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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맨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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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대마법사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펜맨
작품등록일 :
2018.12.11 03:01
최근연재일 :
2019.03.11 06:00
연재수 :
30 회
조회수 :
18,186
추천수 :
248
글자수 :
176,724

작성
19.01.14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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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6
추천
5
글자
21쪽

26. 엘타워 탈환전 5

DUMMY

"아유, 인져?"


빌어먹을 수능영어

회화에 도움 1도 안된다.

영어 1등급인데 나!


"아유 어 그니까 뭐냐 유 블리딩 아 유 오케이?"


"싸람, 싸람맞아? 한쿡인? 한국인?"


뭐냐,

백인아저씨 발음 엄청 좋네.


"네, 맞아요. 여기 왜 이러고 계세요."


"나 갇혔다. 여기, 밖에, 엘리베럴 안돼, 스테얼, 계단 몬스터 있어. 하프헤드몬스터."


"하프헤드? 아, 둠어.. 지금은 둠어없는데 것보다 앗!"


머리가 지끈거렸다.


"유 오케이? 후아유 너 이상해 거기 벽이야."


"잠깐만요. 악."


포탈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마나 터지듯 흘러나갔다.


"제가 나중에! 다시 올께요! 열두시까지 기다려요! 그때 그때! 혹시 고기있어요? 고기?"


"열두시? 투엘븐 타임 레이러? 고기 왓 밑? 스테이크? 무슨 일 왓즈고잉 온 인 퍼킹 디스 타워!"


어쩔 수 없었다.

대답하기에는 두통이 너무 심해졌다.

눈인사도 하지 못하고 포탈이 닫혔다.


내가 닫았다기보다는

무언가가 강제로 쪼여서 닫아버린 느낌.

절대자의 힘이 돌아왔다.


코피가 주룩 흘렀다.


절대자에게 대항하는 건 무의미하다.


피에로 셰프.

몇 년 전만해도 줄기차게 티비에 나왔다.


저 사람이 만든 음식, 엄청 먹었는데..

훔쳐먹었다. 대부분.

실제로 대화를 나눈건 처음이다.


한국어 잘했네?

항상 통역을 끼고 다녔는데,

하긴, 그는 한국생활 몇 년찬데

한국말 못하는게 더 이상하다.


107층 레스토랑에서 아무것도 가져오지못했다.

오이와 당근을 씹으며, 다음 자정을 기다렸다.





***




나도 모르게 잠들었다.

사람이 허기가 지면 졸린다는 걸 깨달았다.


밤 12시다.

마력이 돌아오는 시간.

이 시간만 되면 귀신처럼 잠이 깬다.

시그니처 수면 상실이 깨어나기 때문이다.


눈꼽 낀 눈을 부비며 포탈을 그었다.


107층 레스토랑..

왜 여기는 전기가 들어오는거지?


수도도, 전기도 침공 이후로 막혔는데.

여기는 전처럼 깨끗하고 따듯했다.

전력공급도 잘되는지 사방에 전등을 켜놨다.


"피에로! 피에로! 살아있어요? 아저씨!"


소리질렀다.

포탈을 넘어갈 수 없다.

어떻게 될 지 모른다.


엇갈릴까봐 똑같은 위치에 포탈을 이었다.

피에로 셰프는 보이지 않았다.


부엌 바닥에 잘린 노끈과 가위가 보였다.


설마.. 안돼 설마!

날 보고 헛것이 보인다고 생각한건가.

자살은 안돼!


"헤이! 코리언! 히얼!"


피에로의 목소리였다.

포탈 속에 고개를 집어넣어봤다.


그는 식재창고문을 열고 나왔다.

어깨에 무언가를 메고 질질 끌고 나왔다.


"하, 어디갔어요. 빨리 넘어와요! 시간 없어요 시간!"


"타임 리밋? 오케이. 빨리. 빨리."


그는 수 많은 식재료를 끌고 오고 있었다.

도대체 머릿 속에 뭐가 든걸까.

보물창고라도 턴 도적처럼 보였다.


꽝꽝 언 양고기, 돼지고기, 소고기.

정육점에서나 볼만한 큰 고깃덩어리들과

뭐가 들었는지 모를 검은 가방 여러개.

그리고 마지막으로 피에로 셰프.


114층 부엌으로 넘어왔다.


김팔복한테 훈련받지않았다면,

저 많은 짐을 옮기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피에로 셰프는 넘어오자마자 날 끌어안았다.


"오 브로, 암 미싱 피플. 그냥 죽는다. 나 생각했다. 오 살았어 안 죽어. 나왔어 키친. 괴물없어."


아, 이 남자 착각을 하고 있었다.


나는 그의 어깨를 톡톡 쳤다.


감격에 눈물로 젖은 그에게 미안한 표정으로 창 밖을 손가락질했다.


"왓 더 헬 마이 가드니스.. 퍽..."


"미안한데, 그냥 몇 층 올라온거야."


"쒯..잇즈..하.. 시바.."


그는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았다.


아마도 12시간동안 탈출한다고 믿었겠지.


저 식재료들은 유통기한때문에 꺼내온걸거고.


그에게 절망을 준 건 안타깝지만.

나는 행복감으로 가득찼다.


고기다. 그것도 엄청난 고기다.


두 남자는 사뭇 상반된 감정으로 탄식을 토했다.





***




두 가지 고난이 있었다.


첫 번 째 고난, 잊고 있었다.


114층 세이프하우스에는

인덕션도 가스레인지도 없었다.


두 번 째 고난, 전자레인지는 있다.

근데? 전기가 끊긴지 오래다.


창 밖을 보며 절망하는 피에로 셰프에게

두가지 고난 사항을 이야기해주었다.

그에게 귀중한 콜라 한 캔도 따주었다.


"쏘리 암 낫 드링 콬, 콜라 안마신다. 추워 여기. 보일러 안켜? LED 안켜?"


"노 일렉트로닉, 전기 안 통해요 여기. 레스토랑은 왜 전원들어왔어요?"


"오 브로, 유 노 낫띵. 웨잇 포 미닛."


피에로는 일어나서 끝방으로 향했다.

피트니스룸이다.

그를 따라갔다.


"너 여기 몰라? 유아 낫 하우스호스트? 노웨이. 하우 리빙 언틸 나우."


그는 런닝머신을 밀어내려했다.

내가 나서서 돕자 금방 밀어졌다.

바닥에 은색의 작은 뚜껑이 있었다.

피에로는 뚜껑을 열었다.


여러 버튼이 있는 계기판이었다.

그는 노란색 버튼을 꾸욱 눌렀다.


천장에 흰 빛이 들어왔다.

전원이 들어온 것이다.

환기도 되고 바닥도 따스해졌다.


<엘서비스 비상 시스템 가동합니다.>


천장 모서리에 소리가 들렸다.


이런게 있었구나...


위험할 땔 대비해서 이런걸 좀 알려놓으라고!

김팔복 원하나 이 자식들아...


자정이었다.

어두웠던 실내가 밝아졌다.

피에로가 내 얼굴을 봤다.

그러더니 큰 손으로 내 볼을 쥐어잡았다.


"언더노리쉬먼트, 영양부족. 유 스털빙 나우? 너, 배고프지?"


그의 표정에서 절망이 걷어지고

무언가 즐거움이 흘러넘쳤다.

굶주린 자를 앞에 둔 셰프의 표정이었다.


작은 화로조차 없는 부엌이었다.

피에로 셰프는 눈썹을 찡그렸지만,

전자레인지를 손가락으로 톡톡쳤다.


"오케이, 마이크로웨잎 이너프. 기다려 마이 게스트."


피에로는 검은 가방에서 칼을 꺼내들었다.

손수건으로 머리카락을 둘렀다.

개수대에서 손을 씻었다.


요리도 요리지만, 식재료 보전이 먼저였다.


피에로 셰프가 부엌 도마 위에 고기를 올렸다.

중식도와 해체칼로 고깃덩어리를 잘랐다.


오랜만에 들어온 수돗물로 시원하게 샤워를 마친 나는 대충 가운과 속옷만 걸친 채로 그 모습을 지켜보았다.


요리는 하나의 예술이었다.


그는 언제 만들었는지 스프 한 그릇을 내밀었다.


"유아 스털빙 나우. 고체푸드? 노노. 퍼스트오브 올, 유 잇 스무트 띵."


단순히 뜨거운 물과 치킨스톡, 조각낸 감자큐브, 마늘가루만을 넣고 전자레인지로 끓여낸 스프였다.

눈물나도록 맛있었다.


나도 모르게 웃음보가 터졌다.


"와이 레프? 퍼니 디스?"


피에로도 웃으면서 고기를 썰었다.


세계최고의 셰프와 이름없는 마법사.

그 둘이 지옥에서 온 괴물들과 엘 타워 최상층에 갇혀 고기를 다듬고, 스프를 먹고 있었다.


왤까.

국정원과 군인들에게는 숨겼던 내 모든 진실을 피에로에게 모두 털어놨다.


밥챙겨주는 사람 은혜는 잊지말라던 아버지 말씀때문일수도 있고, 어쩌면 이 곳에서 같이 죽을지도 모르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는 이 상황을 알아야 할 자격이 있었다.


처음에는 피에로 셰프도 칼질을 멈칫 멈칫했지만, 내 이야기의 중반부부터는 고개만 까딱이면서 들었다.


"매지션.. 와우.."


다 알아듣긴 한걸까.


그가 마지막 고기를 냉동고에 넣었다.

텅비었던 냉장고가 꽉 찼다.


"유 킬 뎀 올 몬스터? 블랙몬스터 이즈 저스트 원 킬?"


"예스 예쓰."


"한 리버 쏴아아아. 예아 쿨."


대화를 나누면서도 그의 손은 멈추지않았다.

두 종류의 고기를 다져 얇게 펼쳤다.

깊은 그릇에 펼친 고기를 넣고, 치즈, 토마토,

다시 고기, 치즈, 토마토, 고기, 치즈.

차곡차곡 쌓아넣었다.

그 그릇을 전자레인지에 넣었다.


피에로는 마이크로웨이브가 어떤 식으로 작동하는지에 대해서 영어랑 한국어를 반 반 씩 섞어 설명했지만, 전혀 들리지않았다.

고기가 익고 있었다.

치즈가 녹으며 나는 향기가 부엌을 가득채웠다.


그는 쉴새없이 움직였다.


라자냐없는 미트 라자냐.

간장소스를 뿌린 육회.

생크림얹은 달걀찜? 뭐지이건.

아무튼 맛있었다.


단언컨대, 살면서 가장 맛있는 한끼였다.


부른 배를 만지며 거실소파에 누웠다.

노곤한 졸음이 몰려왔다.


설거지를 마친 피에로도 소파에 앉았다.

마법같은 밤이었다.





***





아침 11시.

소파에서 잠을 깼다.


피에로 셰프가 음악을 틀고

부엌에서 무언가를 하고 있었다.


오랜만에 영양이 차올라서 그런지.

온 몸에 힘이 흘러 넘쳤다.


거뜬히 일어나서 피에로에게 하이하며 손인사를 하고 방으로 들어갔다.


이거다.

졸음이 쏟아지기 전 한 가지 궁금증이 터졌다.


나말고 다른 사람도 마법사가 될 수 있을까.


부엌 식탁에 두꺼운 책을 얹었다.


피에로셰프는 달콤한 향이 나는 파이를 전자레인지에서 꺼내고 있었다.


"왓이즈뎃."


"매직 북."


"오오오."


"피에로, 암 티칭 유. 마법 배워보자."


[shin님, 당신은 공인을 받지 않은 마법사입니다. 제자를 들일 수 없습니다.]


어쩌라구요. 절멸 때는 도망치기 바쁜 배신자 어플주제에.


"손줘봐요 피에로. 손."


피에로의 손을 '하만의 일기' 에 올렸다.


[shin님, 당신은 금서고의 금기를 어기고 있습니다. 부정사용자에게 금서의 정보를 제공하려합니다. 향후 사서로서 큰 불이익을 당하실 수 있습니다. 행동정지를 권합니다.]


"말이 많아, 금서고 어플 꺼줘."


[금서고가 강제종료되었습니다.]


"뭐 느껴져요? 솜띵 삘링?"


"음.. 아돈노. 없다. 아무것도"


"이게 아닌가.."


아, 지금은 마법이 안된다.

12시에 다시 시도해보아야겠다.


피에로가 큼지막하게 썰어주는 파이조각을 들고 소파로 향했다.


소파는 창가 자리가 아니라 원래 자리로 돌아갔다.

TV가 마주보이는 자리다.

전기가 통한다.


그리고 된다. TV가 켜진다.

어제 새벽에도 티비를 봤다.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TV에서 엘 타워 이야기도 있었다.

그러나 생각보다 분량이 적었다.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

그것도 관광소개서 표지에 매번 장식되는 최고층빌딩이 뭔지도 모를 괴물들한테 점거당했는데 사람들의 관심은 별로 크지 않았다.


둠들은 '겨우'에 지나지않았다.


시야를 좁게 보고 있었다.

여기에만 일어나는 문제가 아니었다.


뉴스에 나온 어떤 남자가 홀로그램 지구본을 크게 돌렸다.


"보십쇼! 븍태평양 상공에서 폭발한! 이 '운석'덩어리가, 어딨어요! 그그 빨리 켜봐요!"


생방송으로 진행되다보니 편집없이 그대로 진행되었다. 옛날 개그콩트라도 보는 기분이었다. 아침부터 저런 방송이라니, 이제 드라마는 심심해서 못 볼 것 같다.


수신보류화면이 잠시 뜨더니 어떤 영상이 재생되었다.


모서리에 제로원인더스트리 영상제공이라고 적혀있었다.


우주에서 지구를 찍어내린 모습이었다.

그나마 일본과 가깝지만, 태평양 가운데였다.


푸른성광이 두어번 펑펑 터지더니,

그 점에서 붉은 빛이 원형으로 퍼져나갔다.


붉은 빛은 저 마음대로 움직였는데,

그 배경이 지구전체라는걸 감안했을 때,

빛처럼 빠른 속도였다.


그 중 한가지 붉은 빛줄기에 눈이 갔다.

그것은 정확히 한반도로 향하고 있었다.


고개를 돌려 창 밖을 보았다.


이제 막 동이 트고 있었고,

지긋지긋한 둠본은 아침햇살을 받으며 괴구조물 끄트머리에 그대로 쪼그려앉아있었다.


"즌 세계적으로 퍼져나가죠 그쵸? 우리나라도 물론 심각하지만, 다른나라는 완전 난리났거든요? 그나마.."


TV에 엘 타워 모습이 떴다.

지상에서 찍어올리는 모습이었다.


군기가 바짝든 군인이 인터뷰를 하고 있었다. 대충 뭐 국방수호과 서울사수를 위해 전념하고 있다는 말을 버벅여서 말하고 있었고, 난 그게 실시간 인터뷰인지 창가에 코를 대고 보았지만, 방송국차량은 보이지않았다.


"봤따시피, 우리나라는 안전하그든요?"


"안전하다구요? 그 말씀 책임지실 수 있으세요?"


익숙한 목소리가 TV에서 들려왔다.

맞은 편에 앉아있는 단발머리 중년여성.

가끔 김팔복과 함께 와서 별 문제없냐고,

잘 지내냐고 물어보던 국정원 쪽 아줌마였다.


자막으로 '군사전문가 이은혜'라고 떴다.

기억은 제대로 안나지만 본명이 아니다.

국정원 요원이 저런 방송에 왜 나오는걸까.


"김 의원님 고향이 부산이라고 알고 있는데, 현재 부산 벡스코랑 샌텀시티, 해운대 쪽 상황 잘 아시지않나요."


그녀의 말이 끝나자 자료화면이 나왔다.


탄식이 터졌다.


어젯밤 심야뉴스에서 부산과 동해 쪽 상황이 어려워 예비군에게 적극적인 자원동원을 호소했는데, 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내가 만약 아무 일 없이 수능도 치고, 대학도 합격해서 원래 살던 임대아파트 거실에 드러누워 저 이미지를 보고 있었다면, '잘 만든 미니어쳐 도시 위에 해파리와 해삼을 쏟아 부은 조작 사진'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엘 타워에서 며칠 전 둠어, 둠본과 죽음을 각오하고 싸웠었다. 저건 진짜다.


"우리나라가 안전하다구요? 김 의원님 사태 벌어지고 부산 한 번이라도 내려가셨습니까? 명색이 5선 국회의원이라는 분이 본인 지역구가 있는 도시에서 저런 일이 벌어졌는데, 민생을 안정시키고 최전선에서 장병과 국민들을 다독여야할 분이 지금 이런 아침쇼프로에 나와서 뭐하고 계시는겁니까? 아~ 혹시 또 저런일 있을까봐 바다랑 먼 서울에 계시나요? 강남 쪽에 거주하고 계셨던걸로 아는데 요즘은 청와대랑 가까운 평창동에서 사신다고 들었는데요?"


"제 거처이야기가 왜 나옵니까! 업무활동을 더 성실히 하려면! 국가원수가 있는! 청와대 가까이에 기거할 수도 있죠! 이봐요 아가씨! 지금 이건 개별 국가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세계가 하나로.."


"아가씨라뇨? 지금 여기 의원님 저랑 선보러 나오셨어요? 그리고, 국회의원이 더 열심히 일하려면 여의도 쪽으로 이사하셨어야죠. 왜 평창동입니까? 글쎄요. 제가 보기에는 문제 있으면 윤여찬이랑 같이 방공호에 들어갈 생각만 하시는거 같은데.."


"어디 대통령 존함을 그냥 불러댑니까! 예!?"


"아가씨라고 붙여요?"


대충 저 여자가 나온 이유를 알겠다.

해외파병을 주장하는 야당을 견제하려면 저만한 인물도 찾기 힘들테니까.


둘은 그 뒤로도 의미없는 말싸움만 주고받다가 중재자의 경고를 받고 멈췄다.


얼굴이 시뻘개진 김 의원이 씩씩댔다.

그는 그래도 자기 일을 잊지않았다.


"이 영상을 보시죠."


익숙한 로고가 떴다.

유튜브였다. 영상이 재생되었다.


부산 해운대 전경이 보였다.

인근 고층 빌딩에서 찍은 듯 했다.

날씨는 화창했다. 그러나,

파도가 10층 높이의 건물까지 치달았다.


영상은 중간 스킵이 되었다.


바다 위에 아슬아슬하게 떠 있는 군함,

하늘을 가로 지르는 전투기,

지상에서 바다를 향해 총포를 쏘는 탱크와 육군이 잠깐 보였다.


바다에 검붉고 거대한 무언가가 있었다.

십 여개의 촉수를 물 밖으로 뻗어나왔다.


제일 길게 뻗은 촉수는 지상까지 닿았다.

빌딩 건물 벽을 깨트리며 들어갔다.


그 때 촬영자가 있는 빌딩 뒷편에서 검은 헬기 한 대가 나타나 바다 위로 가더니, 무언가를 떨어뜨렸다.


헬기가 떠나고, 거짓말처럼 바다가 잠잠해졌다.

이내 하늘에서 낙뢰가 바다로 떨어졌다.


그로써 영상은 끝나버린다.


TV에 비웃고 있는 국정원 여자가 비추어졌다.

표정관리를 하려했으나 다시 풉 웃었다.

김 의원은 이마까지 시뻘개진 얼굴을 했다.


"웃깁니까? 도대체 국방부는 저런 비밀병기를 왜 진작 꺼내어 사태수습을 하려들질 않고 뭔갈 숨기고! 이웃국가들이 고통받는 모습을 지켜보기만 하냐이겁니까! 지금이 냉전시댑니까 뭡니까! 중국 일본! 지금도 사상자가 계속 생겨요! 수십 수백만명이 죽고 있단겁니다!"


"한심하네요. 요즘은 일곱살짜리 꼬맹이도 저 정도 영상조작은 합니다. 다음엔 뭐 보여주실건가요? 김 의원님 얼굴 합성한 섹스비디오라도 공개하실거예요? 공영방송국에서 저딴 말도 안되는 조작영상을 생송출하고, 아무리 나라가 어지럽다고 해도 국회의원이라는 작자가 국민을 불안에 떨게하고! 그저 인터넷에 떠도는 유언비어같은 영상을 아무런 검토도 안하고 방송하는 이유가 뭡니까?"


"검토를 안했다뇨! 이미 수많은 영상전문가가 저 영상은 가본이 아니라고.."


"영상 전문가 누구요? 성함 좀 대보실래요? 설마 그... 뭐 이상한 가면쓰고 유튜브영상올리는 유튜버들 이야기하시는건 아니겠죠? 하, 진짜 국회수준 왜 이러냐."


'뭐예요! 거 말씀이 지나치신거 아닙니까!"


"지나친 상황을 만드는게 누군데 이 빡빡머리돌대가리가!"


아침토론방송을 작게 만들고 유튜브에서 방금 TV에서 보여준 영상을 찾느라 제대로 못봤는데, 김 의원이 국정원 여자에게 덤벼들어 머리채를 잡았고, 국정원 여자는 김 의원과 똑같이 머리채를 잡았다가 그의 가발이 벗겨지고... 하여간 개싸움을 벌이다가 광고화면으로 넘어갔다. 재밌는 장면인데 놓쳐버렸다.


오랜만에 본 유튜브는 지구에 떨어진 재앙 관련 영상으로 가득했다.


'Monster and hero from the sea of busan'

영상을 겨우 찾았다.


TV에는 나오지않은 중간 삭제된 부분과 뒷 부분도 다 있었다. 중간 삭제부분은 영상을 찍은 사람들이 얼굴을 비추며 걱정스럽고 개인적인 대화를 나누었다. 이건 방송국에서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지운 듯 했다.


뒤 삭제부분은 조금 달랐다.

TV에서는 바다로 낙뢰가 짧은 시간 몇 번 떨어지고 말았지만, 그건 일부에 지나지않았다.

바다 전역으로 번개가 쏟아졌다.

영상은 바다의 모습보다,

낙뢰가 떨어지며 하얗게 되는 구간이 더 많았다.


바닷 속에 뭐가 있었든지 살아남을 수 없었다.


해운대와 생텀시티가 초토화된 건,

괴물의 습격을 받은게 아니었다.


거대괴수의 시체들이 뭍으로 떠밀려온 것이었다.


연관도가 높은 다음 영상에 시선이 갔다.

자극적인 제목이 썸네일에 적혀있었다.


'헬기에서 떨어진건 사람이다?'


눌러보았다.


짜집기한 편집본이었다.

원본 영상을 프레임단위로 조사했나보다.


그 중 열 몇 프레임 정도에, 바닷 속 거대 괴물체 위에 올라탄 인간의 형상이 그림자처럼 비쳤다.


두 장 정도는

밝은 번개빛때문에 좀 더 선명했다.


대부분 조롱댓글과 비난댓글이 달려있었다.

자살특공대냐,

니 눈은 사시냐,

왜요. 차라리 토르라고 하시지.

님 합성 개못하네요.


비추가 추천보다 열 배는 많았다.

댓글을 써주고 싶었다. 사람일수도 있다고.

근데 안된다.

절대자의 영역은 신호를 받을 순 없지만,

보낼 순 없다.


쉽게 말해 다운로드는 되지만,

업로드는 불가능하다.


편집자님, 힘내세요. 그거 사람일수도 있어요.


국정원 직원까지 나서서 무마하려는거보면,

나랑 비슷한 계열의 특수인물일 수도 있다.

물론 조작일 수도 있다.


시덥잖은 요리영상이 추천영상에 올라왔지만,

볼 필요없었다.

고개를 왼쪽으로 돌리면 세계최고의 셰프가 직접 요리하는 걸 볼 수 있으니까.


시계를 올려다봤다.

슬슬 12시에 가까워졌다.


2가지 할 일이 있다.


첫번째는 피에로도 마법서에 영향을 받는지 확인해보는 것.


두번째는, 그보다 훨씬 급한 것.

107층에 가서 조리기구를 가져오는 것.


두번째부터 하기로 했다.


"헤이, 피에로. 이해했지?"


시간은 끽해야 몇 십 초.

피에로가 포탈을 넘어갔다와야했다.


재료손질을 끝낸 피에로가 앞치마에 손을 닦으며 다가왔다.


"예, 암 레디."


11시 59분..

계속해서 벽면에 마나 방진을 그려댔다.

피에로가 보기에는 마법을 한 번 시전하려면 많은 행동이 필요하구나라고 오해할 수도 있지만, 1초라도 아끼려면 계속해서 마법을 시전하는 수 밖에 없다.


선명한 푸른색이 거실 벽면에 그어졌다.

마법이 통하기 시작했다.


피에로는 놀라지 않고 달릴 준비를 했다.


포탈을 열었다.

너머에 107층 부엌이 보였다.


피에로가 넘어갔다.

동시에 창문에서도 움직임이 보였다.


어휴, 또 죄없는 군인들 죽겠구나.


보나마나 둠본이 지상으로 내려가 귀찮게 하는 인간들을 학살하고 있을 것이다.


둠본은 엘 타워를 위협하거나, 무언가 영향을 주는 것들이 있으면 12시나 24시에 저렇게 뛰쳐내려가 직접 제거하고 다시 올라온다.

놈들도 절대자의 영향을 받는 것 같다.


학습능력이 있으면, 엘타워에서 떨어져서 관찰해라 국방부랑 경찰놈들아. 애들 죽는다.


피에로가 없더라도 지상을 도왔을까?

장담할 수 없다.

저놈들은 닫힌 포탈을 찢고 들어올 수 있다.

개죽음은 사양이다.


피에로는 간이 가스버너, 뭔가 과학도구처럼 생긴 기구, 직화오븐팬등을 한 아름 안고 넘어왔다.

생각보다 시간이 넉넉했다.


역시 주방의 지배자.

엄지를 올려주었다.


남은 시간이 얼마 안되어 피에로에게 마법서를 잡게 해보는 건 포기했다.

둠본이 무슨 난리를 피우고 있는지 보려고 창가로 다가갔다.


"감시자의 눈.."


뭐야 저게..

천리안처럼 지상을 면밀히 볼 수 있었다.


검은 피부의 시체가 사방 팔방으로 잘려있었다.

둠본이 죽었다.


몸통시체조각 앞에 단 하나의 인간이 서있었다.


평범한 방한 군복을 입은 군인이었다.

그런데 손에 들린 건 오래된 검 한 자루였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보았다.

그의 모자에는 별 하나가 빛났다.

상의에 KWON.Y이라는 이니셜이 박혀있었다.


[감시자의 눈 : 귀무 포착]

[귀무]

[이름 : 권율]

[탄생 : 2019년(1537년)]

[칭호 : 충정공 대광보국숭록대부]

[직위 : 준장(도원수)]

[제한]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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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대마법사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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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29. 엘타워 탈환전 8 +3 19.02.06 177 2 3쪽
28 28. 엘타워 탈환전 7 19.01.18 263 8 10쪽
27 27. 엘타워 탈환전 6 19.01.15 253 5 15쪽
» 26. 엘타워 탈환전 5 +2 19.01.14 277 5 21쪽
25 25. 엘타워 탈환전 4 +1 19.01.12 314 6 14쪽
24 24. 엘타워 탈환전 3 19.01.11 308 6 18쪽
23 23. 엘타워 탈환전 2 +2 19.01.09 350 5 12쪽
22 22. 엘타워 탈환전 1 +2 19.01.09 382 6 14쪽
21 21. 서울에 피는 꽃 11 19.01.08 405 5 16쪽
20 20. 서울에 피는 꽃 10 +2 19.01.06 451 5 16쪽
19 19. 서울에 피는 꽃 9 +1 19.01.04 435 8 14쪽
18 18. 서울에 피는 꽃 8 +2 18.12.30 486 10 11쪽
17 17. 서울에 피는 꽃 7 18.12.30 485 10 16쪽
16 16. 서울에 피는 꽃 6 +2 18.12.27 546 8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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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14. 서울에 피는 꽃 4 +1 18.12.25 630 11 15쪽
13 13. 서울에 피는 꽃 3 +1 18.12.24 645 10 11쪽
12 12. 서울에 피는 꽃 2 +3 18.12.22 670 9 17쪽
11 11. 서울에 피는 꽃 1 +1 18.12.21 771 11 17쪽
10 10. 이야 +6 18.12.20 764 11 12쪽
9 9. 을지고 졸업식 2 +1 18.12.19 769 8 12쪽
8 8. 을지고 졸업식 1 +1 18.12.18 776 8 9쪽
7 7. 아랫층 그녀 2 +5 18.12.17 821 13 12쪽
6 6. 아랫층 그녀 1 +2 18.12.16 838 9 14쪽
5 5. 마법사의 탑 +2 18.12.15 915 10 13쪽
4 4. 아버지의 이름으로 3 +1 18.12.14 1,012 12 12쪽
3 3. 아버지의 이름으로 2 +4 18.12.13 1,042 17 13쪽
2 2. 아버지의 이름으로 1 +3 18.12.12 1,250 11 10쪽
1 1. 방구석 대마법사 18.12.11 1,429 8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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