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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님의 서재입니다.

다시쓰는 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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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작품등록일 :
2021.05.12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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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6.27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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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농업혁신72

DUMMY

“경마장이랑 검투장을 지으시겠다는 말씀이십니까?”


“엄밀히 말하면 한 건물인데 여러 행사를 모두 관장할 수 있게 하려 합니다.”


콜로세움처럼 말이지.


이런 내 반응에 설차는 염려된다는 듯이 말했다.


“전하, 전하께서 실학에 기반하여 국정을 보시는 것을 신이 모르는 바는 아니나 도박이라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행위입니다. 도박을 하여 패가망신했다는 이야기가 허투루 있겠습니까? 그런 불건전한 도박 행위를 나라에서 권장하는 것은 미풍양속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부디 재고해 주십시오.”


“그렇기에 나라에서 관리를 하려 하는 것입니다. 어차피 도박, 매춘 등의 행위는 인간이 살아 있는 한은 멈출 수 없습니다. 그리 오랫동안 유학을 국학으로 삼아온 나라들을 보십시오. 과연 그 나라에 도박과 매춘이 없습니까?


없앨 수 없다면 차라리 철저하게 관리를 해야겠지요. 나라에서 선을 정해서 그 안에서만 놀게 하는 겁니다. 그렇게 한다면 적어도 패가망신 하는 자는 나오지 않겠지요.”


설차는 더욱 떨떠름한 얼굴로 답했다.


“전하께서는 능히 하실 수 있으시겠지만, 주위의 시선이 두렵습니다.”

주위의 시선?


난 전혀 두렵지 않았다.


일본과 고구려는 이미 혈맹이다.


당나라와는 어차피 좋은 꼴 보기 힘들다는 걸 서로 알았다.


아니, 애초에 당나라는 이미 저무는 해와 같았다.


민심? 내가 무엇 때문에 직접 전국을 발로 뛰어 돌아다니며 직접 신민들을 만나러 다니겠나?


전국 각지의 실정을 직접 눈으로 보고자 함도 있지만 신민들에게 내 존재를 지속적으로 각인시키고 지지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이미지메이킹이라고 해도 상관 없다. 적어도 손 한번 잡고 얼굴 한 번 마주친 것만으로도 기억에는 오래 남게 된다.


그 뿐만 아니라 국가 유공자의 가족들, 여러 기술자와 학자들을 우대하며 연구를 위해 지원금을 넉넉히 지급했다.


무엇보다 신민들의 삶을 아주 확실하게 개선시켰다.


적어도 황해, 경기, 충청에서는 배고프고 마른 자들이 거의 없었다.


먹고 사는 걱정은 거의 없다고 해도 무방하다.


도대체 무슨 시선을 신경 써야 할까?


“손해보다는 그로 인한 이익이 훨씬 크니 그대로 진행하세요.”


구더기 두려워서 장 못 담글까


물론 구더기는 두렵기는 하지만...


“알겠습니다. 허나 지금 당장 건설하지는 못할 것입니다. 국토 개발 사업과 남연해주 작전, 그리고 산업단지에 쓰이는 콘크리트의 양이 많은지라...”


“음... 굳이 콘크리트를 쓰지 않아도 됩니다. 수도에 지어질 건물이니 아름답고 주변에 어울릴 수 있게 조화롭게 건설하도록 하세요.”


“예, 설계도가 완성되면 다시 보고를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나는 설차를 유심히 바라보았다.


“하명하실 일이라도 있으십니까?”


“음... 아뇨, 그냥... 총리도 많이 늙었다 싶어서요.”


해석하기 따라서는 불쾌한 뜻이 될 수도 있지만 나에겐 결코 그러한 의도가 없었다.


“올해로 총리의 나이가 오십 하고도 일곱이지요?”


“허허... 벌써 그리 되었군요.”


그러게, 벌써 이 세상에 온 지가 십 오년이 지났다.


내 인생의 삼 분의 일은 여기서 보낸 것이다.


이미 내가 기록해놓은 현대의 삶 중 상당 부분은 잊어버린 지 오래였다.


기록본을 보아도 이전만 못하겠지.


현대에서의 삶을 떠올리지 않고 지냈다면 더 많이 잊었을 테고.


“총리”


“예, 전하.”


“건강 관리 잘 하세요. 술도 좀 줄이시고... 기름진 음식도 좀 줄이시고, 운동도 좀 하시고.”


“허허... 전하께서 이리 신을 신경 써 주시니 어찌 그리하지 않겠습니까?”


나는 설차를 미심쩍은 눈으로 쳐다보았으나 이내 곧 거두었다.


자기 건강인데다 내가 조언 아닌 조언까지 해 주었으니 알아서 하겠지 뭐.


“나중에 육군장관이랑 셋이 술이라도 한 잔 합시다.”


“허허... 방금 신에게 술을 줄이라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물만 드립니까?”


“농이었습니다, 그런 날에는 가볍게 몇 잔 걸치는 것 정도는 전하께서 너그러이 용서해 주시겠지요, 그렇지 않습니까?”


“그렇지 않지요. 그런 날은 마땅히 취해야 할 터, 내 곧 좋은 날을 한 번 잡아 보겠습니다.”


내무총리 설차, 육군장과 사혁.


대숙청 당시부터 나와 함께 한 개국공신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런 이들과 지금까지 사적인 술자리 한 번 가지지 않았다는 사실이 조금 그랬다.


가끔은 나를 믿고 따라 준 이들과 어울리는 시간도 가져야겠어.


“이리 신들을 보살피시니 그저 기쁠 따름입니다”


쥐뿔도 없는 나 믿고 따라준 게 더 고맙지, 뭘.






아버지께서 그때 하신 말씀을 아실 것 같았다.


우리 부족이 한국에 복속을 청하던 날, 아버지께서는 이런 말씀을 하셨다.


‘아들아’


‘예, 아버지’


‘너는 우리가 왜 항복한다고 생각하느냐?’


‘그야, 한국군이 강성하기 때문입니다.’


‘그게 전부이냐?’


‘한국군의 장비가 우수하기 때문입니다. 그들의 갑옷은 가볍지만 견고하고 그들의 무기 역시 예리합니다.’


‘정녕 그게 전부라 생각하느냐?’


‘... 소자는 도무지 모르겠습니다. 답을 주십시오’


‘... 그건... 네가 직접 보거라. 이 아비가 언제까지 추장일 것이라고 생각하느냐? 너를 믿고 따르는 자들은 네가 지켜야 한다.’


그렇게 한국에 항복하게 된 후에 나는 대충 답을 알 수 있었다.


한국군은 분명 정예다. 실전경험이 많고 훈련 역시 지속적이고 체계적이어서 선대의 경험을 효과적으로 물려주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아예 이기지 못할 것은 아니었다.


한국군의 장비 역시 우수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그 아예 맞상대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우리는 한국의 군대에 진 것이 아니다.


우리는 한국의 경제와 축성에 패배했다.


우리가 속절없이 밀리던 이유는 한국이 신비한 물체를 사용하여 재빠르게 성곽을 만들어 내며 전진했기 때문이다.


급하게 지어진 것이라 제대로 된 공성 병기를 준비하면 되겠지만 우리가 그런 공성 병기를 만들면 얼마나 만들어 보았겠는가.


장담하건데 우리가 제대로 성을 파쇄할 공성 병기를 만드는 시간보다 한국이 임시 요새를 만드는 시간이 더 짧을 것이다.


성곽을 무시하고 지나치려고 해도 한국의 궁기병여단은 재빠르게 앞길을 가로막았다.


애초에 사각지대가 없을 정도로 한국의 요새에서 초원을 감시하고 신호를 보내어 기병으로 가로막는데 우리가 뚫고 갈 수 있을 리가 없었다.


그렇게 우리는... 아니, 이제 말갈은 속절없이 밀렸다.


한국이 공세를 하면 막아낼 수가 없었다.


야전에서의 전력은 비슷하다.


우리에게 상성의 우위와 지형의 우위가 있다면 적들에게는 장비와 조직력, 그리고 궁기병을 견제할 수 있는 사거리가 긴 궁수와 더 풍부한 인력이 있었다.


하지만 연합은 상대가 불가능한 한국이라는 적 앞에서 빠르게 와해되었다.


그제야 나는 내가 항복한 한국의 무서움에 대해 알게 되었다.


저들이 특정 시점에만 공세를 하던 이유는 지형을 파악하여 요새를 지을 재료를 비축하기 위함이었다.


그리고 그 수 많은 보급품을 정기적으로 그 먼 곳까지 아무 탈 없이 수송한다.


애초에 말갈으로는, 느슨한 부족끼리의 연합체로는


이길 수 없다.


자존심은 상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항복하길 잘 한 것 같다.







“허... 어지간한 학자들은 다 모였구려?”


“그러게나 말입니다. 역사학에 군사학에 경제학에... 그냥 학교의 교수나 학자들을 분야별로 다 부르신 것 같군요.”


최치원의 말대로 지금 여기에는 전국에서 이름 깨나 날린, 혹은 대학교수가 되기 위해 열심히 공부 중인 이 시대의 지식인들이 거의 분야별로 모여 있었다.


이들이 무슨 이유로 모였는지 몰라 서로 두런대고 있을 때 비서가 알려왔다.


“전하께서 오십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지영이 도착했고 이들은 정중하게 인사했다.


““““국왕 전하를 뵙습니다.””””


“음, 다들 앉으시오. 앉아서 이야기 하지.”


모두 자리에 앉고 차와 간단한 다과가 나오자 지영이 입을 열었다.


“사실 다들 의아할 것이오. 아무리 봐도 서로 크게 상관없는 이들끼리 모였으니 그러하겠지.”


소위 말하는 ‘근본 없는’ 조합인 셈이었다.


“여기에 있는 그대들은 하나같이 명성을 떨쳤거나 명성을 떨칠 학자들이나 기술자들이오. 그렇기에 여기 있는 그대들에게 묻겠소. 우리가 반드시 알아야 할 학문이 무어라고 생각하시오?”


그 말에 역사학 교수가 되고자 하는 학자 한 명이 답했다.


“당연히 역사가 아니겠습니까?”

“그리 생각한 이유를 듣고 싶소.”


“역사야말로 우리의 뿌리입니다. 자기 자신의 뿌리도 알지 못하는 자가 도대체 무얼 하겠습니까? 또한, 역사를 보고 미래를 본다는 말이 있는 만큼 모두가 반드시 배워야 할 학문이라면 역사 이외에 무엇이 있겠습니까?”


지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그대의 말이 실로 옳소. 역사는 우리의 뿌리이지. 모든 학생이 모든 역사를 알 수는 없지만 적어도 부끄럽지 않을 정도는 되어야 한다 생각하오. 그렇기에 역사가 기본 과목으로 교육과정에 편성되어 있는 것이고.”


지영은 눈 접시의 과자를 하나 집어 먹고는 말을 이었다.


“헌데 내 보아하니 우리의 역사서는 미비하더이다. 우리의 뿌리인 조선부터 지금까지 이어져 오는 역사에 대한 말이 모두 제각각이었지. 또한, 그 근거는 부실하고 자료도 모자란 실정이라 할 수 있소. 실로 안타까운 일이지.”


지영은 진심으로 안타깝다는 듯이 한숨을 푹푹 쉬었다.


“하여 그대들에게 새로운 역사서의 편찬을 맡기고자 하오. 물론 힘든 일이라는 것을 아오. 내가 바라는 것은 그저 기존의 역사서를 모아놓은 정도가 아닌 직접 그 현장에 가 조사를 하고 자료와 비교하며 진정으로 살아 있는 역사 그대로를 담고 싶기 때문이오. 비록 내 호위병을 내어주기는 하겠으나... 굉장히 고된 일이 되겠지.


혹여나 사정상 편찬 작업에 참가하기 어려운 자들은 개의치 않고 고하여도 좋소, 내 억지로 강요할 생각은 없으니”


그 말에 손을 드는 학자들은 없었다.


당연하겠지만 역사서는 국책 사업이다.


거기에 참가하여 성과를 내고 역사서에 자신의 이름이 적히는 것 만큼 영광스러운 일은 많이 없었다.


거기에 현재 국왕인 이지영은 역사 등의 학문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었다.


모두의 눈이 열의로 불타자 지영은 웃으면서 말했다.


“그대들의 눈에 의지가 가득하니 매우 보기 좋소. 오늘은 친목을 도모하고 내일부터 준비합시다. 또한 마땅한 인재가 있으면 직접 천거토록 하시오. 내 친히 보고 판단할 터이니”


작가의말

드디어... 저를 속박하던 시험과 학기가 끝났습니다.
지금부터 열심히 달려보겠습니다.
연재주기는 주 4회 이상 생각하고 있고 주로 평일에 연재를 생각하고는 있으나 피치 못한 사정이 있을 경우엔 따로 공지를 하겠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잘 부탁 드립니다!!!

오탈자 지적이나 고증 지적은 댓글 통해서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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