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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입니다.

기적은 없다

웹소설 > 일반연재 > 로맨스

김잭키
작품등록일 :
2019.06.25 13:56
최근연재일 :
2019.07.02 19:25
연재수 :
3 회
조회수 :
243
추천수 :
1
글자수 :
4,842

작성
19.06.25 18:10
조회
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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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4쪽

0. 프롤로그

DUMMY

“우리가 언제 다시 볼 수 있을까?”


무척 더웠던 어느 여름날, 그녀가 내게 했던 말이 떠올랐다. 지금 와서는 그저 시답잖게 순간적인 감정에서 나온 말이었겠지만 가끔, 아주 가끔 베란다에서 불을 붙이지 않은 담배를 입에 집어넣었다가 그냥 내려놓을 때면 떠오르는 말이었다.


그녀와 헤어진 것은 벌써 16년 전, 까마득한 초등학생 시절의 이야기다. 풋풋했던 내 첫사랑, 그리고 두 번 다시 이루지 못한 마지막 사랑이기도 했다.


‘후우······.’


허공에 담배연기 대신 입김이 흩어진다. 차디찬 겨울 때문일까, 오늘따라 그녀가 그리워지는 날이다. 아니면 그저 내 자신에 대한 자괴감이 들 때여서 그런가, 유독 그런 날이면 자괴감의 늪에 빨려 들어가다가 마지막에 그녀의 얼굴이 떠오른다.


선명하지만 지금은 어떻게 변해있을지 모르는 그녀의 얼굴. 순수했던 그 시절의 얼굴이 남아있을지 모르겠다. 하긴, 나도 이렇게 변했는데 그녀라고 변하지 않았겠는가.


서늘함에 몸이 떨리자 베란다에서 나와 방으로 들어갔다. 아직 빛을 뿜어내는 모니터는 꺼지지 않은 컴퓨터의 본체와 연결되어 하루 종일 내 방을 비췄다. 언제나 그랬듯이 의자에 앉아 컴퓨터 앞으로 몸을 당겼다.


의미 없는 인터넷 서핑, 꿈을 쫒으나 이루지 못한 꿈만 몽상가처럼 그려대며 그래도 나는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스스로에 대한 합리화로 오늘 하루도 끝나가고 있었다.


‘내일은 뭘 해야 하나.’


자괴감에 빠져들면서도 항상 하는 생각은 ‘그래도 나는 아직 기회가 있다’라는 것이었다. 26살의 젊으면 젊지만 마냥 집에 있기도 그런 애매한 나이, 그게 ‘나’라는 사람의 현재 주소다.


군대에서 소설을 쓰는 것에 재미를 붙여 웹 사이트에서 연재도 해보고, 투고도 하고 공모전에도 지원했지만 인기는 그다지 좋지 않았다. 물론 지금도 꾸준히 연재는 하고 있다만 군대에서 소설을 쓸 때처럼 열정이 있지는 않았다.


집이 편해서 그런 것일까, 아니면 스스로 재능이 없다고 생각이 들어서 그럴까.


솔직히 취업을 하고, 일을 하는 동시에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200여 군데에 이력서를 쓰고, 수십 개의 새로운 자소서를 썼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한결 같았다.


‘죄송합니다. 귀하는 뛰어난 인재임이 분명하나 저희 회사의 인재상에 부적합하여······.’


‘저희와의 인연이 여기서 끝이라 생각하지 마시고 다음에 더 좋은 인연으로 만나기를 기원합니다.’


인재상? 기회? 아니지, 내 스펙이 다른 사람들에 비해 부족할 뿐이다. 4년제 대학을 다니다가 학과에 염증을 느껴 자퇴를 하고 2년제 전문대학을 졸업한 게 문제였을까, 아니면 흔히 말하는 명문대인 서연고를 못가서 그런 것인지 어지간한 중소기업에도 취업하지 못했다.


그렇다고 내 성격이 배배 꼬였다? 단연코 아니다. 객관적으로 평가를 받았을 때도 일을 못한다는 평을 받은 적이 없다.


오히려 솔선수범해서 잘한다는 평을 들은 데다가 처음 대면하는 동료들과의 대인관계도 괜찮다는 평을 들었고, 아르바이트를 하면서도 결코 허술하거나 설렁설렁한 적이 없다.


그저, 내가 다른 이들에 비해 스펙이 부족한 것 같다. 그뿐이다.


이것은 그저 집에서 글을 쓰며, 무료로 웹 사이트에 소설을 올리고 일자리나 찾는 반오십을 넘긴 청년백수.


나, 김재영의 이야기다.


작가의말

오랜만에 뵙네요.


다른 장르도 도전해보고자 이렇게 다시 글을 씁니다.


제 미천한 작품을 사랑해주고 봐주시는 독자님들 정말 감사합니다.


- 크롬웰 님, tkdvud 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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