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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월하는 전투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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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asy
작품등록일 :
2022.12.05 21:26
최근연재일 :
2022.12.20 12:33
연재수 :
18 회
조회수 :
14,000
추천수 :
369
글자수 :
93,443

작성
22.12.15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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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등록

DUMMY

“그러니까, 계속 다닐 거란 거지? 진짜로?”


소피아 선배가 물었다.


“예.”


아까부터 말했지만 도망가는 일은 없을 거다.


‘파트 타임이니까.’


전투 마법사 활동과 학력을 동시에 얻을 수 있는 이점이 있는데 왜 도망가겠는가.

게다가, 길튼 교수의 연구실은 마법 공학을 만들어낼 곳이었다.


“하핫, 다행이다!”


소피아 선배가 안심하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한 가지 작은 궁금증이 들었다.


“소피아 선배는 앤디 선배처럼 걱정 안 되세요?”


앤디 선배가 저렇게 엇나가는 것도 이상한 반응이 아니었다.

이 선배들 입장에서는 언제 연구실이 사라질지 모르는 상황이었으니까.


“하하··· 사실 나는 그만두기엔 이미 너무 멀리 왔거든. 길튼 교수님이 연구 주제만 다른 걸로 바꾸면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 몇 년 전만 해도 대단한 업적을 많이 이룩하신 교수님이니까.”


아, 그렇군.

하지만, 길튼 교수가 지금 하는 연구 주제를 바꾸게 할 생각은 없었다.

길튼 교수 본인도 그럴 테고.


####


나는 소피아 선배를 남겨두고 연구실 밖으로 나왔다.

할 것도 없는데 계속 연구실에 머물 이유는 없었으니까.

나는 부지런히 움직여야 한다.

해야 할 일이 아주 많았다.


‘연구실 상황은 나중에 길튼 교수와 얘기해봐야겠군.’


현재 대학원 연구실 상황은 아주 개판이었다.

짐작건대 길튼 교수는 이 상황을 인지조차 못 하고 있을 가능성이 컸다.


‘사실, 두 선배가 없어도 큰 상관은 없지만.’


애초에 대학원에 입학하겠다고 마음먹었을 때, 대학원 선배가 있을 거라는 상정을 하지 않았었다.

혼자였어도 상관없다는 말이었다.


‘하지만, 손이 많아서 나쁠 건 없겠지.’


사람이 많으면 연구가 조금이라도 더 빨라질 테니까.


저벅-


그런 생각을 하면서 한참을 걸어 플라티나 아카데미 밖으로 빠져나왔다.


그리고 가장 가까이에 있는 택시 정류장으로 향했다.

연초를 꼬나물고 있는 택시 기사와 눈이 마주쳤다.


“어디 가세요?”


택시 기사가 물었다.


“플라티나 시 의뢰소에 갈 생각입니다.”

“예, 타세요.”


덜덜덜-


택시가 출발했다.

창밖의 풍경이 빠르게 뒤로 넘어간다.

나는 그 모습을 보며 생각에 잠겼다.


‘오늘은 해결사 등록한다.’


이제 슬슬 외부 활동을 할 생각이었다.

그동안 매일 꾸준히 체력과 마력을 단련하여 충분히 기량이 올라왔으니까.

전투 마법사로서 일 인분은 충분히 할 수 있을 터였다.


‘지금은 일이 많은 시기지.’


해결사가 활동할 일은 많았다.

이 도시 플라티나는 지금 활발하게 개척 활동을 하고 있었으니까.


미개척지를 밝혀 철도와 마을을 짓고 있는 것이다.


‘아직, 인간의 손이 닿지 않은 곳이 많다.’


그리고 그런 곳에는 필연적으로 인간에게 위협이 되는 짐승과 마수들이 있었다.

놈들을 정리하기 위해 전투 마법사나, 자유 기사들의 수요가 상당했다.


‘해결사 활동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게 많을 거다.’


돈과 명성, 그리고 실전 전투 감각을 다듬을 수 있었다.

하나도 빠짐없이 내게 필요한 것들이었다.


‘그중 명성이 가장 중요하다.’


이름값이 높아져야 이 도시에서 강한 영향력을 갖출 수 있게 될 테니까.

회색족의 침략을 대비하기 위해서는 입김이 강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얼마나 지났을까.


“도착했어요.”


플라티나 시 의뢰소에 도착했다.

사람들이 북적북적하다.

대부분이 의뢰를 받으러 온 자들일 터였다.


“감사합니다.”


택시비를 지불하고 사람들을 지나쳐 플라티나 의뢰소로 향했다.

안으로 들어가니 정면에 접수처가 보였다.


저벅-


곧장 접수처 공무원 앞으로 걸어갔다.


“해결사 등록하러 왔습니다.”


흐음-


접수 공무원이 나를 위아래로 슥 훑어보더니 입을 열었다.


“혼자 왔어요?”

“예.”

“···너무 어린 것 같은데.”


어리기는.

회귀 전 나이까지 합하면 완전 아저씨였다.

물론, 지금 몸도 성인이었고.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요. 해결사가 멋있어 보이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으니까. 청년 같은 사람이 많아서 하는 말이에요.”


접수 공무원이 말했다.

틀린 말은 아니었다.


‘해결사 일은 분명 고되다.’


목숨을 담보로 하는 일이었으니까.

플라티나 신문만 봐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해결사가 탐색 활동을 하다가 유명을 달리했다는 소식을.


‘대다수가 풋내기지.’


해결사가 가장 위험할 때는 이제 막 등록한 풋내기일 때였다.

연습과 실전은 하늘과 땅만큼의 차이가 있었으니까.


“등록해주세요. 저는 상관 없습니다.”


허나,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었다.

나는 이미 수많은 사선을 넘어왔다.


“에휴, 신문이 문제라니까. 무슨, 해결사를 영웅처럼 선전하고 있으니··· 하여간, 나중에 의뢰 수행 중에 안될 것 같으면 쪽팔리더라도 무조건 도망가요. 목숨보다 귀한 건 없으니까.”


접수 공무원이 등록해주기 싫은 티를 팍팍 내며 말했다.

하지만, 그게 밉게 보이지는 않았다.


걱정해서 하는 말이라는 것을 아니까.


“일단 이거 작성해서 나한테 줘봐요.”


[해결사 등록 서류]

이름 :

학력 :

특기 :

경력 :


*주의 사항*

-의뢰 수행 중에 발생하는 모든 안전상의 책임은 해결사 본인에게 있습니다.


채워야 할 빈칸이 몇 개 있었다.

고민해야 할 부분이 없었기에, 망설임 없이 슥슥 작성해 제출했다.


“여깄습니다.”


흐음-


접수 공무원이 내 서류를 훑었다.

그리고선 꽤나 놀란 표정을 지었다.


“···사실대로 적은 거 맞아요?”

“사실만 적었습니다.”


탁!


“사실만 적기는!”


접수 공무원이 서류를 테이블 위에 던지듯 거칠게 내려놓으며 말했다.

조금 당황스러웠다.


“뭐야?”

“뭐, 문제 있나 본데?”


갑작스러운 소란에, 건물 안에 있던 공무원들과 해결사들의 시선이 이쪽으로 집중되었다.


“플라티나 아카데미 대학원에 재학 중인 사람이 왜 해결사 일을 해요? 더군다나 학생회장도 했었고, 아카데미 이사장으로부터 최우수 표창도 받았었다고? 혼자서 껍질곰을 사냥한 적도 있고? 참나, 어이가 없어서! 거짓말도 정도껏 해야 믿지!”


접수처 공무원이 아주 황당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피식-


“저 사람이 뻥을 심하게 치긴 했네.”

“그런데 참 뻔뻔하네. 다섯 살 먹은 꼬마도 저렇게 뻔히 보이는 거짓말은 안 치겠다.”


주변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나를 거짓말쟁이로 착각하고 있는 것이었다.


‘···.’


나는 품에 있는 지갑을 뒤져 학생증을 꺼냈다.

아직, 대학원 전용으로 갱신이 되진 않았지만, 신분을 증명하기엔 충분할 터였다.


“플라티나 아카데미 학생증입니다.”


나는 접수처 공무원에게 학생증을 건넸다.


“흐음···. 위조 학생증은 아니군.”


학생증을 살피던 접수처 공무원이 미간을 찌푸리며 생각에 잠겼다.


“어? 이분 신문에 나왔던 사람이잖아요. 고장난 마법사 앨런!”


그때, 커피가 담긴 종이컵을 들고 접수 공무원의 뒤를 지나던 여자가 말했다.

동료 공무원으로 보였다.


“이 청년이 신문에 나왔다고?”

“어휴, 요즘 신문 안 보시는구나? 잠깐 기다려보세요.”


공무원이 커피를 내려놓고 어디론가 가더니 신문을 가져왔다.


[고장 난 마법사 앨런! 수리된 마법사로 돌아오다!]

[실력 되찾고 최우수 학생 표창을 받으며 플라티나 아카데미 졸업!]


신문 일 면에 나에 대한 사진이 대문짝만하게 박혀있었다.

접수처 공무원이 눈을 똥그랗게 뜬 채로 내 얼굴과 신문의 사진을 번갈아 봤다.


“···어? 진짜네? 청년 그럼 등록 신청서에 적은 내용들 전부 사실이에요? 껍질곰을 혼자 잡은 것도?”

“예, 사실만 적었습니다.”

“흐음···. 껍질곰을 혼자 잡았다는 건 믿기 힘든데.”


접수처 공무원이 내 말에 미간을 찌푸리며 생각에 잠겼다.


‘···.’


참 의심이 많은 사람이다.

허나, 이해가 안 가는 것은 아니었다.

껍질곰은 이제 막 아카데미를 졸업한 풋내기 마법사가 손쉽게 잡을 수 있는 맹수가 아니었으니까.

녀석의 껍질은 어지간한 위력의 마법을 튕겨낼 만큼 단단했다.


‘실전은 연습과 다르기도 하고.’


대부분의 갓 졸업한 풋내기 마법사가 막상 껍질곰을 눈앞에 맞닥뜨리면 숨조차 제대로 못 쉴 터였다.


“어휴, 어쩔 수 없지. 나중에 테스트로 확인해 보는 수밖에. 일단 접수는 받아놓을게요. 이틀 뒤에 다시 오세요.”


이걸 고맙다고 말해야 하나.

고작 해결사 등록하는 게 뭐가 이리 힘든지 모르겠다.


####


이후로 이틀이 지났다.

그간 별다른 일은 없었다.

매일 하던 마력 단련과 체력 단련을 반복했다.


‘대학원 연구실은 지금 갈 필요가 없으니까.’


아직, 길튼 교수가 돌아오지도 않았는데 연구실에 하릴없이 머무르고 있을 생각은 없었다.

나는 해야 할 일이 많다.

그럴 시간에 단련을 열심히 하여 더욱 강해져야 한다.


‘이제 곧 위험 속으로 들어간다.’


해결사 활동은 결코 만만하지 않을 것이다.

의뢰를 수행하며 많은 역경을 마주할 테니까.

세상에는 껍질곰보다 강한 맹수와 마수가 많았다.


저벅-


나는 속으로 나름의 결의를 품은 채, 플라티나 의뢰소로 향했다.


“어, 왔어요? 저 방으로 들어가서 조금만 기다리세요.”


접수처 공무원이 어느 방문을 가리켰다.


[마법 평가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텅 빈 공간이 나를 반겼다.


‘방안이 엉망이군.’


청소가 안 돼 엉망이라는 게 아니었다.

방안 곳곳이 마법의 흔적으로 가득했다.

아무리 깨끗이 청소해도 지워지지 않는 흔적들이었다.


덜컥-


그때, 한 남자가 방 안으로 들어왔다.

금테 안경을 쓴 남자였다.

손에는 펜이 껴 있는 파일철을 들고 있었다.


“반갑습니다. 저는 플라티나 소속 마법 평가사입니다. 제출해 주신 자료가 사실이 맞는지 확인해 보겠습니다. 아마, 적어주신 내용이 전부 사실이라면 시작부터 꽤나 높은 등급의 해결사로 데뷔하시겠지요.”

“알겠습니다.”

“일단, 마법 글씨부터 시작해 볼까요? [해결사]를 마법 글씨로 적어주세요.”


스륵-


[해.결.사]


나는 군말 없이 두 속성 마법 글씨를 보여줬다. 추가 졸업 시험 때 보여줬던 마법이었다.


“흐음···. 훌륭한 마법 글씨군요.”


마법 평가사가 중얼거리듯 작게 말하며, 파일철의 서류에 무언가를 기록하기 시작했다.


“플라티나 아카데미 대학원에 입학한 사실은 전에 미리 확인했었고···. 이제, 껍질곰에 관한 부분만 확인해 보면 되겠네요. 한 번 저를 공격해보세요.”

“예?”

“저를 껍질곰이라 생각하고 공격해보세요.”


꽤나 곤란한 주문이었다.

막상 최선을 다했는데 크게 다치면 꽤나 곤란한 일이었으니까.


“꼭 그래야 합니까?”


나는 마법 평가사에게 물었다.


피식-


“설마 제가 다칠까 봐 망설이는 건가요? 이래 보여도 앨런 씨의 한참 선배랍니다. 진심으로 공격해보세요.”


마법 평가사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

꽤나 실력에 자신있나보다.


“알겠습니다.”


나는 마나를 끌어모았다.

회색족 놈들을 떠올렸다.

명확한 목적은 마법을 더욱 강하게 만든다.


‘나는 강해져야 한다.’


회귀 전보다 훨씬 더.

그래야 회색족 놈들로부터 승리할 수 있을 터였다.

마법을 발현시킬 준비가 되었다.


“자, 잠깐··· 허억!”


콰직!


얼음송곳이 마법 평가사가 만들어낸 실드를 꿰뚫었다.


투둑-


마법 평가사의 안경이 두 조각 나 바닥에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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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긍정 22.12.09 827 22 10쪽
6 연구 +1 22.12.08 870 25 15쪽
5 마법 글씨 22.12.07 886 24 14쪽
4 보따리 22.12.06 901 23 11쪽
3 꿀밤 22.12.05 916 2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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