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계를 걷는 황제

36화(1)

이런저런 잡담을 나누며 시간을 보내자, 어느새 약속된 시간에 가까워졌다. 곧, 익숙한 얼굴이 카페 안으로 들어오며 나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작가님! 일찍 오셨네요?”

환하게 웃으며 인사를 건네는 그녀의 뒤로 행사 준비를 위해 가져온 물품들과 스태프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생각보다 자가용이 빠르더라고요.”

“오? 웬일로 차를 타고 오셨대요?”

“오갈 때 좀 편하게 가려고 간만에 타봤습니다. 하하.”

서로 잡담을 나누며 시시덕거릴 때, 행사 준비를 하느라 닫아 놓은 카페의 문 앞에 어느새 수많은 인파가 몰려들어 있었다. 출발할 때만 해도 별 생각이 없었는데, 예상보다 훨씬 많은 수의 사람들이 밖에서 기다리는 모습을 보니 그저 놀라울 뿐이었다.

살짝 긴장된 목소리로 마른 침을 삼키며 옆에 있는 담당편집자에게 말했다.

“이거, 너무 많이 오는 거 아니에요?”

“에~? 이게요? 작가님, 자신을 너무 과소평가 하시는 거 아녜요? 솔직히 카페에서 하신다고 했을 때, 더 넓은 곳에서 하시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일부러 작가님한테 맞춰 드린 거예요.”

이건 솔직히 예상 밖인데, 내 명성이 이정도로 높았다고? 아니지, 기존에 있던 황제라는 필명을 쓴 시절에 쌓아 둔 명성과 현재 정체를 밝힘으로서 타이밍 좋게 맞아떨어진 것 때문에 주목받게 된 것도 없지 않아 있을 것이다.

어느 쪽이든, 과거와는 다르게 지금은 절망이 아닌 희망 속에서 타인의 부러움을 받으며 살아가는 유명인이라는 것에 만족한다.

“작가님, 준비 되셨죠?”

“네, 시작해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정해둔 시간에는 조금 이르지만, 밖에서 기다리는 수많은 이들을 위해 조금이라도 빨리 행사를 진행하기 위해 준비가 끝나자마자 곧장 행사를 진행했다.

문이 열리자마자 들어온 팬들에게 준비된 책에 싸인을 해서 건네주고 악수를 하는 등, 어안이 벙벙할 정도로 환대해 주는 이들에게 오로지 감사한 마음에 최선을 다해 미소를 보이며 그들을 맞이했다.

약속시간과 다르게 이른 시간에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슬슬 인터뷰를 시작해야 하는 시간에 가까워지자, 스태프들이 당황하는 기색이 보였다.

가게 밖에까지 늘어선 인파는 적게 잡아도 수백 명은 되어보였기에 그들을 그냥 돌려보내기에도 곤란한 상황인지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놓였다.

그때 담당편집자가 조심스럽게 다가와 귓속말로 속삭였다.

“작가님, 인터뷰는 다음에 하는 걸로 하고, 오늘은 미팅으로만 진행할 테니까 편하게, 천천히 해도 괜찮아요.”

그녀의 한마디에는 많은 이들의 배려가 담겨 있었다. 그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아 싱긋 웃어보였다.

“감사합니다.”

인터뷰는 미뤄졌지만 팬미팅은 굉장한 성황이었다. 비록 얼굴이 알려진 것은 얼마 지나지 않았지만 TV 속에 나오는 여느 유명인들처럼 알아봐주고 응원해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에 큰 감사와 행복감을 느끼고 있었다.

알아보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외출도 잦아졌다. 수많은 팬미팅과 그간 있었던 일, 과거의 나처럼 수험에 실패했던 수험생들을 위한 강연도 하면서 많은 이들과 교류를 시작했다. 몇 달이 지나고 드디어, 바라스 제국사의 마지막 권을 써야하는 날이 찾아왔다.

작가의말

분량이..죄송합니다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