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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 쓰는 흑마법사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게임

나라다
작품등록일 :
2022.01.04 18:12
최근연재일 :
2024.03.19 00:05
연재수 :
10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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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468
추천수 :
663
글자수 :
572,793

작성
22.07.11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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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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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34화

DUMMY

“로니! 어떻게 된 거야? 왜 새가 됐어?”


하지만 검은 새는 눈을 깜빡이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디오. 왔으면 연락해라. 이 새한테 왔다고 말하고 다시 날려 보내면 된다.”


“응? 너 로니 아냐?”


말하는 내용을 보니 로니가 아닌 모양.

그리고 내가 가만히 있자, 새는 마치 녹음기를 튼 것처럼 했던 말을 다시 반복했다.


“아... 로니가 보낸 녀석인가 보구나.”


어릴 때 TV에서 사람 말소리를 따라 하는 까마귀를 본 적이 있다.

마치 그런 것을 보는 느낌이랄까.

그래도 이건 목소리가 너무 똑같잖아.


“나 왔으니까, 로니 보고 돌아오라고 그래.”


그렇게 말을 전한 후, 나는 손을 들어 올리며 녀석을 하늘 위로 날려 보냈다.


“엄청 빠르네.”


작은 몸집과 달리 녀석의 비행속도는 엄청났다.

흡사 활강하는 매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


아무튼 나는 여관방에 들어가 오크 장군 방어구들을 모두 내려놓은 후, 다시 밖으로 나와 로니가 오기 전까지 미루고 있었던 일을 하기로 했다.


일단 속죄.

어제 로니가 역날검을 죽인 탓에 타락 수치가 생겨버렸다.

해서 곧장 신전으로 가서 100골드를 내고 속죄했다.


다음은 제련하기.

어제 얻었던 광석은 ‘콘’이라 불리는 금속의 광석이었다.

얼핏 보기엔 강철과 비슷해 보였지만 그보다 더 단단한 금속으로, C급 무기와 갑옷을 만드는 재료였다.

제련은 블랙스미스 스킬을 가진 플레이어에게 의뢰하거나, 혹은 대장간 NPC에 맡겨도 된다.

플레이어에게 의뢰하는 건 왠지 귀찮아, 나는 그냥 골드를 조금 내고 NPC에게 맡겼다.

그렇게 순수 콘으로 이루어진 괴를 돌려받은 나는 창고에 이를 넣어놓고 다시 여관방으로 올라왔다.

그리고 늘 하던 데로 열심히 포션을 만들고 있자.


“왔군.”


로니가 등에 활을 멘 채로 방안으로 들어왔다.


“로니! 그 새는 도대체 뭐야?”


“이것 말인가?”


그러면서 로니는 손바닥을 펼쳤다.


스으으으.


그의 손바닥에서 검은 연기가 뿜어져 나왔다.

그리고 곧 뭉치기 시작하더니, 아까 보았던 그 새로 변하였다.


“그래! 그거! ...근데 어떻게 한 거야?”


“그냥 밖으로 나오라고 생각하면 된다.”


“생각만 하면 된다고? 그럼 이때까진 왜 안 불러 냈어?”


“힘을 회복한 지 얼마 안 됐기 때문이지.”


“회복?”


회복이란 말에 나는 혹시나 싶어 로니의 스킬 창을 살펴보았다.

그러자.


[다크 레이븐] [?급]

*???의 작은 화신을 소환합니다.


자물쇠 표시가 되어있던 스킬 중 하나가 해금되어있었다.


“아니, 이거 스킬 언제 풀린 거야?”


“네가 없던 시간에.”


“자는 동안?”


해서 잠시 스탯 창과 도감을 확인해 보니.


“임프 소굴에 갔었구나.”


스탯도 늘어나 있고, 임프 녀석들의 도감도 모두 완성되어 있었다.

혼자 어떻게 했나 보니, 활을 사용해서 처치한 모양.


“필요하면 쓰도록.”


그러면서 로니는 허브 쪼가리들을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

보아하니 성격상 대충 잡고 뜯었을 것이다.


“힘을 회복한다는 게 사실이었구나.”


“물론이다. 농담인 줄 알았나 보군.”


“아니, 그런 건 아니고.”


로니의 스탯 창을 살펴보니, 역시 오직 힘에만 몰빵.

아마 스탯이 증가할수록, 잠겨있던 그의 스킬이 하나씩 해금되는 모양이었다.


로니가 손을 뻗어 나에게 새를 들이밀었다.


“받아라.”


나도 손을 뻗자, 내 손바닥 위로 올라오는 녀석.


“나의 권능이 공유되고 있으니, 너 또한 이 새를 사용할 수 있을 터.”


“어떻게 사용하는 데?”


“일단 안으로 흡수한다고 생각해라.”


“흡수?”


나는 새를 빤히 바라보다가, 녀석이 내 손바닥 안으로 흡수된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자.


스으으으.


새는 다시 연기가 되어 내 손바닥 안으로 흡수되었다.


“오오!”


이렇게 하는 거였구만.

그렇다면 반대로, 몸에 스며든 녀석이 내 손바닥 위로 다시 나타난다는 상상을 하자.


스으으으.


역반응으로 손바닥에서 검은 연기가 나와 뭉치더니, 이내 새가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후후. 말하지 않아도 잘 하는군. 그리고 한 가지 더.”


로니가 다시 손바닥을 펼쳤다.

그러자 곧 내 손위에 있던 새가 연기가 되어 내 안으로 흡수되더니, 곧이어 로니의 손바닥에서 연기가 퍼져 나와 다시 새의 형상을 갖추었다.


“뭐냐 이건.”


무슨 마술도 아니고, 내 손에 있던 녀석이 어떻게 저리 간 거지?


“계약으로 우리가 엮여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방법은 간단하다. 다시 나에게 돌아오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래? 그렇다면...”


나는 속으로 녀석이 다시 내 손으로 돌아오라고 생각했다.

그러자 로니가 했을 때처럼, 새는 연기가 되어 그의 손바닥으로 흡수되더니 이내 내 손바닥에서 다시 형상을 갖추었다.


“되네. 그럼 반대로.”


이번엔 반대로 녀석이 로니에게 가라고 속으로 생각했다.

그러자 예상대로 녀석은 다시 그의 손바닥 위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일종의 전서구라고 보면 될 것이다. 하지만 굳이 날려 보낼 필요는 없지. 그저 할 말이 있으면 이 새에게 전한 후, 보내든 불러오든 하면 그만이다.”


“그렇구나.”


예전에 어떻게 연락할 방법이 없냐고 했을 때, 로니가 더 강해지면 된다고 했던 말이 인제 보니 이걸 뜻하는 것이었다.


“그건 그렇고 갑옷들은 왜 이렇게 다 늘어놓은 것인가?”


“응? 아, 이제 강화할 때가 왔으니까. 많이 모았잖아. 그러니까 강화해야지. 네가 착용한 것도 벗어봐.”


“그렇군.”


입고 있던 갑옷을 고분고분 벗어놓는 로니.

나는 경매장을 켜 곧바로 D급 강화 주문서를 넉넉하게 구입했다.


“후... 막상 하려니까 조금 떨리네.”


하나하나가 돈으로 따지면 10만 원이다.

실패하면 그 자리에서 내 일당이 증발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제물 따윈 쓰진 않는다.

그런 건 미신이나 믿는 겁쟁이들이나 하는 짓.


“가자.”


마치 전단지를 뿌리듯, 한 손에 주문서를 잔뜩 쌓아 놓고 반대편 손으로 주문서를 한 장씩 집어 방어구에 막 갖다 대기 시작했다.

빛난다, 사라진다, 빛난다, 빛난다, 사라진다, 사라진다...

이것이 남자의 강화.

슬픔과 기쁨은 뒤로 제쳐두고, 나는 기계적으로 강화를 시도했다.

그렇게 한바탕 주문서가 방안을 휩쓸고 나자.


“됐다!”


다행히 모든 부위를 +2 강화하는 데 성공할 수 있었다.

건틀릿이 하나 남은 것은 덤.


“어서 착용해봐!”


로니가 이를 모두 착용한 후, 상태창을 살펴보니 능력치가 많이 올라있었다.

일단 방어력이 18에서 28로 10만큼이나 증가한 것.

그리고 공격속도와 이동속도 모두 10%가 증가한 것.

더불어 HP가 10만큼 더 증가해 이제 로니의 HP는 40이 되었다.


“별 차이가 없군.”


“차이가 없다니! 보기엔 똑같아도 훨씬 좋아졌다고.”


애초에 로니가 좋아할 거라고 기대하지도 않았다.

아무튼 이렇게 목표는 달성했으니 더 이상의 강화는 크게 의미가 없어, 나는 남은 건틀릿은 곧장 경매장에 올려버렸다.


“방어력이 많이 올라갔으니까 포션 없이도 오크 장군 잡을 수 있을 거야. 나 없을 때도 계속 오크 장군 좀 잡아줘.”


“갑옷이 더 필요한 건가?”


“아니. 그건 아니고, 그냥 사람들한테 팔려고. 꽤 짭짤하거든.”


오크 장군의 방어구는 지속적으로 공급되고는 있었지만, 아직 그 수요를 충족할 만큼은 아니었다.

해서 여전히 개당 1천 골드에 팔리고 있는 상황.

이런 꿀 템은 단물이 다 빠질 때까지 쪽쪽 빨아줘야 한다.


“알겠다. 오늘은 별다른 계획이 있나?”


“있지. 숲으로 갈 거야.”


“약탈의 숲 말인가.”


“응. 정확히는 망자의 땅이 목표지만.”


이제 방어구는 어느 정도 해결이 됐으니, 다음 목표는 무기였다.

창을 더욱 강화해주고 싶은데, 수중엔 C급 강화 주문서가 없는 상황.

경매장에선 현재 개당 100골드라는 높은 가격에 팔리고 있었다.

해서 주문서를 얻을 수 있는 망자의 땅으로 가는 것이 원래 목표.

하지만 그곳으로 가는 길 중간에는 약탈의 숲이 자리 잡고 있었다.


“좋다. 그럼 바로 가지.”


“콜.”


그렇게 나와 로니는 마을 밖으로 나와, 한참 길을 따라 달린 끝에 마침내 숲의 입구에 도달할 수 있었다.


“디오. 갑자기 방패는 왜 드는 것인가?”


“죽으면 안 되니까.”


이곳 약탈의 숲에는 도적들이 도사리고 있다.

문제는 그중에서 활을 쏘는 녀석이 있다는 것.

안타깝게도 내 방어력과 HP로 방패 없이 들어갔다간, 한 방에 맞아 죽을지도 몰랐다.

해서 자존심 따윈 버리고 지팡이 대신 나는 방패를 들어 올렸다.


“로니. 안에 들어가면 활 쏘는 녀석들이 있거든. 보게 되면 녀석들 먼저 처리해줘.”


“알겠다.”


그렇게 심호흡을 한번 한 후 나는 숲길을 따라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약탈의 숲은 말 그대로 도적 몹들이 나타나 플레이어들을 상대로 약탈을 일삼는 곳이다.

숲의 가장 중심지에는 그들의 본거지인 도적 소굴이 있고, 그곳에는 필드 보스인 도적 왕이 있다.

예전에 유튜브에서 보았던 바로 그 시미터를 든 무시무시한 녀석이 바로 도적 왕.


물론 왕이 숲을 헤집고 다니는 것은 아니었다.

대신 부하들이 숲속을 돌아다니는데, 종종 망자의 땅으로 향하는 길을 점령하기도 했다.

해서 막혀있을 길을 뚫는 것이 우선.


나름 긴장하고 숲속에 들어왔지만, 막상 보니 생각보다 숲은 고요했다.

꽤 몇 분이 지났음에도 도적의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 상황.

어찌 된 일인가 싶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누가 먼저 들어왔었군.”


“그러게.”


저 앞에는 우리보다 먼저 들어온 플레이어들이 있었다.

궁금해진 나는 그들이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아, 이럴 줄 알았으면 전사 몇 분만 좀 와달라고 할... 어? 누가 온다.”


마침 나와 로니를 발견한 그녀.


“안녕하세요. 어... 그런데... 디오님? 그 차림으로 여기 오시면 위험할 텐데...”


역시나 내 차림새를 보고 걱정을 표하는 그녀 ‘니싸’.

옷과 들고 있는 지팡이만 봐도 마법사임을 알 수 있었다.


“아... 그렇긴 한데, 그래도 한 방에 죽을 정도는 아니에요.”


그러면서 나머지 인원들을 살펴보니 궁수 넷, 마법사 넷.

하지만 전사는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내 눈을 이끈 것은 붉은 검과 방패가 교차된 그들의 길드 문양과 ID 위에 적힌 길드 이름.


“블러드 나이트 길드 분들이셨군요.”


“네. 저희 길드를 아시나요?”


“길마님을 전에 한 번 본 적이 있어요.”


“아, 그러셨구나.”


다르크가 창설한 바로 그 길드였다.


“그런데, 여기 사냥하러 오신 건가요? 무기는 어찌하시구요?”


“잠시 넣어놨죠. 그리고 저도 마법사예요.”


“정말요? 근데 왜 옷이... 초보자용 갑옷을...”


“지하묘지에서 구하려고 버티고 있는 중이에요.”


“오... 쉽지 않을 텐데요.”


“그렇겠죠.”


“아무튼 그래서 망자의 땅에 가려고 이리 오신 거군요.”


“네.”


“잘됐네요. 저희도 마침 나무도 구할 겸, 길도 뚫을 겸 온 거거든요. 괜찮으시면 같이 파티하실래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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