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4cachips 님의 서재입니다.

표지

독점 아카데미 얼굴천재가 되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공모전참가작

4cachips
작품등록일 :
2021.05.12 11:37
최근연재일 :
2021.06.15 21:15
연재수 :
44 회
조회수 :
373,985
추천수 :
16,229
글자수 :
279,891

작성
21.06.05 18:01
조회
6,165
추천
379
글자
17쪽

귀향, 숲속에서 살아남기(6)

DUMMY

“썅, 죽는 줄 알았네!”

“당황하지 마라! 마력 자체가 강하진 않아!”


빠득, 솟구친 가시를 부러뜨렸다.

대처하지 못했으나 마법의 수준은 확실히 낮다. 배틀메이지의 장비라면 눈먼 화살 정도는 막아낼 수 있다.

「돌출」은 그저 빠르기만 할 뿐, 큰 피해를 주지 못했다. 교란용이다.


“위다! 진짜는 하늘에 있다!”

“저게 아이님의 마법인가.”

“몇 개야, 대체?”


백여 개에 이르는 불덩어리가 쏟아지고 있다. 5성 불 마법 「불꽃비」와 2성 흙 마법 「석탄」을 연계한 이중 속성 마법,

「별똥별」.

하나 「별똥별」은 광범위 폭격 마법이다. 그런 것들은 마물에게나 유효하다. 같은 5성급의 마법사라면 이를 방어할 채비를 갖추기에 충분한 시간적 여유가 있다.

흙 마법의 위력이 조금만 더 뛰어났다면 위험했을지도 모르나. 아직 어린 학생들답게 한 수 어설픈 연계다.


“좀 위험했어.”

“그보다 어떻게 빠져나온 거야.”


무분별하게 떨어지는 불덩어리들을 향해 가지각색의 방어 마법이 펼쳐졌다.

빠르게 전개된 일곱 겹의 방어막. 일대는 모두 불바다가 되겠지만, 방어막 내부에는 한 줌의 불꽃조차 닿지 못하리라······.


“「역산(逆算)」”


거기서 세 번째.

아이님이 손을 움켜쥔다.


“뭣······.”

“사라, 졌다고?”


실은 「별똥별」마저도 가짜다.

하늘을 뒤덮던 새빨간 불덩어리가 일순간에 모습을 감췄다. ‘상상이론’을 완전히 이해하고 있는 아이님만이 가능한 기예다.

한밤중이고, 달빛 한 줄기 스며들지 않는 울창한 숲속이다.

그들에게 닥쳐온 것은 급격한 광량(光量)의 격차.

암적응.


일순간 시야가 차단된다.


앞이 제대로 보이지 않으면 제대로 된 마법을 시전할 수 없다.

용병들에게는 신호를 줄 때까지 눈을 감고 있으라 했으니, 그들이 눈을 뜨는 건 바로 지금이다.


“―공격.”


투둑!

아킬의 굵고 낮은 목소리와 함께, 용병들이 나무에서 뛰어내렸다. 마법을 방어하기 위해 전력으로 펼쳤던 방어 마법은 모조리 무용지물이 된다.

용병들의 무기는 검과 창, 살갗을 찢어발기는 차가운 금속.

애초에 학생들의 마법으로 배틀메이지를 상대한다니, 그런 게 가능할 리가 없지.


“끄아아악!”

“아, 안 보여! 개자식들아!”

“씨팔, 어디야! 커헉!”

“전부 후퇴해라!”


곳곳에서 비명이 터져 나왔다.

여덟 명을 퇴로로 옮겨놓았으니 이곳에 있는 배틀메이지는 겨우 열두 명.

결집하여 맞선다 하여도 숲속의 야전(夜戰), 만전의 준비를 마친 마흔의 용병과 전면에서 싸워서는 승산이 없다.

살아남은 배틀메이지들이 거리를 벌려 퇴각했다.


“서, 성공한 거야?”

“아직 안전해진 건 아닙니다.”


내가 있는 좁은 구덩이에는 세 명이 있다.

아이님과 아이님을 업고 있는 나, 「별똥별」의 시전을 도왔던 3성급 흙 속성의 마법사인 엔피리안의 3왕자 브로만.

이놈이 사고를 많이 쳐서 그렇지 마법 실력은 무난하게 상위권이다.


“무사하십니까, 록스트린?”

“어어. 좀 꺼내주라.”


나는 프리드의 도움을 받아 구덩이에서 빠져나왔다. 아킬이 누더기가 된 사람 하나를 질질 끌고 왔다.


“그런 거 애들 앞에 내밀진 마시고.”

“아직 숨이 붙어 있다.”

“뭐 얌전히 불겠어요? 분다고 살려줄 것도 아니잖아요?”

“그렇지.”


퍽. 얼굴을 걷어찬 발길질이 살벌하기 그지없다. 아킬이 허리를 굽혔다.


“많은 것을 요구하지 않겠다. 네놈들이 누구인지만 밝혀라. 그러면 편히 죽여주마.”

“······.”

“입을 다물고 있겠다면, 좋다. 이 바닥에서 30년쯤 굴렀지. 사람이 어디를 다치면 아프고, 어디를 다쳐도 죽지 않는지는 아주 잘 알고 있다. 배우고 싶은 생각이 있나?”


아킬이 품속에서 꺼낸 한 뼘 길이의 단도를 손바닥 위에서 빙글빙글 돌렸다.

3초 정도 대답이 들리지 않으니, 아킬이 손을 번쩍 들었다.


“끄아아악!”

“애꾸눈이 나오는 동화는 익히 들어보았겠지? 놀랍게도 이 정도 깊이라면, 사람은 눈을 찔려도 죽지 않아.”

“아흑, 으끄흑!”

“80명이 죽었다. 80명분의 고통만큼은 해줄 용의가 있으니 걱정하지 마라.”


퍼덕퍼덕, 팔다리가 마구잡이로 요동쳤다. 처절한 몸부림이었다.


“록스, 안보여어.”

“저런 거 봐서 뭐합니까. 예쁜 것만 눈에 담고 살아도 다 못 보고 죽습니다. 그리고 제국법상 저런 고문은 금지죠.”

“귀로는 다 들리는데?”

“무릇 제왕은 가장 밑바닥까지도 이해해야 하는 법이니까요. 듣기는 하십쇼.”


업혀 있던 아이님의 눈을 가렸다. 팔이 두 개밖에 없어서 귀를 못 막는 거란다.

이미 시체가 되었다면 몰라도 멀쩡히 살아있는 사람을 고문하는 건 썩 좋은 볼거리가 못 된다.

옆에 있던 브로만은 으아악, 비명을 지르더니 제가 알아서 눈을 질끈 감아버렸는데, 얘는 말똥말똥 지켜보고 있을 게 뻔하다.

다행히 인내심이든 애국심이든 뭐가 부족했는지 금세 대답이 튀어나왔다.


“리, 덴······.”

“리덴 놈들이라고?”


깔린 남자가 힘겹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밖에도 물어본 몇 가지를 더 읊어주었기에, 아킬은 약속대로 더는 고문을 가하지 않고 남자를 죽였다.


“배틀메이지······ 대인 전용의 마도병단이라 생각하면 되는 건가.”

“에인다로크의 특임대와 비슷하다고 생각해도 되겠죠. 전부 5성급 이상인 것도 같네요.”

“그 정도면 제 나라에서 부귀영화를 누려도 될 것을. 서머터지 학생들을 노릴 정도면 제국에 정면으로 맞서겠다는 뜻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데.”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다.

제국 한복판, 그것도 그 유능한 교수진들 틈바구니에서 학생들을 납치해낼 능력이 있었는데.

그렇다면 차라리 확실하게 제1황자나 황제를 납치해버리는 게 이치에 맞다. 이도 저도 아니면서 적의만 키웠다.


“대장, 나머지 놈들은 어떡할 거요?”

“아까 그 시꺼먼 놈은 도망쳤나?”

“그런 것 같수.”

“흐음.”


죽인 게 둘, 포획한 게 일곱.

살아나간 배틀메이지는 11명이다.


“소지품만 해도 증거는 충분할 겁니다.”

“포로로서의 가치는?”

“위험하지 않을까요.”


이 이상 이득을 보는 것도 힘들다.

저들은 특임대와 마찬가지로 대부분 5성급의 마법사고, 6성도 더러 있다.

포로로 삼고자 한다면 놈들은 전열을 가다듬어 다시 공격해올 수도 있다. 그때부터는 승산을 장담할 수 없다.

타협이 필요하다.

저들이 재차 학생들을 공격할 당위를 줄여야 한다. 독선적인 성향이 강한 리덴의 마법사들은 동료라 하여도 특별히 복수심을 불태우지 않는다.

아킬이 고개를 끄덕였다.


“죽여.”

“죽이란다.”


그것으로 생사가 결정되었다.

아홉 구로 늘어난 시체는 한데 뭉쳐 불태워버렸다. 한편으로는 아쉬웠다.


‘더 줄였으면 좋았을 텐데.’


배틀메이지는 리덴에서도 귀한 전력이다.

일부가 살아서 도망쳤으니 예정대로 여덟 번째 에피소드에서 북부 방벽의 뒤통수를 치는 이벤트가 발생할 것이다.

그 전에 미리 다 죽여 놓아야 에피소드 진행이 편해지는데, 그건 아쉽게도 물 건너갔다.


“다들 나와도 돼.”

“끄, 끝났어?”

“킁킁, 뭔가 고소한 냄새가 나는데.”


나머지 학생들은 휘말리지 않도록 멀찍이 따로 판 구덩이에 숨어 있었다. 이렇게 되니 인원이 꽤 많다. 나까지 포함하면 71명.


“이번에도 또 록스가 다 했어.”

“부정은 못 하겠네요.”


아이님이 나를 믿고 명령권을 확실하게 가져와 준 덕분이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말도 있다.


“야영은 가도 근방에서 실시한다.”


때아닌 불청객에게 잠을 방해받은 학생들도, 내내 쫓겨 왔던 용병들도 피곤에 찌들어 있었다. 마법으로 뚝딱 야영지를 설치한 뒤에는 십 분도 지나지 않아 잠들었다.

불침번은 용병들이 전부 서 주기로 했다.


“너도 자 두는 게 좋을 텐데.”

“근처에 누가 있으면 잘 못 잡니다.”

“번거롭구만.”


처음 세 시간 정도는 긴장해 있었는데, 배틀메이지는 완전히 퇴각한 모양이었다.

그때쯤부터는 용병들과 시시껄렁한 잡담이나 하며 시간을 때웠다.

용병들이 대개 그렇지만 삶의 굴곡이 거친 만큼 재미난 이야깃거리가 많다.


“아레아스에서 3년, 크레디아에서 5년. 올해 초까지만 해도 제국에서 용병일을 할 줄 누가 알았겠어.”

“솔직히 말하면 에인다로크, 그쪽이 문제라는 거요. 북부에 용병단이 있수?”

“있을 수가 없죠.”

“그래! 도처에 마물이 막 깔려서 사람들이 좀 다치거나. 그래야 우리 같은 놈들이 빌어먹고 사는데 말이지.”


에인다로크령의 방벽이 건재한 탓에 마물은 제국의 땅을 넘보지 못했다.

그러나 에피소드가 시작되고부터는 내륙에도 마물이 들끓기 시작했고, 아킬은 잽싸게 그 틈을 파고들어 제도에서 입지를 다졌다.

수완가라고 해도 좋을 정도다.


“뭐어, 이번 게 워낙 큰 건이라, 여기까지만 하고 관둔다는 놈들이 많았는데.”

“다 뒈져버렸지.”

“에이, 썅.”


퉤, 짜리몽땅한 용병이 불가로 침을 뱉었다.

치이익, 화톳불이 야단을 떨었다.


“그게 참 뭣 같단 말요. 우리가 산 놈들 몫은 못 챙겨도 뒈진 놈들 몫은 다 챙겨 주는데, 이놈 죽었으니 더 찾지 마소······ 그걸 가족한테 알려줘야 한다고.”

“편지를 무슨 니미럴, 80개를 써. 팔십? 십팔. 흐흐흐.”

“나는 안 쓸란다. 대장이 하겠지.”


그리고 얼마간 침묵이 이어졌다.

다섯 명씩 번갈아 가며 서는 불침번인데 아무도 입을 열지 않았다.

꽤 오래된 용병단이다. 동고동락한 세월이 긴 만큼 상실감은 이루 말할 수 없으리라.


“······항상 그렇게 하는 겁니까?”

“대장이 유독 신경을 써주는 겁니다. 근데 뭐, 용병들은 대부분 의뢰가 끝날 때마다 술값 정도만 남기고 집으로 돈을 부치니까요.”

“사실 편지 같은 건 없어도 돼! 행여 살았나 싶어 오매불망 기다리니까 문제야.”

“어차피 한 1년쯤 돈이 끊기면 그게 죽은 거지 뭐요. 간단하잖수?”


그때부터 나는 말 없이 고개를 숙이고만 있었다. 버틴다고 한 게 어째 졸려서 잠들어버렸는지도 모르겠다.


“자자, 일어나!”


눈을 떴을 때는 이미 아침이었다.

사슴과 큼직한 멧돼지까지 사냥해, 용병들이 재주껏 조리한 음식을 먹을 수 있었다.

간만에 배를 불렸다.


“아니, 이 꼴로 계속 있었단 말이요?”

“이건 완전히 박살이 났는데······.”

“황녀님도 어지간히 철인이구먼.”

“이거라도 드시면 좀 나을 겁니다.”


그때가 되어서야 아이님의 다리 상태가 용병들에게 밝혀졌다. 의외로 없다고 생각했던 진통제가 있었다.

버드나무 껍질을 얇게 썰어 말린 것을 몇몇 과일과 함께 달인 간이 진통제였는데, 오랜 옛날부터 용병들 사이에서는 흔히 쓰였다고 하니 과연 효과가 있었다.


“정확히 어떤 게 들어갑니까?”

“일단은 껍질만 있어도 효능은 있는데, 보통 과일을 섞는 게 먹을 만해서 말입니다. 주로 체리를 쓰지요. 근데 서머터지에는 빛 속성 마법사들이 있지 않습니까?”

“알아둬서 나쁠 건 없으니까요. 최소 20분은 끓여야 한다······.”


메모할 노트는 있는데 펜은 감옥에서 빼앗겼던 모양이다. 용병에게 빌린 펜으로 일단 메모를 해 뒀다.


“어떻게, 좀 괜찮아진 것 같습니까?”

“훨씬 나아졌어.”

“다행이네요.”

“별로 마음에 안 들어.”

“제 등보다야 거기가 넓고 좋죠.”


아이님은 용병단이 데리고 왔던 말에 올라탔다.

승마는 전통적으로 귀족의 기본 소양이었으니, 아이님 혼자 말을 타는 데도 무리가 없다.

오랜만에 등줄기로 바람이 통하니 시원하다. 굽었던 허리가 펴지는 것 같다.


“남부 연합전선까지 얼마나 걸릴까요?”


사람이 71명이나 있으니 말이 있다고 해도 행군이 빨라지거나 하는 일은 없었다. 몇몇 힘들어하는 학생들이 번갈아 올라타곤 했다.


“적당히 여유를 두면 열흘 안에는 도착할 겁니다.”

“으윽.”


원래는 용병단이 끌고 온 마차를 타면 되는데, 리덴의 습격에 모조리 박살이 났다고 하니 꼼짝없이 열흘을 걷게 되었다.

학생들은 알고 있던 사실이니 별 반응을 보이지 않았는데, 나만 입맛이 떫었다.

걷는 건 이틀만 해도 충분했는데.


“뭐어, 운이 좋으면 가는 길에 마차라도 만날 수 있지 않겠수.”

“70명은 못 태울 거 아닙니까.”

“모르지요. 아레아스 가도로는 대규모 상행도 그럭저럭 오가는 편이고.”


그렇게 지긋지긋한 행군이 이어져, 이틀이 또 지났을 무렵.

가도의 언덕길 아래로 장대한 행렬이 다가오고 있었다.


“앞에서 오면 무슨 소용입니까.”

“하하, 얄궂네요.”

“간식거리라도 있지 않겠수.”

“일단 다들 긴장해라.”


진행 방향이 반대이니 얻어 탈 수도 없다. 그나마 식량 따위를 취급한다면 이것저것 구해볼 수는 있을 터였다.

만약 또 다른 적이라면······

그것만큼은 상정하고 싶지 않지만, 피곤에 찌든 아이들에게 준비해두라고는 일러뒀다.


“어라.”

“저거 상행이 아닌데?”


그런데 점점 거리가 가까워질수록 명확해져 갔다. 상행이 아니다. 물건을 실은 짐차도 아니고, 텅 빈 호송용 마차뿐이었다.

조금 더 거리가 가까워졌을 때는 눈썰미 좋은 몇몇이 외쳤다.


“저거 황실 문양 아니야?”

“기사단이잖아?”

“뭐야, 어떻게 된 거야?”

“여기 아직 아레아스지?”

“열흘은 걸린댔는데······.”


긴 행군에 지쳐 있던 아이들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마차를 호위하고 있는 병력은 일개 상행에 고용된 용병 따위가 아니었다.

은빛으로 번뜩이는 갑옷을 중무장한, 제국 황실의 직속 기사단.


“잠깐 멈춰 있어.”


아이님이 말을 탄 채로 앞으로 나섰다.

척. 척. 척.

마차 앞에 도열한 기사들이 일제히 무릎을 꿇었다. 처음에는 안 보였는데, 가도 밖 숲에서도 불쑥불쑥 기사들이 튀어나왔다.

대체 몇 명이야, 이거. 얼핏 보기에도 수백 명이다.


“하아.”


아이님은 한숨부터 내쉬었다.


“전―”

“늦었어어어어!!”


깡!

대뜸 투구를 얻어맞고도 충직한 기사는 1초 만에 자세를 바로잡았다.


“송구하옵니다.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아니, 절대 늦은 게 아니다.

오히려 신기할 만큼 빠르다.

제국의 구조대가 아레아스에 도착하는 건 최소한 일주일 뒤여야 했다. 아직 강의실에 남은 흔적을 분석하지 못했을 텐데?


“용케 알고 오긴 했네.”

“에인다로크 변경백이 리덴의 공격임을 단언하여, 뒤늦게 아레아스행을 확신하였습니다. 면목이 없습니다.”

“애들 쓰러지기 직전이니까 마차에 태워. 용병들도.”

“예!”


기사들의 인도를 받아 학생들과 용병들이 차례로 마차에 올랐다.

나는 학생들이 오른 뒤쪽 마차로 가려고 했는데, 아이님한테 붙들려서 같은 마차에 앉게 됐다. 어마어마하게 화려한 걸 보니 황족 전용인 것 같은데.

그거야 어쨌든 간에.


‘시일린이 히라와 콜트먼을 만났다.’


예정대로라면 당장 10억 G를 마련하느라 바쁜 시일린이 그들을 만날 여유 따위는 없었어야 했다.


‘특임대 때문인가.’


유크실라가 빠르게 수복되었기 때문에. 10억 G라도,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부담이 크지 않았던 거다.

애초에 가짜 재혼 계획까지 세웠으니 보통 관계도 아니다.

너희 아들, 우리 딸 방에 들어왔더라······ 뭐 그런 이야기가 오갔을 테고.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헛웃음이 나왔다.

그렇다 한들 콜트먼이 알아낸 건 내가 10억 G로 용병단을 고용했다는 사실뿐이다. 겨우 그것 하나만으로 리덴의 소행이라는 걸 확신하고 병력을 보냈다.

하여간 세상에 똑똑한 놈 천지다.

아, 그러면 혹시?


“이쪽으로 도망친 놈들 없었어?”


때마침 아이님이 가까이에 있던 기사에게 물었다.

멀찍이 퍼져 있었던 걸 보면 기사들은 숲속까지도 샅샅이 뒤지고 있었던 것 같다.


“있었습니다.”

“어떻게 했어?”

“숨어서 야영하고 있었고, 아레아스 출신도 아닌 것 같아 행적이 의심된다 하기에 기습했습니다만.”

“잘 했어. 걔들이 우리 죽이려 했던 놈들이야.”

“······송구합니다. 생포해야 했는데. 열한 명 모두 자살해버렸습니다. 몸이 불타버리더군요.”

“그거면 충분해. 너희들이 전부 지켜봤으니까.”


이건 엄청난 수확이다.

굳이 생포할 필요도 없다.

배틀메이지들은 이전 카닌이 추적했던 야습 사건의 배후와 동일한 방법으로 자살했다.

카닌이 이를 녹화해뒀다고 했으니 황실 기사들의 증언을 종합하면 배후를 추적하는 게 아주 간단해진다.


“아바마마가 최근에 쓰신 적이 없는데, 잘 쓰실 수 있으려나.”

“무얼 말입니까?”


아이님이 활짝 웃으며 답했다.


“선전포고문!”


네 번째 에피소드, ‘A반 납치 사건’이 그렇게 끝을 맺었다.

납치 이후 딱 12일 만에, 31인의 A반 학생은 서머터지로 무사히 귀환했다.


40명 전부 작위를 받아버린 아킬의 용병단에 관한 것도, 그새 제국 마법사들 사이에서 난리가 난 상상이론에 관한 것도.

뒤늦게 교정에 찾아든 봄바람, 유크실라의 선견지명, 록스트린의 영웅담, 에인다로크의 재혼 소식, 그동안 불티나게 팔린 학생식당의 라면······ 그 외 기타 등등.

이것저것 달라진 것은 많지만 결국 가장 중요한 건 하나다.


[······따라서 현 시간부로 리덴을 명백한 제국의 적으로 간주하며, 개전(開戰)을 선언하는 바이다.]


드디어 한 걸음.

해피엔딩을 향한 첫발을 내디뎠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37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아카데미 얼굴천재가 되었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재 중단 공지 +135 21.06.16 4,930 0 -
공지 일러스트 +24 21.06.09 4,471 0 -
공지 후원목록 (환불완료) +6 21.05.29 2,832 0 -
공지 팬아트! (5월29일*) +3 21.05.16 11,630 0 -
44 보물찾기, 언제나 누구에게나 보이는 것(4) +26 21.06.15 3,620 240 14쪽
43 보물찾기, 언제나 누구에게나 보이는 것(3) +28 21.06.14 4,169 235 13쪽
42 보물찾기, 언제나 누구에게나 보이는 것(2) +34 21.06.13 4,631 240 15쪽
41 보물찾기, 언제나 누구에게나 보이는 것(1) +34 21.06.12 4,998 275 13쪽
40 상상이론, 당신이 알고 있는 마법은 틀렸다(6) +39 21.06.11 5,229 322 14쪽
39 상상이론, 당신이 알고 있는 마법은 틀렸다(5) +23 21.06.10 5,390 286 14쪽
38 상상이론, 당신이 알고 있는 마법은 틀렸다(4) +38 21.06.09 5,655 302 13쪽
37 상상이론, 당신이 알고 있는 마법은 틀렸다(3) +40 21.06.08 5,945 337 14쪽
36 상상이론, 당신이 알고 있는 마법은 틀렸다(2) +27 21.06.07 5,863 331 13쪽
35 상상이론, 당신이 알고 있는 마법은 틀렸다(1) +58 21.06.06 6,207 365 13쪽
» 귀향, 숲속에서 살아남기(6) +37 21.06.05 6,166 379 17쪽
33 귀향, 숲속에서 살아남기(5) +31 21.06.04 6,140 336 14쪽
32 귀향, 숲속에서 살아남기(4) +36 21.06.03 6,170 349 12쪽
31 귀향, 숲속에서 살아남기(3) +40 21.06.02 6,134 349 14쪽
30 귀향, 숲속에서 살아남기(2) +30 21.06.01 6,414 348 20쪽
29 귀향, 숲속에서 살아남기(1) +16 21.05.31 6,459 335 14쪽
28 생사기로, A반 납치 사건(6) +48 21.05.30 6,511 385 13쪽
27 생사기로, A반 납치 사건(5) +32 21.05.29 6,564 335 13쪽
26 생사기로, A반 납치 사건(4) +22 21.05.29 6,658 356 14쪽
25 생사기로, A반 납치 사건(3) +26 21.05.28 6,719 325 13쪽
24 생사기로, A반 납치 사건(2) +30 21.05.27 7,097 362 15쪽
23 생사기로, A반 납치 사건(1) +50 21.05.26 7,264 426 16쪽
22 중간고사, 희망의 불씨(6) +25 21.05.25 7,191 379 14쪽
21 중간고사, 희망의 불씨(5) +14 21.05.24 7,260 332 15쪽
20 중간고사, 희망의 불씨(4) +30 21.05.23 7,471 341 13쪽
19 중간고사, 희망의 불씨(3) +34 21.05.22 7,721 346 14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4cachips' 작가를 후원합니다!

  • 보유 골드: 0 G
비밀번호 입력