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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입니다.

이세계를 걷는 황제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김잭키
작품등록일 :
2018.04.09 11:57
최근연재일 :
2018.07.09 19:00
연재수 :
44 회
조회수 :
12,648
추천수 :
208
글자수 :
121,560

작성
18.07.09 18:30
조회
133
추천
1
글자
5쪽

39화 - 마지막 화

DUMMY

‘우우우웅.’


병원에서 깨어나 처음 봤을 때는 야수의 소리처럼 들렸던 도시를 달리는 자동차들이 내는 소리도 이제는 전처럼 익숙해져 그러려니 받아들였다. 확실히 전보다는 조금 재미가 떨어진 일상이 되어버리긴 했지만, 그래도 뭐, 나쁘진 않았다.


늘 대중교통을 이용해 집 앞의 버스 정류장에서 내렸던 날과는 다르게 오늘은 오랜만에 길을 따라 걸었다. 도로에서부터 시작되는 길은 걷다보면 어느새 공원으로, 공원을 가로지르면 숲속으로 들어가는 길까지 이어져있었다.


‘도시부터 집까지 길을 연결할 생각을 하시다니, 어머니도 참 재미있으신 분이라니까.’


의도가 어떻던 덕분에 길을 잃어버릴 일은 절대로 없었다. 공원을 통과하고 숲속으로 들어가는 이후부터는 우리 집에 속한 사유지이자 눈을 감고도 찾아갈 수 있을 정도로 익숙한 길이니까.


시간은 빠르게 흘렀다. 꿈에서 깨어난 후부터 정신을 차리기까지 긴 싸움이긴 했지만, 뒤돌아보면 그리 길지만은 않은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서재에서 있었던 길리안과의 마지막 대화를 끝으로 그는 더 이상 내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날도 실로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긴 했지만, 이제는 무언가 그쪽 세계와는 완전히 단절됐다는 느낌이 들었다.


‘하긴, 애당초 꿈에 불과한 세계였지만.’


허무하면서도 즐거웠던 ‘황제’의 삶은, 이제는 미련도 그리움도 남아있지 않았다. 단지 소설 속에 등장하는 주인공의 감정에 지나치게 몰입해서 그런 일이 생겼다는 이성적인 판단만이 남았다.


저택에 도착하자 늘 그랬듯이 사용인들과 어머니가 나를 보며 반갑게 인사를 건네며 맞이했다. 저녁식사시간에 아슬아슬하게 맞춰서 온 지라 모두가 식사 준비를 마치고선 기다리고 있었다.


계단을 오르자 옆에서 한 칸 정도의 차이를 두고 라잔이 따라 오르며 말했다.


“타이밍 좋게 잘 돌아오셨습니다. 도련님.”


“응, 별일 없었지?”


“저야 항상 같은 자리에서 도련님을 기다리고 있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간단하게 외투를 벗어두고 손과 발만 씻은 후에 저녁식사를 시작하기 위해 아래층으로 다시 내려갔다. 처음에는 어머니와 나, 집사장 할아버지 셋이서 자리하던 식탁은 라잔과 요리사 아저씨를 비롯해 돌아온 사용인들로 가득했다.


“아아, 잘 먹었다.”


식사를 마치고 방으로 돌아와 침대에 드러눕는 것과 동시에 멀뚱히 천장을 쳐다보았다. 낯설었던 풍경은 어느새 기억과 함께 내 일상이 되어 편안한 안식처가 되어주고 있었다.


그리고 어김없이 찾아오는 라잔은 필요한 모든 것을 가져다주고 최상의 편리함을 누릴 수 있도록 나를 도와줬다.


“이야, 진짜 그동안 라잔없이 어떻게 지냈는지 생각도안난다.”


침대에서 뒹굴던 중, 감탄과 함께 장난 섞인 말투로 칭찬을 보내자 방안의 어수선한 부분들을 정리하던 그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하하하, 지금보다는 훨씬 게으른 생활을 하고 계셨겠지요.”


그의 마지막 일과라고 할 수 있는 저녁 방청소를 끝마치고 빨랫감을 바구니에 쌓는 그를 보며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이것도 꿈이라면 꿈같은 생활이네······. 하긴, 꿈은 현실이 아니지만······.”


빨랫감을 바구니에 넣는 것까지 모든 정리를 마친 라잔이 자리에서 일어나 방문 앞에 잠깐 바구니를 내려놓고 잘 자라는 인사와 함께 중얼거리듯 말했다.


“······무엇이 꿈이고, 무엇이 현실인데요?”


“응? 뭐라고 했어?”


그의 중얼거림을 제대로 듣지는 못했지만, 그저 은은한 미소를 흘리며, 방문을 닫고 사라지는 뒷모습은 그저 평범한 일상 속의 그였다.


“뭐야, 싱겁게.”


침대에 몸을 뉘이고 눈을 감았다. 1초, 2초, 3초······.


얼마나 지났을까? 오랜만에 이른 시간에 눈을 감아서 그런지 생각대로 잠이 잘 오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은 눈을 뜨지 않고 조용히, 수를 세며 잠을 불렀다.


하나, 둘, 셋······.


그렇게 숫자를 세가며, 긴 이야기가 흐르는 추억 속에 잠겨있다가, 어두운 잠이 몰려오는 것을 끝으로 몸이 무거워지는 느낌과 함께 아득히 멀어지는 정신을 따라서 깊은 꿈속으로 빠져들었다.


작가의말

하아...이렇게 이세계를 걷는 황제를 끝내게 됬습니다.


긴 휴재로 인해 제 시간에 올리지 못한 점, 사과 드립니다. ㅜㅜ


본래 이세계를 걷는 황제는 길어도 10만자 내로 완결을 지으려고 했던 단편 소설이었습니다.


하지만 공모전 참여로 인해 무리하게 이야기를 질질 끌게 되었고, 결국 두마리 토끼를 놓치는 모양새가 되버렸네요..ㅠ


다음에는 무리하지 않고, 제 스스로의 능력 만큼만 선보이는 작가가 되겠습니다.


많지는 않지만 읽어주신 분들, 선호작, 추천을 눌러주신 여러 독자님들께 감사의 말씀 드리며, 곧 다른 작품으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아참! 에필로그도 올릴 예정이니 40화 완결이라고 생각해주시면 됩니다!


감사합니다 여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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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40화 - 에필로그 18.07.09 122 1 2쪽
» 39화 - 마지막 화 18.07.09 134 1 5쪽
42 38화 - 마지막 이야기(3) 18.07.04 105 1 3쪽
41 38화 - 마지막 이야기(2) 18.07.03 125 2 4쪽
40 38화 - 마지막 이야기(1) 18.07.02 130 1 3쪽
39 37화(2) 18.06.12 148 1 4쪽
38 37화(1) 18.06.08 128 3 4쪽
37 36화(2) 18.05.31 138 4 4쪽
36 36화(1) 18.05.25 143 4 4쪽
35 35화 18.05.21 155 3 7쪽
34 34화 18.05.18 187 4 7쪽
33 33화 18.05.17 182 5 7쪽
32 32화 18.05.17 181 3 7쪽
31 31화 18.05.17 169 4 7쪽
30 30화 18.05.16 185 4 7쪽
29 29화 18.05.15 205 3 7쪽
28 28화 18.05.14 197 3 7쪽
27 27화 18.05.12 199 3 7쪽
26 26화 18.05.11 192 3 7쪽
25 25화 18.05.10 204 4 7쪽
24 24화 18.05.09 227 5 7쪽
23 23화 18.05.08 218 4 7쪽
22 22화 18.05.07 217 5 7쪽
21 21화 18.05.04 243 5 7쪽
20 20화 18.05.03 252 5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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