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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 쓰는 흑마법사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게임

나라다
작품등록일 :
2022.01.04 18:12
최근연재일 :
2024.03.19 00:05
연재수 :
109 회
조회수 :
44,462
추천수 :
663
글자수 :
572,793

작성
22.07.09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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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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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32화

DUMMY

일단 다짜고짜 울프에게 달려드는 젠삼츠.

생각한 것과 달리 평범하게 싸우기 시작했다.

하지만 울프의 HP가 얼마 남지 않았을 무렵.

갑자기 그가 뒤로 물러섰다.

그리곤 크게 허리를 숙이며 역시나 발도술 자세를 취했다.


“스으으으...”


굳이 그걸 또 입으로 소리 낸다.

그리곤.


“벽력일섬!”


앞으로 뛰쳐나가며 배쉬를 날린 후 다시 발도술 자세를 취하는 젠삼츠.

눈을 감고 잠시 감상에 젖은 후, 그는 허리를 펴곤 우리가 있는 곳을 돌아보며 말했다.


“형! 이게 검술이라고요 이게! 도대체 언제 적 검술을 쓰는 거예요? 최근 걸 써야지.”


아니.

니가 한 것도 족히 10년은 된 만화인데.


그제야 나는 이들의 눈빛이 이상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취향이 이런 쪽일 줄이야.

걱정한 것과 달리 다른 의미로 이상했던 것이다.


“그런 근본도 없는 기술은 검술도 아냐!”


“뭔 소리예요! 근본이 없다니!”


별 시답잖은 거로 티격태격하는 이들.

꼴을 보니 한두 번 이런 게 아닌 것 같았다.

그래도 덕분에 내 마음은 좀 풀렸다.

의심이 좀 가셨달까.


“디오. 저들이 지금 무어라 하는 건가?”


“신경 쓸 필요 없어. 그냥 한 귀로 흘려도 돼.”


현실 세계의 만화라는 개념을 어찌 로니에게 이해시키겠나.


아무튼 던전을 진행하는 데는 무리가 없었기에, 나는 잠자코 뒤에서 지켜만 볼 뿐이었다.


만화의 영향인지는 몰라도, 이들은 꽤나 호전적이었다.

서로의 검술을 뽐내고 싶었는지, 앞다투어 먼저 싸우기를 원했다.

그리고 마침.


[화이트 울프 우두머리] [중급]

HP / MP : 140 / 0

공격력 / 마법력 : 38 / 0

방어력 / 저항력 : 11 / 12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낸 우두머리.

하지만 자칭 네 검객이 알아서 달려드니, 나로서는 편할 따름이었다.

그저 뒤에서 마나가 찰 때마다 힐만 넣어주면 끝.

어찌나 열정적인지, 로니가 전혀 나서지 않아도 아무도 이를 신경 쓰지 않았다.

어찌 보면 무임승차랄까.


그렇게 우두머리도 때려잡고서, 우리는 계속 굴 안으로 들어갔다.

전사가 많아서 울프가 여럿이 나와도 크게 문제 될 건 없었다.

다만 혼자서 힐을 담당하다 보니, 종종 마나가 달렸다.

그럴 땐 잠시 회복을 위해 휴식시간을 가졌다.

그렇게 한참 나아가던 무렵.


“형. 1층은 이제 끝났나 본데요.”


앞에는 지하 2층으로 내려가는 통로가 있었다.


“그렇네. 인제 검객 놀이도 끝이다.”


젠삼츠를 선두로, 우리는 일렬로 2층을 향해 내려갔다.


2층은 동굴이 아니었다.

신기하게도 흔히 던전에서 볼 수 있는 그런 복도의 형태.


“얘들아. 이제 진지하게 가자.”


역날검에 말에 모두들 방패를 착용했다.

역시 방패가 있긴 했구나.


“디오님. 이제 장난치지 않고 진지하게 하겠습니다.”


“네. 그러시죠.”


그리고 경계태세를 취하며 조금씩 전진하는 이들.


“나왔다!”


[웨어 울프] [중급]

HP / MP : 150 / 0

공격력 / 마법력 : 40 / 0

방어력 / 저항력 : 12 / 12


애초에 던전 자체가 울프 던전이었다.

해서 녀석들이 나오는 것이 이상하지 않은 상황.

두 웨어 울프는 아주 여유롭게 우리를 향해 걸어오고 있었다.


“맛있는 냄새가 어디서 난다 했더니, 인간들이었군.”


“그러게. 제법 많이 왔군. 넷씩이나. 하나는 인간이 아니군. 그리고 너.”


나를 가리키는 웨어 울프.


“이상하군. 인간인데 인간이 아닌 것 같은 냄새도 나. 정체가 뭐냐?”


몰라 인마.

나도 인간인데 뭘 이상한 소리를 하고 있어.

나는 굳이 말하고 싶지 않아 그저 입을 꾹 다물고 있었다.


“말하지 않겠다 이거군. 좋다. 네놈은 특별히 마지막에 맛을 보마.”


그리고 갑자기 달려오는 웨어 울프들.

능력치로 보자면 울프 우두머리급이다.

즉, 두 마리의 우두머리가 달려오는 격.


하지만 겁먹지 않고 달려드는 검객들.

아니, 이젠 방패를 들고 전사가 된 이들은 확실히 진지하게 사냥에 임했다.

이번에도 둘씩 조를 이루어 각각 웨어 울프를 맡았다.

열띤 공방이 펼쳐졌다.

힐을 받아가며 제법 잘 버티는 듯했지만.


“으앗! 젠장!”


웨어 울프에게 붙잡힌 젠삼츠.

녀석이 그를 번쩍 들어 올렸다.


“큭큭. 어디 한번 맛을 볼까.”


일명 물어뜯기.

격투 게임으로 치면 잡기와도 같은 기술으로, 붙잡히면 어지간해서 풀려날 수가 없게 된다.

보통 목을 물어 뜯기는데, 그렇게 되면 피해와 더불어 출혈 상태까지 걸리게 되는 아주 성가신 패턴이다.


녀석이 입을 크게 쩍 벌렸다.

그리고 젠삼츠의 목을 물어뜯으려는 순간.


피잉!


“카악!”


화살이 녀석의 턱에 명중했다.

어느새 다시 활시위를 당긴 로니.


그렇게 지원 사격이 시작되자, 녀석은 젠삼츠를 내려두고 로니에게 달려오려 했다.

하지만 그냥 있을 그들이 아니었다.

곧바로 배쉬를 적중시켜 녀석을 스턴에 걸리게 했다.

그렇게 두 전사와 로니의 활 공격에 집중 공세를 당하자, 녀석은 결국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었다.


한 마리를 처치하니 남은 하나는 더 쉬운 상황.

이어진 집단 공격에 녀석 역시 곧이어 사망했다.


“휴... 고맙습니다 디오님.”


나에게 고마움을 표하는 젠삼츠.

그건 나한테 할 게 아니라, 로니에게 해야 할 텐데.

하지만 소환수라 착각하고 있으니, 딱히 짚고 넘어가진 않았다.


재정비를 마치고 우리는 계속해서 복도를 나아갔다.

그리고 이번에도 두 마리의 웨어 울프와 마주쳤다.

이왕 활을 쏘았기에 이젠 로니가 적극 활을 쏘자, 앞선 전투보다 쉽게 마무리가 되었다.

그렇게 세 번 더 웨어 울프들과 마주치고 나니.


“휴... 다 왔다.”


“다들 수고하셨습니다.”


“형도요.”


마침내 마지막이라고 할 수 있는 보스 방에 도착했다.

다만 특이하게 방 안에는 보스 몬스터가 없었다.

대신 안쪽 벽면 앞에 있는 거대한 박쥐를 닮은 석상 10개가 옆으로 쭉 늘어서 있었다.


“디오님도 수고하셨어요.”


“역날검님도요.”


“자... 그럼 수고는 수고고. 이제 가보세요.”


“......?”


“다 끝났잖아요? 그러니까 이제 가보시라고.”


갑자기 눈빛이 바뀌는 역날검.


“역시 우리 형. 통수치는 건 진짜 전문가라니까. 큭큭.”


뿐만 아니라 젠삼츠를 비롯한 다른 이들 역시 눈빛이 음흉하게 변했다.

시발... 그런 거였나.

눈빛이 이상하다 했더니, 어째 쎄-한 느낌은 빗나가질 않는구나.


늑대 동굴의 보스는 사실 저 석상 중에 하나다.

진짜를 찾아낸 후 물리쳐야 보상을 얻을 수 있는 구조.

즉, 이제 보상은 자기들끼리 먹겠으니 나보고 꺼지라는 말이었다.


“내 ID가 역날검인 건 어지간해선 피를 보지 않겠다는 뜻이야. 그러니까 좋은 말로 할 때 빨리 꺼져.”


망할 새끼...

나는 잠시 생각을 정리했다.

상대는 넷.

교전을 벌여도 이길 가능성은 높았지만, 나와 로니 둘 중 하나는 죽을 가능성이 컸다.

해서 결국.


“로니. 돌아가자.”


나는 일단 물러서기로 했다.

해서 다시 뒤돌아 복도로 들어간 순간.


“잘 생각하셨어. 괜히 죽으면 복구비만 들잖아? 하하하.”


끝까지 조롱하는 역날검.


로니는 나를 뒤따라 오며 말했다.


“그냥 두고 볼 셈인가? 너답지 않군.”


이에 나는 고개를 돌리지 않고 넌지시 로니에게 말했다.


“로니. 아까 봤지? 그 석상.”


“오른쪽에서 세 번째 말인가.”


“응. 그거. 내가 셋을 세면 거기에 화살을 날려.”


“후후. 그런 거였나.”


“시작한다. 하나. 둘. 셋.”


그러자 로니는 빠르게 뒤돌아서서 석상을 향해 화살을 날렸다.


한편 이 상황을 모르는 전사들.


“자... 봅시다. 뭐가 진짜일까나.”


고개를 돌려가며 석상을 비교하던 순간.


푹!


“키아아악!”


로니가 쏜 화살이 박히자, 석상은 갑자기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뭐... 뭐야 이거!”


그리고 석상의 껍데기가 부스러지더니, 이내 몬스터 한 마리가 본래 모습을 드러내며 날아올랐다.


“이런 시발! 야! 다들 자리 잡아!”


갑작스레 난장판이 된 보스 방.

석상의 모습을 하고 있었던 것은 바로 이곳의 보스, 가고일이었다.


원래 가고일은 석상과 모습이 똑같아서, 직접 공격해보기 전까진 어느 게 진짜인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그건 평범한 플레이어들의 이야기고.

금안을 지닌 나와 로니는 보자마자 어떤 게 진짜 가고일인지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었다.

망할 새끼들.

엿이나 한번 먹어봐라.


아무튼 상황이 역전됐다.

나와 로니는 다시 뒤로 돌아 보스 방을 구경했다.

역시 불구경만큼이나 재밌는 건 싸움 구경.

이리저리 날아다니는 가고일 때문에 자칭 검객들은 모양 빠지게 허우적거리고 있었다.


“뭐하냐 날검아! 그거 써봐 용상섬인가 뭐시긴가. 아깐 잘 하더만.”


나의 조롱을 듣고 나를 노려보는 역날검.

하지만 이에 대꾸할 여유도 없어 보였다.


“배쉬! 배쉬 쓰라고!”


“내려와야 쓰죠, 형!”


“아, 이게 뭐냐고 도대체!”


내분이 일어난 검객들.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말이 곱게 나올 리가 없다.

아아. 보고 있자니 너무 즐겁구나.


[가고일] [중급]

HP / MP : 200 / 0

공격력 / 마법력 : 45 / 0

방어력 / 저항력 : 15 / 10


강력한 공격력을 자랑하는 가고일.

사실 녀석은 전사에겐 상성 상 최악인 몹이었다.

워낙 정신없이 날아다니다 보니, 근접 무기로는 제대로 공격하기도 어려운 몬스터.

게다가 날카로운 손톱까지 할퀴어대니, 그야말로 이들 입장에서는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었다.

나비처럼 날아서 벌처럼 쏜다는 게 이런 걸 의미하는 거였나?

아님 말고.


보스방안에서는 욕지거리가 난무했다.

바리바리 악을 써가며 대응하는 이들.

하지만 결국.


“아악!”


젠삼츠가 녀석의 손톱에 찢기며 낙오하고 말았다.

한 명이 무너지니, 나머지가 무너지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결국 머지않아 또 한 명이 낙오.

이미 승부는 결정되었다.

그래서일까.


“이 개새끼야!”


가고일을 상대하는 것을 포기하고 우리를 향해 달려오는 역날검.

허나 이리 오나 거기 있으나 죽는 것은 마찬가지.


퍼억!


순식간에 무기를 창으로 바꾼 로니의 배쉬를 맞고서, 그는 그대로 스턴에 걸렸다.

마무리는 역시 평타로 쓱싹.

역날검은 그대로 앞으로 고꾸라졌다.

이에 나는 쪼그리고 앉아, 엎어져 있는 그의 머리를 몇 차례 쓰다듬으며 말했다.


“고생했어. 이제 편히 쉬렴.”


“야 이 개새-”


슈웅.


마을로 강제 귀환 된 역날검.


다시 일어나 방안을 보니, 결국 마지막 남은 이도 쓰러지고 말았다.

해서 가고일은 이제 우리의 몫.


“가자 로니.”


전략이랄 것은 딱히 없었다.

그저 화살과 마법을 때려 박는 것.

전사에게나 까다롭지, 법사나 궁수에게는 그리 까다로운 녀석이 아니었다.


콰르릉! 콰르릉! 콰르릉! 콰르릉!


모든 마나를 소모하며 라이트닝을 때려 넣었다.

그리고 정확히 날아드는 로니의 화살.


“키아악!”


결국 가고일은 날개가 꺾이며 바닥에 추락하고 말았다.

이로써 손쉽게 던전 클리어.

잠시 후.


부스스스.


동시에 부서져 내리는 남은 석상들.

그리고.


드르르륵.


석상이 늘어서 있던 벽면의 일부가 자동문처럼 저절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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