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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님의 서재입니다.

다시쓰는 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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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작품등록일 :
2021.05.12 19:01
최근연재일 :
2024.04.22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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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482,2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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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1.28 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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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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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백색의 가루8

DUMMY

“이봐, 개발청장”


“예, 장관 대리 각하”


김정국은 머리를 긁으며 확인하려는 듯이 말했다.


“운하를 파자고?”


“예”


“그것도 강원도에?”


“정확히 보셨습니다.”


“하아아아아아...”


김정국은 세상이 꺼질 듯한 한숨을 내쉬고 문득 물었다.


“자네... 혹시 나 싫어하나?”


“... 아뇨?”


“아니라니 참 다행이군... 이 계획은 아무래도 나를 묻어버리기 위해 준비한 것 같았거든.”


“설마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후... 자네, 강원도 개발 사업이 그리 높은 우선순위가 아닌 건 알지?”


“인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운하를 파자고? 몇 년 동안 땅만 파고 있을 셈인가? 그 거지같은 산 속에서 바위 깨 가며?”


“뭔가 오해가 있는 듯 싶습니다만...”


“아아, 물론 운하의 장점에 대해선 알고 있네. 아무리 철도를 깔아서 수레의 수송 효율을 높인다 해도 지금 그 뭐냐... 6년형이었나 8년형이었나 여튼 그 수송함 하나 띄우면 몇십대 분량의 일을 하겠지. 그런데 내 말은 굳이 강원도에 그 정도 투자를 해야 하냐 이걸세. 안 그래도 예산도 전보다 적게 주어질 텐데?”


“운하를 그렇게 크게 만들 이유는 없지 않습니까?”


김정국은 ‘욕하고 싶지만 참는다’라는 표정을 지우고 되물었다. 아무리 그래도 국토의 반절을 개발한 국토개발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끈 서준이다. 능력은 입증되었고 아무리 그래도 현실성 없는 이야기를 하기에는 경험이 너무 많았다.


“조금 더 자세히 말해 주겠나?”


“말씀대로 작은 배 하나만 띄워도 수레의 몇십 배에 달하는 효율을 냅니다. 거기에 낙타를 안 써도 되니 식량도 아낄 수 있죠.”


“그래... 그거야 뭐 누구나 아는 사실이고”


“그런데 그 작은 배로 무려 몇십 톤이나 하는 배를 띄울 필요가 있냐 이겁니다. 솔직히 말해도 이십 톤 남짓한 작은 소형선만 띄워도 어지간한 수레 열다섯 대가 나를 수 있는 양과 비등할 텐데요.”


“흠... 그건 확실히 일리가 있군”


“어차피 거기 삼림 자원도 써먹어야 하고 나중에 거기서 나오는 자원까지 어떻게 써먹을라 치면 비용이야 조금 더 들더라도 이런 소형 운하를 건설하는 게 옳다고 봅니다. 조사해 본 바에 따르면 하천이 얇기는 하지만 인제까지 잘 이어져 있습니다. 얇다고 해도 솔직히 제가 말한 배 정도는 충분히 써먹을 수 있는 넓이고요.


말이 운하지 하천을 조금 손보고 연장한다면 충분히 적은 비용으로 효과를 낼 수 있을 겁니다. 뭐, 동해안이야 애초에 계획했던 대로 해안가 쪽 평지를 이용해서 도로를 깔면 될 것 같고요. 예전에 깔아놨던 것도 있으니...”


“하지만 고저 차가 있지 않나? 겨울에 어는 문제야 썰매를 적극적으로 이용하면 된다지만... 경기도에서 강원도로 가는 건 말 그대로 산에 올라가야 할 텐데 가능하겠나? 강원도에서 강 따라서 석탄 나르는 거야 물 타고 내려오니까 문제는 없겠다만 서부 평야에서 식량을 강원도로 수송할 때는 어떻게 할 건가?”


“갑문이 있지 않습니까?”


“그니까, 내 말이~~ 그거 만들고 운용할 줄 아냐 이 말이지. 그거 전하께서도 개념만 아시고 시험하고 계신 건 아니냐고. 그거 제대로 만들어서 운용할 수 있겠나? 만일 갑문을 만든다 치면 비용이 어디까지 늘어나는 건가? 그리고 나도 갑문 구상도를 봐서 아는데 만일 갑문을 설치한다고 치면 겨울에 제대로 썰매를 운용할 수 있겠나?”


“그럼 그걸 실험하기 위해 예산을 조금만...”


“흐... 개발청장”


“예, 장관 대리 각하”


“그냥 얌전히 도로 까는 게 어떤가? 어차피 수로 양구 인근까지 이용할 수 있잖나? 그럼 그냥 도로 좀 동해안이랑 이으면 훨씬 싸게 먹힐 텐데”


“하지만...”


“그래, 내 아예 솔직하게 말함세. 강원도에 많은 돈 들이기 싫네!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지역도 아니고! 물론 운하를 깔면 좋기야 하겠지. 하지만 그거 건설비 뽑아먹을 수 있나? 내 눈이 잘못되지 않았다면 수익성이라고는 없어 보이네만”


“그렇지만 운하를 연결하면 삼림 자원과 석탄 등의 지하자원을-”


“저 널린 게 산이고 나무야, 이 사람아! 그리고 자원청 이야기 들어보니까 연천에는 아예 석탄이 밖으로 끄집어져 있다는데, 굳이 강원도에 그 돈 들여가며 불확실성이 강한 운하를 파야겠나?”


연천 탄광은 한반도 유일의 노천 탄광이었다. 단단한 바위를 깨고 내려갈 것도 없이 그냥 땅만 파면 석탄이 나오는 한반도 유일의 장소인 것이다. 지난 석탄 문제가 불거지자 지영이 탐색을 지시했고 현재 그 존재를 확인하고 개발을 준비하고 있었다.


“청장, 내 분명히 말하지. 우리가 하는 일은 국토개발 ‘사업’일세. 사업이라고, 사업. 정 운하 파고 싶으면 경제성을 증명하게! 아니면 경제 외적인 부분에서 경제적 손실을 감내할 만한 가치를 가져오던가! 못하겠으면 도로 건설 준비해!!”


“... 알겠습니다.”


김정국은 어깨를 늘어뜨린 채 나가는 서준을 보며 혀를 끌끌 찼다.


“에잉, 경력도 충분하고 능력도 있는 사람이 갑자기 운하에 꽃혀선... 쯧!”


김정국이 열심히 운하를 까고 있을 때 지영은 고구려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어차피 세부적인 사항이야 실무진들이 알아서 하니 지영이 굳이 끼어들 필요가 없었고(대전제 정도만 던져주는 게 지영의 할 일이었다.) 애초에 지영이 여기 온 이유는 순수히 정치적인 움직임과 자신의 아내인 고서연이 고향을 그리워할 게 뻔하니 온 게 전부였다.


그러니 지영으로서는 정말 간만에 출퇴근이 없는 정말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뭐, 그것도 얼마 남지 않았지만


여튼 두 나라의 연합훈련 계획은 착착 이루어지고 있었다. 서로간의 방위동맹을 강화하는 것은 한국이나 고구려 두 나라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길이었고 만일의 사태를 대비했을 때 손발을 맞춰본 경험이 조금이라도 있냐, 없냐는 정말 중요한 요소였기 때문이다. 두 나라 모두 실전을 겪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이 부분은 명확하게 인지하고 있었다.


지영은 며칠간 문화유적(적어도 지영 입장에서는)을 구경하며 처가 사람들에게도 인사 드리며 시간을 보냈다.


“아이고, 형님”


“왜 그러나?”


“오늘 저녁에 시간 좀 내주실 수 있으신지?”


“흠... 오늘 저녁 식사 이후로 시간을 비우겠소. 같이 밥이나 한 끼 하고 이야기합시다.”


“좋소.”


대충 약속을 잡은 후... 지영과 연후는 술잔을 나누고 있었다.


“형님”


“음”


“저 내일모레면 귀국합니다.”


“허어... 벌써 그리되었소? 시간 참 빠르구려”


“그러니 속을 드러내고 이야기할 시간은 오늘밖에 없다는 이야기지. 아까 주위는 친위대와 고구려 병사들이 물리는 걸 보았으니 왕끼리 이야기 해보려 하오.”


“그래서 술병을 조금만 가져오셨구려”


“목 축이는 용도요. 이런 날까지 취하면 곤란하니”


지영은 목을 타고 넘어가고 씁쓸하면서도 달달한 맛에 탄성을 내질렀다. 이곳에 와서야 술맛을 느끼며 즐기는 사람들이 이해가 갔다.


“만주 개발은 잘 되는 모양이오?”


“땅이 워낙 좋아서 말이오”


“뭐, 좋은 일이지. 허면 내부 통합은 좀 됩니까?”


지영이 생각하는 고구려의 고질적인 약점은 바로 내부 분열이었다.


역사를 보면 상당히 잦았고 결정적일 때마다 내부의 문제는 고구려의 발목을 끝까지 물고 늘어졌기에.


“문제는 없네.”


“강경파. 끝까지 제어하실 수 있으십니까?”


“... 조금은 불쾌한 질문이오”


“지금이 아니면 사실상 불가능한 질문이지... 말했잖소, 왕끼리의 대화라고. 앞으로 동맹국의 행보를 어떻게 맞춰나갈지 지금 큰 틀을 정해야 나중이 편할 것이오만.”


“그럼 내가 질문하겠소. 한국은 고구려의 대의에 동참할 생각이 있소?”


“한국의 기본 방침은 북수남진이올시다.”


사실상 없다는 말에 고연후는 인상을 찌푸렸다.


“물론 당은 언젠가 분열할 것이오. 다만 그때가 언제인지 모른다는 것이 문제지. 그리고 당을 쳐들어가면 우리가 수비에서 누렸던 이점을 고스란히 누리게 되오. 우리의 강대한 군사들은 저 망할 강과 뻘밭을 건너 산맥을 넘은 다음 적의 장성을 상대해야겠지. 가능하겠소?”


과연 그 난관을 헤쳐 나가 보급품을 무리 없이 수송하고 전쟁에서 승리할만한 국력이 두 나라를 합쳐서 나올 수 있는지 지영으로서는 진심으로 궁금했다.


“불가능하리라 생각하오?”


“솔직히 말해... 그렇소만. 내 장담컨대 그 산맥과 강을 넘어 십 만의 병력을 보내기 위해서는 십 만의 보급병이 필요할 거요. 이십 만의 정예한 병력을 보내기 위해서는 보급병만 삼십만 명이 필요할 거고. 당을 쓰러뜨리기 위해서는 최소한 이십 만의 병력은 보내야 할 텐데... 오십만 명과 몇만 마리의 말과 노새, 낙타가 먹어치우는 군량을 댈 수 있겠소?”


“수운이 있잖소! 한국 해군이 도와 준다면야...”


“당나라 해군은 발 닦고 잠이나 자나 보오? 결국, 해전도 대가리 싸움 아니오?”


지금은 대포도 무엇도 없다. 결국엔 화살을 쏘다가 백병전으로 이어지는 것이 현 해전의 상황이었다.


지영은 최대한 병력 손실을 줄이기 위해 배에 연노 등의 무기를 설치하기는 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보조의 보조 정도의 역할이었다.


겨우 그 정도의 대비책으로 무수히 쏟아져 나올 당의 해군을 당해내며 보급품을 지킬 자신은 없었다.


“솔직히 한국 해군으로 그 많은 보급품 지키면서 당과의 전쟁에서 제해권을 잡기란 불가능에 가깝소. 그리고, 내 하나만 물읍시다. 만약 이긴다 칩시다. 그럼 한국이 흘린 피는 무엇으로 보상할 것이오?”


“땅으로...”


“그러니까 어느 땅으로 말이오? 뭐, 저기 산둥... 그러니까 하남도의 반도라도 떼어줄 거요? 그나마 거기가 가깝긴 하오만. 그 지역을 얻기 위해서는 도대체 얼마나 많은 피를 흘려야 하오?”


지영은 분위기가 너무 식었다 싶었는지 술을 홀짝이며 달래듯 말했다.


“내 이해는 하오. 고구려 입장에서는 나라의 원수겠지. 그 심정을 아예 이해하지 못하는 것도 아니고 동맹국인데다 이제는 가족이라 할 수 있는 사이니 가능하다면 도움이 되고 싶기도 하고. 헌데 마음만 있으면 뭘 하나? 힘이 있어야지, 그렇지 않소?”


“충분히 강해 보이오만, 한국은”


“하! 강하지, 강해! 헌데 그건 고구려도 마찬가지 아니오? 한국과 고구려를 합쳐 정예병만 이십만은 될 거요. 하지만...”


지영은 술잔을 내려놓고 침울하게 중얼거렸다.


“그 병력이 소모된다면 단기간에 충원할 수는 없을 거요... 점차 교전비는 악화되고 물량에 밀리다가 모든 힘이 다 소진되겠지...”


마치 소련군을 상대하는 독일군처럼 말이오, 지영은 뒷 말을 삼켰다. 말해놓고 보니 비슷하지 않은가. 아무리 현재 당나라 군대가 진짜 당나라 군대라고 할지라도 계속 경험이 쌓이면 강해지고 우수한 장교와 장군이 발굴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 하지만 현재의 한국군은 짧게는 5~6년 길게는 20~30년의 경험이 쌓여서 만들어진 강군이다.


당연히 이를 빠르게 보충할 수 있는 방법은 많지 않았다. 연해도의 친구들? 그 친구들도 숫자에 한계가 있지 않은가. 아마 고구려의 사정도 비슷할 것이었다.


작가의말

고구려는 항상 중요할때 투닥거리더라...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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