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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abread0706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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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쓰는 세계사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게임

몽쉘오리진
작품등록일 :
2021.05.12 19:01
최근연재일 :
2023.01.30 23:23
연재수 :
18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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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938,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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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1.18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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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글자
11쪽

백색의 가루5

DUMMY

“통과, 다음!”


주인은 자그마한 주머니를 슬그머니 받아 챙기고서는 외쳤다. 무언가 꺼림직한 것을 가져온 것이 분명해 보였으나 그런 것은 눈 앞에서 반짝이는 은의 향연에 비하면 사소한 문제일 뿐이었다.


어차피 윗놈들은 금은보화를 산더미로 주고받을 텐데 무슨 문제가 있겠나? 그리고 어차피 저렇게 당당하게 들어올 놈들이면 위에도 닿아 있을 것이 분명했다. 그런 놈들을 괜히 방해하면 좋을 게 하나 없었다. 오히려 저렇게 저자세로 나와주니 무언가 쥐어줄 때 얌전히 받고 통과시켜주는 것이 맞지.


매번 똑같은 일상이지만 주인은 그나마 운이 좋은 사람 중 하나였다. 어찌 되었건 말단의 말단이지만 병사라서 적어도 죽지 않을 정도의 생계는 유지할 수 있었고 가끔 이렇게 수고를 알아주는 고마운 사람들이 있으니 말이다.


주인도 그걸 알기에 오늘 저녁엔 가족들이랑 고깃국 정도는 끓여먹을까 라는 생각을 할 때 전방에서 한 무리의 군세가 보였다.


“무슨 훈련이라도 있었던 건가?”


군세는 천천히 접근했고 성문을 통과하려던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비켜섰다.


군대의 차림새를 보아하니 산적이 아니라 정규군 같았기에 주인은 조심스럽게 물었다.


“혹시-”




단 두 마디를 끝으로 주인의 목은 바닥에 떨어졌고 그와 동시에 나각 소리가 힘차게 울렸다.


“끼야핫!”


“가자, 형제들아!”


“끼요오오오옷!!!”


성문을 닫고, 열고 할 것도 없이 외마디 괴성들과 함께 군세는 성 안으로 들이닥쳤다.


사람이 갑자기 충격을 받으면 아무런 소리도 내지 못한다 했던가. 지금 상황이 딱 그 말과 같았다.


멀쩡한 정규군의 기행에 정신을 놓고 있던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기 시작한 것은 열 번째 병사의 목이 날아간 순간이었다.


“꺄아아아아악!!!”


“도망쳐!!!”


고기도 먹어본 놈이 잘 먹고, 노는 것도 놀아본 놈이 잘 논다.


그러면 약탈은? 당연하겠지만 해본 놈이 더 잘 한다.


어디에 비싼 물건들이 있고 어떻게 해야 사람들이 겁을 더 잘 먹어 대응하지 못하고, 적이 대응해올 때 피해는 어떻게 최소화해야 하는지. 나름 순수한 전투력으로 따지자면 ‘상황만 좀 유리하게 짜여지면 한번 해볼 만하다’라는 생각을 가졌던 한국의 기병들도 전문가의 포스에 혀를 내두를 뿐이었다.


“사, 살려주면 재산의 반을 바치겠네!”


배불뚝이 남자가 빌자 연해도의 선량한 청년은 웃으며 곡도를 움직였다.


“그럼 네놈을 죽이면 전 재산과 네놈의 목은 덤이겠군, 하하핫!”


“네, 네이놈! 내가 누군 줄 아느-”


“알면 무서우니까 뒈져랏!”


“가, 가가를 해치기 전에 저부터 베고 지나가세욧!”


눈물겨운 잉꼬부부의 희생정신에도 활빈당의 구제정신은 확실했다.


“여자는 죽이고 남자는 겁탈하랏!”


부부를 부/부로 만들고 태연하게 재산을 ‘효율적’으로 터는 모습에는 한국군도 기겁했다.


물론 자신들도 명령이 떨어진다면야 어지간한 명령은 망설임 없이 행할 자신도 있고 이들은 거의 대부분 죄 없는 민초들의 피를 빨아먹고 사는 사람들이며(사실 안 그런 사람을 찾기 힘들다) 죽여서 방해받지 않고 입까지 막는 것이 효율적인 방안이라고는 하지만...


“남자는 겁탈하라고?”


“... 모두가 저렇진 않는다네”


한 노인의 변호에도 한국군의 찜찜한 시선은 계속 이어... 지진 않았다.


최대한 많이 털고 충격 효과를 주기 위해서는 자신들도 한 손 거들어야 했으니까.


그걸 위해 미리 저들과 함께 군사훈련이라는 명목으로 훈련(말이 좋아 훈련이지 실은 도둑질 잘 하는 방법이다)까지 받지 않았나.


여러 창고를 뒤질 때마다 나오는 것은 금은보화요, 감탄 어린 욕설이었다.


‘오늘 턴 금액만 해도 한 개 여단의 일 년 유지비는 더 될 것 같군...’


한 대대장은 그런 생각을 잠시 하면서 비싼 물건들은 잔뜩 챙겼다.


‘성과급으로 금가락지 하나 정도는... 받을 수 있을까?’


나중에 귀여운 딸내미 결혼 패물 정도는 준비할 수 있겠다. 그것도 공짜로.


숙련된 경력직의 지도 아래에 능력 있는 신입들이 충실하게 자신의 업무를 수행할 때 한국에서는 맷돌이 돌고 있었다.


우선 지영이 크게 착각한 것은 바로 지영이 타자기를 써본적은커녕 본 적도 없는 세대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지영이 무슨 ‘키보드의 발전사’ 이런 걸 따로 공부한 것도 아니었으니 지영이 생각하는 키보드는 일반적으로 쓰는 키보드나 아니면 노트북에 탑재된 키보드, 혹은 텐키리스 키보드 정도가 전부였다.


그리고 그것으로는 영어는 몰라도 한국어는 타자기로 만들기 어렵다는 걸 직접 설계한 대로 기계가 돌아가니 알 수 있었다.


사실 기계가 돌아간다 하기도 뭐했다. 다만 글자만 쓸 수 있게 했을 뿐인데 이것만으로도 여러 가지 문제가 나왔다.


우선 가장 큰 문제는 아까도 말했지만 키보드와 타자기는 비슷해 보이지만 다른 물건이다. 키보드는 입력만 하면 모아쓰기를 잘 이행해 주지만 타자기는 그렇지 않았다. 즉, 모아쓰기를 위한 키들을 새로 만들어야 했다.


그 이외에도 먹끈이 빠지는 문제, 기계의 내구성이 부실한 문제와 불편한 편의성은 아직도 발목을 잡고 있었다.


“그래도 이 정도면 나름대로 희망이 있는 것 같습니다.”


“... 그런가?”


“그렇죠. 우선 발생하는 문제의 대부분은 기계의 문제라기보다는 구조적인 문제 탓에 기계에 문제가 생기는 것 같습니다. 조립을 엉망으로 하면 제아무리 튼튼한 부품으로 조립을 했다고 해도 튼튼하지 못한 것과 비슷합니다. 뭐... 그렇게 해도 워낙에 비싼 물건입니다만 대량 생산은 안 하신다고 하셨으니”


“... 못 하는 거지”


마음만 같아선 저 타자기를 사무직 관료 전원에게 돌리고 싶은 지영이었지만 타자기의 생산성과 비용을 감안한다면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리거나 혹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다.


“그래, 우선 망할 배열을 짜야겠군. 초성, 중성, 종성을 모두 조합해서 쓰려니 머리가 아프구만”


“사실 몇 가지 방안을 떠올리긴 했습니다만... 모두 신통치 않습니다. 우선은 기계의 틀을 만드는 데 집중했기에”


지영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기판의 배열이고 뭐고 우선은 작동을 해야 할 것 아닌가. 그것도 아예 처음 보는 기계의 종류였으니 저 말이 충분히 이해가 갔다.


“설계조만 좀 빌려주게. 아무래도 내가 생각한 것이니 배열은 내가 짜는 게 좋겠어. 기계의 제작은 그대들에게 맡기지. 우선은 제대로 작동되게 한 후에 기능을 하나씩 더해보자 이 말이야.”


제시자인 지영조차도 타자기에 대해 제대로 아는 게 많지 않았다. 한 번에 완성품을 기대하기보다는 기능을 하나씩 더해가며 뼈대에 살을 붙여가는 느낌으로 만드는 게 옳은 방향이라 생각했고 반대하는 연구원은 없었다.


설계조의 수석 연구원인 김형조는 머리를 긁으며 지금까지 자신들이 설계한 배열들을 죽 나열하며 설명했다.


“우선적으로 기판의 수는 적으면 적을수록 좋습니다. 그래야 부품의 수가 줄어들고 기계의 제작이 쉬워지기 때문이죠. 그러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약간의 가독성은 희생해야 합니다.”


“무난하게 읽을 수 있을 정도면 충분하지. 애초에 제목 정도를 제외하면 서류에 명필이 필요한가? 그 많은 서류에 정성을 들여 글자를 적는 건 말도 안 되지”


컴퓨터에서 알아서 글자를 예쁘게 모아줄 수 있는 키보드와는 다르게 타자기는 알맞은 위치에 글자를 찍는 방식이다. 당연하게도 모음과 자음의 자판이 많다면 굳이 ‘조합’을 위해 애쓸 필요도 없고 글자도 더 예쁘게 나올 것은 확실했다.


하지만 안 그래도 비쌀 것으로 예상되는 타자기에 더 많은 부품을 요구하는 것은 생산성과 가격에 큰 문제를 불러올 것이 분명했고 무엇보다도 한국에서 요구하는 것은 적당히 읽을만한 글씨를 빠르게 쓰는 것이었다.


“우선... 내가 생각한 배열이 있는데 말이야”


지영이 말 끝을 흐리자 주위의 시선이 어서 말해달라는 듯이 조용히 재촉하기 시작했다.


“그대로 적용하기란 힘들 것 같아”


키보드의 배열을 타자기에 그대로 적용할 순 없었다. 간단하게나마 만들어진 기계만 봐도 그게 느껴졌다.


“우선은 나는 연구원 몇 명과 함께 이 배열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손을 보지. 설계 조장은 별개의 조를 꾸려서 배열을 구상해보도록”


그렇게 조를 나눈 지영은 바로 두벌식 자판의 개조에 들어갔다.


물론 지금의 키보드에 쓰이는 두벌식은 타자기에 쓰이는 것과는 다를 것이었으나 타자기의 진화형이 따지고 보면 키보드 아닌가? 그렇다면 결국 키보드에 쓰이는 두벌식 자판은 타자기에서 개량과 발명을 거듭하며 만들어진 결과의 산물일 것이다.


지영은 개선된 두벌식 자판을 다시 퇴화시켜야 한다는 사실이 약간 씁쓸했으나 별수 없었다. 어떻게든 타자기를 써먹으려면 자신이 타자기에 적응하는 수밖에 없지 않은가.


지영이 어떻게든 타자기를 만들기 위해 머리란 머리를 모두 짜내는 사이 사휴는 사관학교에서 장성 진급 교육을 받고서 통조림 공장으로 향했다.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힘든 것은 사라졌다. 아니, 정정한다. 힘든 것은 무수히 많은 쌀가마니에 묻혀 지하 저편으로 사라져 버렸다. 역시, 세상일이 안 풀리면 ‘돈이 모자란 게 아닌가?’를 고민하라는 성현의 말씀은 오늘도 옳았다는 것을 증명하는 모습이었다.


여튼, 사휴가 있는 시간 없는 시간을 쪼개어 가며 만들어낸 돈육가공 통조림(4차 개량형)은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고 있었다.


특히나 해군이나 원정을 간 병사들에게서 아주 인기가 좋다는 말에는 어깨가 으쓱했을 지경이었다. 그래서 어떻게든 더 맛있고 저렴한 돈육가공 통조림을 만들기 위해 오늘도 발로 뛰고 있었다.


그런 사휴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바로 색채였다. 아무래도 싱싱한 고기의 분홍빛 자태가 돌면 더 맛있게 보이련만, 안타깝게도 돈육가공 통조림은 싱싱한 고기의 빛깔과는 좀 거리가 있었다.


맛이야 뭐 요리사들이 열심히 연구하고 있으니 알아서 되겠지. 애초에 사휴가 요리에 대해 아는 것은 별로 없으므로 끼어들 여지도 없었다.


어쨌건 문제는(적어도 사휴가 생각하기론) 색채였고 사휴는 꽃물이라도 섞어 만들어야 하나 진지하게 고민했다.


“차라리 단가를 낮추는 게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만”


“보기도 좋은 떡이 먹기도 좋지 않나요?”


“싸고 맛있는 떡이 비싸고 맛있는 떡보다 먹기 좋지 않겠습니까?”


그 말에 사휴는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싸게 만들면 더 많이 팔리겠지. 사휴는 그래도 군에 납품하는 것이니 원자재는 쉽사리 건들기 어려우니... 유통 과정을 살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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