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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님의 서재입니다.

다시쓰는 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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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작품등록일 :
2021.05.12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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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5.21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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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농업혁신66

DUMMY

“이야...”


눈 앞에 펼쳐진 황금빛 물결에 나도 모르게 감탄사를 내뱉었다. 내가 감히 단언하건데 여기서 내가 본 것 중 가장 농사가 잘 된 해가 아닐까 싶었다.


“좋은 결실을 거두게 되어 다행입니다.”


그렇지, 저건 참 좋은 세금이 될 거다. 그런데 이렇게 되면 고구려에서 방곡령의 해제를 요청할 텐데... 흠.


솔직히 숨통이 트인 건 맞지만 그렇다고 아직 식량의 반출을 진행하고 싶지는 않았다. 아무래도 수출량에 제한을 두어야겠는걸.


“모내기도 모내기지만 액비 역시 효과가 있었다고 합니다. 아마 충청권까지 확대되면 더 많은 수확량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더군요.”


“하아... 정 그러시면 국무회의에서 한 번 안건을 꺼내 보시지요.”


“그래도 되겠습니까?”


“애초에 장관의 권리를 막은 적도 없지 않습니까? 정책 제안은 자유인 것을.”


“감사합니다, 전하. 반드시 통과시키도록 하겠습니다.”


벌써 고성이 오가는 회의장이 보이는군. 비서실장에게 단 것을 준비하라고 해야겠다.


나는 며칠 전의 내 결정에 감사했다.


“아니 그게 $#$@$@!!!”


“그게 말이 되는 소리요!!!!”


“반동이다!”


지금 내 입에 들어가 있는 달디단 과자가 없었더라면 몇 번이고 상을 엎었을지도 모르니까.


이천만 석이라는 자비라고는 없는 예산은 모든 장, 차관들을 넘어 총리의 대가리를 찰지게 후리는데 굉장한 효능을 발휘했고 이제 잘 적응해가던 재무장관 김경신을 필두로 한 돈 많이 빨아먹는 장, 차관들이 발작을 일으켰다.


설차 총리는 어떻게든 중재를 하려 했으나 사건이 사건인지라 그의 중재는 큰 힘을 발휘하지 못 했다. 그는 애타는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지만 나는 저들의 힘이 팔팔할 때 굳이 끼어들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었다.


애초에 그러기 위한 과자란 말이지, 저곳에 끼어들고 싶은 충동을 막기 위한.


서연이는 일이 비어서 슬며시 회의에 참여했다가 우리 자랑스러운 장, 차관들의 모습을 보고는 방긋 웃고 바로 쉬는 시간에 탈주했다.


그리고 나는 탈출하지 못한 안타까운 영혼일 뿐이지.


“광산 개발에 남연해주 정벌에 수송선 개발에 이런 굵직한 사업을 진행하는데 이천만 석이라니요! 양심도 없습니까?”


“미래를 위한 투자 아닙니까! 앞을 봐야지요!”


“그 소리는 눈앞에 있는 서류들부터 보고 이야기하시오, 장관! 우리 일 년 예산이 얼만지나 알고 떠드는 거요?”


“채권은 만능이 아닙니다... 전, 이걸 총리님께 배웠죠. 남발하면 안 됩니다.”


설차는 더 보기가 힘들었는지 아니면 듣기가 힘들었는지는 몰라도 상을 두드리며 외쳤다.


“그만! 그만들 하시오! 전하 앞에서 이 무슨 추태요?”


정작 그 전하는 별로 신경도 안 쓰고 있는데


“후... 각 장, 차관들의 의견이 너무 갈리니 내가 해결책을 제시하겠소.”


“그래, 차라리 그게 낫겠습니다. 그래서 총리 각하, 해결책이라는 것은?”


“이곳에 국가의 미래를 가장 잘 보시는 분이 계시지 않소?”


... 나?


이런식으로 짬을 때리네.


하지만 나라고 해서 답이 있는 게 아니다. 예산 규모를 줄이던가 혹은 사업 기간을 늘리던가. 그 이외에는 딱히 답이랄게 떠오르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담담히 말했다.


“그 분께서도 여러분이 말한 것 이외에는 별다른 방안이 없으시니 각 관료들은 조금 더 진정하고 토의를 진행하면 될 것 같답니다.”


그렇게 또 한 번의 뜨거운 시간이 지나고 쉬는 시간이 찾아왔을 때 설차가 나를 찾았다.


“이건 저희끼리 논의해서 될 이야기가 아닙니다.”


“나 혼자 생각해도 될 이야기도 아니지요.”


내가 무슨 도라에몽의 주머니도 아니고 뭐든지 툭툭 튀어나오는 줄 알아? 나도 사람이다, 그냥 여기에 있는 사람들이 보지 못한 먼 미래를 살다 온 것을 제외한다면 그냥 몸 좀 좋은 민간인 A와 다를 바 없다고.


“하아... 솔직히 답은 나와있다고 생각합니다. 전하께서도 그렇지 않습니까?”


“미래란 모르는 것입니다, 총리”


“현실을 보면 답이 나오지 않습니까? 그가 요구한 예산은 터무니없는 수준입니다. 지금 진행중인 대규모 사업을 생각한다면 더더욱요.”


“그렇긴 한데, 우선 두고 보지요. 저렇게 토의하다보면 조금이나마 다듬어 질 테니까”


“... 정말 그랬으면 좋겠군요.”


정말 다행스럽게도 설차의 바람대로 점점 3차 국토개발사업은 조금씩 합의점을 찾아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 말은 설차의 모발이 당분간은 안전하다는 것을 뜻했다. 참으로 훈훈하구만






“허... 이곳이 한성이라고?”


항복한 말갈 추장의 아들인 아호작은 주위를 둘러보며 경탄을 금치 못했다.


이곳 저곳에서 올라가고 있는 벽돌 건물과 번듯한 상가에서 물건을 파는 활달한 상인들과 어떻게든 한 푼이라도 깎아보려 흥정을 하는 여러 사람들.


그리고 그들의 옷과 행색은 깨끗했다. 그 누구에게도 굶주린 기색을 찾아볼 수가 없었다. 그리고 사방에서 지어지고 있는 누가 봐도 거대한 건축물들과 이미 지어진 학교와 같은 건물들은 한국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음을 누가 봐도 알게 했다.


가장 결정적인 것은 경기도 지방부터긴 했지만 길이 굉장히 번듯하게 닦여 있다는 것이었다. 물론 그 이북에도 길이 없는 건 아니었지만 경기도권은 그 차원이 달랐다. 복선 철도와 2차선 도로는 그가 본 그 어떠한 도로보다 넓은 것이었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라는 명언이 있다. 여러 가지로 해석할 수 있겠지만 그 해석 중 하나는 바로 그 길을 닦고 유지한 로마의 힘을 보여주는 것 역시 있다. 현대에서도 그렇겠지만 고대에서는 특히 잘 닦인 도로망은 그 나라의 힘을 의미했다.


도로가 닦였다는 것은 그 지점까지 행정영역이 미친다는 의미이고 그 말은 그만큼 국가가 안정되어있고 부유하다는 의미니까.


‘항복하길 잘했을지도?’


그의 아버지는 한국군이 오자 한 차례 부딪히는 시늉을 하고는 곧바로 항복했다. 애초에 한국하고 사이가 나쁘지 않았던 터라 굳이 피 튀기며 상대할 이유가 없다며 바로 항복했었고 그 때 그는 반발심이 들기는 했지만 어찌되었건 추장인 아버지의 결정이니 불만이 있었지만 따랐다.


그리고 이곳에 오게 된 후 확신했다. 아버지의 결정은 옳았노라고.


잘 닦인 도로와 황금빛 벼, 얼굴색이 밝은 한국인들과 깨끗한 옷, 활기가 넘치는 거리는 한국이 부유한 나라임을 의미했고(물론 지영이 들었으면 헛웃음을 터뜨릴만한 이야기이긴 하다) 그런 나라와 싸워서 좋을 게 없었다. 무엇보다 자신들의 편을 들어줄 동맹도 없지 않나.


고구려는 일찍이 한국과 함께 공투했으며 끝내 혈연관계까지 맺었고 일본이야 애초에 만주의 일에 끼어들 여력도 없었지만, 어찌 되었건 그들 역시 한국과 혈연관계를 맺고 삼국이 긴밀하게 공조하고 있었다. 거기에 고구려는 만주를 개발하며 흩어진 부족들을 복속시키거나 섬멸작업에 들어갔기에 그들이 몽골 지방의 위구르와 연계하지 않는 한 동맹을 구하기란 요원했다.


그런데 위구르의 동맹은 당나라였고 당나라는 최근 토번에 의해 영혼까지 탈탈 털렸다. 앞일은 모르는 거라지만 적어도 현시점에서 당나라는 뉘엿뉘엿 지는 해와 같았고 이는 곧 만주와 한반도에서 고구려와 한국의 지배가 공고해진다는 것과 같았다.


결정적으로 한국군은 회전에서까지 자신들의 부족을 몰아내며 진격하고 있었고 정착촌을 무려 이주 만에 만들어내는 기염을 토해냈다. 사실 전투능력보다 더 놀란 건 바로 건축능력일 정도로 한국군은 미친 듯이 방어시설과 마을을 만들어냈고 성공적으로 알박기를 이어가고 있었다. 거기에 이곳에 와서 알게 된 건데 적어도 한성 인근의 농민들은 대부분 문자를 알고 있다는 것은 그에게 엄청난 충격을 선사하기에 충분했다.


“음, 아호작... 공자? 이렇게 불러도 되겠습니까?”


“아... 편하신 대로 불러주시오.”


그 말에 자신을 비서실 비서라고 소개한 남자는 웃으며 답했다.


“그러시다면 추장의 아드님이니 계속 공자로 칭하겠습니다. 아호작 공자님, 이제 곧 전하를 알현하실 겁니다.”


“음, 알아두어야 할 것이 있소?”


작은 왕국의 왕자처럼 산 그였지만 이번에 만나는 사람은 한국의 왕이다. 거기에 어찌되었건 자신은 항장 출신이니 조금이라도 잘 보여야 했다.


“어... 전하께서는 지나친 예를 별로 좋아하지 않으십니다. 전하를 만나뵙게 된다면 정중한 목례 정도면 충분합니다.”


“내가 잘 들은 게 맞소? 일국의 왕에게 고개 까딱이는 걸로 끝이라니?”


“전하께서 말씀하시길 예의란 그 마음을 전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하셨습니다. 그래서 공식적인 행사가 아닌 이상은 어지간한 인사는 목례 정도로 받는 편이십니다. 정 공자께서 불편하시다면 허리를 굽혀 인사하는 것 정도로 하시지요. 그 이상은 오히려 껄끄러워하실 겁니다.”


아호작은 진지하게 이 비서라는 작자가 자신에게 엿을 먹이려는 게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었지만 이전에 그가 보여준 신분증은 의심할 여지 없는 진품이었다. 애초에 그 신분증이 가짜였다면 지금 왕궁에 들어올 수도 없었겠지만


‘진짜로 그렇게 생각하는 건지 아니면 예의 따위는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건지...’


뭔지는 알 수 없었으나 한국왕은 만만찮은 인물이 아니었다. 반대 세력을 가차없이 쓸어냈으며 한국을 이 정도로 강성하게 만들었다. 그는 몸에 적당히 긴장을 유지한 채 응접실의 문이 열리기만을 기다렸다.


이윽고 응접실의 문이 열리고 그는 사전에 배운 대로 허리를 굽히며 말했다.


“죄인 아호작이 감히 국왕 전하를 뵙습니다.”


“반갑습니다, 아호작... 공자? 음, 이 표현이 맞겠군요.”


아호작은 정중하게 한국왕이 내민 손을 맞잡고 악수를 했다. 손을 맞잡고 흔드는 것이 예법이라니 어딘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뭐 어떤가. 한국인들이 이것을 예의라 생각한다면 해야 했다. 그리고 딱히 모욕적인 것도 아니지 않은가.


“자, 앉아서 차 한 잔 하며 이야기를 나눌까요? 공자, 차는 마시는지?”


“예, 전하”


이전까지는 차를 마셔본 적은 없었지만 간단한 다례를 배웠다. 그리고 저 말에 ‘아, 전 차 같은 이파리 넣은 뜨뜻한 물 따위는 마시지 않습니다. 애초에 추운 북방에 그런 게 있으리라 생각하십니까?’라고 사실대로 말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그렇게 말하는 순간 자신의 머리를 영원히 찾지 못할 지도 몰랐다.


“거짓말, 북방에서 어떻게 차를 구해서 마시나요? 뭐, 그래도 앞으로는 종종 마실 테니 지금 마셔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죠.”


‘... 그럼 왜 물어본 거야?’


아호작은 이 대화가 굉장히 피곤해질 것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작가의말

의외로 강한 나라 한국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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