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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입니다.

와이즈 대륙 여행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김잭키
작품등록일 :
2018.10.10 15:53
최근연재일 :
2019.07.03 18:00
연재수 :
105 회
조회수 :
24,074
추천수 :
190
글자수 :
298,188

작성
19.05.13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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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69. 새로운 여정

DUMMY

뭐, 이후 일들은 일사천리로 순식간에 지나갔다. 집행자, 아니 전 집행자는 자신의 2층짜리 저택에서 금화 100개를 자루에 담아 주면서 마지막까지 정중한 사과의 말을 건넸다.


그는 무언가 해탈한 표정이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삶의 의욕을 상실한 사람처럼 보였다.


‘뭐가 됐던 나랑 상관은 없겠지.’


이런저런 일들로 스트레스를 받긴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아주 좋다. 금화 100개면······앞으로 몇 년간은 일을 안 해도 먹고 살만 하겠지.


잠깐 식당에 들려 끼니를 때우며 다음 목적지를 생각했다. 막상 로고스로 돌아가려니 좀 더 남부로 내려가고 싶긴 하지만 초입부인 힐바의 이미지가 생각보다 좋지 않게 박힌지라······에잇, 그냥 돌아가자.


원래대로라면 지금 힐바를 떠나 로고스로 향하는 것이 정상이겠지만 본의 아니게 재판을 두 번이나 진행하는 바람에 피로가 쌓이고, 시간이 지체 돼버리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오늘은 힐바에서 머물러야했다.


‘일단 여관부터 가야겠다.’


여행객이 그리 많지 않은 시즌인지 방을 잡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물론 마구간에 이득이를 잘 모셔다두고 가진 짐들을 방에 내려놓았다. 문득, 허리에 찬 검을 내려놓다가 항상 로난과 함께 훈련이 끝나면 검을 깨끗하게 정비했던 것이 생각나 오랜만에 검집에서 검을 뽑았다.


“흐음······역시 비싼 돈을 주고 사서 그런가, 괜찮네.”


전쟁을 겪었지만 검의 날은 마치 새것처럼 번쩍였다. 그간 제대로 손질도 못해줬는데 아직도 새것과 같은 상태를 유지하다니, 그때 내게 검을 팔면서 자부심을 보이던 무기점 아저씨의 말이 허언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다.


손질을 안 한지는 꽤 됐지만 새로 구입한 여행용 가방에는 나도 모르게 다른 물건들을 살 때 함께 산 손질도구가 들어있었다.


시계를 보니 아직 저녁을 먹기에는 조금 이른 시간이기에 바닥에 주저앉아 오랜만에 도구를 들고 검의 손질을 시작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검과 더불어 갑옷까지 손질을 끝낼 때 즈음에 창문을 뚫고 들어오던 햇빛이 기울어졌음을 눈치 채고 시계를 보니 어느덧 해가 저무는 시간이었다.


손질을 마친 검을 다시 검집에 넣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저녁이나 먹으러 갈까.’


갑옷을 벗고 평범한 옷을 입고서 검도 여관에 둔 채로 금화 한 개만 챙기고서 밖으로 나갔다. 이렇게 몸이 가벼웠던 적은 모험가가 된 이후로 처음인 것 같다. 포로였던 시절을 빼면 말이다.


‘으음, 밤공기 좋네.’


시원한 밤공기를 마시며 마법을 담은 가로등이 밝힌 거리를 걸었다. 식당은 사람이 적당하게 많은 곳으로 들어가 채소와 고기를 곁들인 음식을 주문했다. 역시나 채소가 비싼 와이즈 대륙답게 가격이 만만치 않았는데 유독 힐바는 그 가격이 배는 더 높았다.


아마도 들어가는 채소의 대부분이 보약이랑 비슷한 효과를 가진 약초나 마법초라서 그런 모양이다. 저녁식사까지 마치고 나서 잠깐 거리를 걸으며 경치를 구경했다. 내일이면 떠날 생각을 하니 뭔가 섭섭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로고스가 그립긴 그리웠다.


그리움······, 보다는 사실 죄책감이 컸다. 비록 내 고향은 아니지만 그간 친해진 사람들이 있고, 정든 사람들이 있는 곳이다. 어찌 보면 제 2의 인생을 사는 이곳에서의 고향이나 다름없는 곳인데, 전쟁 중에 빠져나왔으니 마음이 편하지 않은 것이 당연했다.


‘로난, 실바, 리나······, 무사한 거지?’


세 사람도 걱정 됐지만 로고스 왕국도 걱정이다. 나는 와이즈 대륙의 국가들에 대해 그리 잘 알지는 못하지만 도서관에서 본 책들에 의하면 서부 대륙은 5개로 나뉘어 구분되는 와이즈 대륙의 각 지역들 중 유일하게 통일된 하나의 대륙이라고 쓰여 있었다.


아무리 로고스가 강하다고 해도 과연 서부대륙 전체의 힘을 감당할 수 있을지가 걱정이었다. 물론 멸망하던 안하던 나와 관계는 없지만 그래도 그곳에서 나와 연을 가진 사람들이 죽어서 사라진다는 것은 슬픈 일 아닌가.


식사를 마치고 여관으로 돌아가기 위해 거리를 지나 골목으로 들어갔다. 아직 깊은 밤은 아니지만 가로등이 세워지지 않은 주택가의 골목은 꽤나 음산했다. 빈민가는 아니지만 그래도 옛 중세시대 느낌의 도시니 현대 시대와 다르게 어두운 것은 당연했다.


‘음?’


그 순간, 기분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누군가 뒤에서 쳐다보는 느낌이 들었다. 고개를 돌려 뒤를 봤지만 당연히 아무도 있지 않았다. 주변은 조용했고, 발소리도 들리지 않았지만 이상한 기분이 들어 발걸음을 빠르게 움직였다.


‘탁, 탁탁!’



‘이번에는 확실하다!’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분명 어둠 속에 숨어서 쫓아오는 사람이 있었다. 경계심을 잔뜩 품고서 허리를 더듬었지만 숙소에 검을 두고 왔다는 것이 생각났다.


‘제기랄.’


놈의 목적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단은 이곳에서 벗어나야 했다. 일단은 아직 놈의 존재를 눈치 채지 못한 것처럼 처음과 같은 속도로 걸으며 골목의 끝이 어디인지 눈으로 살폈다.


거리는 대충 500미터가 조금 넘어 보였다. 곁눈질로 살펴본 주변 건물들은 사이사이에 틈이 있긴 했지만 중간쯤에 벽으로 막혀 있는 곳이 대부분이었기에 일직선으로 달리는 것이 도망치기에 유리했다.


이런 저런 계산을 하는 와중 아까보다 훨씬 가까운 곳에서 놈의 시선이 느껴졌다. 더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었다.


‘좋아.’


심호흡을 크게 하고 팔과 다리를 한번 털어준 후에 곧장 앞으로 내달렸다.


“어딜!”


“큭!”


오른쪽 팔에 무언가가 스쳐지나갔다. 날카로운 것으로 베인 느낌이 드는 것으로 보아 날붙이를 던진 것 같았다. 어둠속에서 모습을 드러낸 놈은 내 뒤로 전력을 다해 따라붙었다.


“서라, 이놈!”


살짝 돌린 고개로 놈이 다음에 할 행동을 파악했다. 달빛에 반사되어 반짝거리는 양손에 들린 단검, 두 팔을 크게 들어 올리는 타이밍에 맞춰 달리는 것을 멈추고 놈이 단검을 던지는 순간에 맞춰 몸을 틀어 날아드는 단검을 피한 후에 다시 내달렸다.


‘다 왔다!’


골목을 빠져나와 도착한 사거리에서 젖먹던 힘을 다해 소리쳤다.


“사람 살려! 살려주세요!”


당장 시야에 들어오는 사람은 없었다. 대충 둘러봐도 주변에 지나가는 사람은 없었지만 이정도 소란이면 분명 건물 안에 있는 이들이 나올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나를 추격한 놈도 가만히 있지는 않았다.


“이 새끼!”


“우왓!?”


언제 뒤까지 따라 붙었는지 긴 검을 뽑아든 놈은 욕설을 내뱉으며 검을 내리쳤다. 가까스로 검을 피하고 여관으로 가는 길목으로 들어가 달리며 계속해서 소리쳤다.


“사람 살려! 아무도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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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77. 견학(1) 19.05.29 83 0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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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9. 새로운 여정 19.05.13 101 0 7쪽
91 68. 공방의 끝 19.05.02 98 0 6쪽
90 67. 힐바의 법 19.04.08 122 0 7쪽
89 66. 마법이란 19.03.25 121 0 5쪽
88 65-3. 법정(3) 19.03.21 130 0 2쪽
87 65-2. 법정(2) 19.02.20 136 0 2쪽
86 65-1. 법정 19.02.19 140 0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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