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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를 걷는 황제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김잭키
작품등록일 :
2018.04.09 11:57
최근연재일 :
2018.07.09 19:00
연재수 :
44 회
조회수 :
12,654
추천수 :
208
글자수 :
121,560

작성
18.05.31 18:12
조회
138
추천
4
글자
4쪽

36화(2)

DUMMY

내가 살던 원래의 세계로 돌아온 지 어느덧 1년이 되었다. 계속해서 이어지는 일상은 과거의 도피 생활을 잊어버리고 완전히 제 자신을 되찾도록 해주었다.


책상에 앉아서 글을 쓰면서 동시에 끝나면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생겨났다.


“하~암, 완결내면 여행이나 가볼까.”


어차피 금전적인 문제는 예전에 해결 된지 오래인지라, 어디를 가던 풍족하게 지낼 수 있기에 이번에 책을 끝마치게 된다면 꽤 오랫동안 쉴 계획이기도 했다.


‘마침 봄도 왔겠다, 사용인들이랑 어머니를 데리고 해외여행 가는 것도 나쁘진 않겠군.’


언젠가는 제국에도 갈 수 있으면 좋으련만······. 아, ‘이세계’에 대한 생각은 더 이상 하지 않기로 했었지.


항상 생각을 하다보면 떠오르는 바라스 제국의 존재는 잊으려야 잊을 수 없는 환상의 세계이자, 어려운 시기를 이겨낼 수 있도록 도와준 돌파구였기에, 잊으려 해도 쉽게 잊히진 않았다. 비록, 내 자신이 황제라는 사실은 거짓이었지만 말이다.


생각을 고쳐먹고 작가의 일에 몰두하기 시작한 뒤로, 길리안은 두 번 다시 내 앞에 나타나지 않았다. 하긴, 이전에도 명령을 내리면 어지간한 일이 아니면 부르기 전까지 찾아온 적이 없었으니, 이상한 일은 아니지.


‘뭐, 길리안은 사실 라잔이었으니, 못 보는 것도 아니지.’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여유롭게 글을 쓰다보면 엇나가는 문장이 있기 마련, 그럼에도 충분한 시간이 남아있는지라 즐거운 마음으로 유종의 미를 거두고 있었다.


“도련님,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아, 네.”


방문을 열고 들어온 라잔의 손에는 간식거리가 들려있었다. 그가 저택에 돌아온 뒤로 집사장 할아버지의 간섭이 줄어들면서 전보다 훨씬 편안한 생활을 하고 있었다. 물론 그전에도 편했지만 지금은 진짜 황제라도 된 것처럼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누군가가 알아서 수발을 들어준다는 것의 편리함을 만끽하고 있었다.


‘하아, 생각해보니 과거의 불행은 지금의 내가 행복을 누릴 수 있도록 도와준 자극제였던 것 같다.’


물론 지금 돌이켜봐도 수능까진 참아 낼만 했지만, 아버지의 죽음은 정신이 나갈 정도로 극도의 슬픔을 느꼈던 기억이었다. 8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지금이야 많이 무뎌졌지만, 그래도 아버지를 떠올릴 때마다 드는 설명하기 어려운 기묘한 감정이 드는 것은 여전했다.

‘그러고 보니 아버지 얼굴도 기억이 잘 안 나네, 사진이라도 찾아봐야겠다.’


마침 다과를 내려놓고 방에서 나가려는 라잔을 쳐다보며 말했다.


“라잔, 혹시 지금 바쁘지 않다면 부탁 하나만 들어줄래요?”


“말씀하십시오, 언제든지 움직일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아버지 사진을 보고 싶은데, 어디 있는지 알아요?”


질문을 받은 그는 잠깐 눈을 동그랗게 뜨고 갸웃거리더니, 이내 기억을 더듬으며 생각에 잠겼다. 곧, ‘아’라는 탄성과 함께 그가 대답했다.


“1층 복도 끝 서고에 있을 겁니다. 제가 찾아서 가져다 드릴까요?”


“아녜요, 어차피 할 것도 없어서 책도 볼 겸 가서 찾아볼게요, 고마워요.”


“그럼, 저는 이제 나머지 처리할 것들을 해보러 가겠습니다.”


정중한 인사를 끝으로 방 밖으로 나가는 그를 볼 때마다 항상 제국에서 격식을 차리던 귀족들과 기사들이 생각났다. 상상속의 이세계가 아닌 현세에서도 이런 모습을 볼 수 있다니, 아니, 이런 풍경을 보고 자라서 내 상상이 판타지 풍으로 변한 걸지도 모르겠다.


작가의말

본의 아니게 분량을 채우지 못해 36화는 두편으로 나누게 되었습니다..


글도 되게 오랜만에 올리네요, 공모전 끝나서 현타가 왔나봅니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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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38화 - 마지막 이야기(3) 18.07.04 106 1 3쪽
41 38화 - 마지막 이야기(2) 18.07.03 125 2 4쪽
40 38화 - 마지막 이야기(1) 18.07.02 130 1 3쪽
39 37화(2) 18.06.12 149 1 4쪽
38 37화(1) 18.06.08 128 3 4쪽
» 36화(2) 18.05.31 139 4 4쪽
36 36화(1) 18.05.25 144 4 4쪽
35 35화 18.05.21 155 3 7쪽
34 34화 18.05.18 187 4 7쪽
33 33화 18.05.17 182 5 7쪽
32 32화 18.05.17 181 3 7쪽
31 31화 18.05.17 170 4 7쪽
30 30화 18.05.16 185 4 7쪽
29 29화 18.05.15 205 3 7쪽
28 28화 18.05.14 197 3 7쪽
27 27화 18.05.12 199 3 7쪽
26 26화 18.05.11 192 3 7쪽
25 25화 18.05.10 204 4 7쪽
24 24화 18.05.09 227 5 7쪽
23 23화 18.05.08 218 4 7쪽
22 22화 18.05.07 217 5 7쪽
21 21화 18.05.04 244 5 7쪽
20 20화 18.05.03 252 5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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