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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 쓰는 흑마법사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게임

나라다
작품등록일 :
2022.01.04 18:12
최근연재일 :
2024.03.19 00:05
연재수 :
10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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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464
추천수 :
663
글자수 :
572,793

작성
22.07.17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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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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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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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40화

DUMMY

다음날.


“제임스. 잘 돼가?”


“앗. 주인님 오셨습니까.”


접속하자마자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열심히 포션을 만들고 있는 제임스의 모습.

그리고 침대 위에 가지런히 놓여 있는 포션 병들이었다.


“와... 이거 다 몇 개야?!”


“하하... 얼마 되지 않습니다.”


“얼마 안 되기는! 잠깐, 보자... 하나, 둘, 셋, 넷... 20개?!”


가로로 5줄, 세로로 4줄로 정렬되어있는 포션을 보고 나는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다.


“만들다 보니 재밌어서 시간 가는 줄도 몰랐습니다. 아직은 부족하지만요. 하하...”


“아니야. 안 부족해. 잠도 안 자고 포션만 만든 거야?”


“예. 저도 언데드니 잠은 자지 않습니다.”


“아... 그렇지 참.”


현재 힐링 포션의 평균 시세는 250골드, 마나 포션의 경우는 300골드.

리큐르값을 제외한다 해도, 이 포션들을 다 판다 치면 못해도 순익이 4천 골드가 넘는 상황.

맙소사...

로니의 자동사냥에 이어, 이제는 제임스의 자동 생산이라니.

둘 다 합치면 도대체 하룻밤에 몇천 골드를 번 거야.


“제임스. 정말 기특하구나.”


“아닙니다. 아직 갈 길이 멉니다.”


어느 날 갑자기 굴러온 복덩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하나 더 늘어난 기분이었다.


“그나저나 로니는 여기 자주 와?”


“대장님은 거의 안 오십니다. 아마 주인님이 계셔야 오시지 않을까요?”


하긴.

말주변이 없는 녀석이라 제임스랑 둘이 있으면 서로 뻘쭘할 것이다.


어제 홉 고블린 사냥 이후로 우리는 호칭을 정리를 했다.

제임스는 나를 주인님, 로니를 대장님이라 부르기로 했다.

로니야 같은 언데드니 대장님이라 부르는 게 이상하진 않았다.

근데 나는 왜 주인님이냐고 하니, 이 여관방의 주인이 나인 것 같아서 그랬다고 했다.

그리고 로니와 서로 친구처럼 지내는 걸 보니, 아무튼 주인님이라고 높여 부르는 게 좋을 것 같다고도 했다.


아무렴 어떤가.

크게 중요하지도 않은 것을.

해서 나는 너 편한 대로 하라며 그렇게 호칭 정리를 마무리했다.


“나는 로니나 보러 가야겠다. 그리고 너도 좀 쉬어가면서 해. 일 중독이야 그거.”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


대답만 저렇게 하지, 보나 마나 안 쉴 게 뻔하다.


아무튼 나는 여관방을 나오면서 새를 통해 로니에게 돌아오라고 연락을 보냈다.

그리고 메시지가 있어 확인해보니, 창을 다 만들었으니 가져가라는 조선망치의 메시지가 와 있었다.


[강력한 강철 창 +4] [C급] [강화 불가]

공격력 : 20

*+2 강화 : 관통 확률 +5%

*+4 강화 : 관통 확률 +5%

*사용 제한 : 힘 20 이상


받아온 창은 확실히 이전보다 공격력 높았다.

강화 수치가 오른 것에 더하여 콘 도금까지 하니, 공격력이 6이나 상승했다.

로니가 든다면 사실상 공격력 40짜리 무기인 셈.


“여어. 로니. 이거 받아.”


마침 도착한 로니에게 나는 창을 곧바로 건넸다.


“도금했다 해서 기대했더니 별 볼 일 없는 것은 마찬가지군.”


“하긴. 뭐, 네 마음에 드는 게 있겠니.”


이미 예상한 반응.


“오늘은 어디로 가는가.”


“지하묘지.”


“후후. 이제야 가는군.”


“가야지. 이제 나도 좀 사람같이 입고 다니려고.”


망자의 땅에 출현하는 인던, 지하묘지.

도감을 위해 가는 것도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내 옷 때문이다.

지하묘지의 보스는 해골 마법사.

녀석이 드랍하는 템이 바로 법사용 옷들이다.


로니는 이제 무기와 방어구 모두 어느 정도 갖춘 상태.

나만 아직도 초보자용 갑옷을 입고 있었는데, 이 꼴로 레이드에 참여할 순 없었다.

오해이긴 해도 흑마법사로 알려져 있는 나.

그들의 장단에 맞춰 놀아주려면 옷이 필요하긴 했다.

물론 그걸 떠나서도 이젠 갈아입어야 할 때지만.


목적지를 정한 우리는 곧바로 망자의 땅으로 향했다.

필드 몹들을 무시하며 곧바로 도착한 곳은.


[지하묘지] [중급]

*죽어도 죽지 못한 이들이 도사리는 곳입니다.

*최대 입장 가능 인원 : 4명

*입장 제한 : 사용 스탯 130 이하

*참고 : 냉기 마법만으로 모든 적을 처치하면 숨겨진 던전이 열립니다.

입장하시겠습니까?


부화의 땅의 마지막 인던이라 할 수 있는 지하묘지.

망설일 것 없이 나와 로니는 곧바로 던전 안으로 들어갔다.


지하묘지는 기존의 복도식 던전과는 형태가 달랐다.

넓게 트인 지하상가 같은 모습이었는데 이건 마치...


“진짜 트리스트람 성당 지하 같네.”


이미 공략 영상을 보고 온 터라 알고는 있었지만, 막상 들어오니 그 느낌이 확연히 다가왔다.


“트리스트람? 처음 듣는 곳이군. 네가 사는 세계에 있는 곳인가?”


“아니, 그런 건 아니고... 음... 또 다른 세계에 있는 곳이랄까.”


“또 다른 세계라... 너는 여러 세계를 들락거릴 수 있는 것인가?”


“그렇다고 해야 되나... 아무튼 뭐, 그런 게 있어. 중요한 건 아냐.”


“후후. 흥미롭군.”


트리스트람은 고전 명작 디아블로1에 나오는 마을.

어찌 보면 또 다른 게임 세계의 이야긴데, 이걸 로니한테 뭐라 설명하기가 좀 그랬다.


아무튼 1층에 주둔하는 몹은 망자의 땅과 같이 해골 기사와 석궁병이었다.

해서 언제 어디서 볼트가 날아올지 모르기 때문에, 좀 더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었다.


저기 앞에 몹들이 보였다.

석궁병 하나와 기사 둘.

쉴드를 받은 로니는 곧장 튀어나가 녀석들을 상대했다.


당연히 가장 우선순위는 석궁병.

창끝에 푸른 기운이 서리더니, 곧바로 녀석의 흉부에 꽂혔다.

한방에 골로간 녀석.


다음 타겟은 해골 기사.

창이 업그레이드된 덕분에, 녀석은 평타 두 방에 그 자리에서 무너지고 말았다.

그리고 마지막 남은 녀석에게 작렬한 관통상.


“와우...”


관통상이 터지니 해골 기사마저 한방에 골로갔다.

이래서 템빨이 중요하다.

물론 로니가 사기캐인 것도 있지만.


더욱 강력해진 로니 덕분에 사냥은 매우 쉽게 진행됐다.

석궁병이 있다 해도 지형지물이 있다 보니, 나는 벽이나 기둥에 몸을 숨기며 가볍게 볼트를 피했다.


보는 사람이 다 통쾌했다.

창 앞에 무기력하게 쓰러지는 녀석들.

사기 스킬에 사기적인 전투능력까지 더해지니, 사실상 이곳에선 로니가 여포나 다름없었다.


그렇게 손쉽게 1층은 클리어.

계단을 통해 2층으로 내려가니, 2층 역시 구조는 1층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만 새로운 몹이 하나 더 추가된다는 것.


[머미] [중급]

HP / MP : 80 / 0

공격력 / 마법력 : 40 / 0

방어력 / 저항력 : 11 / 11


붕대를 칭칭 감고 있는 녀석.

능력치는 해골 기사와 비슷하지만, 이동속도가 느려 위협적인 몹은 아니었다.

어찌 보면 쉬어가는 몹이랄까.


머미 역시 로니에겐 평범한 몹일 뿐이었다.

이 구역의 여포, 로니는 신출귀몰한 몸놀림으로 녀석들을 상대했다.

내가 할 일은 그저 몸을 숨긴 채 종종 로니에게 힐을 넣어주는 것뿐.

그렇게 로니가 휩쓸고 간 자리에 떨어진 템들이나 주우며, 나는 느긋하게 그 뒤를 따라갔다.


그리 오래지 않아 우리는 보스 방 앞에 도착할 수 있었다.

감옥에나 있을 법한 철창이 문을 대신하고 있었는데, 앞으로 다가서자 철창이 저절로 위로 올라가며 길이 열렸다.

그리고 안으로 들어서자.


쿵!


철창이 다시 떨어져 내리며 퇴로를 막았다.

이것까진 이미 알고 있는 상황.


“흐흐흐흐. 침입자가 왔군.”


[해골 마법사] [중급]

HP / MP : 150 / 70

공격력 / 마법력 : 10 / 40

방어력 / 저항력 : 10 / 20


보스 방은 꽤 넓었다.

방이라기보다는 홀이라고 봐야 할 정도.

그 가운데에 시커먼 후드를 뒤집어쓴 녀석이 노란색 안광을 발하고 있었다.

생긴 게 꼭 디아블로2 표지에 나오는 녀석과 닮았다.


“로니. 어차피 쟤가 먼저 나서야 그다음에 잡을 수 있거든. 일단 기다리자.”


“굳이 그럴 필요가 있나.”


그리곤 재빨리 보스를 향해 달려드는 로니.

곧 그의 창이 녀석을 꿰뚫는 듯했다.

하지만.


후우욱.


순간, 해골 마법사는 검은 연기가 되어 한참 옆으로 빠졌다.

그리고 다시 모습을 드러내는 녀석.


“소용없다네. 그런 얕은 술수로는. 순순히 나의 오랏줄을 받게나.”


하지만 로니는 이를 무시하고 다시 한번 녀석에게 달려들었다.

또 한 번 창이 녀석을 찌르는 듯했으나, 이번에도 연기가 되어 도망가는 녀석.

멀찌감치 뒤로 물러난 해골 마법사는 로니를 보며 낮게 비웃었다.


로니는 곧바로 무기를 활로 바꿔 들었다.

그리고 몇 차례 화살을 쏘아 보냈지만 결과는 마찬가지.

이에 나는 로니에게 다가가 어깨에 손을 올리며 말했다.


“어차피 저놈이 먼저 손쓰기 전에는 못 잡아. 그러니까 나 믿고 일단 기다려봐.”


“어쩔 수 없군.”


별다른 방법이 없다는 걸 인정하자, 로니는 내가 말한 대로 무기를 거두고 가만히 서 있었다.


“그래. 이제야 좀 조용해졌군. 참고로 나는 주제도 모르고 날뛰는 놈들을 제일 싫어한다네. 그러니...”


우리에게 다가오는 녀석.


“순순히 오랏줄을 받게나.”


녀석이 우리에게 지팡이를 겨누자, 곧 그 끝에서 검은 사슬이 튀어나왔다.

사슬은 마치 뱀처럼 꿈틀거리더니, 재빠르게 날아와 로니를 먼저 감고 돌았다.

그리고 곧 하나가 더 날아와 나 역시도 칭칭 감고 돌았다.


“흐흐흐. 이제야 사냥할 맛이 나는군.”


해골 마법사가 사용한 마법은 바로 ‘슬로우’.

냉기 마법의 효과처럼 움직임을 느리게 만드는 디버프 마법이었다.

녀석이 슬로우를 걸기 전까진 백날 공격해봐야 검은 연기의 형태로 피해 다니기만 한다.

해서 일부러 걸려준 다음에야 공략이 가능한 녀석.

다만 슬로우 때문에 움직임이 느려지므로, 잡는 것이 아주 귀찮아진다.

그 때문에 보통은 즉발 공격에 가까운 라이트닝으로 상대하는 게 일반적인 공략법.

하지만.


“...슬로우 걸린 거 맞나?”


시범 삼아 몸을 움직여봤는데 평소와 별반 다를 게 없었다.

그리고 딱히 메시지도 없었다.

공략 영상에서 봤을 땐, 슬로우에 걸리면 움직임이 느려졌다는 메시지가 떴는데 말이다.


“로니. 너도 아무 영향 없지?”


그러자 가소롭다는 듯 웃음을 흘리는 로니.


“후후. 나에게 흑마법 따위가 통할 줄 알았나?”


“안 통해? 왜?”


“뻔한 것을 묻는군. 언데드에겐 흑마법이 통하지 않는다.”


“그런 게 있었어?”


“상식이지.”


아니, 그건 너한테나 상식이겠지.

난 아예 처음 듣는 내용인데.


“그럼 나는 왜 안 걸려? 계약 때문에?”


“그렇다. 말하지 않았는가. 권능을 이어받는다고.”


“오호...”


이게 웬 희소식.

그러니까 나도 언데드처럼 취급이 돼서 흑마법에 안 걸린다 이 말인가?


“이 몸을 앞에 두고 무어라 지껄이는 것이냐! 건방진 것들!”


하지만 그런 것도 모르고 버럭 화를 내는 녀석.

이에 곧 다시 지팡이를 들어 마법을 소환하려 했다.

하지만.


“뭐, 뭐냐 네 녀석은?!”


로니가 전혀 느려지지 않은 속도로 달려가자, 해골 마법사는 몹시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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