”


지영은 담담하게 말을 이어갔다.


“그리고 서연이가 언제까지 왕비 노릇을 하겠나? 경 말대로라면 예전 반도에서 일어났던 그 많은 전쟁 중 대부분은 일어날 일도 없었을 걸세. 저 중원에서는 왜 서로 치고받고 한다던가? 저 중원의 난리 중 서로 혈연 간이던 사람 하나 없었을 것 같나? 물론... 나 역시 근시일 내에 그런 일이 일어날 것으로 생각하는 건 아니네만...”


“그래서... 저인 겁니까?”


“뭐, 그렇지. 아 물론 강제는 아닐세. 경의 몸 상태는 경이 제일 잘 알겠지. 경이 할 수 있다고 판단되면 하는 걸세. 자, 받게”


지영은 한눈에 봐도 얇아 보이는 서류를 건넸다.


“1군단 창설 계획서네. 읽어보고 가능하다 싶으면 해 주면 고맙겠네. 불가능하다면 경의 문제인지, 계획의 문제인지. 그리고 어디가 문제인지 정도만 알려주면 되네”


작가의말

왜인지 모르게 검은 토끼가 한번쯤은 나와야 할것 같은...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다시쓰는 세계사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휴재공지(3/6) +1 24.03.06 21 0 -
공지 휴재공지 +2 24.02.06 33 0 -
공지 리메이크본 연재에 대하여 23.08.19 211 0 -
공지 대충 지도랑 국기 모아놓는 그런 곳 v23.03.31 22.11.05 2,505 0 -
298 남북전쟁49 24.04.22 24 1 11쪽
297 남북전쟁48 24.04.19 33 1 11쪽
296 남북전쟁47 24.04.16 46 1 11쪽
295 남북전쟁46 24.04.12 42 1 11쪽
294 남북전쟁45 24.04.08 48 1 11쪽
293 남북전쟁44 24.04.03 47 1 11쪽
292 남북전쟁43 24.03.30 49 1 11쪽
291 남북전쟁42 +2 24.03.26 53 1 11쪽
290 공지사항 +4 24.03.06 73 1 2쪽
289 남북전쟁41 +2 24.02.29 71 1 11쪽
288 남북전쟁40 +2 24.02.25 76 2 11쪽
287 남북전쟁39 +2 24.02.21 79 2 11쪽
286 남북전쟁38 +2 24.02.18 70 2 12쪽
285 남북전쟁37 +2 24.02.15 74 2 11쪽
284 남북전쟁36 +2 24.02.11 73 2 11쪽
283 남북전쟁35 +2 24.02.04 86 2 11쪽
282 남북전쟁34 +2 24.01.31 81 2 11쪽
281 남북전쟁33 +2 24.01.29 81 2 11쪽
280 남북전쟁32 +2 24.01.25 86 3 12쪽
279 남북전쟁31 +2 24.01.22 72 2 11쪽
278 남북전쟁30 +2 24.01.19 86 1 11쪽
277 남북전쟁29 +2 24.01.16 89 3 11쪽
276 남북전쟁28 +2 24.01.13 85 2 11쪽
275 남북전쟁27 +2 24.01.10 87 2 11쪽
274 남북전쟁26 +2 24.01.04 84 2 11쪽
273 남북전쟁25 +2 24.01.01 91 2 10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