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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우 님의 서재입니다.

폐하를 베어도 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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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우
작품등록일 :
2021.02.14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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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31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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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4.26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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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도시의 배 (1)

DUMMY

나리아는 짧은 생애 동안 해답은 문제 안에 있다는 법칙을 믿어왔다. 따라서 다음 구역으로 넘어가는 방법 역시 이 구역에 있을 것이다. 헌진이 관문에서 방법을 찾겠다면, 나리아는 내부에서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것이 자유행동을 부여받은 이유라고 생각했다.


“이거 얼마에요?”


나리아는 제법 능숙하게 노점에서 주문했다. 처음 시장바닥에 나섰을 때 더듬거리던 말투와는 달랐다. 김이 피어오르는 기름 봉투를 받아들었을 때는 환하게 웃으며 돈을 건넬 여유도 있었다.


“여기 닭튀김은 재현도가 높아요. 이게 정말 배양육이라니 어떻게 믿겠어요? 뭐, 저는 자연육도 먹어본 적 없지만!”

[먹으려고 돌아다니는 거냐.]


헌진이 쓴웃음을 짓는 듯이 말했다. 나리아는 입 안 가득한 뜨거움을 식히느라 정신없었다.


“배가 고프면 되던 일도 안 되죠. 여행의 추억은 머리뿐만 아니라 혀에도 남는 법이라고요.”

[알았으니 거리에서 벗어나지 마라. 사람들 틈이 가장 안전할 거다.]

“알고 있어요. 지금도 잘하고 있잖아요?”


수많은 사람이 휘황찬란한 색깔로 바쁘게 오가는 길거리에서는 나리아도 눈에 띄지 않았다. 혼잣말을 중얼거리거나 떠들어대도 별 이상하지 않다는 뜻이었다. 나리아는 제 입에 든 것들을 장황하게 묘사하면서 인파에 몸을 맡겼다. 이제는 사람들 사이를 빠져나가며 움직이는 것도 어렵지 않았다.


[이제부터 병영에 잠입한다.]


나리아는 더 대답하지 않고 귓가를 두들기기만 했다. 괜한 말대답으로 헌진의 집중력을 흐트러트릴 수는 없다.


과연 페이가 자신들을 적대하고 있을지 나리아는 알지 못했다. 페이의 태도는 의문스러웠다. 헌진이라면 몰라도 나리아를 추적하는 일은 쉬울 텐데 페이는 하룻밤 동안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어쩌면 그를 경계하는 지금의 태도가 무의미할 수 있었다. 그러나 적어도 루미스처럼 호의적이지는 않았으니 만일을 위해 대비해야만 했다.


나리아는 신경 쓰이는 노점상을 발견할 때마다 족족 봉투에 음식을 쓸어 담으며 일정하게 나아갔다. 4구역의 음식이나 페이만큼이나 알고 싶은 것은 저 멀리 보이는 배 한 척이다. 조금 더 가까이서 보고 싶은 마음에 나리아는 그곳으로 흐름을 잡았다.


배라는 개념은 인류의 과거만큼 기림 제국에 있을 리 없는 개념이다. 현실은 장벽 너머에 있는 검은 물을 오고 가는 이동수단을 상상할 수 없게 했다. 음식을 구매하며 넌지시 질문을 던져보았지만, 민간인들은 그것이 괴상하게 생긴 건축물이라고만 알고 있었다. 적어도 저것이 생소하지만은 않은 하나의 풍경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했다.


“누가, 언제부터, 어떻게, 왜······.”


나리아는 궁금한 점을 손가락으로 꼽아보았다. 저렇게 대놓고 4구역을 이질적으로 만드는 구조물이 있는 이상, 문제의 해답이 될 단서가 있으리라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균열이 발생한 도시는 이제 질서정연하지 않다. 그렇다면 저곳에 괴리감의 흔적이 있을 것이다.


자그마한 모험을 떠나자는 생각에 자못 설렜던 마음은, 그러나 곧 차게 식었다. 배로 향하는 길이 병사들에 의해 막혀있었다. 우연인가 싶어 다른 길을 찾아보았지만 마찬가지였다. 나리아는 닭튀김을 열심히 우물거리며 골목길을 막아선 병사들을 바라보았다.


“꼬마야, 뭘 그렇게 보는 거냐?”


벽에 기대 어설프게 경계를 서던 병사가 물었다. 나리아는 뒤를 돌아보았다. 인파의 흐름이 지나가고 있을 뿐이었다. 나리아가 다시 병사를 바라보며 봉투를 뒤적였다.


“네? 저요?”


나리아가 멍청한 목소리로 되물었다. 병사가 하품하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너. 저리 가라. 여기는 민간인 통제구역이다.”


제법 그럴싸한 말을 썼다. 병사는 그런 권위적인 말로 멋모르는 꼬맹이들을 물러가게 했을 것이다. 나리아는 무심하게 닭튀김을 입에 집어넣었다.


“아저씨들 여기서 뭐 해요?”

“보면 모르겠니?”

“이것 좀 먹을래요?”


나리아가 봉투를 내밀었다. 병사는 피식 웃으며 손을 저었다.


“아서라, 아서. 됐고 얼른 저리 가기나 해!”


아무래도 병사는 지루해 보였다. 입으로는 그렇게 말하면서도 엉덩이를 붙인 자리에서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았다. 나리아의 당돌한 권유에 웃기까지 했다. 나리아가 딱 원하던 상대였다.


“저기 숲에 있는 건물은 뭐에요?”


병사가 험한 표정을 지었다. 민감한 질문인 모양이었다. 나리아는 아무렇지 않게 기름기로 번들거리는 손을 대충 옷에 닦아냈다. 병사는 다른 의미로 인상을 찌푸렸다. 나리아는 병사의 표정을 관찰하면서 건드려서는 안 되는 선을 상정했다.


“많이 위험해요? 제 친구들이 이따 밤에 몰래 구경하러 가자고 했거든요.”

“뭐? 안 된다! 그 친구들이 누구냐. 대체 누가 그런 소리를 했어!”


병사가 소리를 버럭 질렀다. 나리아는 자신의 긴장감이 보이지 않기를 바랐다.


“몰라요. 그냥 놀이터에서 만난 친구한테서 들었어요.”

“고얀 것 같으니! 어른들 말도 못 들었냐! 잘 들어라, 얘야. 저기로는 절대 넘어가서는 안 돼! 관심을 가져서도 안 된단 말이다! 대체 누가 그런 제안을 했느냐?”


나리아는 잠시 망설였다. 꺼내려는 이름은 선을 넘을지도 몰랐다. 하지만 지금 자신은 덜떨어진 꼬맹이일 뿐이다. 기름 묻은 손가락을 입으로 빨며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이름이 아마 페이······페이긴이랬나? 이상한 말투를 쓰고, 헐렁거리는 옷을 입은 애였어요.”

“페이긴이라고? 어디 사는 애냐!”

“······네?”

“페이긴이란 애가 어디 사냐고!”

“어······몰라요!”


나리아는 냅다 달려 인파 속으로 파고들었다. 병사는 얼떨떨한 표정으로 서 있기만 했다. 나리아는 뒤를 힐끔 보면서 사람들 틈에서 작게 숨을 몰아쉬었다.


‘페이를 몰라?’


페이는 기사면서도 놀이터에서 다른 아이들과 뛰어놀 정도의 기행을 벌이고 있다. 그 모습이 목격되지 않았을 리 없다. 아이와 놀이터는 충분한 힌트가 됐을 것이고, 괴상한 말투와 옷차림이라는 설명까지 얹어주었다. 통제구역이라는 민감한 사안까지 연결했다. 단 한 순간이라도 기사를 떠올렸더라면 병사는 망설여야 당연했다.


페이긴이라는 이름이 그만큼 흔해서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뿐이라고 하기에는 나리아의 설명은 노골적이었다.


연기에 문제가 있었나, 아니면 병사면서 페이긴이라는 기사를 모를 만큼 상대가 멍청했나, 나리아는 갈피를 잡지 못했다.


나리아는 헌진에게 상황을 전하려다가 멈칫했다. 은밀기동을 하는 중이라면 방해가 될 수 있었다. 기사라면 통신기 너머의 소리 정도는 감지해낸다. 나리아는 서둘러 여관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헌진에서 병영에서 정보를 수집해온다면 무언가가 더 명확해질 것이다.


여관을 향해 정신없이 다리를 움직이던 나리아가 비틀거렸다. 옆 사람에게 부딪친 탓이었다. 나리아는 짧게 사과를 하고는 걸음을 재촉했다. 그러나 몸은 나아가지 않았다. 누군가가 손목을 잡고 있었다.


“그대, 어딜 그렇게 급히 가는가?”


나리아는 비명을 지를 뻔했다. 여전히 큰 옷을 입고, 모호한 미소를 지으며, 페이가 그곳에 있었다.


[나리아.]


헌진의 목소리가 들렸다. 나리아는 입을 열었다. 그러나 헌진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복귀 중이다. 몇 가지는 알아냈다.]

“헌진의 목소리로군.”


페이가 고개를 갸웃했다. 송신기능은 꺼져있다. 헌진에게는 페이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을 것이다.


나리아는 굳은 얼굴로 페이를 노려보았다. 페이는 싱긋 웃으며 나리아의 손목을 놓았다. 그러나 나리아는 움직이지 못했다.


“마저 얘기 나누게. 내가 방해되는 건 아니겠지?”

[페이긴은 4구역을 담당하는 기사가 아니다.]


설마 싶었던 가정이었다. 그렇다면 4구역에는 기사가 둘일 수 있다. 그 사실을 알게 된 이상 필요한 정보는 하나뿐이었다.


“너······뭐야?”


인파의 흐름에도 페이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와 부딪치는 사람들은 오히려 거대한 나무에 부딪친 듯 튕겨 나갈 정도였다. 나리아는 덕분에 흔들림 없이 설 수 있었다.


“장소가 좋지 않은데, 옮기지 않겠나?”


페이가 고갯짓으로 인파 너머를 가리켰다. 나리아는 짧게 고민했다. 헌진에게 도움을 요청할 것인가, 인파에 몸을 숨길 것인가. 페이가 이 자리에서 납치를 선택할 만큼 눈에 띌 행동을 할지는 알 수 없다. 여차하면 이곳에서 나리아를 살해하고 몸을 숨길 수도 있다.


페이가 적인지 적이 아닌지 알아내는 것이 급선무다. 나리아는 신중하게 말을 골랐다.


“헌진도 같이······.”

“흠, 그건 안 될 말일세.”

“왜?”

“부끄럽게도, 헌진을 마주했을 때 적의를 억누르기가 여간 힘든 일이 아니거든. 황제의 의지를 이겨내야 하는 내 고생도 생각해주겠나?”

[나리아, 무슨 일이냐.]


헌진이 나리아의 침묵에 의아해하며 물었다. 나리아는 귓가에 손을 얹고 대답을 망설였다.


“빠짐없이 말해도 좋네. 그게 안심이 된다면 말이야.”

“헌진, 잠깐 페이를 따라갈게요.”

[······괜찮냐.]


귓가에 무서우리만치 스치는 바람 소리가 들렸다. 헌진이 속도를 내고 있었다.


“아마도요.”


페이가 나리아를 손짓으로 불렀다. 나리아는 페이가 연 길을 통해 인파를 헤쳐나갔다. 헌진에게는 짤막하게 상황을 설명했다.


[알았다. 거리를 두고 따라가겠다.]


지금은 더없이 든든한 헌진의 말이었다. 나리아는 길잡이에 도움이 될 만한 것들을 알려주며 페이를 따라갔다.


페이는 인적이 드문 곳으로 안내했다. 몇몇 아이들이 페이를 알아보았는지 손을 흔들며 지나쳤다. 페이도 여유롭게 소매를 흔들며 인사를 받았다.


“역시 아이들이 좋아. 그렇게 생각하지 않나?”

“아이들 틈에 숨으려고 놀이터에서 놀고 있던 거야?”

“응? 그건 내 취향일세. 나이를 먹으면서 어려질수록 미끄럼틀이 재밌지 뭔가. 그대도 타본 적 있는가?”

“······없어.”


나리아가 퉁명스럽게 대답하자 페이는 낄낄댔다. 그렇게 웃을 때는 또래 소년처럼 보이기도 했다. 어쩌면 소녀일지도 몰랐다. 나리아는 아직 페이의 성별조차 제대로 알지 못했다.


‘나이를 먹으면서 어려진다고? 페이만 할 수 있는 말이겠네.’

“내가 너무 독점했나 보군. 다음에는 양보해주도록 하지.”


페이가 걷는 길은 점점 좁고 어두운 곳으로 이어졌다. 부랑자로 보이는 사람들이 불쑥 튀어나와 나리아를 놀라게 하기도 했다. 그러나 페이가 지그시 노려보자 허겁지겁 물러섰다.


“여기는?”

“보다시피 뒷골목일세.”

“이 사람들은 널 알고 있나 봐?”

“흠, 그런가? 난 저들의 이름조차 모르는데.”


무언가 숨기고 있다. 나리아는 페이의 능글맞은 얼굴을 노려보았다. 오히려 무엇을 숨기지 않을 리가 없었다.


“병사는 네 이름을 몰랐어.”

“병사한테 물어봤다고? 생각보다 대담하군. 생각보다 영리하거나. 아니, 생각보다 어리석은 건가?”


페이는 감탄한 듯이 끄덕이다가 덧붙여 말했다.


“상대는 젊은 병사였겠군. 그렇지 않나? 다행으로 여기게나. 날 기억할 만큼 고참병이었더라면 그대는 지금쯤 연행되고 있었겠지.”

“너, 대체 여기서 뭘 하는 거야?”

“나한테는 숨 쉬는 것만큼 자연스러운 일이지.”


길은 점점 좁아졌다. 깨닫고 보니 주변에는 쓰레기나 폐자재가 가득했다. 나리아는 군데군데 튀어나온 녹슨 쇳조각을 조심했다. 페이라면 모를까 나리아에게는 파상풍이 두려웠다.


아이가 간신히 움직일 수 있는 길목이었다. 그 끝은 철조망이었다. 페이가 가로막은 널빤지를 치우자 안으로 들어서는 구멍이 드러났다.


“헌진이 주변에 있군.”


구멍에 들어서기 전에 페이가 먼 곳을 바라보았다.


“그 거리를 유지하라고 전해주게. 그 이상 다가오면 황제의 의지가 움직일 테니. 아니, 지금도 좀 괴롭군. 한 길 정도 물러나게나.”


나리아는 페이의 말을 고스란히 전해주었다. 사실 그럴 필요도 없었다. 헌진은 통신기 너머로 들은 페이의 말을 따르고 있었다.


페이가 철조망의 구멍으로 걸어갔다. 나리아도 따라가려다가 머리카락이 걸려 인상을 썼다.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그러니까 그게 뭐냐니까?”

“별일 아닐세.”


숲이 펼쳐졌다. 지금까지 보지 못한 녹색 물결이었다. 도시 제국에 목재를 공급하는 유일한 숲이었고, 동시에 생태계를 복구하려는, 성공한 적 없는 실험장이었다. 나리아는 진한 비린내를 맡았다. 인공적인 약품의 냄새였다.


페이가 숲으로 안내하는 과장된 손짓을 하며 나리아에게 웃어 보였다.


“탈출이지. 아니, 반역이라고 해야 옳겠군.”


작가의말

월요일입니다. 좋은 한 주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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