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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맨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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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대마법사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펜맨
작품등록일 :
2018.12.11 03:01
최근연재일 :
2019.03.11 06:00
연재수 :
3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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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1.06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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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20. 서울에 피는 꽃 10

DUMMY

탈출계획은 간단했다.

102층 셸터 내부에 작은 포탈을 열어 상황을 본다. 셸터 사람들을 한 명 씩 2층 가구매장 침대로 떨어뜨린다. 모든 과정은 마법보정을 받을 수 있는 114층 집에서 진행한다.

일은 시작부터 꼬였다.


셸터 천장에 포탈을 열자마자 본 것은 검은 둠본 두 마리와 그들과 전투중인 골리앗들. 전투? 그보다는 둠본들이 장난감처럼 골리앗들을 여기저기 집어던지는 모습이었다. 그 와중에 저벅저벅 걸어오는 골리앗 한 명에게 시선이 갔다. 그의 손에 들려있는 무언가에 시선이 갔다.


세븐과 에잇이 코어팩을 들고 왔을 때, 박무진 요원이 받아주려다가 세븐헤드에게 큰 면박을 당했다. 큰일난다고... 살짝만 충격을 줘도 터진다고...


그의 비장한 걸음걸이, 손에 들린 코어팩, 그리고 둠본의 능력을 감안한다면 말그대로 '동귀어진'이었다. 그는 대충 군인이니 죽음이니 국가니 하는 소리를 크게 외치더니 둠본에게로 달려들었다. 골리앗치프였다.


본능적으로 허공에 포탈을 그어 그 아저씨의 손에 들린 코어팩을 잡았다. 힘이 굉장한 아저씨여서 허공포탈로 팔이 쑥 밀려들어갔다. 그 와중에 코어 하나가 떨어졌다.


안돼!

다른 손으로 허공포탈을 그어 손을 밀어 넣었다. 겨우 코어를 받아냈다.


또라이인가!

탈출이고 뭐고 다 물거품이 될 뻔 했다.

코어를 바지주머니에 넣었다.


욕이 절로 나왔다. 치프는 허공에서 튀어나온 손이 둠본의 공격이라고 착각했는지 그대로 플라즈마 소드를 꺼내 내 팔뚝을 자르려했다. 스스로 펼쳐진 마나실드가 아니었으면 거기서 끝장이었다. 허공포탈 속으로 소리질렀다.


"아저씨 좀 기다려보라고!"


그때부터 정신이 없었다.

대충 곁눈질로 봐두었던 민간인들 위치와 방구석 천장, 기억해두었던 엘타워 2층의 침대 위치와 방구석 바닥을 무작위로 연결해댔다.


둠본 쪽을 쳐다보느라 직접 볼 순 없었지만, 인간들이 내 방 천장에서 바닥으로 떨어지며 소리를 지르거나 읍 억 대며 숨을 참아대는 걸 들을 수 있었다. 열 몇 명을 옮기는데 포탈을 마흔 번 가까이 열고 닫았다. 워터파크를 개장하고 포탈 레벨이 하나 오르지 않았다면 불가능했을지 모를 기재였다.


이제는 골리앗들 차례였다. 둠본 옆에서 가슴팍에 피를 흘리고 있는 골리앗은 특별히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 응급실로 직통했다. 아.. 연세대.. 수능만 제대로 쳤으면..


감상에 빠질 틈이 없었다.

둠본들의 오만한 성격이 도움이 되었다.


놈들은 바로 앞에서 사라지는 인간들에 관심을 껐다. 눈이 없어서 못 보는걸까? 놈들의 능력을 보았을 때 그런 것 같진 않았다.

그보다 여러곳에서 풍겨오는 짙은 마나냄새에 더 관심을 가졌다.

둘 중 한 마리는 암벽등반하듯 벽을 기어서 제일 처음 열었던 시야용 작은 포탈로 다가오고 있었다.


빨리!

더 빨리!


포탈을 여는 건 수학공식으로 좌표를 구하는 것과 같다. 정확한 목표위치를 짚고 이어질 공간과의 그래프를 일체화, 동기화시켜서 하나로 만드는 느낌. 다행인 점은 절대 공간으로 보정된 내 방구석 천장으로 연결되는 공식은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다. 엘타워 2층으로 향하는 포탈 위치도 이미 풀었던 수학문제처럼 기억하고 있었다. 그래도 시간은 부족했다. 튼튼한 골리앗은 2층 가구점 복도 아무곳에나 포탈을 열고, 그냥 쏟아버렸다.

이렇게 하면 천장 포탈만 열고 닫으면 되기때문에 민간인들보다 2배는 빨리 옮길 수 있었다.


굉음이 울렸다. 아버지의 죽음 이 후 이 소리만 들으면 몸이 굳는다. 총성이었다.


원하나와 박무진 요원이었다.

그들은 효력이 없음을 알면서도 천장으로 기어오르는 둠본에 총을 쐈다. 총알은 정말 효과가 없었다. 대신 총성은 의미가 있었던지 둠본은 멈춰서서 귀를 움직거렸다. 그뿐이었다. 다시 둠본은 움직였다. 나는 되려 고마웠다. 저들을 잊을 뻔했다.


"쏘지마요!"


내 목소리에 둘은 멈춰섰고, 둘의 발 밑에도 푸른 포탈이 생겼다. 허우적대며 떨어진 박무진과 달리 원하나는 포탈 아래로 떨어지자마자 방구석 천장을 발로 찼다. 인간의 반응속도가 맞나? 그녀는 방바닥에 열린 포탈을 피해 침대로 몸을 던졌다.


침대로 착지하자마자 원하나가 본 것은 방 구석 여러곳에 포진된 푸른 포탈들과 그 구멍 중 하나에 팔을 집어넣고 있는 신비록이었다.


"신비록?"


"바쁘니까 말걸지마!"


천장에 푸른빛이 사라졌다가 다시 열렸다.


"안놔요? 놓으라구요!"


"너 이 뭐야이게! 놔! 놓으라고! 놔!"


"아저씨나 놔요! 터진다며! 놓으라니까!"


"아아아악 ! 여긴 또 어디야!"


치프는 허공에 매달려서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이 미친 뭐야 이게!'


그가 느끼기에는 102층 셸터 아래로 구멍이 뻥 뚫려 아래층에 떨어지기 직전이었다.


"터져요! 터진다? 터져! 터져! 놔! 놔!"


자신과 코어팩을 두고 줄다리기를 하는 저 인간의 목소리가 아래에서도 들려왔다.


"골리앗 치프! 놓으세요! 괜찮아요!"


원하나의 목소리였다.

그 때, 눈 앞에 서서 멍하니 있던 둠본이 천천히 치프 쪽으로 다가왔다.


'에라이 모르겠다!'


치프는 허공에서 튀어나온 손에게 코어팩을 맡긴 채 구멍 뚫린 바닥으로 떨어졌다.


단 한순간이었다.

찰나만 늦었더라도 둠본에게 팔이 잡힐 뻔 했다. 얼굴을 들이밀고 있던 시야용 포탈에서도 기어오른 둠본 손에 잡힐 뻔 했다.


모든 포탈을 닫았다.

손에 들린 건 포탈을 닫으며 잘려나간 코어팩의 손잡이 뿐이었다.


가벼운 진동이 느껴졌다.

제대로 보진 못했지만, 내 팔을 잡아채려던 둠본놈이 코어팩에 닿았을텐데..

그걸로 죽어줬으면 고맙겠다.


머리가 지끈거린다.

심각한 데들리 소울 상태다.

마나소모가 엄청났다.


방 침대에 걸터앉았다.

손에 들린 코어팩 손잡이를 바닥에 던졌다.


인기척에 고개를 치켜들었다. 원하나가 책상에 걸터앉아 권총을 까딱거리고 있었다.


"나가서.. 말할께요."


그녀의 표정은 썩 좋지 않았다.

아무튼 원하나만 데리고 나가면 된다.


마나방진은 모두 증발해버렸다.

나무봉으로 벽에 포탈을 그었다.

원하나는 빙긋 웃었다.


"나가서 같이 밥이나 먹어요."


"사줄꺼죠? 돈이 없어서.."


어딘가의 골목에 포탈을 열었다.

직감적으로 느꼈다.

그녀도 나처럼 사후처리가 복잡해지기 전에 몸을 숨기려는 느낌이었다.


그녀는 열린 포탈로 턱을 끄적였다.

나보고 먼저 가보란 이야기다.


"먼저 가세요. 이거 유지하려면.."


마나는 바닥을 치고 있다.

114층에서 마지막으로 나가는 게 낫다.

그녀는 벽에 그려진 포탈로 향했다.


드디어.. 끝이다.


그녀가 포탈 밖으로 한걸음 내밀자 난데없이 몸이 떠올랐다. 검은 손이 원하나의 양복재킷 뒷목을 잡고 끄집어 올렸다. 닫았던 그 포탈에서 검은 마나가 흐르며 검은 손에 뚫고 들어왔다. 그것은 치프와 코어팩으로 줄다리기를 하며 열었던 포탈이었다.

그 손은 진물이 흐르며 심각하게 피부가 타있었다.


"안돼!"


나는 나무봉을 집어들고 뛰었다. 하지만 늦었다. 검은 포탈 속으로 원하나가 빨려들어갔다.


"젠장! 젠장!"


시간도 마나도 없다.

머릿 속에 눈알이 대롱대롱 매달려 죽은 골리앗의 얼굴이 떠올랐다. 곧바로 벽에 포탈을 그렸다. 102층 셸터로 향했다.


어두웠다.

들어온 포탈을 닫자 완전한 어둠에 갇혔다.

114층의 빛이 비출 때 본 바로는 102층 셸터 내부는 완전히 거멓게 타있었다.

내부 조명이 다 터져버렸다.

창문 하나 없는 셸터 내부는 칠흑같이 어두웠다.

간혹 터진 조명에서 스파크가 튈 때만 언뜻 언뜻 시야가 보였다. 그렇기에 검은 마나를 뿜어내는 둠본만이 시야에 들어왔다.


코어팩이 터졌었다.

그럼에도 이 놈들은 서있었다.


"도...망쳐 신비 컥.."


"말하지마요. 놈도 어느정도 타격을 입었습니다."


녀석의 신체는 확실히 타격을 입었다.

그러나 마나는 그대로였다. 오히려 놈들은 고통때문에 마나가 폭주하는 느낌이었다.


눈이 없는 저들과 싸우는데 어두운 상황은 불리했다. 감시자의 눈으로 저들의 형체가 비치긴 했지만, 적게나마 마나가 쓰인다.


"애플아이 온."


<사서 shin님, 당신은 '절멸'에 처해있습니다. 후계자로 '하나모토 히로세'..씨도 절멸 위기에 처해있습니다. 후계자로 '황 도야지'님을 선택하시겠습니까?>


"됐고, 비젼 커렉션 켜줘."


[vision correction system on]


적외선 이미지에 가까운 시야가 펼쳐졌다.

치프가 서있었던 위치를 중심으로 원을 그리며 파장이 그려져있었다. 그리고 바닥에 미세한 빛을 내는 구슬 2개도 보인다. 골리앗 코어였다.


원하나는 등 뒤로 팔을 뻗어 둠본의 손목을 가격하고 있었다. 쓸데없는 짓 마라니까.

둠본의 다리 사이에 움직임이 거슬렸다.


더 이상 지체할 이유도, 체력도 없다.


성큼성큼 둠본에게로 다가갔다.

원하나를 방패로 쓸 수 있기에 마나샷은 위험했다.


놈은 아가리를 벌려 길고 검은 혀를 끄집어내더니, 원하나의 뒷목에 가져다댔다.


원하나가 발버둥이 그쳤다.

정신을 잃은 듯 보였다.


뭘 하는거지?

놈은 혀를 가져다댄 채 멈춰섰다.

혀의 꿀렁임도 굳은 듯 멈췄다.


왜.. 지금 이 순간,

율리가 떠오른걸까.

남겨둔 쪽지에 뭐라고 적혀있었지..


조심해.. 조심해..

뒤를 조심해!


오직 직감이었다. 나무봉에 마나를 잔뜩 실어 등 뒤로 힘껏 휘둘렀다. 나무작대기로 전봇대를 친 것 같았다. 상대도 그와 같은 강렬한 충격을 느꼈을 것이다. 등 뒤로 다가왔던 또 다른 둠본이 셸터 끝까지 날아갔다.


맞은 편의 둠본은 뭐가 즐거운지 혀가 뽑힐 듯이 위로 솟구치게 빼고서 웃어댔다.

내게는 중요한 게 아니었다.

중요한 건, 이 놈들은 물리 능력 자체는 그렇게 강하지 않다는 점!


원하나를 붙잡은 둠본과는 열 걸음 정도의 거리였다. 나무봉을 쐐기창처럼 들고 빠르게 내달렸다. 단 네 걸음만에 놈의 코 앞에 닿았다. 마나봉 끝에는 송곳처럼 날카롭게 세워진 마나차징이 있었다. 달려드는 날 느꼈는지, 놈은 내 앞으로 축 늘어진 원하나를 치켜들었다.


앞으로 밀리는 관성력때문에 멈춰설 수 없었다. 멈춰설 생각도 없었다.

날이 선 나무봉이 원하나의 뱃 속 깊숙히 박혀들어갔다. 살을 꿰뚫고 들어가는 감각이 손 끝으로 전해졌다. 성공이다.


둠본놈은 아가리가 고통에 비명을 질러댔다. 그 놈의 옆구리를 파고든 나무봉은 반대편 골반을 뚫고 나왔다.


"율리한테... 고마워하라고..."


정신을 잃고 쓰러진 원하나에게 작게 읊조렸다. 그녀의 아랫배에 나무봉과 거의 붙어있을 정도로 작은 마나 포탈이 빛나고 있었다.


몇 초 만에 수 십 개의 포탈을 열고 닫고, 좌표구상을 빠르게 하는 능력. 모두 율리의 투정과 심부름으로 단련된 덕분이다.


원하나의 복부를 찌르기 직전, 나무봉을 둥글게 저어 마나 포탈을 그려내고, 그 출구를 그녀 넘어에 있는 둠본의 옆구리에 열 수 있는 숙련도는 그런 특훈으로 얻었다.


둠본은 고통에 못이겨 원하나를 놓고 나무봉을 분질렀다. 몸을 관통한 나무봉을 뽑아내는 모습은, 연민이 들 정도였다.


원하나를 질질 끌고 반쯤 부러진 나무봉으로 포탈을 그어주었다.


114층으로 보낼까? 생각했지만, 나무봉을 빼자마자 몸을 일으키는 둠본을 보고 생각을 바꾸었다.


아직, 저런 놈이 더 있다.


다섯 마리.. 이 곳의 두 마리와, 108층 계단통로에서 마주친 한 마리.


원하나를 이 곳에 두는 건 위험하다.

그렇다고 같이 114층으로 갔다가는 다시 둘 다 발목이 잡힐 수 있다. 포탈 레벨이 하나 성장한 걸 믿을 수 밖에..


"신비록.."


원하나가 눈을 게슴츠레하게 떴다.

그녀에게 속삭였다.


"밥은 다음에 먹어요. 수영 하시죠?"


"수영은..."


원하나는 어두워서 아무것도 보이지않는 와중에 신비록이 자신을 안는 걸 느꼈다.


다행히도 절대 공간 밖에서 열 수 있는 포탈의 크기가 상당히 커졌다.

그래도 원하나를 안아들어서 발부터 세로로 집어넣어야할 크기지만.. 허공에 연 포탈은 유지가 어렵다. 특히 마나가 잔뜩 부족한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엘 타워 옆 호수 공중에 느닷없이 매끈한 각선미의 여자 다리가 나타났다. 찢어진 치마와 잔뜩 더러워진 블라우스가 나타나더니, 여자가 놀란 표정으로 떨어졌다. 호수에 빠진 그녀는 물 속을 허우적댔다.


그녀를 구하러 몸을 던졌던 군인과 소방관들은 곧 멀뚱히 물에 떠있어야했다. 그녀가 자신들보다 능숙한 솜씨로 수영해서 뭍에 도착했기 때문이다.


원하나는 살겠지?

아마 살거야.


그녀를 떠나보내고 그대로 바닥에 엎드렸다.

흐릿해지는 시야로 괴물놈이 걸어오는게 보인다. 괴물놈, 저런 상처가 낫네.


졸려..


시그니처 수면 상실을 얻고 처음 느끼는 졸음이었다. 그녀를 보내고나서야 깨달았다. 억지고 고집이었다. 지켜야할 것들이 사라지자 온 세상이 피로로 물들었다. 깨지는 두통, 눈동자 밑이 쩌릿하고 목도 뻐근하다.


아버지, 미안해요.. 한 숨 자고 일어나야겠어요.


왠지 이대로 눈을 감으면 수능날 아침일 것만 같아.


수능 스트레스때문에 꾼 악몽이겠지. 괜히 꿈때문에 뒤숭숭하면 안되는데.. 언어 영역은 제일 자신있으니까. 딴 생각하지말자.


일어나면 아버지가 아침 차려주시려나.

아냐, 하루종일 비행기타고 와서 시차적응도 안되실텐데, 수능친다고 와준게 어디야. 수능끝나면 고기먹으러가면 좋겠다. 피곤해서 푹 자려나.. 잠깐 이거 꿈이지? 안되는데.. 꿈 안꾸고 푹 자야 수능 잘 본댔는데..


목이 아프다. 악몽은 끝나지 않았다.

뜨거운 손이 내 목을 잡았다.

숨도 막히고, 얼굴이 터질듯 피가 안통한다. 힘없이 축 늘어진 몸이 들어올려진다.

목을 감싸던 마나실드가 놈의 검은 마나에 의해 점점 흩어진다.


상쇄되는거였구나. 상쇄되는거였어.


... 알겠어? 알겠어?


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렸다.

드디어 이 악몽에서 깨는건가?


... 비록아, 아빠 말 잘들어.


네, 아버지. 듣고 있어요.


... 아빠 말 잘들어!


듣고 있다구요!

몸이 안움직여요!

가위눌린거야? 아빠! 아빠!


... 절대 아무에게도 뺏기면 안돼!


뭘요. 뭘요 아버지!


... 얼른 일어나!


뒷목이 시큰거렸다.

아버지의 손이 닿았던 곳이 붉게 타는 기분이었다.


둠본의 손가락이 뒷목에 닿았다.

마나실드가 뚫린 것이다.

놈의 손은 타는듯이 뜨거웠다.

그 고통이 닫혀가던 내 눈꺼풀을 뜨게 해주었다.


이렇게 죽을 순 없어.


둠본은 손에 들린 작은 먹잇감은 느꼈다. 공포의 냄새는 없었다. 대신 피로하고 무기력한 짐승의 냄새였다. 그래, 끝까지 저항하던 고기들은 이런 냄새를 풍겼다. 이런 놈일수록 더 질기고 풍미가 깊은 맛이 나지.


둠본은 손아귀에 더 강한 마력을 쏟았다. 작은 두개골만 파먹으려면 목 아래는 필요없다. 놈의 생명력이 서서히 사라져가는게 느껴졌다. 산채로 버둥대는 꼴을 보며 먹는다면 더 즐겁겠지만, 이젠 시간이 부족하다. 곧 여왕님께서 도착하신다. 그 전에 이 작은 열매를 송두리째 가지려면.. 둠본은 더 강하게 먹이의 목을 졸랐다. 그때였다. 빛을 잃어가던 먹잇감에게서 시퍼런 눈빛이 느껴졌다. 광채가 비치는 눈알은 한 번에 빨아먹고 싶을 정도로 기운이 흘렀다. 먹잇감의 입술이 들썩거렸다. 육즙이 가득한 혓바닥이 움직여댔다. 그래, 그래, 죽어가는 고기의 분노어린 욕설은 좋은 에피타이저.

슬며시 손가락 몇 개를 떼어, 목구멍을 조였던 힘을 풀어주었다. 그제야 숨이 트였는지 고깃덩어리가 또렷하게 말했다.


"같이 가자."


둠본은 손가락으로 느껴지는 이물감을 느꼈다. 먹잇감의 손이었다. 먹이의 손은 금방 툭 떨어졌다. 마지막 발악이라니.. 귀여워라. 천천히 음미하며 먹고 싶은 놈이다.


...?

그럼에도 손가락에는 약간의 이물감이 남아있었다. 둠본은 코를 벌렁거렸다. 약간의 마나와 쇠내음이 났다.


정확히는 구리철사다.

반지처럼 돌돌말린 구리철사는 둠본의 손가락에 꼭 들어맞았다.

마법사의 마나가 담긴 구리철사는, 둠본의 검은 마나를 밀어내고 있었다.


"인첸트 해제..."


신비록의 주머니에서 둥그런 구슬이 떨어졌다. 골리앗 코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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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22. 엘타워 탈환전 1 +2 19.01.09 382 6 14쪽
21 21. 서울에 피는 꽃 11 19.01.08 405 5 16쪽
» 20. 서울에 피는 꽃 10 +2 19.01.06 451 5 16쪽
19 19. 서울에 피는 꽃 9 +1 19.01.04 435 8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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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16. 서울에 피는 꽃 6 +2 18.12.27 545 8 14쪽
15 15. 서울에 피는 꽃 5 +3 18.12.26 570 10 14쪽
14 14. 서울에 피는 꽃 4 +1 18.12.25 630 11 15쪽
13 13. 서울에 피는 꽃 3 +1 18.12.24 645 10 11쪽
12 12. 서울에 피는 꽃 2 +3 18.12.22 670 9 17쪽
11 11. 서울에 피는 꽃 1 +1 18.12.21 771 11 17쪽
10 10. 이야 +6 18.12.20 764 11 12쪽
9 9. 을지고 졸업식 2 +1 18.12.19 769 8 12쪽
8 8. 을지고 졸업식 1 +1 18.12.18 776 8 9쪽
7 7. 아랫층 그녀 2 +5 18.12.17 821 13 12쪽
6 6. 아랫층 그녀 1 +2 18.12.16 838 9 14쪽
5 5. 마법사의 탑 +2 18.12.15 914 1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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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3. 아버지의 이름으로 2 +4 18.12.13 1,042 17 13쪽
2 2. 아버지의 이름으로 1 +3 18.12.12 1,250 11 10쪽
1 1. 방구석 대마법사 18.12.11 1,428 8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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