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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천후』 님의 서재입니다.

동전 한 닢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중·단편

완결

[악천후]
작품등록일 :
2016.04.01 18:27
최근연재일 :
2016.04.01 18:47
연재수 :
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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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71
추천수 :
20
글자수 :
37,135

작성
16.04.01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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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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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글자
15쪽

동전 한 닢

DUMMY

7


“돌아온 자는 없습니다. 아무래도 실패한 듯합니다.”

노량은 조심스런 음성으로 말하곤 반응을 살폈다. 장막 뒤에서 나직한 한숨이 새어나왔다.

“그의 소재는 파악되었나요?”

한참동안의 침묵이 흐른 후 장막 뒤에서 부드럽고 달콤한 음성이 흘러나왔다. 언제 들어도 황홀한 음성이었다. 노량은 자신도 모르게 가슴이 울렁이는 것을 느꼈다. 나른한 봄날 오후 온갖 종류의 아름다운 꽃들 사이를 노니는 나비가 향기에 취해 춤을 추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아직 탐지되지 않았습니다.”

노량의 대답에 장막 뒤에서 미묘한 움직임이 감지되었다.

“섣부른 판단일지 모르지만······. 동귀어진 했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그가 천하에 손꼽히는 고수인 것은 분명하지만, 열흘 가까이 백여 명의 살수들에게 무수한 공격을 받고 살아남았으리라곤······.”

노량의 말은 장막 뒤에서 흘러나온 음성에 막히고 말았다.

“아뇨. 그는 살아있어요.”

확신에 찬 음성이었다. 노량은 그에 대한 평가가 과한 것이 아닌가하고 생각했지만, 겉으로 드러내진 않았다.

침묵이 길어졌다. 노량은 장막 뒤의 여인의 입이 열리길 기다리고 있었다. 화려함이 배제된 소박하면서도 정갈한 실내가 노량의 시선을 따라 머릿속 깊이 새겨지고 있었다. 수도 없이 드나든 곳이지만 올 때마다 다른 느낌이 들었다. 하루하루 새로워진다고나 할까? 계절에 따라 옷을 바꿔 입는 자연처럼 하루하루 다른 느낌이었다.

실내는 그윽하면서도 깊은 향이 배어있었다. 사내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향이었다. 특별한 향초나 향수를 사용하지 않았음에도 곱고 은은한 양이 듬뿍 배어있었다. 아마도 장막 뒤의 여인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체향이리라.

그렇게 생각하자 노량의 가슴이 두방망이질 쳤다. 노량은 자신도 모르게 코를 벌렁거리며 실내 가득 퍼져있는 향을 들이마셨다. 정신이 아득해지는 것을 느꼈다.

“부탁하나 드려도 될까요?”

여인의 영롱한 음성에 노량은 황홀경을 벗어났다. 노량의 얼굴이 순간적으로 달아오르며 홍조를 띠었다. 자신이 여인의 향내에 취해 부끄러운 행동을 한 것이 여인에게 들키지 않았을까 걱정했다.

“부탁이라니요. 황송합니다. 분부만 내리십시오. 어떤 것이라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노량은 얼굴빛을 되돌리며 답했다.

“고맙군요. 글을 하나 써 드릴 테니 강호의 모든 사람이 알 수 있도록 공표해 주시겠어요?”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

노량은 지체 없이 대답했다.

“고마워요.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곧 장막 뒤에서 먹을 가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장막이 걷히고 나이 어린 하녀 하나가 비단주머니를 들고 모습을 드러냈다.

장막이 걷히는 아주 짧은 순간 여인의 뒷모습이 살짝 비쳤다. 연분홍빛 비단옷을 입은 여인의 고운 뒤태가 노량의 심장을 요동치게 만들었다. 터질 듯한 심장 못지않게 숨이 콱 막혀왔다. 하녀가 노량의 눈앞에 비단주머니를 들이밀 때까지 노량의 시선은 이미 내려진 장막을 향해 고정되어 있었다.

“부탁할게요.”

여인의 음성이 들려왔다. 노량의 자신의 손위에 놓인 연분홍빛 비단주머니를 바라보았다. 장인의 솜씨가 배인 최고급 비단이었다. 이름 모를 꽃이 붉은 기운을 강렬하게 뿜어내고 있었다.

“대장님!”

멍청하게 서서 비단주머니를 바라보던 노량을 향해 하녀가 입을 열었다. 고개를 들어 바라보니 하녀가 자신을 쏘아보는 것을 알았다. 아직 나가지 않고 뭐하냐는 듯이 눈빛이 곱지 않았다. 노량은 어린 하녀의 당돌한 눈빛이 거슬렸지만 이내 비단주머니를 품속에 갈무리하고 장막을 향해 허리를 굽혔다.

“신명을 바쳐 분부를 수행하겠습니다.”

그러면서도 선뜻 방을 나서지 못하는 노량이었다. 이 향기. 자신의 가슴속을 헤집어 놓는 향과 여인의 체취를 조금이라도 더 느끼고 싶었던 것이다. 하지만 어린 하녀는 그런 노량을 가만두지 않았다. 경멸하는 시선으로 노량을 노려보며 방을 나설 것을 종용했다. 노량은 언제고 요 맹랑한 하녀에게 따끔한 맛을 보여주어야겠다고 생각하며 입맛을 다시곤 방을 나섰다.

노량이 나간 후 장막 뒤의 여인은 깊은 한숨과 찡그린 얼굴로 자신 앞에 놓인 자수를 바라보았다. 그윽한 눈빛의 중년사내. 그 얼굴을 바라보는 여인의 눈빛엔 그리움과 애증이 교차하고 있었다.

“당신은 참 미운 사람이에요. 날 왜 이렇게 힘들게 하는 거죠?”


8


무더위가 한창 기승을 부리는 칠월 말, 강호는 두 가지 소문으로 떠들썩해졌다. 마치 벌집을 쑤셔놓기라도 한 듯 발칵 뒤집히고 만 것이다.

첫 번째 소문은 공식적으로 공표된 것이기에 소문이라 할 수 없었다. 그것은 일종의 현상수배였다. 사람들이 먼저 놀란 것은 현상수배의 대상이었지만, 현상수배를 내건 인물의 이름을 보고 더욱 놀라게 되었다. 하지만 그것보다 그것에 걸린 보상에 더 큰 놀라움과 기대감을 나타냈다.

「귀검 막굉의 목을 원합니다. 누구든 그의 목을 가져오는 사람을 지아비로 모시고 평생을 함께 하겠습니다. 만약 여인이라면 백관의 금으로 사례를 대신 하겠습니다. 해어화解語花.」

이 짧은 현상문구는 강호에 파란을 일으켰다.

귀검 막굉이 누구인가? 온갖 악행과 기행을 저지른 강호의 이단아이자 뛰어난 무예로 두려움과 존경을 동시에 받는 위험한 인물이었다. 그런 그의 목을 요구하는 것이다. 이제껏 무수히 많은 사람들의 그의 목을 노리고 달려들었지만 누구하나 성공한 적 없었다. 오히려 그의 보복을 받아 가문과 문파가 멸문의 위기에 처한 경우도 허다했다.

그런 무서운 인물. 어쩌면 강호 제일의 고수라 칭해도 부족함이 없는 인물의 목을 요구하는 것이다. 단 한번이라도 칼을 손에 쥐었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놀라워할만한 일이었다. 공개적으로 귀검 막굉의 목숨을 노리다니, 그 주체가 다른 사람이었다면 간이 배 밖으로 나온 겁 모르는 철부지거나 미친 자일 것이라고 손가락질 했을 것이다. 하지만 해어화라면······.

해어화는 강호에 발을 들여놓은 모든 사내들이 동경하는 대상이다. 꿈에서라도 만나고픈, 단 한마디 말이라도 나누고픈, 먼발치에서나마 바라보면 심장이 요동치고 식은땀이 흐를 만큼 치명적인 매력을 가진 여인이었다.

그녀를 동경하며 그녀의 곁에 있고 싶어 하던 사내들이 호화대護花隊라는 전무후무한 단체를 만들어 그녀를 여신의 반열에 올리고 숭배하며 보호하고 있었다.

그녀는 강호 제일의 재녀였고, 성녀였다. 그런 그녀가 귀검 막굉의 목을 노린다? 그것도 자신을 걸고?

처음 소문이 전해졌을 때 누구도 그 말을 믿지 않았다. 아니 믿으려 하지 않았다. 그러나 소문의 진원지가 호화대의 대장을 맡고 있는 노량이라는 것을 알고는 모두들 놀라서 말을 잇지 못했다. 덕분에 강호 어디를 가도 무림인이 모인 곳이라면 그 이야기로 떠들썩했다.

누가 귀검을 죽이고 해어화를 차지할지에 대해 내기를 거는 사람들까지 나왔다. 또한 귀검이 해어화에게 어떤 잘못을 저질렀기에 저런 현상을 내붙였는지에 관한 토론도 벌어졌다. 혹자는 귀검과 해어화 사이에 은밀한 관계가 있지 않을까하는 의혹도 제기했다.

어쨌거나 이 사건으로 말미암아 가뜩이나 더운 여름날이 후끈후끈 달아올라 강호 전체를 들썩이게 만들고 있었다.

두 번째 소문은 공교롭게도 해어화가 내건 현상의 주인공 막굉에 관한 것이었다. 강호란 곳이 본래 확인되지 않는 소문들이 들끓는 곳이고 보면 그저 흔하디흔한 소문에 불과할지 모르지만, 해어화가 내건 현상과 맞물려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더욱이 그 소문의 진원지가 막굉과 절친한 것으로 알려진 사진석에게서 나온 것으로 알려지자 그 소문은 더욱 빠르게 퍼져나갔다.

소문의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여름이 시작될 쯤 막굉은 정체를 알 수 없는 집단에 의해 추격을 받았다. 거의 열흘 동안을 잠을 자는 것은 고사하고 먹고 마시는 것도 해결하지 못한 채 쫓기고 쫓긴 막굉이 간신히 생명을 부지하고 추격자들을 처치하긴 했지만, 치명적인 부상을 입어 생사의 갈림길에 있었다. 그런데 천운이 따랐는지 어느 산골마을의 청년에게 부상을 치료받고 정양을 하였다. 막굉은 그곳을 떠나면서 자신의 목숨을 구해주고 보살펴준 감사의 뜻으로 자신의 별호를 새긴 동전을 청년에게 주었다. 그 동전을 징표로 삼고 찾아오면 어떤 소원이든 들어준다고 했다.

이것이 소문의 내용이었다. 꽤 구체적인 사항까지 묘사된 것으로 보아 그냥 떠도는 헛소문은 아닌 듯했다. 사람들은 열광했다. 고수 중의 고수인 막굉이 건넨 동전 하나. 그것은 보물 상자를 여는 열쇠나 다름없었다. 어떤 소원이든 들어준다? 막굉이라면 허언을 할 사람이 아니다. 위인이 괴팍하고 다혈질에 무자비한 사람이지만 자신의 입으로 뱉은 말은 지키는 사람이었다.

때문에 사람들은 그의 동전, 아니 정확히 말해서 그의 동전을 받은 청년이 최고의 패를 지니고 있다는 것에 부러워했다. 개중에는 청년이 어떤 소원을 빌지를 놓고 술안주로 삼는 사람도 있었고, 청년이 누군지를 알아내어 한몫 잡아보거나, 자신의 욕망을 채울 수 있는 기회가 닿기를 바랐다.

두 개의 소문으로 말미암아 강호는 들썩였고, 호사가들은 누가 행운을 거머쥘지에 대해 떠들어댔다. 바야흐로 조용하던 강호에 파문이 일기 시작한 것이다.


9


노량은 기분이 좋지 않았다. 울적한 마음을 달래려 주루에 찾아들었건만 어디서나 들려오는 건 해어화와 막굉에 관한 이야기들뿐이었다.

노량은 해어화가 건네준 비단주머니 속 종이에 그런 내용이 적힌 것을 보고는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안된다고 절대 공표해선 안 된다는 생각에 맨발로 달려갔던 노량이었다. 그러나 해어화는 단호했다.

“그렇게 해주세요. 대장님. 부탁이에요.”

부탁한다는 그녀의 말에 노량은 힘없이 고개를 떨어뜨리고 처소로 돌아와야 했다. 하지만 그는 쉽사리 그것을 공표할 수 없었다. 마음속으로 끙끙 앓았지만 언제까지고 미룰 수는 없는 일이었다. 결국 노량은 눈물을 머금고 그것을 공표해야했다.

과연 생각한 대로였다. 그것이 공표되자 그 반응은 가히 놀라울 지경이었다. 잠잠하던 강호에 한바탕 폭풍이 휘몰아쳤다.

반면 노량의 마음은 울적하기만 했다. 다른 호화대의 대원들은 노량의 처소로 달려와 원망하고 비난하다 결국엔 울적한 심사를 달래지 못한 채 힘없이 몸을 돌렸다.

‘그녀가 왜 그런 공표를 했을까?’

노량은 해어화가 원망스러웠다. 하지만 그녀의 생각을 존중해 주어야 했다. 그래도 울적한 기분은 어쩔 수 없었다.

‘그녀는 왜······. 아니다. 막굉. 막굉. 그 자가 문제다. 그 개자식을 죽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막굉. 이놈.’

노량의 생각은 해어화의 원망에서 시작하여 막굉에 대한 분노로 이어졌다.

‘막굉. 죽여 버리겠다. 그리고 당당히 그녀 앞에 나서겠다.’

노량은 이를 악물고 막굉에 대한 분노를 곱씹었다. 그러나 그로선 막굉을 죽인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다. 귀검 막굉. 그를 죽이기 위해 너무도 큰 손실을 입었건만 그는 여전히 건재했다. 과연 막굉이란 감탄이 나올 지경이었다.

‘어떻게 한다.’

뾰족한 수가 보이지 않았다. 어쩌면 지난 번 습격과 추격이 그에겐 절호의 기회였는지도 몰랐다. 하지만 지금은······.

노량의 시름은 깊어만 갔다. 노량은 절망적인 기분으로 술잔을 들었다. 목젖을 스치고 식도를 타고 내리는 알싸한 기운이 느껴졌다.

주위를 둘러보니 사람들은 뭐가 그리 좋은지 웃고 떠드느라 여념이 없었다. 사람들이 나누는 이야기의 대부분은 해어화가 내건 공표에 관한 것이었다. 그들 중 한 사람의 입에서 막굉에 대한 얘기가 흘러나왔다. 노량은 자신도 모르게 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귀검의 동전에 대한 소문 들었나?”

“귀검의 동전이라니? 금시초문인걸.”

이야기를 처음 꺼낸 사람 외엔 누구도 모르는 얘기인 듯했다. 노량 역시 들어보지 못한 것이었다.

“두어 달 전에 귀검이 정체모를 자들에게 공격을 받아 생사의 갈림길에 처했었다는 얘긴 들어보았겠지?”

“물론이지. 듣자하니 귀검 생애에 그토록 치열한 싸움은 처음이었을 거라고 하더군. 그런데 그것과 관련이 있는 일인가?”

“바로 그렇다네. 정체모를 암살자들로부터 생명을 건지긴 했지만, 귀검 역시 크나큰 부상을 입었다하네. 천운이 닿았는지 산골마을에서 어떤 청년에게 구함을 받았는데, 상처가 회복된 후 귀검이 그곳을 떠나며 청년에게 감사의 표시로 동전 한 닢을 주고 떠났다는군. 동전에 자신의 별호를 새겨서 말이야.”

“허, 그것 참 생명의 은인에게 기껏 동전 한 닢이라니. 귀검이 명성에 비해 쫀쫀하군 그래.”

“어허, 이 사람. 모르는 소리하지 말게. 그 동전 한 닢은 세상 그 어떤 것보다 큰 가치를 지녔단 말일세.”

“그게 무슨 소리인가?”

이해가 되지 않는 다는 표정이었다. 노량 역시 다르지 않았다. 아무리 귀검의 명성이 대단하다고는 하지만, 기껏 동전 한 닢이 세상 그 어떤 것보다 큰 가치를 지닌다니. 물론 귀검의 별호가 새겨진 동전은 일반 동전보다 큰 가치를 지니는 것만은 확실하다. 귀검이 자신의 별호까지 새겨줄 정도면 그 사람을 아낀다는 말이고, 그것은 곧 누구도 그를 건드리지 말라는 경고의 말과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산골청년에겐 귀검의 것이든 다른 누구의 것이든 동전 한 닢은 그저 동전 한 닢으로의 가치밖에 지니지 못한다.

“물론 동전 한 닢의 가치가 그리 크진 않지. 하지만 이 경우엔 다르다네. 귀검은 자신의 별호를 동전에 새겨주며 언제고 그것을 들고 찾아오면 무슨 소원이든 한 가지를 들어주기로 했단 말일세.”

그제야 사람들의 입에서 감탄의 말이 새어나왔다. 노량 역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귀검 같은 명성을 지닌 자가 허언을 하진 않을 것이다. 때문에 어떤 소원이든 한 가지를 들어준다는 말은 큰 의미를 지니게 된다.

단순히 동전에 별호를 새겨준 것이라면 ‘동전의 주인은 내가 아끼는 사람이니 누구도 그에게 위해를 가하거나 경멸하지 말고 존중해줘야 한다.’라는 의미를 내포하는 것에 불과한 것이지만, 어떤 소원이든 들어주겠다고 부연한 것은 동전의 가치가 실로 엄청나게 상승한 것이라 할 수 있었다.

‘귀검의 동전이라······.’

이야기를 듣던 노량의 머릿속에 순간 뭔가 번쩍하고 떠올랐다. 노량은 서둘러 주루를 나왔다. 노량의 마음이 급해지고 있었다. 한시라도 빨리 돌아가기 위해 걸음을 재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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