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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 쓰는 흑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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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다
작품등록일 :
2022.01.04 18:12
최근연재일 :
2024.03.19 00:05
연재수 :
10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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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4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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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3
글자수 :
572,793

작성
22.06.02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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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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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글자
12쪽

11화

DUMMY

콰릉!


[해골 병사에게 18의 피해를 주었습니다. 해골 병사가 사망하였습니다.]


역시 믿고 쓰는 라이트닝 볼트.

마법인지라 마나가 소모되긴 하지만 위력 하나만큼은 확실했다.


“흠... 이 정도면...”


문득 마법사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허나 이미 힘에 모든 스탯을 투자한 상황.


물론 초기화를 해서 이참에 전향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게 그리 단순한 일은 아니었다.


마법은 강력하긴 하지만 결국 마나의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마나가 다 떨어진 마법사는 허수아비나 다름없는 존재.

해서 사냥 지속력이 많이 떨어지는 편이라, 솔플 위주로 사냥하는 지금은 마법사보다는 전사 쪽이 더 나았다.


마음을 다잡은 나는 다시 몹을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그리고 혼자 배회하는 해골 병사를 발견.

녀석을 향해 걸어가던 순간.


푸욱.


갑자기 땅에서 손이 튀어나와 내 발목을 붙잡았다.


“뭐야!”


나는 반사적으로 발을 내빼며 뒤로 물러섰다.

잠시 후 완전히 모습을 드러낸 녀석.


“그오오오.”


좀비였다.

왜 안 보이나 했다.

주위를 둘러봐도 해골밖에 없었는데, 인제 보니 땅속에 숨어있다가 곁을 지나가면 그때 모습을 드러내는 듯했다.


마법을 한 번 더 쓸까도 생각했지만, 이번엔 남자답게 정면승부를 할 생각.

곧바로 녀석에게 달려들어 모닝스타를 휘둘렀다.

하지만.


[좀비에게 5의 피해를 주었습니다.]

[당신은 3의 피해를 입었습니다. 남은 HP 7.]

[좀비에게 5의 피해를 주었습니다.]

[당신은 3의 피해를 입었습니다. 남은 HP 4.]


잠깐만. 타임.

좀 아프네.

나는 재빨리 뒤로 물러나 곧바로 라이트닝 볼트를 날려 보냈다.


콰릉!


[좀비에게 17의 피해를 주었습니다. 좀비가 사망하였습니다.]


“휴...”


남자는 마법.

정정당당한 승부였다.


“이래서야...”


원래는 힐로 회복하며 버텨볼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러기엔 아직 무리.

아무래도 주문서를 얻기 전까진 라이트닝 볼트로 사냥하는 게 나을 듯했다.


다시 마나가 회복되자, 나는 라이트닝 볼트를 소환했다.

아예 준비태세로 돌아다닐 계획.

그런데 생각지도 못한 변수가 있었다.


피잉-


푹!


[당신은 4의 피해를 입었습니다. 남은 HP 6.]


해골 병사가 화살을 쏜 것.

칼만 드는 줄 알았는데 꼭 그런 것도 아닌 듯했다.

치사한 새끼.


하지만 불평하고 있을 시간이 없다.

다시 활시위를 당기기 시작한 녀석.

일단 도망칠까 하던 순간, 옆에 있던 묘비가 눈에 들어왔다.

나는 급한 대로 몸을 쭈그려 묘비 뒤에 몸을 숨겼다.


피잉- 툭.


다행히 톡톡히 방어막 역할을 하는 묘비.

녀석이 가까이 올 때까지 기다린다.

그것이 남자의 미덕.


10, 9, 8...


속으로 숫자를 센다.


...3, 2, 1


지금이다.

나는 곧장 묘비 밖으로 튀어나가 라이트닝 볼트를 날렸다.


콰릉!


[해골 병사에게 18의 피해를 주었습니다. 해골 병사가 사망하였습니다.]


작전 성공.

마법은 활보다는 사거리가 짧았다.

해서 엄폐물에 몸을 숨긴 채, 놈이 사거리 안에 들어올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상책.


“후...”


확실히 공동묘지로 오니 난이도가 상승한 게 체감되었다.

물론 내가 약한 것도 있지만.


저 멀리에 보이는 어느 플레이어는 혼자서 해골 병사 셋을 상대하고 있었다.

그만큼 장비가 좋다는 뜻.

약한 게 죄다.

억울하면 강해져라.

RPG에서는 강함이 곧 진리.


아무튼, 조금 답답하긴 해도 당분간은 확실한 길로 가야 한다.

중간중간 마나를 회복해가며, 나는 라이트닝 볼트 위주로 사냥을 이어나갔다.

그렇게 한참을 녀석들을 처리하던 무렵.


툭.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그것.

나는 기쁜 마음으로 강화 주문서를 집어 들었다.

그리고 다가온 선택의 순간.


지를까? 참을까?

확률은 반반.

성공하면 사냥이 훨씬 빨라지는 것이고, 실패하면 다시 코볼트나 잡아야 될지도 몰랐다.

허나 30년의 인생을 살아오며 내가 얻은 교훈이 하나 있다.

고민은 짧게, 결단은 빠르게.


“간다.”


사나이 외길 인생.

뒤돌아보지 않는다.

나는 손에 든 주문서를 그대로 착용 중인 아머에 붙였다.

희미하게 떨리기 시작하는 아머.

이내 환하게 빛을 발하던 순간.


[초보자용 아머 +2 강화에 성공하였습니다.]


“그렇지!”


[초보자용 아머 +2] [D급]

방어력 / 저항력 : 6 / 2

*+2 강화 : 방어력 +2


강화가 성공하여 +2단이 되자 추가효과까지 발동됐다.

아머 자체의 방어력만 해도 6.

이로써 나는 도합 10의 방어력을 갖추게 되었다.

그 말은 이제 녀석들을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뜻.


마침 어디선가 또다시 화살이 날아왔다.


[당신은 1의 피해를 입었습니다. 남은 HP 9.]


하지만 이제는 간지러운 수준.

나는 녀석을 향해 곧장 달려갔다.

그리고 이어지는 후려치기.


몇 번의 타격에 녀석은 맥없이 무너져내렸다.

줄어든 HP는 힐로 회복.

만족스럽다.

이제는 좀 더 편하게 사냥이 가능할 터.


소정의 목표를 달성했으니, 이제 다음 목표로 넘어간다.

바로 좀비와 해골 병사 도감 완성하기.

딱히 어려울 것은 없었다.

그저 시간이 해결해 줄 일.

강화에 성공한 나는 이 기세를 이어 계속해서 사냥을 이어나갔다.


한편.

멀리서 이런 디오의 모습을 지켜보던 어느 존재.


“저 녀석이군.”


검은색에 가까운 짙은 잿빛 해골.

키 150cm가량의 왜소한 체구였지만 두 눈만큼은 금빛 안광으로 형형했다.

어둠과 구분하기 힘든 그는 한동안 디오만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한참의 시간이 흘러.


“지켜봐야겠군.”


그는 다시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

.

.


“후... 끝났다.”


[해골 병사] [하급]

HP / MP : 15 / 0

공격력 / 마법력 : 11 / 0

방어력 / 저항력 : 2 / 2


[좀비] [하급]

HP / MP : 20 / 0

공격력 / 마법력 : 10 / 0

방어력 / 저항력 : 3 / 3


완성된 두 몬스터의 도감.

게다가 스탯도 2개가 추가된 상황.

지난번 고블린과 코볼트에게 얻은 스탯까지 포함하면 미사용 스탯은 4개였다.

뭘 망설이겠는가.

나는 곧바로 상태창을 열어 모두 힘에 투자했다.


이로써 힘은 26.

덕분에 공격력도 1만큼 더 상승했다.


아머 강화는 성공했으니 이제는 무기 차례.

도감을 완성할 동안 나는 강화 주문서를 두 개 더 얻을 수 있었다.

오늘은 뭔가 되는 날인 듯한 기분.


“남자는 강화.”


나는 곧바로 주문서를 꺼내 과감히 모닝스타에 갖다 대었다.

희미하게 떨리더니 이내 빛을 발하는 모닝스타.


“오오! 설마... 또?”


파사삭...


응, 그런 거 없어.

가루가 되어 흩날리는 모닝스타...

역시 운빨은 여기까지였나.


“......”


졸지에 무기가 없어진 나는 곧장 마을로 귀환했다.

온 김에 잡템도 처분한 후 란센트에게서 모닝스타를 새로 구입했다.

그리고 다시 공동묘지로 돌아와 사냥 시작.


주문서를 위한 지루한 싸움은 그렇게 이틀이나 더 지속됐다.

그 덕에 물론 소득은 있었다.


[모닝스타 +2] [D급] [손상 불가]

공격력 : 5

*+2 강화 : 스턴 확률 +10% (2초)


증가 된 공격력에 스턴 효과까지.

당분간은 계속 쓸 무기를 얻게 되었다.


“한 번 더 가자.”


그리고 이어지는 헬멧 강화.


[초보자용 헬멧 +2 강화에 성공하였습니다.]


“훌륭하도다.”


[초보자용 헬멧 +2] [D급]

방어력 / 저항력 : 3 / 2

*+2 강화 : HP + 5


증가 된 방어력과 저항력, 그리고 HP 증가까지.

만족할만한 성과였다.

나머지 방어구도 강화하면 좋겠지만, 그러자면 시간이 제법 걸릴 터.

해서 그것들은 여유를 두고 마련할 계획이었다.


이젠 슬슬 이곳을 졸업하고 다음 몹을 잡으러 갈 타이밍이었다.

하지만 그 전에 확인할 것이 하나 있었다.

바로.


[납골당] [하급]

*죽은 이들이 안장되어있는 곳입니다.

*최대 입장 가능 인원 : 3명

*입장 제한 : 사용 스탯 60 이하

입장하시겠습니까?


공동묘지에서 랜덤하게 나타나는 인스턴스 던전 납골당.

작은 사당과도 같은 건물이 바로 납골당 안으로 들어가는 입구였다.


정보에 의하면 이곳의 보스는 구울.

당연히 혼자서 상대할 수 있는 녀석이 아니었다.

하지만 또다시 발동한 호기심.

여차하면 귀환석으로 도망가면 되기에, 나는 안으로 들어가 보기로 했다.

그전에.


나는 잽싸게 휙 하고 돌아섰다.


“도대체 뭐지...”


찝찝한 이 기분.

이상하게 공동묘지에 온 뒤로 종종 누군가가 나를 쳐다본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때마다 잠시 멈춰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몹과 사냥에 몰두하는 플레이어들 외에 다른 무언가는 찾을 수 없었다.

이번에도 그런 느낌에 뒤돌아보았지만 역시나 아무도 없는 상황.

분위기가 음산한 곳이라 괜히 내가 예민해진 건가 싶기도 했다.


아무튼, 홀로 던전 안으로 입장.


“오호...”


납골당이라고는 하지만 일상에서 보는 그런 납골당의 모습은 아니었다.

돌벽으로 이루어진 통로가 앞으로 쭉 이어졌는데, 흔히 보던 지하 던전의 모습에 가까웠다.

그렇게 길을 따라가다가 오른쪽으로 꺾으니, 저 앞에서 해골 병사 세 마리가 길을 막고 있었다.

하지만 문제 될 건 없었다.

이미 녀석의 공격력보다 내 방어력이 더 높은 상태.


[당신은 아무런 피해를 받지 않았습니다.]

[당신은 아무런 피해를 받지 않았습니다.]

[당신은 아무런 피해를 받지 않았습니다.]


아무리 놈들이 칼질을 해대도 나의 HP는 전혀 닳지 않았다.


“후후.”


팔짱을 낀 채로 녀석들의 재롱을 감상하는 재미가 있었다.


“......”


하지만 그것도 곧 지루해졌다.

해서 납골당인 만큼 나는 곧장 녀석들에게 영원한 안식을 선사했다.


다음으로 마주친 건 좀비 셋.

상관없다.

이놈들도 마찬가지.

잠도 못 자고 돌아다니는 녀석들을 위해 나는 나의 방식으로 영면을 선사했다.

잡템을 건진 것은 덤.


길은 왼쪽으로 꺾이기도 했고, 오른쪽으로 꺾이기도 했다.

하지만 하급 던전이라 그런지 갈림길이 나오지는 않아 헤맬 일은 없었다.

사실상 직선이나 다름없는 셈.


그렇게 차근차근 녀석들을 밟아가며 나아가던 무렵.


“다 왔네.”


저기 앞에 복도의 끝이 보였다.

방처럼 넓은 구조.

즉, 보스방이라는 뜻.

그리고 방 가운데에는 난데없이 석관이 하나 놓여있었다.

보나 마나 저기서 튀어나올 터.


나는 라이트닝 볼트를 미리 소환했다.

그리고 천천히 석관을 향해 다가가는 순간.


콰앙!


역시나 석관을 부수고 모습을 드러낸 녀석.

알고는 있었지만, 막상 보니 꽤나 섬찟하게 생겼다.

날카로운 손톱과 뾰족한 이빨.


“하아아악...”


꺼림칙한 숨소리를 내뱉는 납골당의 보스, 구울.

일단 선빵을 날리고 본다.


콰릉!


하지만 그리 큰 타격을 입히지 못한 듯했다.

도리어 화가 난 녀석.

빠른 속도로 다가와 손톱으로 나를 할퀴었다.


[당신은 8의 피해를 입었습니다. 남은 HP 7.]


역시 세네.


“잘 있어라.”


이것은 이보 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

나는 망설이지 않고 곧장 귀환석을 사용하였다.


갑자기 조용해진 납골당.

목표를 상실한 구울은 멀뚱히 서 있기만 하였다.

그리고 한참 후.


터벅. 터벅.


던전 안에 누군가가 걸어오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왜 이렇게 안 나오나 했더니... 도망간 것이었나.”


발소리의 주인은 형형한 금빛 안광을 내뿜는 검은 해골.


“키하악!”


뒤늦게 해골을 발견한 구울은 디오에게 당한 분을 풀기 위해 곧장 그에게 달려들었다.

하지만.


콰앙!


“키에에...”


그의 가벼운 주먹질 한방에 구울은 그야말로 산산조각이 나고 말았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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