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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맨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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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대마법사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펜맨
작품등록일 :
2018.12.11 03:01
최근연재일 :
2019.03.11 06:00
연재수 :
3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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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93
추천수 :
248
글자수 :
176,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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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1.12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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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쪽

25. 엘타워 탈환전 4

DUMMY

쇳덩어리였다.

그것도 아주 단단한 쇳덩어리.


마법이 없어도 튼튼한 두 다리가 있었다.

냉장고에서 꺼낸 콜라 한 캔을 시원하게 마시고 곧장 현관문을 나섰다. 둠본을 만난다면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이래도 죽치고 앉아있는다고 누가 구하러 올 것 같진 않았다.


비상계단통로문을 열었다.

조명이 꺼져있었다.

의아했지만 어쩔 순 없었다.

문 밖에서 비치는 빛으로 겨우겨우 계단을 내려갔다. 114층과 113층 중간 층 계단에서 멈춰섰다.


미끄러웠고,

쇠냄새 기름냄새가 심하게 났다.


그리고...113층으로 내려가는 계단이 사라져있었다. 계단바닥이 차가운 쇳덩어리로 막혀있었다. 중간계단 몇 개가 부숴져있고 벽이 갈라진건 대충 알았는데, 도대체 이게 뭘까. 분명 한강물을 쏟아내고 확인할 때만해도 이런 건 없었다.


두드려봤다.

손가락만 아팠다.

소리도 안났다.

육중한 쇠벽, 무쇠바닥이었다.


115층으로 올라갔다.

역시 114층과 115층 중간층에 두터운 강철층이 생겨있었다.


도대체 왜?


머릿 속에 한 단어가 스쳐지나갔다.


'미로작전'


국정원사무실 철제금고에 있던 얇은 작전지휘서 부제목이었다.


철폐작전이니, 일회성이니, 작전 시 예상되는 피해액은 말도 안되는 동그라미가 붙은 숫자였다.


미친놈들 그걸 썼단거야?


계단 측면벽에 마나 방진을 그렸다.

어두운 계단통로벽에 푸른 마나가 파르르 떨며 그려졌다가 그대로 사라졌다.


마나방진.. 진짜 안써지는구나.


절대자의 영역은 어느정도일까.

서울전역? 아니면 그 반짝이는 투명막 내부? 어쨌건 지금은 마법을 쓸 수 없다.


다시 114층 집으로 돌아왔다.


거실 바닥에 널부러져 앉았다.

금강산 구경도 식후경이라고,

과자와 초콜릿을 잔뜩 까먹었다.


마법은 못 쓴다.

그래도 안 죽었다.


탈출은? 먹고 생각하자.

늘 보던 서울광경이지만,

살아서 다시 보니 감회가 새롭다.


엘타워 상부를 둘러싼 이상한 투명막 때문에 푸른하늘과 서울전경이 조금은 흐릿하고 색이 달라보이지만, 괜찮다.


둠본들은 왜 안 설치는걸까.

놈들의 능력이라면 철제문이든 다이아몬드문이든 다 뚫을텐데.. 절대자의 저주가 놈들에게도 적용되는걸까. 확실하진 않다.


창 밖에 개미 한 마리가 보였다.


검은 둠본이었다.

둠본이 엘타워에 꽂힌 꽃잎형태의 구조물을 기어오르고 있었다.


뭐하는거지.

둠본이 보이자마자 바닥에 엎드렸다.


놈들은 눈이 없다.

그래도 그 강함을 알기에 숨을 수 밖에 없었다. 마나의 농도 자체가 나완 다르다.


둠본은 구조물의 끄트머리에 가섰다.

벼랑 끝에서 서울 구경이라도 하 듯이 멈춰서서 움직임이 없었다.


"금서고 비젼 커렉션 다시 켜줘"


[vision correction system on]


혹시나했는데 역시나였다.

등에 붉게 전기화상자국이 남은 둠본.

102층 셸터에서 나무봉에 맞아 날아간 놈이다.


놈의 행동거지를 주의하며 지켜보았다.

총이라도 있으면 뒤통수를 날려버리고 싶었다. 어차피 안 통하겠지만 말이다.


기어서 창문까지 다가갔다.

창문에 손바닥을 댔다.


"마나차징.."


창 밖에 마나가 모이긴했으나 흩어졌다.

마나 차징도 불가능했다.


제대로 된 식사는 아니었지만,

먹긴 먹었다.

체력도 정신력도 데들리 소울이 겨우 끝난 바닥상태였다.


아직은 2월이고,

점심의 햇살은 따듯했다.


경계를 하는 둠본의 등을 쳐다보다가 깜빡 잠이 들었다.


무슨 꿈인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화들짝 깼다.


난방이 안되는지 추웠다.

엎드린 상태 그대로 잠들었다.


제대로 잠잔게 얼마만인지..

수면상실이 맛간 건 좀 다행이다.


몸은 찌뿌둥했지만, 머리는 맑았다.


어둡다.

밤이었다.


엘타워 인근은 어두웠지만,

멀리 서울야경은 여느때와 같았다.


밑에서 강한 빛이 느껴졌다.

엘타워 가까이에서 비친 조명이었다.


군이나 경찰에서 쏜거겠지.


외계의 투명막을 투과하면서 빛이 약했다.

그래도 늦은 밤, 어두컴컴한 엘타워 상층을 밝히기엔 충분했다.


조명의 빛이 괴구조물을 타고 올라갔다.

섬뜩했다.


점심쯤 보았던 둠본은 구조물 끝에서 그 자세 그대로 여전히 서있었다.


고개를 돌려 벽걸이시계를 보았다.


11시 59분이었다.


무려 한나절동안 저러고 있었다니,

괴물은 괴물이다.


부엌으로 갔다.

당장 탈출할 수 있을거 같진 않았다.


그래도 서울에 이런 일이 있는데,

국정원이든 국방부든

아버지 사건 때처럼 숨길 순 없겠지.


오랫동안 절망에 빠져있던 탓일까.

무언가 긍정적인 감정이 치솟았다.


전세계 국방력 7위인데 금방 처리되겠지.

놈들의 숫자는 겨우 다섯이다.

내가 하나 잡았으니까, 넷이다.


내일 아침이면 몰려온 군인들 틈바구니에 끼여서 안전하게 이 곳을 빠져나갈지도 모른다는 망상에 빠져있었다.


떨어졌다. 둠본이 구조물에서 떨어졌다.


졸음이 확 달아났다.

정수기에서 물 따르던 컵을 개수대 위에 놓고 거실 창가로 다가갔다.


투신의 결과는 바로 눈에 띄였다.

엘타워 이곳 저곳을 비추던 조명이 하나 둘 꺼졌다. 비젼 커렉션으로 더 정확히 지상을 내려다보았다.


비젼 케력선 기능이 내 초점을 맞추기도 전에 대충 상황이 그려졌다.


지상에서 불빛이 번쩍였다.

미필인 내가 보아도 저건 총구에서 터지는 불꽃이다.


원거리 시야가 맞추어졌다.


등에 화상자국이 난 둠본은 양떼 무리 속에 파고든 늑대처럼 미친듯이 날뛰었다. 많은 군인들이 달려와 둠본에게 총을 쏘아댔지만, 통할 리 만무했다.


둠본은 둠어처럼 네 발로 기어다녔다.


놈은 오로지 엘타워를 비추는 대형 조명만을 노렸다. 중간에 걸리적거리는 군인을 날려버리긴 했지만, 쫓아가서 목숨을 끊진 않았다.


어두워졌다.

지상에서 상층으로 비추던 조명이 모두 박살난 듯 했다. 얼마 지나지않아 지상의 총격도 멈추었다.


얼마 뒤,

구조물 끝에 다시 올라온 둠본을 보았다.


어쩌면..

구조가 좀 늦을지 모른단 생각이 들었다.





***





안좋은 예감은 언제나 현실이 되었다.

동이 트려는 새벽이었다.


타워를 둘러싼 막때문인지, 외부의 소리나 충격같은 것이 아예 안들리거나 희미하게 느껴졌다.


그래도 이번거는 확실히 느꼈다.


퀭한 얼굴로 창 밖만 바라보고 있었다.

난장판인 거실에 한강물도 닦았고, 소파는 창문 밖을 보기 편하게 창 방향으로 놨다.


다시 수면상실이라도 온건지, 불면증이 재발한건지 잠들 수가 없었다.


동트는 새벽, 멀리 도심 속 움직이는 빛들이 저마다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며 멍하니 보고 있었다.


그 시야로 뜬금없는 것이 날아갔다.

정확히는 무슨 짓거리를 하고 떠나가는 뒷 모습이었다. 전투기 뒷모습이었다.


굉장히 짧은 순간이었다.

전투기는 급격히 하늘로 치솟아올랐고,

공격을 받았는지 공중에서 폭발이 났다.


"와..."


당시에는 무슨 상황인지 몰랐지만,

시간이 흐르며 이해했다.


오전이 되자 지상에 탱크가 도착했다.

그리고 자기 혼자 폭발했다.


반사된다.


외부에서 절대자의 영역으로 공격하면 그 공격을 고스란히 돌려주는 듯 했다.


그리고 12시, 다시 둠본이 투신했다.

지상은 폭발한 탱크때문에 난리법석이었는데, 그와중에 둠본이 내려와 공격하자 군인들은 혼비백산해서 퇴각했다.


지상의 모습은 대충 보고 말았다.

눈 앞에 더 진귀한 상황이 펼쳐지고 있었다.


외계의 투명막이 가진 무지갯빛깔이 크게 요동치더니 순간 여러군데에 구멍이 생겨났다. 진실된 푸른빛 하늘이 보였다. 지상의 소란도 약간은 들려왔다.


시계를 보았다.


12시...어젯밤 둠본이 투신한 시간도 자정에 가까웠다. 어쩌면.. 살 길이 있다.

주기가 있다.





***





"주기요?"


"네, 히로세씨 예측이 다분히 옳습니다. 거의 정확하십니다."


"음, 역시"


북악산 셸터에서 협의가 있은 다음 날,

종합운동장 지하작업장 회의실이었다.


오직 히로세 한 명만이 앉아있었다.

황민 대령은 윤 실장보다 스파이인 히로세에게 더 큰 호의를 보였다. 출신이 어찌되었건 외계괴수들과 함께 싸웠던 전우다.


스크린에 엘타워의 모습이 보였다.

평범한 이미지가 아니라 X-ray로 찍은 듯 검은 배경에 흰 형태로 엘 타워가 그려져있었다. 그리고 엘 타워에 꽂힌 미확인 구조물에서 뻗어나와 완벽한 구형을 이루는 자기장같은 것도 찍혀있었다.


"현재 보시는 이미지가 새벽 1시부터 오전 11시까지의 이미지입니다."


크게 다를게 없는 이미지 11장이 지나갔다.


"다음으로 보실건, 오전 11시 55분부터 12시 05분입니다. 여기서 약간 몇 초 오차가 있는데,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서울표준시와 엘 타워의 위도 경도가 미세한 차이가 있으니 이해바랍니다."


총 스므장의 이미지였다.

엘타워 상층을 둘러싼 원형 막의 색깔이 점점 변하다가 중간부터는 구멍이 생겼다.

11시 58분 30초,

11시 59분 00초,

11시 59분 30초.

점점 구멍이 많아지더니,

12시 00분 00초의 이미지에서는 원형 막 상단부가 사라졌다.


히로세는 몸을 일으켰다.


12시 00분 30초.

12시 01분 00초.

다시 원형 막 하단부에서 빠르게 원형 상부를 회복했다.


12시 05분 00초의 이미지에서는 다른 시간대와 같을 정도가 되었다.


"그럼 저게.."


"자정도 동일합니다. 정확히는 약 20초 정도입니다. 공격저항구역이 사라집니다."


"이상하네요. 그럼 왜 공격을 안했죠? 20초면 상당히 긴 시간인데."


"그게..."


"오케이 거기까지. 이 정도만 해도 충분해요. 황 치프님 곤란하지 않은 선에서만 이야기해주시면 되요. 둘 다 녹봉먹고 사는 사람들이잖아요?"


"치프아니고 이제 캡틴입니다만."


"으휴 남자들 계급좋아하는건 나라를 따지지않네요."


"호칭을 정확히 해둬야 위급할 때 혼동이 없습니다."


"식사는 하셨어요? 어제도 세 끼밖에 못 먹어서. 오늘도 아침 밖에 못먹었구."


"곧 권 장군님 육본갔다오시니 얼굴도 익힐 겸, 같이 점심드시면 될 것 같습니다. 잘 지내셨나봅니다. 얼굴 좋으시네요."


"그래요? 요새 왜 이렇게 얼굴칭찬이 자자하지. 아,, 한국군 군인식단 먹기싫은데.."


"걱정마십시오. 여기 취사병장 중에 호텔조리학과 출신이 있어서 괜찮습니다."


"그래도, 엘타워만 하진않죠. 골리앗팀도 그때 107층에서 식사하셨어요? 셰프 그 셰프 이름 뭐더라 뭔가 이름이 야했는데..뭔가 에로한게..에로..에로.."


"피에로 셰프입니다. 저희는 작전지 이탈이 안되서 막내... 우리 기백이가 수고 많았죠. 그 때 소대원 전부 살쪄서 근성빠졌다고 많이 굴렸는데 보니까 저도 쪘더라구요."


"아, 그러보고니 저 살빠졌구나. 어쩐지 요즘 보는 사람마다 얼굴좋다하길래 뭔가했더니, 그런거같아요 황 캡틴님?"


"그런거 같기도 합니다. 얼굴형이 좀 더 좀 그..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제 마누라말고는 여자 얼굴을 잘 안봐서. 그 때 얼굴도 잘 기억 안납니다. 죄송합니다."


"황캡틴님 재밌는 분이셨네, 피에로 셰프가 정말 스테이크랑, 그 뭐지 연어 기억나세요 연어 슬라이스로 해서."


"연어롤프라이스틱말씀하시는겁니까? 길게 생겨서 씹으면 안에 소스터져나오는."


"맞아요 그거! 와 진짜 저 그거 나올때마다 열 접시씩 먹었잖아요."


"저희는 그 스틱 걸고 카드게임도 했었습니다."


"아.. 또 먹고 싶다. 피에로 셰프는 어디계세요? 한국올때마다 생각나서 레스토랑 찾아도 없고 본국 가셨어요?"


"모르시고 계셨습니까? 피에로 셰프, 그 날 실종되었습니다. 시신은 미발견상태지만, 유가족분들은 장례도 치르셨습니다."


"그래요... 경황이 없어서 몰랐네요. 누가 밥챙겨주는 사람 은혜는 잊지말랬는데."


"다급한 상황이었습니다. 모두가 책임이있습니다. 제 책임이 가장 크죠. 그 난리 상황에서도 키친 레시피 챙기겠다고 107층에 가셨을 줄 이야."





***





주기는 있었다.


12시, 24시.


짧은 시간이지만, 마법이 사용가능했다.

절대자의 저주가 사라지진 않았다.

마법은 정말 최소한의 기능만 작동했다.


맨처음 주기를 발견했을 때,

나는 엘타워 밖으로 통하는 포탈을 만들었다. 만들어는졌다. 정말 아주 작게.


처음 포탈을 그렸을 때 정도의 크기였다.

탈출은 불가능했다.

게다가 좌표도 제대로 찍히지 않았다.


내가 떠올린 곳은 을지고등학교였는데,

어떤 깊은 밀림 속으로 연결되었다.


다음은 원래 우리집이었다.

연결된 건 어느 망망대해에 허공이었다.


절대자의 영역 밖으로 포탈을 시도하면 그 위치가 왜곡되어 연결되었다.


세번째는 시도하지않았다.

운이 좋았지, 만약에 땅 속 용암이나 심해깊은 곳이라도 열었다면, 난 죽었다.


절대자의 영역 밖으로는 마법이 약화되었고, 삐뚤어졌다. 그 주기에 탈출은 실패했다.


다음주기를 기다려 작은 목표부터 노렸다.

82층 레스토랑.


다른 곳은 생각할 수도 없었다.

자주 들리는 82층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단단한 돌이 보였다.

어딘지 모를 암석 속에 연결되었다.


절대자의 영역에 82층은 포함되지않았다.


절대자의 영역 내에서는 내가 비집고 들어갈만한 포탈은 만들 수 있었다.


외계침공이 있은 날은 목요일이었고,

114층 냉장고에는 금요일을 버틸만한 음식물과 내가 별로 좋아하지않는 채소만 차있었다. 오이와 당근을 먹으며 버텼다.


그 굶주림이 12시와 24시에 저주가 약해지는 주기를 찾게 만들었다.


다음은 정해진대로 107층 레스토랑이었다.

레스토랑 요리사가 매번 있어서 웬만해서는 포탈을 열지않았던 곳이다.


고기..제발 고기.. 숙성 고기..


포탈을 그었다.


저주가 약화 되는 시간은 짧았다.

레스토랑에 넘어갔다가는 큰 일이었다.


지금은 114층 집,

절대 공간이니 이 정도 크기의 포탈을 그릴 수 있지만, 107층 레스토랑으로 넘어갔다가는 정말로 그 곳에 영영 갇혀버릴지도 모른다.


빨리 냉장고 위치를 확인하고, 두번째 포탈을 열어 식재료를 꺼내야했다.


기억을 더듬었다.

107층 레스토랑 부엌 벽에 포탈을 열었다.


"아아아악!"


"왓 더 블러드 헬! 뻑!"


"아아악!"


놀라서 소리를 질러댔다.

난 저 사람이 둠본인 줄 알았다.


그가 놀란 것도 이해한다.

그의 입장에서는 벽면에 생긴 이상한 구멍에서 며칠동안 씻지도 않은 놈팽이 하나가 기어나왔으니까.


저기 식칼을 들고 있는 수염쟁이는 피에로 셰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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