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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맨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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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대마법사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펜맨
작품등록일 :
2018.12.11 03:01
최근연재일 :
2019.03.11 06:00
연재수 :
3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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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2.21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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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11. 서울에 피는 꽃 1

DUMMY

두 중년남성이 흰 복도를 걷는다.

국방부장관과 국정원장이다.

따르는 이들도 정장과 군복을 나눠입어 극명히 색이 나뉜다.


"정 원장, 저녁에 테니스칠까?"


"시국이 이런데 테니스는 무슨, 형님은 운동을 그리 해도 살이 안빠지십니다. 어째"


"이게 살이냐 덕이지 덕. 우리 나이면 다 덕으로 살찌우는거야"


"술이나 좀 줄이쇼. 간경화옵니다."


"경화? 경화는 니 애인이름 아니냐?"


국방부 장관의 말에 장교들이 웃는다.


"일편단심 민들레한테 농이 심하십니다. 매부한테 할 소린가."


"오늘 왠지 정 원장 기분이 하이해? 좋은 일 있나"


"뭐, 그 큰 몸덩이가 나자빠질 일입니다."


"내는 예쁜 딸내미 잃어버렸다는 소식밖에 못들었는데"


"정보부 위상이 어째되려고 새작들이 이리 많아서야 영.."


"다 두루두루 잘살자고 그런거 아닌가? 한가족아닌가 가족 허허허"


남자들이 흰 문 앞에서 멈춰섰다.

금으로 봉황과 용이 그려진 문이었다.

국정원장이 국방부장관의 배를 툭쳤다.


"배 좀 넣지 그러시오."


"어허 덕이래도"


"덕으로 어르신 깔아뭉개겠네"


"어허 참"


보좌관과 보좌장교가 한 쪽 문씩 열었다.


청와대 수석회의실이다.

길게 늘어선 나무탁상 끝에 키작고 다부진 남자가 서있었다.

대한민국 23대 대통령 윤 여찬이다.


"우리 사나이들 오셨나!"


대통령은 호탕하게 웃으며 양팔을 벌렸다.

키에 비해 긴 팔로 국방부장관과 국정원장을 한 번에 끌어안았다.


"계엄령 성공 축하드립니다."


"그간 별고 없으셨습니까."


"그래요 그래요. 먼 길 오느라 수고 많았어요. 민 장관은 아주 큰 일을 해주었어."


"각하의 부름이시면 언제든 달려올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좋아요 좋아. 정 원장은 그 대면 보고 할 사항이 뭔가?"


"예, 저 일전에 말씀드린.."


"앉지, 일단 앉아. 미스 리? 커피랑 다과 부탁해요."


"필히 말씀드리려던 건.."


"이 불안한 시국! 각하가 아니시면 또 누가 감당가능하겠습니까! 연임! 재연임하셔야지요!"


"허허. 이 사람 참, 옛날에 태어났으면 십상시도 잡아먹을 사람이야? 안 그런가?"


"각하께서 그리 말씀하시면 백상시라도 천상시라도 하여야지요? 하하하하!"


"허허허 말되이 말 돼. 허허허"


장관과 대통령이 양쪽에서 웃어대자 무표정을 유지하던 국정원장도 빵 터져버렸다.

강력한 권력자 셋의 폭소는 가관이었다.


"장난 그만들하시죠 형님들"


"과했나?"


"조금이요? 각하?"


국정원장이 대통령을 올려다봤다.


"이야께서 깨어나셨습니다."


"슬슬 오실 때가 되셨다 했지. 거 요샌 뭐라 부른다지? 연구소 아낙네들이"


"퍼팩트맨입니다."


국방부장관이 턱을 쓰다듬었다.

감상에 빠진 표정으로 말했다.


"추억이네."


"추억은 무슨, 가슴이 철렁하오. 그때 생각하면 자다가도 벌떡 깹니다."


국방부 장관이 가슴주머니를 만졌다.

그는 속에서 시가를 꺼내들었다.


"퍼팩트맨이라. 기가막히지않습니까 각하. 그 분이 말만 안하시면 완벽하니, 매부가 무슨 무서운 패를 들었나 했더니, 삼팔광땡이었네"


"이 사람아, 여기 금연구역일세."


"오늘 같은 날은 좀 봐주십쇼. 각하"


장관의 지포라이터가 맑은 소리를 내며 불을 지폈다.

대통령의 손이 장관의 주머니로 향했다. 시가 두 개피가 물려나왔다.

시가가 국정원장 코 앞에서 멈췄다.


"전 됐습니다. 마누라가 싫어해서"


"애처가나셨구만."


"그러게 말입니다 각하"


"그 분이 장관님 여동생이시오."


장관과 대통령이 시가를 태워댔다.

국정원장은 회의실 대형 스크린을 살폈다.


"그 때에 수 백배는 되네요."


"난리가 나겠네."


세 남자가 바라보는 커다란 스크린에 NASA에서 보내온 새로 갱신된 사진이 떠있다.

일반에게는 모자이크가 되고 왜곡처리되었던 그 사진이다.


광활한 우주에 뜬 수 천 척의 미확인 비행물체가 뚜렷히 찍혀있었다.

그 모습은 흰 돛을 단 범선이었다.


"일은 일이고 다들 저녁들 들고가라고"





***





아침부터 11401호 TV가 켜졌다.


오늘따라 TV프로그램 내용이 쎄다.

연이은 외계비행체소식과 미쳐돌아가는 정치, 외교, 경제상황까지... 저녁드라마보다 9시 뉴스 시청률이 더 높을지도 모른다.


연예정보프로그램은 살아남기 위해서 심해바닥까지 긁어내며 자극제를 찾아다닌다.


아침프로부터 부제목이 강렬했다.


'충격제보! 인기걸그룹 레즈비언 의혹... 사실확정? 잠정은퇴한 율X의 기록!'


이 정도라면 팝콘을 먹으며 봐야한다.

팝콘은 엘타워 5층 엘시네마 영화관 식품코너에서 조금 빌렸다.


프로그램이 끝났다.

어디서 섭외된 듯한 여자가 모자이크와 음성변조를 하고 떠들어대는 소설 뿐.

그 외에는 아무런 증거도 없었다.


레즈비언이면 또 뭐 어때, 연예인이라고 대놓고 저런 식으로 돌려깔 수 있다니.. 세상이 미쳐돌아간다. 재수없어서 TV를 껐다.


길게 기지개를 펴며 창 밖을 내려다봤다.

햇살에 눈을 가렸다.

애플아이 렌즈를 낀지 꽤 되었다.


아무리 셀프 자정 기능이 있다지만,

오늘은 애플아이를 세척해야겠다.


렌즈를 빼자, 현기증이 일었다.

세상이 빙글빙글 도는 기분이다.

눈을 연거푸 깜박이며 시야를 멀리 했다.

저 멀리 건물 벽돌 틈 개미가 보였다.

개미에 대한 정보가 머릿 속을 헤집어놓았다.


렌즈를 세척액으로 닦는 둥 마는 둥 했다.

다시 애플아이를 꼈다.


신경쓰지 못했던 아이콘이 눈에 들어왔다.

애플아이 상단에 불투명한 눈동자 표시.

비젼 커렉션 시스템이다.

근시, 난시, 원시 외 시력장애를 교정준다.


머릿 속에 한 단어가 스쳐지나간다.


"금서고! 금서고!"


[shin님, 무엇이 필요하신가요?]


"능력목록, 보여줘, 감시자의 눈 상세정보!"


[능력 : 감시자의 눈 Lv2]

['감시자', '보물 지도' 연계 능력]

['감시자의 눈'의 효과 : 시야 속 존재를 이해할 수 있다.]

['사거리 무한'의 영향 : '감시자의 눈'의 사거리 패널티 무효]


비젼 커렉션 시스템이 켜져있다.

난 시력이 좋아져서 켜 놓을 이유가 없다.


"비젼 커렉션 해제해줘"


[vision correction system off]


다시 현기증이 일었다.

정신차리려 고개를 흔들었다.


[감시자의 눈 : 음식류 포착]

[음식류]

[이름 : 콰트로치즈맛 팝콘]

[조리일시 : 2033년 2월 23일 8시 34분]

[제작지 : 대한민국 서울특별시]

[특징 : 짭조롬하고 고소한 치즈맛, 엘시네마 푸드코너의 자랑, 쉐프 피에로의 레시피 그대로 쿡로봇이 1분 10초 동안 튀겨냈다.]


[감시자의 눈 : 인공제작물 포착]

[인공제작물]

[이름 : 삼성TV 울트라 풀 아이 제로]

[제작년도 : 2029년]

[제작지 : 대한민국 평안도 선천시]

[특징 : 삼성전자 최신형 모델의 TV, 사람의 눈보다 화질이 높은 4억 화소를 자랑한다. 보안문제 상 인터넷, 멀티넷, 홀로그램 및 VR, BR 등 기능이 제거되었다.]


눈 앞에 엄청난 문자열이 올라온다.

능력 감시자의 눈 때문이다.

눈 앞에 보이는 걸 모조리 포착하고 있다.


눈을 감았다.


애플아이가 시력을 교정하는 바람에 한 번도 감시자의 눈이 발동되질 못했다.

그 와중에 절대학습을 통해 Lv2로 올랐다.

레벨에 비해 숙련도가 한참 떨어진다.


소파에 한동안 누워있었다.

조금은 적응되었는지 어지럼증이 멈췄다.


[감시자의 눈 : 인공제작물 포착]

[인공제작물]

[이름 : 벨기에식 샹들리에 G 33]

[제작년도 : 2031년]

[제작지 : 대한민국 경기도 안성시]

[특징 : 납품당시 단가 경쟁에서 밀렸지만 가격대비 훌륭한 외형으로 낙찰되었다.]


매일 습관처럼 창 밖을 내려다보던게 시그니처가 되버렸다.

시그니처가 쉽게 얻는건가 했더니,

[절대 공간]의 영향이었다.


[시그니처 : 감시자 Lv1]

['감시자'의 효과 : 세상을 주의깊게 살핀다.]


[시그니처 : 절대 공간 Lv3]

['절대공간'의 효과 : 능력, 마법, 시그니처, 권능을 쉽게 익힌다. 능력, 마법, 시그니처, 권능의 패널티가 대폭 줄어든다. 능력, 마법, 시그니처, 권능의 효과가 대폭 상승한다.]


창 밖을 쳐다봤다.

저 멀리 흘러가는 구름을 보았다.

수증기 결정 하나 하나까지 볼 수 있었다.


[감시자의 눈 : 자연물 포착]

[자연물]

[이름 : 토끼똥구름]

[탄생 : 측정불가]

[특징 : 강화도의 소녀가 토끼똥이라고 이름 붙였다. 서해에서 왔다. 강수확률 6.9%]


'감시자의 눈'은 본 것을 이해할 수 있다.

애플아이가 없으면 직관으로 이해하지만,

있으면 객관화된 문자로 알람해준다.


시선을 거실 TV로 옮겼다.

꺼진 TV 화면에 내 모습이 비쳤다.


[감시자의 눈 : 미디울리안 포착]

[미디울리안]

[이름 : 신비록]

[탄생 : 2014년 5월 15일생]

[칭호 : 금서고의 사서]

[직위 : 준사서 9급]

[제한]


"금서고, 미디울리안은 뭐지?"


[감시자의 눈의 표시정보는 '금서고' 내 지식을 토대로 기록됩니다. '미디울리안'에 관한 정보는 shin님의 준사서 9급 직책으로는 열람하실 수 없습니다. ]


"그럼 넌 뭐라고 생각해. 미디울리안이"


[meteorian, 정식사전에는 정의되지않았지만 직역 시 유성인, 외행성인간, 별똥별사람 등 입니다.]


"내가 외계인이라고?"


[shin님은 지구인이십니다.]


마법을 펑펑 쓸 수 있길래, 혹시나했다.


[감시자의 눈 : 미디울리안 포착]

[미디울리안]

[이름 : 오혜정]

[탄생 : 1999년 12월 3일생]

[직업 : 유이비인후과 간호사]

[특징 : 어젯밤 드라마 정주행을 하느라 잠을 제대로 못 잤다.]


[감시자의 눈 : 미디울리안 포착]

[미디울리안]

[이름 : 임요한]

[탄생 : 2016년 6월 19일생]

[직업 : 동영고등학교 1학년생]

[특징 : 겨울방학 마지막을 불태우는 중이다. 고등학교오면 여자친구생긴다고 한거같은데...]


나뿐만 아니었다.

엘 타워 근처 누굴 살펴봐도 미디울리안으로 표시되었다.


진짜 문제는 따로 있었다.


[감시자의 눈 : 지상동물 포착]

[지상동물]

[이름 : 나나]

[탄생 : 2020년 2월]

[특징 : 푸들과 비숑의 믹스견, 산책을 나오지않으면 깔끔한 배변은 없다 주인.]


강아지 나나는 한강공원에서 산책중이다.

엘타워에서는 볼 수 없는 저 멀리 마포대교 인근 한강공원에 산책나온 강아지다.


이건 일종의 버그다.

감시자의 눈에서 사거리 무한 시그니처 효과가 극명히 드러났다.

의도치않게 천리안과 같은 능력을 얻었다.

내가 가진 모든 능력을 잘 활용한다면 아버지의 복수도 머지않았을 것만 같다.


한창 감성에 빠져있는데 엘서비스 스피커에서 소리가 났다.


<특별보호인 여러분, 안내말씀드립니다. 지구 외 구역에서 대기상공으로 향하는 낙하물체가 포착되었습니다. 빠른 시일 내에 낙하위치 및 안전관련 공지를 드릴테니 동요하지 마시고 침착히 대기해주시기 바랍니다.>


익숙한 여자신입의 목소리였다.

한달음에 일어나 하늘을 바라봤다.

밝은 낮에도 보일만큼 저 높이 하늘에서 별빛이 번쩍였다.


[감시자의 눈 : 미확인물체 포착실패]

[미확인물체]

[제한]

[제한]

[제한]


서울 전역에 비슷한 경보가 알려졌는지, 거리가 혼란스러워졌다.




***





108층부터 114층까지 방송이 울렸다.

방송을 끝낸 원하나가 사무실을 둘러봤다.


본사요원들과 윤 실장까지 외부로 나갔다.

근신처리를 받은 김 요원도 자리에 없었다.

함께 있던 111층 담당자는 상황설명하러 111층으로 직접 올라갔다.

108층 특수인물보호사무실은 한산했다.


결국 이 방송을 제대로 들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원하나는 코웃음을 쳤다.


'운석이라고?'


민간인공위성, 우주관측선, 미중러우주기지, 지상에 있는 천체관측소.

근우주는 인간의 거대한 눈동자에게 늘 감시당하고 있다.

5cm운석도 몇 년 전부터 예측된다.


이 시대에 별안간 예상치 못한 운석?

10만 km에서 수직으로 낙하하는 건 돌 덩어리따위가 아니다.


'율리가 말했던 재앙...'


원하나의 이 어림짐작은 이미 많은 이들이 동감하고 있었다. 정부 고위관계자와 재벌가들에는 분주한 움직임이 있었다.


국민들도 바보가 아니었다.

미확인비행물체가 지구로 접근한다고 공개된지 하루도 안되어 지구로 떨어지는 작은 운석이라니. 예쁜 운석 불꽃을 볼 수 있다는 여자아나운서의 말을 믿는 이들은 많지 않았다.


다급하게 생필품을 사재끼는 엄마부터 직장이고 학교고 뛰쳐나오는 사람들, 교통은 삽시간에 통제불능상태에 빠졌다.


엘 타워 상층에서 바라본 이 날의 서울은 진풍경이었다. 고장난 장난감들이 서로 엎치락 뒤치락거리며 뒤엉킨 모양새였다. 계엄령 권한을 위임받은 군인과 경찰들이 도로로 뛰쳐나와서야 교통통제가 이루어졌다.


사무실전화기가 울렸다.


"통신보안"


<어, 별 이상없지?>


윤 실장 목소리였다.


"네, 없습니다."


<별 거 아니니까. 보호인들 잘 챙겨. 니 사수 근신중이니까 니가 고생 좀 해>


"네 실장님."


<그래, 일 봐>


전화가 끊겼다.


'별 거 아니긴..'


발신번호는 NA로 표기되었다.

청와대로 출근한 사람이 갑자기 수신불능위치에서 전화를 걸었을 리가.


지금쯤 윤 실장은 대통령과 함께 핵방어셸터로 들어갔을 것이다.

원하나의 추측은 확신으로 바뀌었다.


'청와대에는 운석에 관한 더 정확한 정보가 떨어졌겠지. 북악산 핵방어 셸터로 가야할만큼..'


'뭔가 온다.'


윤 실장이 수신불능표시가 뜰 걸 모르고 사무실로 전화걸진 않았다.

더 높은 보안 등급에 걸린 정보를 누설 할 순 없었다.

이 신호를 신입요원이 알아들을까 말까는 순전히 운에 맡긴다.

그리고 원하나는 윤 실장이 짐작하는 것 보다 재밌는 부하직원이었다.


원하나는 작은 렌즈통을 꺼내열었다.

반투명한 젤리 위에 붉은 색깔 렌즈가 올려져있었다.


그녀는 렌즈를 눈동자에 꼈다.

눈 앞에 홀로그램 화면이 떴다.


[예정 외 접속이 확인되었습니다. 확인 절차에 들어갑니다.]


원하나는 콧노래를 흥얼거렸다.


[SSS요원 하나모토 히로세 확인 완료]


"오전 9시 이후로 해군성 특이 동향 체크."


[(도쿄 표준 시 기준)

09:24 해군성에서 미 태평양 함대와 17차례 암호문 교류

10:01 미야자키 해군기지 수색함, 후렌 해군기지 수색함 동시 발진

10:26 아사히 해군기지 특급 경계령 발동

10:31 장성급 장군 이상 전원 비상소집

10:39 원자로잠수정 다수에 총리 직속 명령문 하달]


"많네, 해군성 메인서버 해킹해서 핫라인 타고 있는 최근영상 3개 재생."


[도쿄도 총리 관저 수신확인 영상, 3개 영상 모두 동일 발신처에서 발송.]


"발신처는?"


[확인불가]


"허.. 우리가? 오케이, 재생."


빛이 쏟아졌다.

원하나는 눈을 살짝 감았다.

그 빛은 눈커풀 속에 있는 렌즈에서 송출되고있다.

그녀는 눈을 다시 떴다.


영상의 화한 빛이 사그라들자 시커먼 색의 군함이 드러났다. 미군이 자랑하는 암스트롱 전함이다. 길이 500m에 이르는 대구축함이지만 무기는 단 하나. 배 상단부 전체를 포신으로 쓰는 플라즈마 거포다. 바다 위에 거대한 권총이 둥둥 떠 있는 모양새다.


암스트롱 전함이 두번째 플라즈마 충전을 마치고 다시 발사를 준비했다.

500m짜리 포신에 푸른 전극이 타올랐다.

파도는 전함을 중심으로 원을 그리며 퍼져나갔다. 소리가 없는 영상이지만, 귓가로 강력한 벼락음이 들리는 듯 했다. 흰 빛줄기가 선을 그으며 두번째 포가 날아올랐다.


영상이 하늘을 비추었다.

포격의 영향으로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하늘에 하얀 점이 반짝거린다.


영상이 끝났다.


"오케이, 다음 영상."


2번째 영상은 비행 중인 헬기 속에서 시작되었다.

미해군병들이 쓰러지고 뒤엉킨 상태였다. 맞은편에 있는 군인은 넋이 나간 듯한 헬기 아래를 보고 있었다. 카메라화면이 그 군인 곁으로 다가가 바다를 찍었다.


암스트롱 함은 플라즈마 포의 충격을 대비하기 위해 우주선에나 쓰이는 하이 티타늄으로 만들어진 무적의 함선이다.

영상에는 반으로 갈라진 암스트롱 함이 해면 아래 정체불명의 괴물에게 끌려내려가는 모습이 비추었다.


원하나는 미간을 찌푸리며 혀를 찼다.


"불쌍하네. 다 죽었겠네."


언젠가 그녀가 듣기로는 암스트롱 함은 침몰가능성이 0%이기때문에 구명정이나 탈출용포트가 없다고 들었다.


암스트롱의 길이가 500m니, 바닷속 괴물의 그림자는 족히 2km는 되었다.


화면이 다시 얼빠진 군인의 얼굴을 비추며 영상이 끝났다.


"다음."


3번째 영상은 일본 전함 갑판 위였다.

구름이 퍼진 모양을 보았을 때, 암스트롱 함 쪽으로 구조하러가는 일본전함이다.

하늘에 붉은 빛이 돌더니 수 십 가닥의 별똥별이 폭죽처럼 퍼져나갔다.


완전한 원을 이루며 퍼져나가는 빛은 절대 자유낙하하는 운석의 그것이라 볼 수 없었다. 명백한 목표를 가진 '폭격'이었다.

영상은 5초 정도로 짧았다.


주인없은 실장실 의자에 앉아있던 원하나는 미간을 찌푸렸다. 그녀는 할 말을 잊고 탁상에 팔꿈치를 기댔다.


스타브레이커 암스트롱 함이 정체불명 낙하체 요격을 시도했다.


태평양 아래의 '무언가'가 암스트롱 함을 붕괴시켰다.


낙하체는 지구와 가까워지자 목적을 가진 것처럼 퍼져나갔다.


그녀가 알고 있던 정보와 뒤엉켜 한 가지 확실한 사실이 번뜩였다.


'종말이 왔다.'


"제로원... 연결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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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16. 서울에 피는 꽃 6 +2 18.12.27 545 8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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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3. 서울에 피는 꽃 3 +1 18.12.24 645 10 11쪽
12 12. 서울에 피는 꽃 2 +3 18.12.22 670 9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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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10. 이야 +6 18.12.20 764 11 12쪽
9 9. 을지고 졸업식 2 +1 18.12.19 768 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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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6. 아랫층 그녀 1 +2 18.12.16 837 9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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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2. 아버지의 이름으로 1 +3 18.12.12 1,250 1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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