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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님의 서재입니다.

다시쓰는 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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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작품등록일 :
2021.05.12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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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9.18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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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는 적법한 한국의 영토4

DUMMY

“대대장님?”


“무슨 일인가?”


“신형 방상외피 보급 나와서 가져다드리려고 왔습니다.”


“아, 그런가? 이리 줘 보게”


아호작은 양털로 된 두툼한 방상외피를 받아 입었다.


“음, 따뜻하구먼”


“잘 어울리십니다.”


“하하, 그런가?”


아호작은 기분 좋게 웃으면서 몸을 이리저리 움직여 보았다. 처음부터 약간 크게 나왔던 탓인지 몰라도 몸을 움직이는 데는 아무런 지장이 없었다.


과연 옷 하나는 정말 더럽게 잘 만든다고 생각하며 그는 방상외피를 조심스럽게 벗어다가 걸어놓았다.


안쪽에 받쳐 입는 삼베옷, 갑옷, 겨울용 갑옷, 해군용 갑옷 등등 수많은 갑옷을 만들다 보니 당연하게도 옷의 퀄리티는 점점 올라갈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도 옷감이 좋은 것도 한몫했다.


예전에는 한 사람이 옷감 한 필을 짜기 때문에 품질이 오락가락했다. 거기에 시간도 워낙 오래 걸려서 이리저리 기워서 만드는 경우도 허다했는데 새로이 하남 산업단지가 세워진 후로는 적어도 군에서는 그런 일이 거의 사라졌다.


하남 산업단지의 의류공장 직원만 해도 이미 6,000명 정도에 달하는 데다 2,000명씩 삼교대 근무를 돌려버리니 당연하게도 기존에 비해 옷감 생산력이 몇십 배로 뛰어올랐고 자연스럽게 갑옷이 보급되는 속도도, 품질도 좋아졌다.


실제로 하남 산업단지가 섬유를 쏟아내기 시작하자 삼베 옷감은 가격이 무려 30%나 떨어지는 기염을 토해냈다. 양모 섬유 역시 마찬가지여서 20% 이상의 가격 하락이 이루어졌다.


다른 지역은 몰라도 적어도 서울과 경기권은 ‘이번 겨울에 대비해서 겨울용 옷감을 좀 사 두자!’ 정도의 생활 수준을 갖추게 된 데에는 전체적인 소득의 증가도 있지만 반대로 옷감이 싸게 풀린 것도 크게 기여했다.


“병사들에겐 아직 지급되지 않은 것 같던데”

“아... 그렇습니다. 아마 다음 달 중으로 모두 보급될 것이라고 하더군요.”


“그래...? 알겠다.”


아호작은 부드러운 양모를 한 번 쓸면서 가만히 생각했다.


저 탐라라는 남쪽 따뜻한 지방에서 과연 이렇게 따뜻한 겨울옷이 필요하기나 할까...?







“거절했다고?”


“그렇습니다.”


“흐음... 그렇구만. 외교장관”


“예, 전하”


“준비는 끝났나?”


“그렇습니다.”


“육군장관은?”


“1군단의 모든 병력이 전투준비를 마쳤습니다.”


“해군 쪽은?”


“저희 쪽도 모든 훈련을 마치고 현재 대기 중입니다. 명령만 떨어지면 바로 출진할 수 있습니다.”


“... 그렇다면 더 망설일 이유가 없지. 그렇지 않나?”

“““전하의 말씀대로입니다!”””


지영은 가만히 고개를 끄덕이며 그들이 바라던 답을 들려주었다.


“장관, 탐라를 완전히 복속시키시오.”


“예, 전하!”


지영의 명령이 떨어지니 육칠백 척에 달하는 대함대는 일제히 돛을 펼치고 남쪽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수많은 배가 대열을 갖추고 일제히 나아가는 장면은 쉽게 볼 수 없는 것이었기에 바닷가에 사는 신민들이나 어부들은 잠시 하던 일을 멈추고 함대를 보며 수군거리거나 혹은 손이나 손수건을 흔들어 주기도 하였다.


그러면 함대 쪽에서도 깃발을 올려 보이거나 징이나 나팔을 불어 화답해주기도 했다. 목적이 대규모 원정이라는 점만 빼면 나름대로 화목한 광경이었다.


... 물론 어디까지나 한국인의 입장에서만


고구려의 공사는 저 배들이 당나라로 향했어야 했다며 연신 푸념을 늘어놓았고 일본의 공사는 자국도 함대의 수를 늘려야 하는 게 아닌지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당나라의 황제 역시 조금은 더 한국을 경계하게 되었다.


그도 그럴 게 이전의 한국은 직접적으로 당을 공격할 수단 따위 없었다.


몇백 년간 고구려를 든든하게 지켜주었던 랴오허강과 뻘밭, 그리고 험준한 첸산산맥의 위용은 반대로 만주에서 중원으로 들어갈 때도 방해가 되었으며 심지어 한국은 만주도 아닌 반도에서 출병하여 만주를 거쳐 뻘밭과 강, 산을 뚫어야 겨우 산해관을 마주할 지경이다.


한국군이 아무리 보급에 신경을 써도 이미 출전하는 것 자체가 엄청난 국력의 손실이다. 하지만 저만한 대함대가 있으면 사정은 조금 달라진다.


과거에서부터 현대까지도 대규모 운송은 수운을 따라올 수단이 전무하며 몇백 척에 달하는 대함대는 이미 한 개 군단을 해외로 원정이 가능함을 보여주었다.


즉, 한국은 이제 직접적으로 당나라를 공격할 수단이 생긴 셈이었다. 거기에 당나라는 지금 대부분의 지역을 절도사가 마음대로 주무르고 있어서 더더욱 골치가 아팠다.


푸른 바다를 건너 한국의 함대에서 고구려의 정예병이 내리는 상상을 하자 몸서리가 쳐질 지경이었다.


하여튼 주위에서 이러쿵저러쿵해도 결국엔 명분은 한국에 있었다. 명목상으로 탐라국은 한국에 항복하여 속국이 되어 있었으니까. 그런 와중에 함대는 평화롭게 탐라국으로 향했다.






“하아... 늦었네”


함대가 출병하고 나서 대략 이 주에서 삼 주 정도 흘렀을 때 사휴는 한숨을 푹푹 내쉬었다.


어지간하면 함대의 출발 이전에 기한을 맞추고 싶었지만 결국엔 조금 늦고 말았다. 아마 제대로 공장을 세우고 보급하려면 적어도 이번 원정은 끝나야 가능할 것 같았다.


그래도 어쨌건 긴 시간을 걸쳐서 완성했기에 사휴는 그 결과물을 바구니에 넣고 당당한 걸음으로 육군장관 집무실로 향했다.


“장관님은 안에 계신가?”


“아, 그렇습니다. 안에 전해드리겠습니다.”


“부탁하네”


잠시 문답이 오간 후 사휴는 집무실로 들어갈 수 있었다.


“그래, 그토록 자신만만한 걸 보니 뭔가 만들기는 했나 보구나”


“원래는 출정 전에 만들고 싶었는데 말이죠.”


“그래도 만들지 않았느냐. 뭔지는 모르겠다만 그리도 고생했으니 뭐라도 나왔겠지. 에잉... 쯧. 몸 좀 다루면서 하지 그랬느냐?”


집무실에서 아들의 얼굴을 걱정할 정도로 사휴의 얼굴은 피곤함에 찌들어 있었다. 조금 과장 섞어서 다크써클이 판다하고 친구를 먹을 그런 정도였다.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물건입니다.”


“그래, 부디 그러길 빈다. 너희 어머니한테 등짝을 두들겨 맞을 걸 생각한다면 가치라도 있어야지.”


“... 아버님께서 말 좀 잘 해주신다면...”


“부모의 정이니 그냥 달게 받거라”


사휴는 그 말에 궁시렁거렸으나 더 투덜거리기엔 피곤했는지 조용히 바구니를 열었다.


“... 뭐냐?”


“통조림이라는 겁니다.”


“... 으음... 어디서 들어 본 것 같은...”


“전하께서 손댄 물건입니다. 뭐, 미완성인 채로 어딘가에 처박혀 있던 물건이기는 합니다마는”


조선 시대와는 달리 지금은 유리 기술의 맥이 아직 끊기지 않았던 터라 지영은 당연하게도 병조림부터 통조림까지 온갖 보존 음식을 시도해 보았다.


어차피 원리야 간단하니 조금만 머리를 쓰면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인데... 결과는 보다시피 실패로 끝나고 지영은 손을 터는 결과로 끝났다.


병조림이야 쉽게 깨져버리니 초반에 주물럭거리다가 손을 놓았고 통조림은 뚜껑을 밀봉할 방법이 없어서 손을 놓았다.


아무리 보존식량이 귀하다지만 금속이 들어간 음식을 병사에게 나눠줄 수는 없지 않은가. 이 문제는 초창기 통조림에서도 있던 문제인데 그때에도 뚜껑의 밀봉을 사람이 수작업으로 하다 보니 납 중독이 일어나는 경우가 상당히 많았다.


“흐음... 전하께서 손을 대셨다는 건 분명 쓸모없는 물건은 아닐 텐데...”


“확실히 음식이 안 상하긴 합니다. 못 해도 반년은 거뜬하게 버티더군요.”


반세기가 넘도록 멀쩡한 사례가 무수히 발생하는 물건이니 반년은 우습다고 할 수 있었다. 물론 음식 종류에 따라 유통기한이 달라지긴 하겠지만(실제로 리뷰어들도 수분기가 가득한 통조림을 까서 먹지는 않았다. 파운드케이크나 크래커 등의 통조림을 먹었지)여튼 현재 기준으로 보면 엄청난 혁신임은 틀림없었다.


“반년이나...? 어디 한 번 보자꾸나”


흔히 통조림을 생각하면 원통 모양의 통을 생각하지만 사휴가 만든 통조림은 살짝 달랐다. 원통이 기본 베이스인 것은 동일하지만 원통 중앙 부분에 톡 튀어나온 띠가 있었고 뚜껑에서부터 내려온 금속판이 띠 부분을 틈새 없이 봉하고 있었다.


비유하자면 원통형 통에 띠를 두르고 컵을 덮어씌운 다음 컵의 입 대는 부분과 띠 부분을 봉합했다고 하면 조금 나을까...


“이거... 어디로 여느냐?”


“띠 부분을 도끼로 쳐서 부수면 됩니다.”


“... 뭐?”


“띠 부분을 도끼로 쳐서...”


사혁은 이게 맞나 싶었지만 어쨌건 음식을 장기간 보관할 수 있다는 이점 하나만으로 이런 우스꽝스러운 여는 방식은 충분히 감당할 수 있었기에 띠 부분을 내려쳐 뚜껑을 분리해냈다.


과연, 그곳에는 냄새도, 향도 멀쩡한 고기덮밥이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오 개월 된 통조림입니다. 동일한 물건을 까서 개에게 먹여 보았는데 멀쩡하더군요.”


“흐음... 나도 한 숟갈 해 보자”


사혁은 숟가락을 들어 고기덮밥을 한 숟갈 떠먹고는 말했다.


“음... 딱히 문제는 없는 것 같구나. 전하께 보고하러 가자.”


“문제라면 있기야 있습니다.”


“무슨 문제더냐?”


“제대로 끓이지 않으면 통조림이 부풀고 그걸 먹으면 죽더군요. 제법 큰 개였음에도 단박에 죽어버리니 제대로 끓여야 하며 부푼 것은 결코 먹어선 안 될 것입니다.”


“흐음... 과연 그렇구나. 알겠다.”


정말 다행스럽게도 보툴리누스균은 고온으로 끓여서 충분한 시간을 살균하면 확실하게 없앨 수 있기에 사휴는 몇 번의 실패 이후에는 지금까지는 문제가 일어난 통조림은 없었다.


그 몇 번의 실패로 인해 죽은 생명의 수가 몇십은 넘어갔지만 사휴는 굳이 그것까지 말하지는 않았다.


이 통조림을 지영에게 가져가니 지영 역시 크게 반겼다.


“내가 손을 놓은 이후로 단기간에 이걸 손댈 사람이 있다고는 생각지 못했소. 장관, 경의 아들이 머리가 비상하구려.”


지영의 경우엔 오히려 현대의 통조림을 생각하느라 이런 우회적인 방법을 생각하지 못했었기에 지영은 진심으로 이삼백년 이상은 통조림의 통 자도 보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밀봉하는 위치만 바꿨는데도 통조림은 원 역사에서보다 천 년은 일찍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가만 생각해 보면 통조림의 원조인 병조림도 제작 기술적인 측면만 보면 크게 어려운 것도 없었고 초창기의 통조림 역시 마찬가지였기에 ‘음식을 살균 및 밀봉하며 보관한다’는 지식만 있으면 만들 수 있기는 했다.


“이는 정말 위대한 발명이라 할 수 있다. 사 대령, 원하는 것이 있다면 말해 보게나.”


지영은 유쾌하게 말했다.

통조림 삽화.png


작가의말

살균 제대로 안 하면 몇 만명을 0명으로 만들 수 있는 기적의 음식... 통조림


보시는데 도움이 되라는 의미에서 시각적 자료를 첨부합니다(과연 도움이 될까요?)

붉은 색이 음식을 담는 통이고 검은 색이 뚜껑입니다.

당연하게도 밀봉은 붉은색 튀어나온 부분(띠)와 검은색 뚜껑이 만나는 부분에서 이루어집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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