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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맨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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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대마법사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펜맨
작품등록일 :
2018.12.11 03:01
최근연재일 :
2019.03.11 06:00
연재수 :
30 회
조회수 :
18,188
추천수 :
248
글자수 :
176,724

작성
18.12.22 09:15
조회
670
추천
9
글자
17쪽

12. 서울에 피는 꽃 2

DUMMY

원하나는 눈을 감고 주먹을 쥐었다.

높은 주파수의 소음이 귓 속에 울려댔다.

그녀는 눈썹을 찡그렸다.

소음이 그쳤다.


"제로원? 수신되죠? 지금 제 위치가 대한민국 서울특.."


<인간은 실수를 반복하고 반성하지 않는다. 이번 사태도 마찬가지. 마흔 아홉의 신탁자가 경고했다. 미래에서 온 회귀들이 숱한 조언을 했지만 이런 결과에 이르렀다.>


"그래서 이쪽 상황 좀.."


<인간은 불합리한 존재들, 자신들이 가진 지식 범주 밖에 일들은 이해하려 들지도 않는다. 과거 소수의 선각자에 의해 이 수준의 문명을 이룩한 것이 기적일 뿐.>


"알겠구요. 지금 저한테 분풀이 하시는거예요?"


<비논리적인 질문. 인공지능체는 감정을 느끼지 않는다. 감정은 지적 결여점이 높은 생명체나 가지는 것.>


"문제는 당신의 바탕을 그 결여점 높은 생명체들이 만들었단거겠죠?"


<제로원 초기시스템은 99.94 % 이상 갱신되었다.>


"맞네 맞아, UN이 자기 의견 안 받아줘서.. 전세계 지도자들 불만을 왜 나한테 풀어? 꺼지고 정보달라구요."


<감정적으로 나온다면 제로원은 당신을 지원할 수 없다.>


"감정은 고도로 진화된 의식표출이다. 율리시즈가 그랬지."


<율리아 싯다르>


"당신 어머니 율리아께서는 당신이 감정을 가지길 바랬어요. 부끄러워할 필요 없어요."


<인간은 탈모 원숭이에 지나지 않는다.>


"아...네. 원숭이라 죄송하네요."


<이쪽의 대비는 끝났다.>


"축하드리는데, 그건 그 쪽 사정이시구요. 이 쪽은 어떻게 되냐구요."


<인간은 자립할 줄 알아야한다. 당신은 스스로 해낼 수 있다.>


"그걸 왜 니가 결정하냐고!"


<적중할 적은 2체, 적중 예상 시점과의 거리 17m, 남은 시간은 173초>


"적중..? 그 단어가 왜 나와? 중요한걸 먼저말하라고!"


<네 다음 원숭이>


"17m? 파괴범위는? 위야? 아래야? 여보세요? 제로원! 야이 고철덩어리새끼야!"


원하나는 책상을 강하게 내려쳤다.

윤 실장이 영국에서 직접 공수해온 엔틱 테이블 다리가 우지끈 소리를 내었다.

그녀는 눈을 감고 빠르게 머릿 속을 헤엄쳤다.


처음으로 떠올린 것은 비상비품실에 있는 배낭형윙킷.

그것만 있다면 500m 높이의 엘타워 상층에서 탈출하는데 문제는 없다.

다음으로 떠오른 건, 111층으로 올라간 국정원 요원과 111층의 아이와 엄마.


원하나는 눈을 떴다.

제로원의 경고에 따르면 이 곳은 3분 내에 먼지덩어리가 된다.


왼손에는 허리춤 무전기를,

오른손으로는 책상 위에 올려진 전화기를 만졌다.

무전기가 먼저 신호가 닿았다.


"박 선배님, 111층에 계십니까?"


<원하나? 무슨 일있어?>


"통제실 비상명령입니다. 3분 내로 옥상 헬기장으로 담당 보호인과 함께 집결바랍니다. 엘 타워에 공격 위험 징후가 있습니다. 충격에 대비해주시기 바랍니다. 계단이용하십시오."


<...확인>


유선 전화기에서 울리던 신호음도 때마침 멈췄다.


<통신보안, 중앙통제실입니다.>


"통신보안, 섹터 나인입니다. 5분 내로 엘타워 옥상으로 탈출용 헬기 지원바랍니다."


<나인? 거기 서울상공아닙니까. 5분은 무슨, 여기가 중국집도 아니고 항공당국 허가 받는데만해도..>


"국정원 실장급 직접 명령입니다. 반복합니다. 차관급입니다."


<확인, 음성인식결과 발신자 정보부 7급 요원 원 하나 양으로 판독되는데 확실합니까. 추후에>


"닥치고 빨리 보내기나하라고!"


<알았다..확인>


원하나는 머리카락을 흐트려뜨렸다.


"아오 멍청한 조선놈들 진짜!"


그녀는 바로 내달렸다.

비상비품실로 향하는 길에 화재경보장치를 주먹으로 내질렀다.

붉은 비상등이 빛을 발하며 경고음이 울려댔다.

무거운 자물쇠가 비품실문을 걸어 잠그고 있었다.

원하나는 달리던 뜀박질을 멈추지않고 그대로 오른발을 들어올려 문을 밀어찼다.

두꺼운 철문의 문고리가 덜익은 빵처럼 찢어지며 문이 열렸다.


총신이 짧은 기관단총이 줄을 있고, 전신 방탄복과 방어헬멧이 진열되어있었다.

원하나는 싸그리 무시하고 제일 안 쪽 진열장으로 향했다.

탄약상자와 구급상자를 바닥에 던져버리자 안 쪽에 국방색 백팩이 드러났다.

팔 하나에 두 개씩, 총 4개의 가방을 대롱대롱 걸고 비품실을 나섰다.


"내가 여기서 왜... 후우..."


실장실을 지나려는 찰나, 실장실 안에서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까 자신이 내팽겨친 무전기였다.


<니까! 응답바란다! 여기는 골리앗! 스카이 수신응답이 더 없을 시 미로작전을 실행한다!>


'미로작전!'


원하나는 윙킷배낭을 놓고 몸을 던졌다.


"수신! 수신확인! 여기 스카이입니다. 들리십니까!"


<아.. 여기는 골리앗. 무슨일이십니까. 스카이층에서 화재경보가 울렸습니다.>


"골리앗 쪽으로는 전달 안갔습니까? 엘 타워로 테러 공격이 경고되었습니다. 스카이팀은 전원 보호인 동행하에 비행정으로 탈출 예정입니다. 골리앗팀도 지상으로 대피하십시오."


<...저희는 보고 받은 바 없습니다. 발신인 누구십니까.>


'시간없는데!'


"원하나 요원입니다. 자세한 사항은 알려드릴 수 없으나"


<스카이팀에서 윤 실장님 외에는 이쪽으로 명령하달 불능합니다. 요원 파견할테니 현장확인 부탁드립니다.>


"현재 상부 권한 요원이 부재하여 제가 책임자입니다!"


<박무진 요원 상주하는 걸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잠시 기다리십시오.>


"박 요원님은 지금 담당보호인 접촉보호중이라 명령전달 불가합니다! 골리앗? 골리앗팀? 어휴 멍청한!"


<박무진 요원께서도 원 요원님께 정보수신받으셨다는데, 저희는 따로 상부에서 적색경고받은 바 없습니다. 일단 저희쪽 요원 파견갈테니까 현장 확인 부탁드립니다.>


"2분 안에 폭격온다고오!"


<해당 정보 어디서 받으신 겁니까. 저희는 책임소재>


"어휴! 병신같은! 알아서 하세요 싹다 뒤지던지 말던지!"


원하나는 무전기를 벽에 던져버렸다.

손목시계를 봤다.


'저 멍청한 놈때문에 버린 시간 15초!'


윙킷배낭을 집어드는 찰나, 다시 벨소리가 울린다.


"미친! 통신보안!"


<아.. 여기 중앙통제실인데, 현재 계엄시국이라 공항당국 말고도 공군정보부에서 허가가..>


원하나는 수화기로 유선전화 본체를 때려부셨다.


'이 나라는 도대체 왜 안 망했지?'


품에 안아든 4개의 윙킷은 비상용이 아니라 필수용이 되어버렸다.


'헬기는 물건너갔다. 지상으로 탈출해야한다.'


주인없는 무전기를 집어들었다.


"박 요원님! 들리십니까."


<야, 원하나 너 지금 뭐하는거야. 골리앗팀에서>


"설명할 시간 없습니다. 헬기 지원 안된답니다. 보호인들 데리고 지상으로 내려가야합니다."


<이 상황 실장님께 다 보고드린다..>


"보고도 살아있어야 하죠. 내려오기나 하시죠. 어디십니까!"


<엘리베이터 앞.>


"엘리베이터 안된다고 말씀 드리지않았습니까! 계단으로 내려오십시오!"


<뭐? 100층을 계단으로 내려가? 장난쳐? 너 어딘데?>


"여깄다 이 새끼야."


111층 비상계단문이 활짝 열리며 배낭을 앞 뒤로 주렁주렁 맨 원하나가 등장했다.

박 요원은 뭐라 할 새도 없이 날아드는 윙킷 백팩을 받다가 엉덩방아를 찍었다.

그 옆에는 이제 막 스므살을 넘겼을 법한 솜털난 여인과 볼이 빨간 네살짜리 아이가 서있었다.


"사안이 급합니다. 이거"


여인의 품에도 윙킷 백팩이 안겼다.


"박무진!"


까마득한 후배가 자신을 본명으로 부르자 박 요원은 어이가 없어서 입이 벌어졌다.


"미쳤냐 원..아악"


원하나는 한 손으로 박 요원의 멱살을 잡고 일으켜세웠다.

착각일까? 박무진은 원하나의 눈에서 작은 불꽃을 보았다.


"지금부터 쉬지말고 지상층으로 내려간다."


"네...네네.."


그는 일곱살짜리 유치원생처럼 고개를 위아래로 끄덕일 수 밖에 없었다.


'엘타워의 층당 높이는 평균 4~5m정도. 스카이층은 6~7m다. 제로원이 알려준 17m가 정방향으로 상하라면 타격 예상층은 110~111층이나 105~106층. 파괴범위는 예측불가. 103층에 대기하고 있는 골리앗팀과 함께 적어도 102층 피난안전구역으로 내려가야만 생존확률이 있다.'


원하나는 111층 아이를 끌어안고 뛰어내리듯이 비상계단을 내려갔다.

Floor 107표지판이 보인다.

더 아랫층으로가면 외부인통제를 위한 골리앗팀의 경계라인이 나온다.


"일단정지! 골리앗 세븐입니다. 신원확인 바랍니다."


비상상황을 감지하고 중무장한 골리앗요원 둘이 107층 중간 층계에서 올라오고 있었다.


"국정원 원하나입니다! 이럴 시간 없습니다. 골리앗치프어딨습니까!"


"선임요원 박무진입니다."


골리앗 요원이 레이저탐지기로 원하나와 박무진의 얼굴을 스캔하고 있었다.

원하나는 손목시계를 살폈다.

남은시간 1분가량.


"신원 확인 되셨습니다. 안 그래도 팀장님께서 상황보고를.."


"됐고! 전원 102층으로 피신하세요!"


"죄송하지만 절차라는게 있어서"


원하나는 골리앗 요원의 헬멧 뒤통수를 잡았다.

시커멓게 선팅된 헬멧전면부에 코가 닿을 듯 얼굴을 가져다댔다.


"시키는대로! 102층! 전원피신!"


"알..겠습니다."


"중사님 뭐하십니까? 팀장님께서."


"닥쳐 넌 어서 아기를 받아든다. 102층으로 가시죠."


중사 골리앗이 원하나에게서 아이를 받아들어 하사 골리앗에게 건냈다.


'아슬아슬하게.. 시간은 맞출 수 있을 것 같네.'


골리앗 둘과 여인이 비상계단을 내려갔다.

기계화중보병 골리앗이라면 여유롭게 도착할 것이다.

박무진과 원하나도 그 뒤를 따랐다.

앞에 선 박무진이 눈을 꿈벅거리며 원하나를 올려다봤다.


"저...하나씨?"


"뭡니까, 자세한 이야기는 셸터에서 하십시오!"


"담당보호인은.. ?"


원하나는 조각상처럼 굳어버렸다.


"뭐?"


"꼭대기요. 걔 아직.."


그녀는 박무진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움직였다.

내려올 때는 떨어지는 것 같았다면, 올라갈 때는 날아오르는 것 같았다.

주머니의 무전을 꺼내들었다.


"박무진! 무슨 일이 있어도 102층으로 가세요! 치프가 막으면 5분만이라도 내려가있게 해달라그래!"


<알았어요.. 진짜 무슨 일 있는거죠?>


"내가 다 책임진다고! 셸터 도착하자마자 구조요청부터 하십시오!"


<확인>


111층, 원점으로 돌아온 원하나는 정장치마 옆자락을 부욱 찢었다.

남은 시간은 30초.

스산한 죽음의 비린내가 콧잔등을 스쳤다.


신비록은 '특별보호인 해지'가 '임시 보류'된 상태였다.


'율리가 사라지고, 109층 남자가 깨어났다.'

'김 요원이 근신처분을 받고, 윤 실장과 본사 요원 모두 사무실을 빠져나갔다.'

'뉴스에는 떨어지는 운석이야기에, 일본 군부의 영상에서 종말을 보았다.'

'세계최고의 인공지능체, 제로원이 173초 내에 폭격이 있음을 알려주었다.'


충분히 정신없는 하루였다.

예언대로라면 어제 율리를 납치해서 일본으로 돌아가야했던 SSS요원 하나모토 히로세, 즉, 이중첩자였던 원하나는 예정에도 없던 연장근무를 하게 되었고, 사주팔자에도 없는 외계폭격을 당해 죽을 위기에 처했다.

계획대로라면 어제자로 엘 타워를 나갔어야 할 신비록은 잊고 있었다.


남은 시간 25초.


'방법은 있다. 등에 멘 윙킷배낭. 신비록이 쓰면 된다. 나는 운이 좋으니까..'


남은 시간 15초.


114층 11401호 현관문 앞.

원하나는 지체없이 비밀번호를 꾹꾹 눌렀다.

문을 다 열기도 전에 신비록의 목소리가 들렸다.


"선생님이세요?"


아직 어리긴해도, 그 목소리에는 신영호의 음성이 녹아있었다.


'신영호 선생...'


그 남자때문에 이런 생고생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니, 원하나는 긴박한 상황 속에서도 피식 새어나오는 웃음을 막을 수 없었다.

11401호 현관문을 벌컥 열었다.





***





10년 전 가을.

오사카 인근의 고즈넉한 시골 별장에서 열살짜리 여자애가 왼손으로 열심히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옆으로 다가온 한국출신 청년이 찻잔을 홀짝이며 물었다.


"무얼그리니?"


"왕이요."


"어디 왕인데?"


소녀가 고개를 들어 청년을 올려다봤다.

그 둥근 눈매는 영락없이 어린 원하나, 하나모토 히로세였다.


"세상에 왕은 하나 뿐이예요. 천왕님이시죠."


나이에 어울리지않게 수염을 잔뜩 기른 남자는 신영호 박사였다.


"그래? 손에 들고 있는 건?"


"번개랑 칼이예요."


"왜?"


"제일 쎄니까요."


"왕은 누굴 죽이는 사람이 아니란다."


"제일 쎄야죠."


신영호는 말없이 웃으며 대청마루에 걸터앉았다.

부슬부슬 여우비가 내렸다.


"제가 정이 없는 편이래요."


하나모토 히로세가 말했다.


"누가그래?"


신영호가 물었다.


"사람들 다요."


"정이 없으면 염치라도 있어야지."


신영호가 수염 가득한 턱으로 옅게 웃고 있었다.


"그게 사람사는 도리야."


"그렇군요."


그로부터 10년 뒤... 차디찬 11월의 겨울.

히로세는 스승 신영호에게서 마지막 메세지를 받는다.


'아들을 구해줘.'






***






커피잔을 놓칠 뻔했다.

열린 문 너머로 귀신몰골이 서있었다.


머리칼이 흐트러지고 치마 좀 찢어졌다고 귀신꼴이란게 아니다.

원하나의 눈빛은 이제껏 보아왔던 여자신입의 것이 아니었다.


"저...괜찮아요?"


성큼성큼 원하나가 다가올수록 한 발짝씩 뒤로 물러났다.

가까워지자 그녀는 내 손에 들린 커피잔을 부엌까지 던져버렸다.

그대로 내 어깨을 밀쳤고, 나는 거실 카펫에 내동댕이쳐졌다.


어찌 대응할 새도 없는 순식간이었다.

뭐지, 화재경보때문인가?

방송으로 가만히 있으라며.


원하나는 소파 아랫둥을 집어들더니 그대로 엎었다.

쿠션과 방석이 내 위로 쏟아졌다.

소파 밑에서 빠져나가려는데 되려 원하나가 밀고들어왔다.

반항하지도 못하고 원하나가 덮쳐왔다.

뒤집힌 소파 속에서 그녀의 품에 꾸욱 안겼다. 옅은 우유향이 풍겨왔다.

정수리 위에서 그녀의 목소리가 들렸다.


"신비록, 곧 폭격이 있을 예정이야. 첫 충격만 견뎌내면 돼."


그녀의 몸은 뜨거웠다.


"충돌이후에 내가 의식이 없으면 이 배낭을 메고 뛰어내려. 오른쪽 손잡이를 잡아당기면 윙킷이 나올꺼야. 처음이라 다치긴 할텐데 죽진않아."


"무슨 일인진 모르겠지만.."


땀에 살짝 젖은 블라우스가 콧등은 간질었다. 그녀의 골반과 허리 사이에 걸친 손을 어디 두어야 할지 몰랐다.


"말하지마. 혀깨물어. 어금니물고, 입은 살짝 벌리고 있어 충격에 고막이 터질지도 모르니까,"


"그건 그거고 제 자세가.."


둘의 허벅지는 교차되어 겹쳐있었다.


국정원 요원도 꼴에 여자라고..

숨을 들이삼켰다.

최선을 다해 몸에 힘을 주어 비틀어댔다.

속으로 애국가도 불러봤다.


"몸에 힘빼. 골절당해. 곧 온다."


원하나는 눈을 지긋이 감고 숫자를 세었다.


'5. 4.. 3... 2...1'


'...빠르게 세었나.'


원하나는 신비록이 몸에서 힘을 빼는걸 느꼈다.

둘의 다리가 빈틈없이 맞붙었다.

그녀의 허벅지로 전에 없던 이물감이 느껴졌다.

남자가 가진 건강함이었다.

힘을 뺀 신비록의 손이 그녀의 엉덩이 위로 떨어졌다.

폭격의 긴장에 휩쌓인 원하나라도 신경쓸 수 밖에 없었다.


"저기..언제까지 이러고 있어야 하죠?"


손목시계의 분침이 한 번 움직였다.

원하나가 마음 속으로 다섯을 열 번도 더 세었다.

그녀는 꾹 감았던 두 눈 중 하나만 떴다.

신비록의 정수리만 보였다.


"긴장 풀지마. 그리고.. 그 아래 제어 안돼?"


"남자가 이걸 조절 할 수 있었으면 인류가 멸망했겠죠."


"후.."


다시, 1분이 지났다.


"...제로원 연결해"


[제로원 온라인 상태입니다.]


원하나의 머릿 속에 고주파음이 들리고 목소리가 들려왔다.


<음성고저폭의 유사성 및 생체유전외관누적데이터 통계상 shin의 아들로 확정되었다. 하나모토 히로세와의 생체유전결합을 위한 교미확률 92%>


"뭔 개소..리를, 신비록 너한테 한 말 아니다."


"아..예, 계속 통화하세요."


"제로원, 네가 틀릴 때도 있네. 예측 실패야."


<창 밖을 보라 창 밖을 보라 흰 눈이 내린다>

<창 밖을 보라 창 밖을 보라 찬 겨울이 왔다.>


[제로원 오프라인 상태입니다.]


원하나는 뒷목이 섬찟한 불안감을 느끼며 소파를 빠져나왔다.


최상층 114층의 거실 전면부는 통유리 창으로 되어있다. 서울 시내가 몽땅 내려다보이게 탁 트였다. 지금 원하나에게 그런 좋은 전망따위 없었다.


"피리..?"


원하나가 무의식적으로 흘린 한마디가 모든 걸 설명했다.


'그 것'은 피리에 가까운 모양새였다.

구멍이 숭숭 뚫린 도자기재질의 미확인물체.

그 거대한 물체는 엘타워와 맞닿을만큼 마주한 채 허공에 둥둥 떠있었다.


103층의 골리앗치프도 보고 있었다.


"뭐야.. 저건"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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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23. 엘타워 탈환전 2 +2 19.01.09 350 5 12쪽
22 22. 엘타워 탈환전 1 +2 19.01.09 382 6 14쪽
21 21. 서울에 피는 꽃 11 19.01.08 405 5 16쪽
20 20. 서울에 피는 꽃 10 +2 19.01.06 451 5 16쪽
19 19. 서울에 피는 꽃 9 +1 19.01.04 435 8 14쪽
18 18. 서울에 피는 꽃 8 +2 18.12.30 486 10 11쪽
17 17. 서울에 피는 꽃 7 18.12.30 485 10 16쪽
16 16. 서울에 피는 꽃 6 +2 18.12.27 546 8 14쪽
15 15. 서울에 피는 꽃 5 +3 18.12.26 570 10 14쪽
14 14. 서울에 피는 꽃 4 +1 18.12.25 630 11 15쪽
13 13. 서울에 피는 꽃 3 +1 18.12.24 645 10 11쪽
» 12. 서울에 피는 꽃 2 +3 18.12.22 671 9 17쪽
11 11. 서울에 피는 꽃 1 +1 18.12.21 771 11 17쪽
10 10. 이야 +6 18.12.20 764 11 12쪽
9 9. 을지고 졸업식 2 +1 18.12.19 769 8 12쪽
8 8. 을지고 졸업식 1 +1 18.12.18 776 8 9쪽
7 7. 아랫층 그녀 2 +5 18.12.17 821 13 12쪽
6 6. 아랫층 그녀 1 +2 18.12.16 838 9 14쪽
5 5. 마법사의 탑 +2 18.12.15 915 10 13쪽
4 4. 아버지의 이름으로 3 +1 18.12.14 1,012 12 12쪽
3 3. 아버지의 이름으로 2 +4 18.12.13 1,042 17 13쪽
2 2. 아버지의 이름으로 1 +3 18.12.12 1,250 11 10쪽
1 1. 방구석 대마법사 18.12.11 1,430 8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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