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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입니다.

이세계를 걷는 황제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김잭키
작품등록일 :
2018.04.09 11:57
최근연재일 :
2018.07.09 19:00
연재수 :
44 회
조회수 :
12,646
추천수 :
208
글자수 :
121,560

작성
18.05.10 18:55
조회
203
추천
4
글자
7쪽

25화

DUMMY

본인의 신념을 가지고 행동하는 전형적인 사용인의 모습, 멋있긴 한데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조금 피곤하달까, 겉모습은 젊은데 집사 할아버지만큼이나 고지식하잖아······, 젠장 말하니까 더 배고파진 것 같네.


‘꼬르륵.’


가능한 티를 안내려고 애썼지만 몸이 견디지 못했는지 뱃속에서 요란한 소리가 밖으로 터져 나왔다. 순간 새로 온 집사의 눈빛을 빛내며 자신이 알아차린 사실을 놓치지 않았다.


“실례지만 도련님, 저녁 식사는 하셨습니까?”


으흠, 하고 헛기침을 하며 대답 없이 뒷머리만 긁적이자, 그는 말없이 부엌으로 걸어가 냉장고를 열어 몇몇 음식들을 꺼내기 시작했다. 곧, 전기레인지의 화력을 높이고 식재료들과 조리 도구들을 꺼내 빠른 손놀림으로 무언가를 만들기 시작했다.


“어, 저기······.”


“배고프시겠지만 조금만 앉아서 기다려주십시오, 금방 준비해 드리겠습니다.”


젠장, 이런 상황이 싫어서 가만히 있던 거였단 말이다!······라고 외치곤 싶지만 그러기에는 배가 너무 고팠기에 잠자코 앉아서 기다렸다.


재빠른 손놀림으로 요리의 끝단계에 들어서자, 그는 냉장고를 열어 집사장 할아버지가 만든 음식은 밑반찬으로 깔아 놓고 방금 조리를 마친 요리를 접시에 담아 내 앞에 내려놓았다.


“늦은 시간이니 밥 대신 야식 느낌으로 스파게티를 만들었습니다.”


그가 만든 것은 담당편집자와 같이 먹었던 파스타라는 것과 비슷했다. 허나 겉모습은 식당에서 내놓은 것보다 훨씬 고급스러워 보였다.


“잘 먹을게요.”


“맛있게 드십시오.”


목을 타고 넘어가는 스파게티의 맛은 일품이었다. 물론 배가 고파서 더욱 맛있게 느껴지는 효과도 있었지만, 그것을 제외해도 일류 요리사가 만들었다고 해도 믿을 정도의 맛이었다.


“이야, 진짜 맛있네요!”


“옛날에 스파게티를 좋아하셨던 것이 생각나 만든 건데, 입맛에 맞으시니 다행입니다.”


옛날이라는 말을 듣자, 무언가가 머리를 스쳐 지나가는 느낌에 포크를 내려놓았다. 잠시 멀뚱히 앉아 그를 쳐다봤다. 그가 갑작스런 행동에 움찔 하더니, 조심스럽게 말했다.


“도련님? 무슨 문제라도 있으십니까?”


옛날이라는 단어를 꺼낸 그에게 기억을 잃기 전의 '나'는 어떤 사람이었는지에 대해서 묻고 싶었지만, 오늘은 늦은데다가 방금 돌아온 그에게 쉴 시간을 주지 않고 몰아세우기엔 미안한 감이 있어서 목구멍까지 올라온 단어를 집어넣고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아뇨, 잠깐 다른 생각을 하느라······, 먼저 들어가서 쉬세요. 저는 먹고 정리한 후에 올라갈게요.”


“아닙니다. 다 드시고 나면 제가 정리를 마친 후에, 그때 쉬겠습니다.”


“아뇨. 제가 정리할테니까 제발 올라가서 쉬세요, 네?”


더 이상 부담을 주기 싫어서 그를 올려 보내도록 진행된 몇 번의 실랑이 끝에 결국 그를 올려 보내는 데에 성공했다. 계단을 올라가는 순간까지 내게서 눈을 떼지 않는 것을 보니 저자도 요리사와 마찬가지로 과거의 나와 보통사이는 아니었던 것 같다.


잘하면 몸에 남아있지 않은 옛 기억의 대부분을 되찾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되면 나는 어찌해야 하는가.'


······멍청한 생각이다. 이곳은 잠시 머무르는 곳일 뿐, 제국을 잊어서는 안 됀다. 나를 기다리는 제국민들과 충실한 신하, 길리안을 위해서라도.


식사를 마치고 접시들을 모아 싱크대에 넣었다. 남은 음식들은 다시 통에 담아 냉장고에 넣어두고, 양이 조금 남은 것들은 음식물 쓰레기통에 넣어 분류했다. 설거지를 마치고, 손을 씻은 후에 방으로 위층으로 올라가자, 방문의 틈 사이로 불빛이 보였다.


‘설마······.’


누가 있을지 예상은 간다만, 제발 아니기를 바라며 방문을 열었다.


“식사는 맛있게 하셨습니까, 도련님.”


“하아······.”


역시나, 새로 온 집사 라잔이 양복을 입고 침대 옆에 서있었다. 그래도 씻는 것을 마치고 왔는지, 바디워시와 샴푸의 향기가 방안에 퍼졌다.


“먼저 자라니까 왜 안자고 여기 있어요?”


“도련님께서 잠자리에 드는 것까지 확인하는 것에 제 임무입니다.”


하아, 확실히 집사로서의 마음가짐은 훌륭하다만, 제국에서 당연히 누리던 것들 태반이 없어지고 이세계에 적응을 할 수록, 이상할 정도로 타인을 부리는 것에 대해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지게 된 지금의 나로서는 아무래도 불편하다고 밖에 느낄 수 없었다.


차라리 귀찮게 굴지만 가족같은 분위기로 지내는 집사 할아버지가 더 편할 정도이니······.


“오늘은 빨리 자고, 내일 집사 할아······, 아니 집사장님한테 업무 내용을 다시 들으셔야겠어요.”


“예? 제 행동에 무슨 불편하신 것이라도 있으십니까?”


'그런 행동이 불편하다고 이 친구야'······라곤 차마 말할 수 없었다. 목구멍까지 올라온 말을 집어 넣고 그저 머쓱하게 웃으며 얼버무리듯 말했다.


“아녜요, 피곤하실 텐데 빨리 주무세요.”


“예, 도련님. 편히 주무십시오.”


허리를 숙여 인사하는 것을 끝으로 방의 불을 끄며 뒷 걸음질로 나가는 그는 방문이 닫히는 소리조차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문을 닫고 나갔다.


이거, 성향이 바뀌니까 하인이 있는 게 더 불편하다는 기분이 들 줄이야. 나도 많이 변했군, 아니······, 어쩌면 이것이 내가 꿈꾸고 제국의 모두가 원했던 평화로운 세계일지도······.


여러 생각이 교차했지만, 그것도 한 순간에 불과했다. 긴 작업으로 인한 피로가 뒤늦게 몰려오자, 잠에 빠지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뚜벅, 뚜벅'


발걸음 소리 하나로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예상할 수 있었다. 피로가 가신 것을 보니 꽤 오랜 시간 숙면을 취했음이 틀림 없었다.


공기가 순환되는 느낌으로 방문이 열림을 알고, 구두가 바닥에 닿는 소리가 들렸다. 가벼운 걸음으로 움직이고 있었지만, 충분한 숙면을 취한 지금의 상태는 잠에서 깨어나기엔 충분한 소음이었다.


“으음.”


몇 초 지나지 않아서 완전히 잠에서 깨어나자, 일부러 인기척을 내며 일어났다. 기지개를 켜며 상체를 일으키자, 방안에 들어온 남자가 커튼을 마저 걷으며 인사를 건넸다.


“일어나셨습니까, 도련님.”


“아, 네.”


걸음소리가 다른 것을 듣고 예상은 했다만, 오늘은 집사장 할아버지가 아니라 어젯밤에 만난 집사 라잔이 방안을 정리하고 있었다.


사람이 바뀌었다고 하는 일이 바뀐 것은 아니었는지, 할아버지가 하던 일을 그대로 따라서 끝마치고는 아침 식사가 준비되면 부르러 오겠다는 말을 끝으로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작가의말

세상사는게 쉽지 않네요 ㅎㅎ...


그래도 모두 힘내서 즐거운 하루가 되도록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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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38화 - 마지막 이야기(2) 18.07.03 125 2 4쪽
40 38화 - 마지막 이야기(1) 18.07.02 130 1 3쪽
39 37화(2) 18.06.12 148 1 4쪽
38 37화(1) 18.06.08 128 3 4쪽
37 36화(2) 18.05.31 138 4 4쪽
36 36화(1) 18.05.25 143 4 4쪽
35 35화 18.05.21 155 3 7쪽
34 34화 18.05.18 187 4 7쪽
33 33화 18.05.17 182 5 7쪽
32 32화 18.05.17 181 3 7쪽
31 31화 18.05.17 169 4 7쪽
30 30화 18.05.16 185 4 7쪽
29 29화 18.05.15 205 3 7쪽
28 28화 18.05.14 197 3 7쪽
27 27화 18.05.12 199 3 7쪽
26 26화 18.05.11 192 3 7쪽
» 25화 18.05.10 204 4 7쪽
24 24화 18.05.09 227 5 7쪽
23 23화 18.05.08 218 4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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