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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입니다.

이세계를 걷는 황제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김잭키
작품등록일 :
2018.04.09 11:57
최근연재일 :
2018.07.09 19:00
연재수 :
44 회
조회수 :
12,647
추천수 :
208
글자수 :
121,560

작성
18.05.03 20:12
조회
251
추천
5
글자
7쪽

20화

DUMMY

개인의 재력으로 열셋이나 되는 사람을 부린다는 것은, 엄청난 재력을 가진 자라는 증거였다. 심지어 어머니가 고용한 사용인들 모두 남루한 자들이 아닌, 고등 교육을 받은 뛰어난 인재들이었다.


기억 속에 남아있는 어머니의 직업은 회장이라는 직책을 가진 나름 높은 직위의 여성이었다. 지금은 표면적으로만 회장 자리를 가지고 계신 걸로 알고 있지만, 이따금 회사에 중대사를 결정하는 날이라 가봐야 한다며 나가시는 모습을 몇 번 본적이 있었다.


‘오늘도 비슷한 이유겠지.’


식사를 마치고 물이 담긴 컵 옆에 놓인 알약을 보니 신기한 느낌이 들었다. 수백 년을 살아오며 단 한 번도 질병이 걸려본 적이 없는 육체를 가졌던 그때와 다르게, 지금은 빈약한 육신의 평범한 인간으로서 처음 먹어보는 약이니 말이다.


“이 조그만 알약이 마력단약이면 좋았을 텐데.”


당연히 부질없는 소리지만 평범한 감기약을 물과 함께 삼키고 방으로 올라갔다. 아참, 이세계에 아쉬운 점이 있다면 약의 효과가 느리게 온다는 것이다. 물론 종류마다 다르긴 하지만 말이다.


병약한 몸뚱이 때문일까, 오늘은 아무것도 하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았다. 무기력한 육체를 침대에 뉘이자, 따스한 침구에서 올라오는 편안한 느낌이 전신을 감쌌다.


‘그러고 보니 슬슬 비축분도 부족해 질 시기인데······.’


육체가 병원에서 깊은 잠에 빠져있을 때, 굳이 그러지 않아도 상관없었지만, 당시에는 내 일이 아니라는 판단으로 밀린 기간만큼의 연재분을 한 번에 건네 준 상황이라, 속히 최신 연재분을 만드는 것이 중요했다.


기한은 이번 주 금요일까지, 고작 이틀 밖에 남지 않았지만 다행히도 새벽에 쓴 분량을 합치면 이번 달에 건네는 한권 분량은 아슬아슬하게 채울 수 있으니, 일단 질병에서 회복하는 것에 신경을 쓰는 게 더 좋겠지.


다음은 어떤 내용을 쓰면 좋을까, 라며 책에 관해 이런 저런 생각을 하나, 둘 씩 정리하다보니 어느새 눈앞이 흐려지고, 천천히 잠이 몰려왔다.


“······도련님.”


나를 부르는 호칭과 미성의 정중한 목소리, 이건 확실히 집사가 분명하다.


“으음, 집사 할아버지?”


“예, 접니다. 도련님.”


눈을 뜨자, 침대 옆에 물이 담긴 잔과 알약을 올려놓은 쟁반을 들고 서있는 집사가 보였다. 천천히 상체를 일으키자, 온몸이 살짝 결리는 느낌의 나른함은 남아있었지만, 다행히도 아침에 느껴졌던 두통은 온데간데없었다.


먹을 때는 몰랐는데 약효가 나타나긴 했나보다.


“약을 준비했습니다. 몸 상태는 어떠십니까?”


“많이 괜찮아졌어요, 두통도 없고요.”


집사는 다행이라며 미소를 보이더니, 손에 들고 있던 쟁반을 책상에 올려두었다.


“곧 저녁 식사 준비가 끝나니, 그때 다시 부르러 올라오겠습니다.”


“네, 네? 벌써 저녁이?”


예상보다 훨씬 많은 시간이 지났음에 놀라 창문을 돌아보자, 잠을 자기 전에 다시 쳐둔 커튼은 밝은 태양빛이 아닌 어두운 밤하늘의 달빛에 은은하게 비추어지고 있었다.


‘허어, 몸이 아프면 이런 경험도 해볼 수 있군.’


이세계의 생활은 많이 익숙해졌지만, 뜻밖에 겪게 되는 새로운 사건들은 나를 어린아이처럼 들뜨게 만들었다. 그러한 감정이 들 때마다 제국에 대한 생각은 점점 멀어지는 것을 지금의 나는 알지 못했다.


집사의 부름에 아래 층으로 내려가 저녁 식사를 마치고 평소와 같이 방으로 올라가려던 그때, 저택의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어머니와 처음 보는 젊은 남자가 핸드백을 건네 받은 상태로 신발장에 서서 집사의 인사를 받았다.


“다녀오셨습니까, 사모님.”


“네, 상위는 어때요?”


“약을 드시고 난 후로 다시 건강을 찾으셨습니다. 걱정하지 않으셔도 좋습니다.”


자는 동안 집사가 어머니에게 아픈 사실을 말했는지, 다행이라며 고개를 끄덕이는 어머니에게 계단으로 올라가는 것을 멈추고 내려가 인사를 보냈다.


“다녀오셨어요. 어머니.”


“아! 깨어있었구나, 상위야!”


그녀는 활짝 웃으며 밝은 미소로 나를 안아주었다. 모자간의 짧은 포옹이 끝나고, 처음 보는 남자에게 눈을 돌리자, 시선을 눈치 챈 남자가 정중하게 허리를 숙이며 자신을 소개했다.


“오랜만에 뵙습니다, 황······, 아니 도련님. 기억나실지 모르겠지만, 저택의 수행기사로 있는 은영호라고 합니다.”


“아, 네, 반갑습니다. 이상위입니다.”


싱그러운 미소를 보이며 인사를 건넨 활발해 보이는 사내는 형식적인 몸짓으로 자세를 고치더니, 신발장에 선 채로 어머니의 명을 기다렸다.


“아, 영호 씨, 오늘은 수고 많으셨어요. 내일 회사에서 보도록 하죠.”


“예, 사모님. 고생 많으셨습니다. 편안한 밤 되십시오.”


복장과 사용인이라는 비슷한 직위에 있는 사내는 집사와 크게 달라 보이지 않았지만, 저택에서 자주 보지 못했던 수행기사라는 사내도 마치 한 가족처럼 편안한 느낌을 주었다.


마치 집사 할아버지처럼 오랜 시간 함께 지내온 사이처럼 느껴지긴 했지만, 무언가 잊어버린 듯한 느낌이 들었다.


“상위야?”


“음?”


부르는 소리에 고개를 들어보니, 멀뚱하게 서있는 어머니가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아, 별일 아니에요, 잠깐 생각에 잠겨서······.”


“그래, 그래, 아픈 게 아니라면 다행이구나. 엄마도 이제 씻고 쉴 테니까 신경 쓰지 말고 언제든 올라가서 쉬려무나.”


인사를 마치고, 수행기사가 돌아감과 동시에 어머니도 피로를 씻기 위해 집사의 보좌를 받으며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짧은 만남이었지만, 새롭게 보는 또 다른 사용인은 나의 궁금증을 촉진시키는 것에 큰 자극을 주었다.


'나중에 집사 할아버지한테 자세히 물어봐야겠다.'


기억이 전부 돌아왔다면 좋았을 텐데, '황제'라는 필명으로 활동 했을 때 썼던 책들을 보고 난 이후로는 더 이상 새로운 기억이 새겨지질 않았다. 쩝, 아쉽긴 하지만 너무 많은 것을 알아도 재미없지.


몸의 주인이 가지고 있는 기억들을 활용해 이세계를 살아가는 것도 나쁘진 않았지만, 몸으로 격지 못했던 새로운 경험들을 황제의 정신으로 도전해 나가는 것은 상당히 재미있는 일이었다.


“그럼, 오늘도 신나게 달려볼까!”


최근에 절친인 '김현진'을 통해 알게 된 것이지만, 이세계에는 최첨단 과학의 산물인 컴퓨터를 이용해서 즐길 수 있는 유흥거리들이 있었다. 쓸데 없는 것들이라 흐릿하게 기억나는 것 같긴 하지만······.


“이게 또 나름 재미있단 말이지, 하핫!”


작가의말

에구, 많이 늦었네요... 외출이 늦어졌습니다 ...ㅜㅜ


오늘의 남은 시간도 좋은 하루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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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38화 - 마지막 이야기(2) 18.07.03 125 2 4쪽
40 38화 - 마지막 이야기(1) 18.07.02 130 1 3쪽
39 37화(2) 18.06.12 148 1 4쪽
38 37화(1) 18.06.08 128 3 4쪽
37 36화(2) 18.05.31 138 4 4쪽
36 36화(1) 18.05.25 143 4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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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34화 18.05.18 187 4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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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32화 18.05.17 181 3 7쪽
31 31화 18.05.17 169 4 7쪽
30 30화 18.05.16 185 4 7쪽
29 29화 18.05.15 205 3 7쪽
28 28화 18.05.14 197 3 7쪽
27 27화 18.05.12 199 3 7쪽
26 26화 18.05.11 192 3 7쪽
25 25화 18.05.10 204 4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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