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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쓰는 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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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작품등록일 :
2021.05.12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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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6.10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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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농업혁신71

DUMMY

카앙!


금속이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자 고이치로는 작게 혀를 찼다.


한국이 만들었다는 갑옷,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견고하고 만들기가 쉬웠다.


실제로도 자신들은 이미 구조를 보고 대충 눈치를 채서 얼추 비슷하게 만들었으니까.


다만 그 내구성과 방어력은 솔직히 따라가기가 어려웠다.


이들, 일본 장인들의 실력이 떨어진다기보다는 순전히 재료의 문제였다.


일본의 철광석의 품위는 정말 하찮기 그지없었고 제련 방법 또한 그다지 발달하지 않았으니 이들이 아무리 실력을 발휘해 봐야 좋은 결과물이 나오기란 어려웠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나는 법, 쓰레기를 넣으니 쓰레기가 나오는 건 어찌보면 당연한 이치였다.


그나마 다행인 점이라면 갑옷을 어떻게 만드는 지 알았다는 점이었다.


이것 하나만으로도 기존 찰갑의 단점을 거의 완벽하게 대체할 수 있었으니까.


안타깝게도 생산성과 품질은 한국의 그것에 미치지 못하지만 애초에 그건 큰 문제가 아니었다.


일본이 상대하는 적은 어디까지나 야만족으로 불리는 북방 변두리의 아이누였고 그들의 장비는 일본의 장비와 비교해도 후졌으니까.


그러니 천황께서 말씀하진 조건은 솔직히 말해서 달성한 것이다.


그들도 일본의 철이 후진 것을 알고 있고


그들이 내건 조건 역시 일본 자체적으로 최대한 이 갑옷을 만들 수 있게 하자는 것이었으니


하지만 그렇게 넘어가기엔 자존심이 상했다.


나름 사 오십 년간 철밥을 먹어왔다.


그런데 무슨 왕족이 입는 갑옷도 아니고 그저 백인대장 정도에게 지급되는 갑옷의 품질도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 말이 되는가?


고이치로는 한숨을 내쉬고는 다시 철을 내리치기 시작했다.







“이번에 새로 건조되는 수송선들이 꽤 좋더군요.”


빈말이 아니라 정말로 좋았다.


알다시피 우리는 수송선 개발에도 상당한 돈을 쏟아부었는데 첫 번째 수송선을 만들고 운용하며 쌓인 경험과 유럽 언저리까지 항해한 경험, 그리고 내 미래의 지식이 들어가서 신형 수송선이 완성되었다.


그리고 지난번의 수송선과는 다르게 원양... 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으나 일본까지 갈 수 있을 정도의 항해 능력을 갖추기 위해 오만가지 노력을 다했고 애초에 컨테이너를 실을 수 있게 설계된 방식이라 화물 운송이 훨씬 효율적이었다.


“구형 수송선은 이제 생산을 중단하고 이번에 새로 개발된 13년형 수송선으로 전면 대체할 생각입니다.”


“그럼 구형 수송선은 어찌합니까?”


“13년형 수송선이 충분한 숫자가 확보되기 전까지는 비축해놓아야지요. 충분한 수량이 확보되면 민간 상단에 풀 생각입니다.”


“음... 알겠습니다.”


놀랍게도 13년형 수송선은 파츠 교체가 가능한 작품이다.


사실 이건 내 입김이 강하게 들어갔는데 범선이 커지면 커질수록 필요한 목재의 양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그렇다고 범선이 또 아무런 목재로 만드느냐? 그건 또 아니다.


엄연히 범선에 맞는 목재가 있고 그게 범선이 커지면 커질수록 구하는 게 더럽게 힘들어진다.


필요한 양은 늘어나는데 재료 수급은 어려워지는 건 조금 오바지.


그리고 이 땅덩이가 그렇게 넓은 땅이 아니니까.


여튼 그런 의미에서 배를 통짜로 건조하는 것보다는 부품처럼 여러 파츠를 만들어서 조립하는 형식으로 노선을 틀었다.


실제로 이런 식으로 만든 범선에 대한 기록도 있었으니 아예 무모한 도전도 아니었고


그래서 생산성, 정비, 그리고 재료 수급이 정말로 쉬워졌다.


조선소에서 본격적으로 생산에 들어가면 내 생각으로는 1년이면 기존 수량을 충분히 대체하고도 남는다.


문제라면 안정성이겠지.


솔직한 말로 이 13년형 수송선은 실험작에 가까웠다.


제대로 보완된 작품은 아마 몇 번의 개량을 거치거나 혹은 아예 새로운 설계를 한 다른 무언가겠지.


“그래서, 차관. 음... 이런 말 하는 것도 웃기긴 한데 해군의 훈련은 어떻게 되어갑니까?”


제대로 된 전투함 한 척 없는 해군이라니, 눈물이 앞을 가린다.


하지만 전투함이 없더라도 수송선으로 항해 경험과 노하우 정도는 쌓을 수 있으니까...


“으음... 배 위에서의 생활이야 익숙해졌습니다만”


“그게 끝이군요.”


“예... 정말 민망하게도 그게 끝입니다. 전투 훈련이나 이런 걸 할 수는 없으니까요.”


땅에서 싸우는 거랑 배 위에서 싸우는 거랑은 차이가 크다.


단적인 예로 땅에서 활 쏘는 거랑 움직이는 배 위에서 움직이는 배 위에 있는 사람을 노리고 활을 쏘는 거랑 난이도 차이는 그야말로 천지차이다.


그리고 배 위에서 활만 쏘는 게 아니다.


연노도 쏠 거고 불 붙은 항아리도 던질거고 온갖 지랄을 다 하겠지.


그러한 훈련을 솔직히 수송선에서, 그것도 물건 나르느라 바빠 뒤지기 1초 직전의 수송선에서 할 수 있을 리가 없다.


“빨리 전투함도 건조를 하던지 해야겠군요.”


“그렇게만 된다면 정말로 기쁠 따름입니다.”


좀... 미안하긴 한데, 알지? 전투함 건조보다 할 일이 많았다는 거.


부디 알아주길 바란다.


“그래도 범선의 운용이나 선상생활에는 많이 익숙해졌습니다. 전투 훈련도 금방 적응할 겁니다. 애초에 육군에서의 경험도 어느 정도 있는 이들이니까요.”


“그나마 다행이네요...”


“아, 그리고 이건 제 자그마한 희망 사항입니다만”


“뭐죠?”


“그... 갑옷이 너무 무거워서...”


“아”


하긴, 해군이 무거운 갑옷을 입고 싸우기엔 여러모로 애로사항이 꽃핀다.


“그 건에 대해서는 직접 과기부 쪽에 전달했어도 되었을 텐데요.”


“전하께 요청드리는 게 더 확실하다 생각했습니다. 것보다 생각한지 얼마 안 되었다가 지금 수송선 이야기가 나오는 김에 말씀드리는 것이라...”


“알겠어요, 그 건에 대해서는 과기부에 전달해 놓도록 하죠. 하지만... 너무 기대는 하지 마세요.”


사정이 나아지곤 있다지만 대형 프로젝트가 몇 개씩 진행중이라 해군용 갑옷을 별도로 지급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거기에 지금은 엄연히 전쟁중이라 군수품 소비도 늘었고 말이지


“알겠습니다.”


그리고 어차피 전투함 없는 해군은 아무것도 할 수 없잖아... 수송선 위에서 경비를 서는 것 이외엔 솔직히 지금 당장 자금을 지원해줘야 할 마땅한 이유가 없었다. 필요도 없고 말이지.


이렇게 놓고 보니까 정말 불쌍하군.


해군을 만든답시고 방치한지가 벌써 몇 년째다.


진급이야 해서 경제적으로는 더 풍족해졌을지 몰라도 다들 중간은 가던 사람들이라 자신들이 쓸모없어졌다는 것에 조금... 불안감을 느낄 수도 있지.


아니면 무력감이라던가, 여튼 그런 부정적인 비스무리한 것들 말이지.


“이번 전쟁이 끝나면 해군에 대대적으로 투자를 검토할 테니 너무 실망하지 마세요.”


“정말, 정말이십니까!”


“... 정말입니다.”


“아아... 드디어. 망할 땅개 새끼들 면상이 구겨지는 모습을 볼 수 있겠군. 흐흐흐흐흐...”


“....????????????”


내가... 잘... 못 들은게 맞길 바란다.


정작 육군 측에서는 해군 신경도 안 쓰더만...


“흠흠... 여튼 그럼 저는 이만 물러나 보아도 되겠습니까?”


“아... 그러도록 하세요, 그리고 하나 더.”


“말씀하시지요.”


“우린 모두 한국인입니다.”


“...... 알겠습니다.”


그래, 당연히 알아야지.


모르면 섭섭하다.


나는 어느 나라처럼 육군과 해군이 서로 갈려 파벌싸움이 나는 것은 원치 않으니.






... 어렵다.


나름 역사를 공부하며 여러 가지 지식에 익숙해졌다고 생각했다.


특히나 동아시아사를 배울 때 빼놓을 수 없는 학문인 유학, 그것에 대해서도 기본은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유학을 하나도 모른다면 동아시아사를 이해하기 힘들기에.


그리고 지금, 그 생각은 번데기 앞에서 주름잡는 격이라는 것을 똑똑히 깨닫고 있었다.


“중용에 이르면...”


“으음...”


“아, 벌써 시간이 이리 되었군요. 이 이상은 다음에 기회가 닿는다면 하도록 하지요.”


최치원은 묘하게 상쾌한 말투로 중용을 덮었다.


씨발, 내가 여기와서 사서에 대해서 진득한 논의를 해야 할 줄은 몰랐는데.


물론, 우리 대학에도 유교학이라는 학문이 엄연히 존재한다.


우리는 유교를 숭상하지 않지만 다른 나라들은 대부분 유교를 숭상하기에 그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유교에 대해서 알 필요는 있으니까.


그런 의미에서 학과는 운영되고... 아니, 대학이 아직 문을 열지 않았으니 엄연히 운영 준비중에 있었다.


“진짜 궁금한게 있어서 묻는 것인데 말이죠”


“하문하시지요.”


“최 선생, 이 정도로 유학에 대해 잘 아시면 차라리 유교학 교수를 하시지 그러셨습니까?”


“유학이 중요하긴 하지만 학문의 일종일 뿐입니다. 하지만 국어라는 학문은 모든 학문의 기초가 되는 학문이지요. 어느 학문에 매진해야 하는지는 명확하지 않습니까?”


음, 이건 좀 의외인데.


내가 알고 있는 최치원의 학문은 유학이 그 근간을 이룬다.


최치원 역시 그것을 인정했노라 역사에 나와 있고.


내 행동 덕분에 변한 모양인데...


오히려 좋아.


장기적으로는 정부 관료로 임명할 생각을 가진 나로서는 유학에 근간을 이룬 학문보다는 실용주의 사상을 가진 사람이 더 반가울 수밖에 없다.


“왜 그리 보십니까?”


“조금... 의외라서?”


“유학이 중요한 학문이기는 하나 모든 것을 유학으로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 그랬다면 진즉에 공자께서 모든 것을 해결하셨겠지요.”


옳은 이야기다.


그리고 내가 알기로 아직까지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학문 따위는 나오지 않았다.


앞으로도 나오지 않겠지.


“이제야 선생이랑 조금 대화가 통하는 것 같군요.”


“그렇습니다, 전하. 한낱 선생을 이해해 주시니 가히 위에서 아래까지 모두와 눈을 마주치신다 할 수 있으십니다. 참으로 성군이십니다.”


... 그러니까.


‘선생’과 이야기가 통한거지, ‘최치원’과 이야기가 통한 건 아니라는 뜻이렸다?


아오, 무슨 철벽치는 히로인도 아니고 몇 개월 동안이나 이렇게 은근히 권유했으면 못 이기는 척 받아줘야 하는 거 아냐?


... 그래도, 최치원은 최치원이다.


일, 이년 투자해서 십, 이십년 넘게 부려먹을 수 있는데 포기하면 안 되지.


암, 그렇고 말고.


내가 최치원을 어떻게 마르고 닳도록 굴릴 수 있을지에 대한 험악한 계획을 짜고 있을 때 그가 갑자기 부르르 떨었다.


무언가 불길한 것이라도 느낀 걸까?


감이 좋다.


물론, 결과는 변하지 않을 테지만.


작가의말

원래는 저번 화 연재할 때 공지했어야 했는데... 깜빡했네요.
기말고사가 얼마 남지 않은 관계로 휴재에 들어갈 생각입니다.
복귀일은 6월 27일이 될 예정입니다.
시험 잘 보고 좀 놀다가 6월 27일부터 열심히 연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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